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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낯선 곳에 떨어지다
제1장 1805년 - 이름 없는 녀석 제2장 2005년 - 불길한 바람 제3장 1805년 - 내 이름은 헌터 제4장 2005년 - 토이아 마이, 헤 와카! 제5장 1805년 - 모아 새의 흔적 제6장 2005년 - 흔들리는 비행기 제7장 1805년 - 모아 새의 죽음 제8장 2005년 - 추락하는 비행기 제9장 1805년 - 자유를 찾아서 제10장 2005년 - 해롤드 아저씨의 죽음 제11장 1805년 - 마라마, 달빛을 닮은 소녀 제12장 2005년 - 낯선 해변에서 제13장 1805년 - 아이들을 찾아서 제14장 2005년 - 사라진 비행기 제15장 1805년 - 두 개의 세상 제16장 2005년 - 꿈속의 목소리 제17장 1805년 - 카와카와 나뭇잎 제18장 2005년 - 조단 마라마 매켄지 제19장 1805년 - 젊은 전사들의 추적 제20장 2005년 - 나뭇잎 약초 제21장 1805년 - 쫓기는 헌터 제22장 2005년 - 비행기 소리 제23장 1805년 - 덫에 걸린 헌터 제24장 2005년 - 희망의 모닥불 제25장 1805년 - 안녕, 마라마 에필로그 - 그분, 찰리 헌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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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은 한참 동안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후유!” 숨을 깊이 내쉬자 터질 것 같던 가슴이 좀 편안해졌다. 훌륭한 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으니 괜찮을 것이다. 해롤드 아저씨는 훌륭한 조종사가 분명했다. 아저씨는 이곳에 해변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비행기를 착륙시킬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니 틀림없었다. 아저씨는 전에도 이곳에 비행기를 착륙시켰을 것이다. 그것도 여러 번. 비행기가 해변을 향해 다가가는 동안 동생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도 있었지만, 조단은 그러지 않았다. 딱히 할 말도 없었으니까. 막내 백스터가 조단의 손을 어찌나 꽉 쥐는지, 이러다가 손가락이 부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위험을 알리는 붉은 등이 맥박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깜박거렸고, 그 너머로 황금색 해변이 조금씩 다가왔다. 비행기가 바다에 너무 가까웠다. 바퀴가 수면을 뚫고 들어가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바퀴는 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없는 곳에 닿았다. 한 차례의 충돌 후에 비행기가 다시 위로 튕겨 올랐다. 그리고 허공에 잠시 멈춰 서는 듯하다가 다시 땅을 향해 돌진했다. 쾅, 쾅! 자갈 위를 빠르게 미끄러지면서 비행기는 자꾸만 바닥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좁은 해변의 한쪽에는 바다가,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나무들이 맞닿아 있었다. 비행기는 벌써 그 해변의 반을 지나고 있었다. 자갈밭으로 방향을 틀면서 비행기의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해롤드 아저씨는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투덜투덜 험한 말을 쏟아 냈다. 해변 끄트머리까지 다 와서 비행기의 왼쪽 날개가 나무에 걸렸다. 그러고는 마치 영화 속의 슬로 모션 같은 순간들이 이어졌다. 조단은 비행기가 천천히 방향을 틀더니 커다란 나무를 향해 미끄러지는 것을 보았다. 마침내 비행기가 나무에 부딪히자 나뭇잎과 잔가지, 유리 조각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 거칠게 뚫고 들어온 나뭇가지가 조종석 오른쪽에 단단히 박혔다. 그제야 비행기가 멈춰 섰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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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집에 머물다 두 동생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가려던 조단은 예정되어 있던 비행기 일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한눈에도 위태로워 보이는 작은 비행기를 타게 된다. 비행 도중 다가오는 폭풍우를 피하려 조종사는 경로를 바꿔 보지만, 결국 비행기는 무인도에 추락하고 만다.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섬, 쉴 새 없이 물어뜯는 모래파리와 끝없이 쏟아지는 세찬 비, 스멀스멀 다가오는 두려움과 공포! 14살 소녀 조단은 생존을 위협하는 무인도에서의 삶과 사투를 벌이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 점점 더 상처가 심해지는 아픈 동생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배고픔을 떨쳐 버리기 위해 무엇이든 해보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조단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때, 조단은 꿈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그 목소리의 정체는 무엇이고, 왜 조단을 부르는 것일까? 그리고 조단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린 삼 남매가 펼치는 무인도에서의 숨 막히는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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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책으로 봐야 좋은 것들이 있다.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꼬마 악동이나, 그 악동의 장난 덕에 난장판이 된 거실 풍경 같은 것. 그리고 망망대해에서의 조난이나, 무인도에서의 고립! 한번쯤 동경하고 상상하긴 하지만 절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 바로 이런 일들 아닐까? 때문에 이런 것들은 책으로 읽어야 재미있고, 책으로 만났을 때 더 흥미롭다. 여기, 그런 이야기로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작품 『헌터』가 있다.
『헌터』의 주인공들은 열네 살의 어린 소녀 조단과 조단의 두 동생 로비와 백스터다. 세상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에는 아직 너무도 여리기만 한 주인공. 그리고 가엾게도 그 어린 주인공들은 무인도에 고립되고 만다. 그들에게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필요한 물건이 척척 해변으로 떠 내려오는 행운도 없고, 외로움을 달래 줄 앵무새도 없다. 대신 조단 남매 앞에 주어진 것은 죽을 힘을 다해 이겨내야만 하는 것들이다. 쉴 새 없이 물어뜯는 모래파리와 끝없이 쏟아지는 세찬 비, 구조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 끊임없이 괴롭히는 배고픔! 그런 악조건들을 삼 남매가 그들 나름의 눈높이에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생존과 삶에 대한 강한 열망이 구차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숭고하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또 『헌터』 안에는 조단 남매 외에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헌터'다. 자신의 과거를 알지 못하는 보잘 것 없는 노예이지만, 숲의 신 타네이가 선물한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년. 그는 구속 받는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게 되길 열망한다. 헌터는 환영 속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비의 모아 새를 보고, 이것을 알게 된 그의 주인들은 그들 대동하고 탐욕스러운 모아 새 사냥에 나선다. 작품 『헌터』는 21세기를 사는 조단 남매와 19세기를 사는 헌터를 두 축으로 흘러간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이 두 이야기가 한 작품 안에서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까? 그들은 서로 다른 시간 속을 살고 있지만, 그들의 영혼과 시공간은 신비롭게 교차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어 가는 과정에서 숨어 있던 헌터와 조단의 관계가 양파 껍질처럼 한 꺼풀씩 조심스럽게 드러난다. 어린 남매가 살벌한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아슬아슬 생생한 그 현장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한데 만나 어우러지는 과정을 쫓아가는 박진감 또한 『헌터』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