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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네틱스의 노래
* 트루를의 기계 * 흠씬 때려주기 * 세계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의 일곱 가지 여행 이야기 * 첫 번째 외출 혹은 가르강티우스의 덫 * 첫 번째 외출(A) 혹은 트루를의 전자 시인 * 두 번째 외출 혹은 크룰 왕의 제안 * 세 번째 외출 혹은 확률 드래곤 * 네 번째 외출 혹은 트루를이 판타군 왕자를 사랑의 독이빨에서 구하기 위해 팜므파탈라트론을 만들고 나중에는 아기 폭격을 했던 이야기 * 다섯 번째 외출 혹은 발레리온 왕의 해로운 장난 * 다섯 번째 외출(A) 혹은 트루를의 처방 * 여섯 번째 외출 혹은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가 해적 퍼그를 이기기 위해 제2종 악마를 창조한 이야기 * 일곱 번째 외출 혹은 트루를의 완벽함이 소용없었던 이야기 * 지니어스 왕의 이야기 기계 세 대 이야기 * 알트뤼진느 혹은 신비학 수행자 본호미우스가 보편적인 행복을 가져오고자 했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한 진실한 설명 키프로에로티콘 혹은 마음의 일탈, 초고착과 탈선 이야기에서 * 페릭스 왕자와 크리스탈 공주 옮긴이의 말 작품 해설 - ‘가가발과’혹은 가장 발전한 과학소설을 위하여 / 박상준 작가 연보 / 최건영 |
Stanisław Herman 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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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뼛속까지 군국주의자인 데다가 엄청난 구두쇠였다. 왕실 자금을 아끼기 위해 그는 사형을 제외한 모든 처벌을 없애버렸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불필요한 관청을 없애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사형 집행소도 포함되었기 때문에 사형 선고를 받은 시민은 모두 스스로 목을 베거나, 아니면 드물게 왕이 관용을 베푸는 경우에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 베어주어야 했다...... 그가 한 가장 중요한 개혁은 반역의 국유화였다. 이웃 왕국이 끊임없이 스파이를 보내오고 있었기에, 왕은 왕립간첩청을 만들었다.
--- p.43 그는 실천에서는 독재자였지만 견해는 자유주의적이었다. 대관식 기념일마다 그는 개혁을 시행했다. 한번은 기요틴을 꽃으로 장식하라고 명령했고, 다음엔 끼긱 소리가 나지 않도록 기름칠을 시켰다. 사형집행인의 도끼에 도금을 하고 모두 다시 갈도록 했다. 인도주의적 이유에서였다...... 모두가 현 상태가 최상이라고 주장한다면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즉각 더 나아질 것이다. 따라서 페로시투스의 신민들은 스스로를 위하여 모든 것이 얼마나 멋진지를 외치며 돌아다녀야 했다. 막연한 구닥다리 인사인‘안녕’은 왕의 명령으로 좀 더 어조가 강한‘할렐루야!’로 바뀌었다. 그러나 14세 이하의 아이들은‘와우! 와아! , 노인들은‘멋져!’라고 말하는 것이 허락되었다. --- p.45 시인들은 두루 먼 곳에서 원고가 가득 찬 트렁크와 수트케이스를 끌고 왔다. 기계는 도전자 한 사람씩 낭송하게 한 다음 그 시에서 즉각 알고리듬을 포착해내 완전히 같은 스타일의 답시를 지었는데, 다만 답시가 원래 시보다 220배에서 347배쯤 더 나았다...... 그러나 최악의 일은, 삼류 시인들은 한 사람도 상처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삼류였기 때문에 좋은 시와 나쁜 시를 구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기네들이 처절하게 졌다는 것을 눈치 채지도 못했다. --- p.68 그곳에는 여러 개의 도시, 강, 산, 숲과 시내, 구름이 낀 하늘, 의기충천한 군대, 요새, 성과 여성용 화장실이 있었다...... 꼭 필요한 한 움큼의 배신자, 한 줌의 영웅, 한 자밤의 예언자와 선지자, 구세주와 위대한 시인 각각 한 명씩을 던져 넣었다. 그는 왕국의 여자들에게는 아름다움을, 남자들에게는 뚱한 침묵과 술 취했을 때의 험악한 기세를, 공무원에게는 오만과 비굴을, 천문학자들에게는 별에 대한 열광을, 아이들에게는 소음을 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주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주 정밀하게 설치하고 연결해서 상자에 맞춰 넣었다. 아주 큰 상자가 아니라 그냥 쉽게 들고 나를 수 있는 크기의 상자였다. --- p.184 “오, 후진적인 외계인이여, 두려워 말라. 내게는 많은 노예를 소유할 때 얻을 수 있는 끝없는 이익에 대해 네게 설명해줄 전문가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노예들에게 여러 가지 다른 색의 로브를 입혀 커다란 광장에 세워서 살아 있는 모자이크를 만들 수도 있고,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 표지판을 만들 수도 있지. 무더기로 묶어서 언덕 아래로 굴려도 되고, 오천은 머리로, 삼천은 손잡이로 써서 거대한 망치를 만들어 바위를 깨거나 숲을 개간할 수도 있다. 그들을 땋아 밧줄로 만든 다음 벽걸이 장식품을 만들 수도 있다. 그 밧줄을 심연 위로 늘어뜨리면 맨 아래 있는 자들은 몸을 익살스럽게 돌리고 발로 차고 깩깩거려서, 마음이 기쁘고 눈이 즐거운 광경을 만들리라.” --- p.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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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주를 웃길 수 있을까?”
로봇시대의 우화『사이버리아드』 루이스 캐럴, 보르헤스, 필립 K. 딕을 합쳐놓은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의 스페이스슬랩스틱코미디! 위대하고 훌륭한 생계형 창조자 로봇‘트루를’과‘클라포시우스’는 예측불허 OEM(주문제작형) 기계를 만들어 전 우주에 파란을 일으킨다. 포복절도 | 지상 최고의 순애보를 난봉꾼으로 만드는 수퍼에로티즘증폭기‘팜므파탈라트론’ 황당무계 | 절대로 패배할 수 없는 전쟁무기인 인구폭발용‘아기폭격’ 상상초월 | 모든 정보를 집적한 천재 예술기계의 초스피드명시제작‘전자시인’ 기상천외 | 엄청나게 박식한 Ph.D 해적의 유일무이한 맞수‘제 2종 악마’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는 전 우주적으로 제법 명성이 높은 창조자 로봇이다. 그들을 찾아와 주문제작형 기계를 발주하는 각각의 사연들은 이제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다. 왕, 신하, 공주, 용 등 중세를 연상시키는 렘의 우주에서 펼쳐지는 쉴 새 없는 폭소카니발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전 우주를 채우는 거대한 농담이 사실은 우주를 채우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아프게 꼬집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사이버시대의 일리아드’라는 뜻의 『사이버리아드』는 정보통신 사회가 아닌 로봇(기계)사회를 의미한다. 발군의 스토리텔링과 과학과 문학을 넘나드는 박학다식한 천재의 솜씨가 제대로 발휘된 『사이버리아드』는 인간이 광막한 우주에 쓸쓸하게 외쳐 부르는 엘레지이자 렘 자신이 시도한, ‘가능한 한 가장 발전한 과학소설’의 모습이다. 사이버시대의 일리아드 - 서양의 중세를 리모델링한 세계관 『사이버리아드』는 인간과 세계의 다양한 원리와 법칙, 그리고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논리적이면서도 신랄한 농담을 늘어놓는다. 이 기묘한 이야기는 신, 인간, 기계라는 존재의 의미를 뒤섞어 기이한 미로를 만들어낸다. _김봉석 (문화평론가) 『사이버리아드』의 주인공은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라는 두 로봇. 그리고 이들뿐 아니라 전 우주에 흩어져 사는 다른 모든 등장인물들도 죄다 로봇이다. 인간과 인간사회에 대한 노골적 은유임이 명백한 이 설정에는 또한 왕과 신하, 왕자와 공주 등 중세 서양사회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두 주인공은 고향에서 서로 티격태격하거나 혹은 우주를 돌아다니며 여러 왕국에서 의뢰를 받아 갖가지 유별난 기계들을 만들고 기상천외한 모험을 벌인다. 이들의 활약은 물리적, 정신적 영역을 가리지 않으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발한 상황과 그를 극복하는 해법을 연출해낸다. 이상한 나라의 로봇들 - 『사이버리아드』의 세계로 오세요 렘이 그토록 인기가 있는 이유는 발군의 스토리텔링 솜씨 때문이다. _어슐러 K. 르 귄 (작가) 이야말로 대가들의 재미이다. _존 업다이크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연작단편집『사이버리아드』에는 총 1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이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인 ‘사이버네틱스의 노래’는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가 고향 별에서 벌이는 우정과 애증의 스토리 3편을 포함한다. 먼저「트루를의 기계」는 사고(思考)하는 기계를 만들었다가 낭패를 당하는 트루를의 이야기이고, 그다음 「흠씬 때려주기」는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 사이의 애증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유쾌한 슬랩스틱 코미디이다. 마지막 「세계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는‘N으로 시작하는 것’은 뭐든 만들 수 있는 만능 창조기계를 발명한 트루를이 기계로부터 논리적 반격을 받아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모든 에피소드에는 트루를의 절친한 친구 클라포시우스가 동행하여 고난을 함께하며 해법을 같이 궁리한다. 이를테면『사이버리아드』전체의 프롤로그로도 읽을 수 있는 이 첫 장에서 우리는‘욕망의 상호 소통’이라는 인류사회의 골치 아픈 화두를 명랑소설처럼 접근하며 풀어나가는『사이버리아드』의 철학과 스타일을 십분 예감하게 된다. ‘사이버네틱스의 노래’에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파악을 끝내고『사이버리아드』의 세계에 익숙해지고 나면, 두 번째 장이자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의 일곱 가지 여행 이야기’에서는 두 주인공이 우주 각처를 주유하며 벌이는 경쾌발랄한 좌충우돌 모험담을 즐기면 된다.「첫 번째 외출 혹은 가르강티우스의 덫」은 렘이『사이버리아드』를 통해 구사하려는 풍자의 대상과 스타일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상반된 성격이지만 포악한 전쟁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전제 군주 두 사람이 다스리는 어느 행성에 도착한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는 두 나라에 말썽 없이 발달된 지식을 전하려고 애쓰지만 속절없이 양국 간의 전쟁에 휘말린다. “전투라곤 일어난 적 없는 전장”의 파노라마는 가히 이제껏 어느 소설에서도 접할 수 없었던 반전(反轉인 동시에 反戰!)과 유머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이 장의 다른 이야기들도 마치 학문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려는 듯 다양한 지적 실험을 펼쳐 보인다.‘전자 시인’이야기(「첫 번째 외출(A) 혹은 트루를의 전자 시인」)는 문학 창작과 수용 양상의 문화사에 대한 하나의 거대한 농담이고,‘확률 드래곤’(「세 번째 외출 혹은 확률 드래곤」)은 순수한 수리(數理)적 유머에 가까우며,‘팜므파탈라트론’과‘아기폭격’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네 번째 외출 혹은……(이하 생략)」)는 렘이 만들어낸 신조어들을 즐기는 일 자체만으로도 지적 자극의 아드레날린이 넘쳐난다. 또 ‘가능한 한 가장 발전한 단계(가가발단)’를 논하는 이야기(「게니우스 왕의 이야기 기계 세 대 이야기」)는 유토피아를 향한 인류의 가없는 열망을 관조하는 메타픽션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키프로에로티콘 혹은 마음의 일탈, 초고착과 탈선 이야기에서’의「페릭스 왕자와 크리스탈 공주」는 『사이버리아드』의 배경 설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에피소드이다. 여기에 등장하는‘창백얼굴’이야말로 우리네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강력한 은유로 읽히는데, 책 전체를 일독한 다음에 이 이야기에 도달하면 로봇들이 유기물 생명체를 보고 “추하다”라고 하는 말이 그저 외모에 대한 평가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로봇이 자신의 창조자인 인간에 대해 품어온 막연한 동경조차도 결국은 철회하고 만다는 이야기의 결론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블랙코미디이다. 전 우주를 채우는 거대한 농담이 사실은 우주를 채우고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아프게 꼬집는 것처럼 다가오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결국『사이버리아드』는“인간이 광막한 우주에 쓸쓸하게 외쳐 부르는 엘레지”(박상준)인 셈이다. 렘이 그려내는 로봇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인간의 세계보다 훨씬 넓은 우주이고 여러 가지 일이 가능한 세계이지만, 그 안에서 노닐며 사건을 만들어 나가는 로봇들은 어린이처럼 천진하면서도 진지하다.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는 전능에 가까운 힘을 갖고 있지만 사소한 것에 화내고 질투하고 기뻐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 렘은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어 보았을 만한 세계를 『사이버리아드』 안에 펼쳐 보인다. 만약 그 세계가 우리의 세계와 조금쯤 닮지 않았나 생각한다면, 창조자들이 겪는 모험을 유심히 보고 그 안에서 교훈을 얻으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읽으면서 킬킬거리면 된다. 영웅의 분노에 대한 노래인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는 달리 『사이버리아드』에 담겨 있는 것은 즐거움과 선(善)이 분리되지 않은 어느 행복한 시기에 대한 기억이자 몽상이므로. - 옮긴이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