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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동화
설재인의 로봇 동화 다시 쓰기 양장
원제
Bajki robot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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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P 클래식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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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세 전기기사들.. 7
우라늄 귀덮개.. 21
자가유도자 에르그가 창백한 자를 물리친 이야기.. 35
비스칼라르왕의 보물.. 65
두 괴물.. 87
하얀 죽음.. 105
미크로미우와 기간치안이 팽창하는 우주를 만든 이야기.. 119
디지털 기계가 용과 싸운 동화.. 131
히드로프스왕의 장관들.. 147
아우토마테우슈의 친구.. 177
글로바레스왕과 현자들.. 217
무르다스왕 이야기.. 243
세상이 살아남은 이야기.. 265
트루를의 기계.. 279
한 방 먹였다.. 303

옮긴이의 글.. 321

설재인의 《로봇 동화》 다시 쓰기 〈착각과 말로〉.. 337

저자 소개 2

스타니스와프 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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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isław Herman Lem

과학소설 작가, 극작가, 미래학자, 문명학자, 과학 철학자, SF 평론가이자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 딕과 함께 20세기 SF를 대표하는 거인. 렘은 1921년 폴란드 르부프(현 우크라이나 리비우)에서 유대계 의사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성년이 될 무렵 2차대전이 발발하자 정비공, 용접공으로 일하며 폴란드 저항군으로도 활동했다. 전후 크라쿠프에서 의학을 공부하며 등단도 하게 되는데, 1951년에 발표한 『우주 비행사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렘은 통상 SF작가로 분류되지만 이는 광의의 SF로, 현대 SF 작가가 제시할 수 있는 거
과학소설 작가, 극작가, 미래학자, 문명학자, 과학 철학자, SF 평론가이자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 딕과 함께 20세기 SF를 대표하는 거인. 렘은 1921년 폴란드 르부프(현 우크라이나 리비우)에서 유대계 의사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성년이 될 무렵 2차대전이 발발하자 정비공, 용접공으로 일하며 폴란드 저항군으로도 활동했다. 전후 크라쿠프에서 의학을 공부하며 등단도 하게 되는데, 1951년에 발표한 『우주 비행사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렘은 통상 SF작가로 분류되지만 이는 광의의 SF로, 현대 SF 작가가 제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미 다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과학과 문학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 인간에 대한 성찰, 신에 대한 질문을 특징으로 하며, 사고할 수 있는 기계의 창조로 발생한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는 메타픽션의 전형을 창조해냈다.

주요 장편으로 『에덴』(1959)과 『솔라리스』(1961), 『별에서의 귀환』(1961), 『우주 순양함 무적호』(1964) 등이 있다. 특히 렘에게 단편소설은 예리한 비평 정신과 분방한 예술적 상상력, 치밀한 과학적 사고가 어우러지는 자유로운 실험의 장이었는데, 렘다움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1957) 외 이욘 티히 연작, 『사이버리아드』(1965) 외 로봇 연작, 『우주 비행사 피륵스 이야기』(1968) 등이 있다. 이외에도 렘은 존재하지 않는 책들에 대한 서평 모음집인 『절대 진공』(1971)과 이와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않는 책들의 서문을 모은 『상상된 위대함』(1973)에서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폭넓은 필력을 과시했다. 문학사의 깊은 족적을 남기고 렘은 2006년 3월, 향년 85세 나이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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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 Chung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문학의 문법과 현실을 결합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문학의 문법과 현실을 결합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2024년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현재 필립 K. 딕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 『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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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03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356g | 114*189*30mm
ISBN13
9791159923777

책 속으로

“그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임을 저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에게 이성이 단 한 조각이라도 있었더라면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태양 아래 살아가는 존재에게 가스로 이루어진 보석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은별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얼음인들은 또다시 현자의 현명함에 놀라워했고 안심한 채 다정한 성에가 낀 안락한 집으로 각자 돌아갔다. 그때부터 아무도 크리오니아를 침략하려 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우주 전체에 바보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바보들이 아직 많이 있는데 그저 길을모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p.20

바로 이 점에서 우리가 동화가 아니라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왜냐하면 동화에서는 언제나 미덕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 p.64

“하지만 아주 나쁘다고도 할 수 없어. 내가 완전히 패배하는 건 저들이 내 이성을 훔쳐가는 경우뿐이니까!”
--- p.77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즉, 성운, 은하계, 별들이 서로 멀어지며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고, 그 끊임없는 흩어짐의 결과 우주는 수십억 년 전부터 팽창하는 중이라 가르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팽창을 아주 놀라워하며, 이 개념을 뒤집어 우주가 아주아주 오래전에 별 방울 같은 하나의 점에 응집되어 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해,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커지는 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식으로 우주를 이해해 왔기에, 그 폭발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의 영역이었는데, 아무도 그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다.
--- p.121

“그리고 물질 안에는 모든 가능성이 들어 있어. 우리가 집을 떠올리면 집을 지어 올리고, 수정 궁궐을 생각하면 궁궐을 창조하고, 생각하는 별을 만들려 한다면 불타는 이성을 설계하면서 그걸 조립해 낼 수 있지. 하지만 물질 속에는 우리 머릿속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들어 있다네. 그러니까 물질에 입을 달아서, 우리가 생각해 내지 못한 것 중에서 또 뭘 더 창조해 낼 수 있는지 직접 말하도록 해야겠어!”
“입은 필요하지.”
기간치안이 동의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입은 이성이 생각해 낸 걸 표현할 뿐이니까. 그러니까 물질에 입만 달아줄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도 심어줘야 해. 그러면 물질은 분명 우리에게 자기 비밀을 다 밝히게 될 거야!”
--- p.123

“노력해 볼 가치가 있어. 그러니까 이렇게 해보자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에너지이므로 에너지에 생각을 지어넣되, 가장 작은 것, 즉 양자부터 시작하면 될 거야. 양자의 지성은 원자로 지은 가장 작은 우리 안에 가두어야 하지. 이 말인즉슨, 우리는 원자를 조립하는 공학자로서, 끊임없이 모든 것을 축소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네. 내 주머니에 1억 명의 양자 천재들을 쏟아 넣어도 공간이 남는다면, 목적은 달성한 셈이야. 이 천재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아무 데나 있는 생각하는 모래 한 줌조차 수많은 개인들이 모인 위원회나 다름없으니 무엇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말해주겠지!”
“아니, 그게 아니야!”
기간치안이 반대했다.
“그 반대로 접근해야 해, 왜냐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은 질량이니까. 그러니까 우주의 모든 질량을 모아서 그것으로 하나의 뇌를 만드는 거야, 생각으로 가득한, 완전히 특출나게 커다란 뇌를. 그 뇌한테 질문하면 우주 창조의 모든 비밀을 나에게 밝혀주겠지, 그 뇌 혼자서. 자네의 그 천재적인 가루들은 비효율적인 괴물에 불과해. 그 낟알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걸 말하게 되면 정신이 없어서 지식을 얻지 못할 테니까!”
--- pp.123~124

결국 미크로미우도 기간치안도 물질에게서 비밀을 캐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고, 물질에 이성을 가르치고 입을 달아주기는 했지만, 내실 있는 대화에 이르기도 전에 이런 불행이 벌어지고 말았는데, 몇몇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지로 인해 이 불행은 세계 창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 p.130

그러므로 이 이야기를 믿지 않는 자는 학자들에게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마치 팽이처럼 하나의 축 주위를 끊임없이 도는 게 참인지 거짓인지를 물어보면 될 것이다. 바로 그 어지러운 회전에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 p.130

모두들 알다시피 동화에서는 모두가 ‘반말’을 하고 심지어 용들도 존칭을 쓰지 않으며 유일하게 왕에게만 존댓말을 한다.
--- p.179

“네가 죽었을 때 너의 관점에서 이런 장소들이 없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지금도 너에게 이런 것들은 존재하지 않아. (중략) 즉 ‘모든 곳에 있는 것’과 ‘거의 아무 데도 없는 것’ 사이에는 거대한 차이가 있고, 이 차이가 너의 정상적인 삶의 몫이라는 거야, 왜냐하면 너는 언제나 한 번에 한 곳, 단 한 군데에만 있었으니까. 반면에 ‘거의 아무 데도 없는 것’과 ‘아무 데도 없는 것’ 사이에는 솔직히 말해서 아주 미세한 차이만이 벌어질 뿐이야. 그러므로 인식의 수학이 증명하는 바, 너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주 간신히 살아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지.”
--- pp.192~193

“살고 싶다는 것은 즉, 언젠가 현재가 될 미래를 갖고 싶다는 것인데, 삶은 바로 그렇게 이어지기 때문이겠지. 삶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바로 우리가 이미 전제했듯이 너는 살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살 수 없으니까. 다만 여기서 문제는 네가 어떤 방식으로 살기를 멈추느냐는 거야. 오랫동안 고통받다가 멈추느냐 아니면 쉽게, 한방에 물을 빨아들인 뒤에….”
--- p.194

“왕이시여, 당신은 우주가 한없이 훌륭하며 거대하고 장엄한 별들이 넘치도록 깔려 있는 강력한 것이라 배우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이것이 과연 그토록 숭배할 가치가 있는지, 어디에나 있으며 영원히 존재하는 구조가 극단적인 어리석음의 작품이 아닌지, 생각과 논리에 정반대되지 않는지? 어째서 이제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겠지요. 왜냐하면 어리석음은 사방에 있기 때문입니다!
--- pp.236~237

“학문은 세상을 설명하지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오로지 예술뿐이지. 우리가 우주의 시초에 관해서 정말로 뭘 알겠나? 그토록 드넓은 허공을 채울 방법은 신화와 전설뿐인걸. 그렇게 신화화함으로써 나는 불가능의 영역에 도달하고 싶었고, 결국 꽤나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네. 자네도 그걸 알고 있으니 우주가 정말로 우스운지 그 한 가지를 묻고 싶었던 거겠지. 하지만 그 질문에는 각자 알아서 대답하는 수밖에 없네.”
--- pp.236~237

《로봇 동화》는 폴란드 크라쿠프에 있는 문학 출판사(Wydawnictwo literackie)에서 출간된 2017년판 《Bajki robotow》를 원전으로 사용했다. 원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어유희로 가득하다. 렘은 의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학 용어가 라틴어로 되어 있으므로 라틴어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폴란드어뿐 아니라 때로는 라틴어나 다른 외국어를 사용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기계 이름으로 말장난을 하고 여기에 화학과 물리학 지식을 섞어 넣는다. 번역하는 입장에서 원작은 더없이 즐겁고 번역 작업 또한 재미있었는데 수많은 언어유희를 그대로 한국어로 옮길 수 없는 점이 무척 아쉬웠다.

(중략) 렘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쓴 만큼, 독자분들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다. 《로봇 동화》 전체를 통해 렘은 인간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상은 즐거운 일이며, 과학도 기계도 신화도 동화도 무엇이든 상상의 소재가 될 수 있고, 인간이 상상한 머릿속의 우주 안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옮긴이의 글」중에서

출판사 리뷰

로봇과 인간, SF와 동화, 신화와 과학
모든 것이 한데 섞인 우주와 같은 이야기


『로봇 동화』에 실린 15편의 이야기는 SF 소설이라면 떠올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SF 소설이라고 하면 응당 등장해야 할 발전된 과학 기술과 그것을 향유하는 인간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동화의 모든 문법이 그렇듯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기술이 아닌 신비로 그려진다. 별이든 우주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조립가’는 그저 발명했다는 단어 하나만으로 알파벳 ‘N’으로 시작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완성시키고, 엔지니어는 가방에 적색광과 자색광 그리고 비가시광선을 넣고 다니면서 행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치 마법사의 지팡이나 전래동화의 도깨비 방망이처럼 인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뚝딱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로봇 동화』가 진짜 동화나 신화가 아닌 SF 소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소설에는 분명한 ‘과학’이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원소들의 화학적인 상호 작용은 그 어떤 SF보다 촘촘하며 정확하다.

과학과 신학은 양립할 수 없는 영역으로 존재한다. 과학으로 인해 설명된 무수한 신학의 신비로움이 분명 오늘날의 문명을 비추는 새로운 등대가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직 과학이 답하지 못한 세상의 근원적인 부분이 존재하며, 철저한 과학적 분석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존재적 차원의 경이로움 또한 존재한다. 렘의 『로봇 동화』는 이런 경이로움을 동화와 신화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새롭게 해석한다. 그 과정에 유머는 빠지지 않은 윤활유로 이야기에 기름칠을 하며, 과학과 신화, SF와 동화라는 상반된 두 영역을 잇는 가교가 되어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무엇보다 이번 『로봇 동화』의 번역은 SF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보라가 헝가리어판을 저본으로 삼아 번역했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이미 『저주 토끼』를 비롯해 SF 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보라를 통해 만나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로봇 동화』는 작가의 말장난과 유머러스함을 살리며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스타니스와프 렘 x 설재인
거대한 계획 속에서 휘둘리지 않는 하나의 존재


『로봇 동화』에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세계를 다시 해석한 설재인 작가의 〈착각과 말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거대한 계획과 짜여져 있는 길에서 벗어난 두 소녀의 이야기는 우주의 질서와 순리와는 독립된 존재들을 주목해 온 렘과 마치 2인 3족 경기를 하듯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동화 같은 질감의 렘의 이야기와는 달리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묘사는 15편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 컬래버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로봇 동화』를 읽는다면 보다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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