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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부록 ‘철학소설 3부작’ 후기 해설 | 이해와 오해 속에서 |
Karel Cap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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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사람이 내는 소리, 그의 감각과 기억과 무의식이 진동하며 내는 소리라고 생각해보십시오.”
---p.85 “지루함과 도취는 모든 것을 진정한 지옥으로 만들 수 있으며 그 지옥은 너무나 넓어서 그 안에 심지어 천국도 있습니다.” ---p.193 “이렇게 내 삶은 끝났고 나는 새로 시작하는 데 지쳤습니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미 케텔링은 없고 내가 정말로 누구였는지 기억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 이름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존재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나는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p.232 “사람은 패배했을 때만 온전해. 그럴 때만 이것이 속임수가 아니라 진짜이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는 걸 안다고.” ---p.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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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비추어 타인을 보고,
그렇게 타인을 보면서 자신을 발견한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차페크는 인간의 ‘진심’과 삶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천착한 작가입니다. 특히 ‘철학소설 3부작’은 각기 독립적인 줄거리이지만 ‘진심과 진실 찾기’라는 측면에서 연달아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깊은 여운을 주는 《호르두발》의 마지막 문장 “유라이 호르두발의 심장은 어딘가에서 사라져버렸고, 끝내 매장되지 못했다”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세 작품 모두 ‘심장’으로 은유되는 ‘진심’과 ‘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호르두발》의 주인공 ‘유라이 호르두발’은 생계를 위해 미국에서 일을 하다 8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사이 아내는 일꾼과 외도를 하고, 호르두발의 묵인에도 불구하고 일꾼과 공모해 호르두발을 살해합니다. 이후 소설은 추리소설의 외피를 띠고 살인 사건의 진범을 밝혀나가는데, 아내의 외도를 눈감으면서까지 호르두발이 지키려던 ‘진실’과 ‘진심’은 철저히 외면당합니다(그 과정에서 범행의 증거물인 호르두발의 실제 심장도 사라집니다). 즉 《호르두발》은 타인에 의해 ‘나’의 심장을 잃어버리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별똥별》은 잃어버린 ‘나’의 심장을 타인이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비행기 사고로 추락해 병원에 실려 온 ‘환자 X’는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름도, 나이도, 국적도요. 그래서 간호사인 ‘수녀’, 다른 병동에 입원한 ‘천리안’, 의사의 지인인 ‘시인’이 각자의 관점대로 ‘환자 X’의 정체를 추적해나갑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비추어 타인을 바라볼 뿐이니 결국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지요. 《별똥별》은 마지막 문장에 숨겨둔 반전으로 내내 고수하던 관점을 단번에 허물어뜨리는데요, “이야기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그 이야기가 무너져야만 알 수 있”다는 창작의 본질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3부작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평범한 인생》은 앞서 말한 대로 단 하나의 얼굴로는 담을 수 없는 수많은 ‘나’의 심장을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심장’이라는 작은 은유로 인간존재의 거대한 심연을 통과하는 여정이 바로 ‘철학소설 3부작’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차페크가 직접 작성한 ‘3부작 후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해 수록했습니다. 우리가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잠언들로 이루어진 이 후기는, 한 편의 인상적인 에세이처럼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세 작품 모두 부커상, 필립 K. 딕상 등 세계적인 문학상 후보에 호명돼온 정보라 작가가 체코어 원전을 직접 번역해 차페크가 그리는 광대하고 정교한 세계를 그대로 되살려냈습니다. 한 번이라도 ‘나’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시도해본 이들이라면, 이 ‘철학소설 3부작’이 마음의 미로를 빠져나가는 가장 뚜렷한 해답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