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대하여
작품 출처 감사의 말 |
Charles Buko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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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가 내 문서보관함에 똥을 싼다/ [……]/ 대학 기록보관소에 주려고 아껴뒀던/ 내 시 원본에. // 귀 하나뿐인 뚱뚱이 까망 비평가/ 내 작품을 인정해주었지. --- p.70
자, 여기 아름다운 고양이가 있소. 혀는 쭉 내밀고 눈은 사팔이죠. 꼬리는 바짝 잘렸고. 아름다운 녀석이지. 지능도 있고. 우리는 걔를 수의사에게 데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었소. 차에 치였거든. 의사가 이러더군. “이 고양이는 차에 두 번 치였네요. 총도 맞았고. 꼬리는 잘렸어요.” 나는 말했소. “이 고양이는 나요.” --- pp.75~76 나는 자리를 찾아 차로에 차를 갖다 대고 주차한 뒤 내렸다. 그저 또 하나의 늙은 투우사. 하지만 문을 열자, 안으로 내가 좋아하는 하얀 고양이, 징크스가 뛰어 올라와 내 품에 안겼고 나는 다시 사랑에 빠졌다. --- p.86 그래, 말하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고. 그거 참 끝내주는데. 그리고 걔는 자동응답기도 알아듣는다고. 나는 고양이를 여섯 마리나 기르는데, 망할 놈들 중 누구 하나 피진 영어도 못해…… 그 고양이를 시 낭독회에 데리고 다닐 생각은 해봤소? 걔가 〈연옥〉 편을 읽는다는 생각을 해봐요. 어쩌면 자기가 직접 작품을 쓸지도 모르지. --- p.127 기분이 처질 때는/ 그저/ 내 고양이들을/ 바라만보기만 하면 되지/ 그러면 내/ 용기가/ 돌아와./ 나는 이 생물들을/ 연구하지.// 걔들이 내/ 선생이야. --- p.149 |
“이 녀석 거의 굶어 죽을 지경이 되어서 우리 집 앞에 나타났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거야. 우리 둘 다 거리에서 온 건달들이었으니까.” - 찰스 부코스키 미국 문단의 가장 거칠고 이색적인 작가이자 전 세계 열혈 독자층을 만들어내며 전설이 된 찰스 부코스키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테마 에세이 삼부작 시리즈’ 《고양이에 대하여》 《글쓰기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부코스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세 가지 ‘고양이’ ‘글쓰기’ ‘사랑’에 대한 글들을 엮은 가장 최근의 작품집으로, 작가 부코스키의 인생과 인간 부코스키의 속내가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다가온다. ‘위대한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일 뿐 아니라, 그의 묘비에 적혀 있는 “애쓰지 마라(Don't Try)”는 말처럼 어떠한 치장이나 가식 없이 단순하고 솔직하게 쓰인 문장은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말 그대로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낸 ‘타고난 작가’만이 전할 수 있는 울림이다. 이번 선집에는 일러스트와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부코스키가 자신의 일기와 편지 등에 곧잘 그려 넣었던 그림들을 발굴해 함께 수록했다. 반짝이는 재치와 유머 넘치는 부코스키의 일러스트와 만화, 그리고 귀중한 사진 자료들은 이 선집의 또 다른 볼거리다. 버려진 고양이 아홉 마리와 함께한 삶 버려지고 길들여지지 않는 것들에게 보내는 부코스키식 헌사 《고양이에 대하여》는 대표적인 반항아이자 안티히어로로 알려진 찰스 부코스키가 버려진 고양이 아홉 마리를 거두어 키우는 모습과 그 버려지고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를 향해 보내는 연민과 애정이 가득한 작품집이다. 차에 치여 으스러진 고양이에게서 발견하는 삶의 비극, 목숨의 위기를 여러 번 겪으면서도 살아난 고양이의 생명력에 대한 감탄, 그리고 버려진 고양이들과 동질감을 느끼면서 그들을 거둬 키우는 부코스키의 모습에서 의외의 뭉클함이 느껴진다. 고양이들과 함께 깨어나는 아침, 늦은 밤 술을 마시며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을 때면 찾아와 발치며 종이 위에 웅크리고 앉는 글쓰기 동행들, 버려지고 불구가 되었어도 결코 위엄을 잃지 않는 걸음걸이, 어떤 일에도 동요하지 않고 삶을 관조하는 초연한 눈빛…… “본연 그대로의 훌륭한 생명”, “아름다운 악마”, 자신의 “작가 선생” 등 고양이를 향한 그의 각별한 애정은, 작품에서 보인 거칠고 제멋대로인 부코스키의 내면이 얼마나 섬세하고 다정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