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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맛있는 식탁
양장
예담 2008.10.24.
베스트
미술 top100 1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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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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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축제의 맛 - 에스파냐

에스파냐 산골 - 야생의 삶, 카탈루냐의 재발견, 입체파의 탄생
바르셀로나와 바다 - 카사헤미스가에서 보낸 일요일, 지중해, 첫 번째 전시회
* 레시피

2. 예술의 맛 - 파리

라 보엠 - ‘성난 암소’, 바토-라부아, ‘시인들이 만나는 곳’에서, 세관원 루소의 잔치, 센 강 우안과 좌안, 예술적 혁명과 부르주아 요리
멋진 동네들 - ‘미래의 사람들’의 교차로, 오르페우스의 별 아래서, 돌체 비타(달콤한 인생), 캐비어와 프티푸르, 과일 여인, 그랑 조귀스탱 거리
* 레시피

3. 인생의 맛 - 미디

찬란한 햇살 속에서 - “아무것도 아닌 것을”, 날것과 익힌 것, 의례들
산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 라 칼리포르니의 대식가, 후배지
* 레시피
그림목록 / 사진출처 / 주석

저자 소개

저자 : 에르민 에르셰
프랑스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로 [뉴스매거진] [레벤느망 뒤 죄디] 등의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히 작업을 해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 『프랑스의 성격과 목표』『자부심의 성격과 목표』 등이 있다.
요리 레시피 : 조슬린 리고
음식평론기자로 [엘르] [글래머] [퀴진 에 뱅 드 프랑스] [팜 악튀엘] 등의 잡지에 정기적으로 요리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이 책 『피카소의 맛있는 식탁』에 들어갈 레시피도 만들었다. 그 밖에도 미셸 트라마의 『자유롭게 만드는 요리』, 앙투안의 『바다와 섬들의 요리』 등을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역자 : 이세진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유혹의 심리학』『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교양으로 읽는 성경』『장 콕토의 다시 떠난 80일간의 세계일주』『회색 영혼』『위대한 예술가가 된 꼬마 피카소』『돌아온 꼬마 니콜라』『반 고흐 효과』『가시도치의 회고록』 등이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2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31쪽 | 75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9133468

책 속으로

입체파는 도시 한가운데서, 좀더 콕 집어 말하자면 도시 특유의 애매모호한 유혹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카페, 술집, 카바레… 그런 곳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타락의 온상, 아니스 술과 압생트가 사람들의 마음과 대화를 한껏 뜨겁게 달구는 곳, 수다쟁이는 자기 말을 기꺼이 들어줄 청중을 찾고, 고독한 사람은 가정의 환영을 보며, 예술가에게는 한없이 샘솟는 새로운 관찰이 가능한 곳 말이다. “원래 입체파 작품들 중 상당수는 빛이 투명한 유리잔과 술병을 통과하며 술집 카운터에 수많은 단면들을 비추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 p.34

피카소는 아폴리네르에게 월계수 잎에 글을 써서 보냈다. 그 월계수 잎은, 비어 있는 피아스코 술병과 햄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작은 방에서 그가 식사를 하던 중에 만들었던 ‘향기로운 건축물’의 잔재였다. “식탁은 파티를 위해서 꽃, 과일, 새우, 후추, 토마토, 오이, 가지, 양상추, 초록색 올리브, 검은색 올리브, 진보랏빛 올리브로 장식되어 있다네.”

--- p.129

한창 일할 계절이 지난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화가는 부둣가의 탁자에 앉은 채 해산물들의 요란한 연회에 빠져들었다. 〈꼬리 잡힌 욕망〉의 한 등장인물은 그러한 연회를 찬양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 음식들의 이국적이고 자극적인 풍미가 향신료를 친 요리, 날것 그대로의 요리에 집착하는 나의 미각을 바짝 돋우는구나.” 피카소는 성게와 조개류를 잔뜩 먹어치운 만큼, 그를 둘러싼 광경에 대한 눈요기도 실컷 했다.

--- p.174

지하실은 판화 전용 아틀리에로 쓰였던 반면, 그림과 조각 작업은 집 안의 공간 어디서나 했다. 피카소는 그 자신이 직접 말한 바와 같이 “좀 과장하자면 치즈와 토마토 천지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곤 했다. “그림이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곳, 그림이 영원히 거하는 곳, 온 시대의 캔버스와 조각품들이 공존하고 서로 대결하는 곳―그렇게 그림이 깃들어 있는 곳”에서 말이다. “집이라는 건축물을 통해서 사람의 삶이 펼쳐지듯이, 삶은 아틀리에에서 펼쳐지고 아틀리에는 뼈와 살을 지닌 구체적인 일상에 참여했다.”

--- p.192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죽어야 하는 그 시간들을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멋진 것은 필요치 않다. 엘렌 파르믈랭은 이렇게 증언한다. “우리는 촛불을 켜고 높은 의자에 앉아 식사를 했다. 뭐든지 구경하고, 뭐든지 이야기하고, 뭐든지 토론하고, 뭐든지 축하했다. 식탁 위에는 작은 조각상들이 잔뜩 올라와 있었다. 피카소는 매혹에 휩싸여 있었다. 지칠 줄 모르는 매혹에.” 또 한 번은 정원의 조각상들이 손님들과 파티에서 한데 어울렸다. 그때 화가는 “벽난로 불에 따라 움직이는 그림자들”에 둘러싸인 채 앉아 있었다.

--- p.200

출판사 리뷰

피카소의 천재적 영감은 야생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1755~1826)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는 말로 유명하다. 이처럼 먹을거리는 생존의 필수조건임과 동시에 한 사람을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코드로도 작용한다. 그렇다면 천재적 영감의 소유자 피카소는 무엇을 즐겨 먹었을까?
이 책은 피카소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스페인 카탈루냐의 야생에서의 삶과 그곳에서의 소박한 식탁에서 찾고 있다. 유년시절 피카소는 생생한 물소리, 코끝을 간질이는 풀 향기, 나무 타는 냄새를 만끽하며 노새 등에 커다란 캔버스를 이고 숲속으로 그림을 그리러 나가곤 했다. 대자연을 소재로 마치 천국에서 그림을 그리듯 행복에 젖어 스케치에 데생을 했고, 이렇게 그림나들이를 갈 때마다 점심식사로 쌀과 병아리콩을 장작불에 익혀 먹곤 했다. 그리고 사냥으로 잡은 산토끼나 비둘기, 자고 등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정물화를 조금씩 그려나갔고, 사방에서 나뭇가지를 주워와 조각을 하기도 했다.
또한 산골 생활에서 필요한 가축 돌보는 법도 배우고, 올리브를 수확하여 압착기로 기름 짜는 일도 도우면서 한 물질이 소중한 다른 물질로 변화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배우게 된다. 피카소는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의 눈과 귀와 혀끝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바로 그렸는데, 이것이 훗날 유명한 ‘카탈루냐 수첩’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처럼 카탈루냐 산골의 고독하고 야생적인 자연 속에서 피카소는 자신의 왕성한 삶과 창작 욕구의 뿌리를 갖게 되었고, 훗날 “내가 아는 모든 것은 팔라레스의 마을에서 배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즉 자연과의 만남이라는 근본적인 경험을 통해 피카소는 전 생애에 걸쳐 열정적으로 예술적 탐색을 할 수 있었다.

피카소가 탐닉한 요리와 그림들, 그 풍성한 미학적 레시피!
이러한 유년시절의 경험을 통해 피카소는 먹을거리에 대해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는 식탁에서 음식을 먹으면서도 놀라운 관찰력으로 그림을 그렸고, 그 결과 먹을거리를 소재로 한 정물화를 많이 남겼다. 예를 들어 [마스 델 키케 농장](p. 22-23)을 물들이는 노란색과 분홍색은 쌀 요리의 국물 맛을 내는 향기로운 사프란 줄기를 물감처럼 쓴 것 같고, [그린피스를 곁들인 비둘기구이](p. 117)는 훗날 입체파 작품이 되었고, 생선뼈는 도자기 작품 속에 새겨졌으며(p. 171), 그의 마지막 아내 자클린 로크가 즐겨 만들던 [뱀장어 마틀로트](p. 211)는 그녀의 요리 솜씨를 기리는 작품으로 영원히 남았다.

남다른 미각으로 음식에 탐닉했던 피카소는 늦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계속 했고, 팔십 노구에도 서른 남짓한 젊은 여인과 결혼했을 만큼 열정이 넘쳐났다. 이 책의 저자는 그의 엄청난 열정의 원천도 그의 소박하지만 건강한 영양 섭취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특히 피카소는 “석쇠에서 불이 춤추듯 해변에서 춤추는 정어리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해산물을, 그 중에서도 대구요리를 가장 좋아했다. 대구요리는 카탈루냐 사람들의 창의적인 활력을 한껏 돋우어주는 음식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이처럼 먹을거리에 대한 세심한 관찰로 일상의 아주 단순한 것들도 그의 특별한 시선을 거쳐 피카소만의 독특한 미학적 레시피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시인 폴 엘뤼아르는 “대상과 그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계를 재정립”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맘껏 맛보고 흠뻑 취하라, 인생은 맛있는 축제다!
피카소는 누구보다 산다는 것에 열렬했다. 눈과 혀로 느껴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를 매혹시키고 흥분시켰다. 그는 인생의 축제를 그림과 음식,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엮어내고, 그려내고, 만끽했다. 향긋한 커피 한잔에도 행복해하고, 투우장의 열기 속에서 삶의 열정을 느끼고, 카탈루냐 산골의 바람과 물소리에 열광하고, 카페에 앉아 친구와 술과 스케치에 몰두해 있는 순박하고도 열정 넘치는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함께 음식을 먹는 식탁을 제외하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그의 대화가 그렇게까지 익살과 기지로 넘칠 수는 없었다. 식사를 함께 할 때면 피카소는 꾀바른 이야기, 험담, 추억담, 실없는 소리, 객설을 마구 쏟아냈다.”(p. 140)

피카소는 오직 작품을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다. 그가 사랑했던 모든 것은 그가 말하고자 한 것들이었다. 삶을 누구보다 열렬히 껴안고 맛보고 음미하고자 했던 피카소. 한결 같은 열정으로 인생을 축제처럼 즐기고자 했던 그의 삶은 카뮈의 말처럼 한 인간으로서 ‘최대한 사는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뜨겁게 자유롭게 살았던 한 예술가의 영혼에 바치는 지극한 만찬이라 할 수 있다.

추천평

피카소의 식탁에서 맛볼 수 있는 세 가지 맛! 축제의 맛·예술의 맛·인생의 맛

피카소에게 음식은 여자와 똑같은 탐미의 대상이었다. 그는 여자를 사랑하듯 음식을 사랑했다. 피카소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세상에 오로지 그 한 여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그 여자만을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집중적으로 공격적으로 사랑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피카소가 떠나면, 죽거나 미친다. 음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피카소는 송아지 머리 요리를 먹다가, 갑자기 자기 위장 속에 들어간 송아지 머리가 위장을 따라 구부러져 있을까, 머리 모양 그대로 서 있을까를 궁금해 한다. 이런 황당한 호기심은 얼마나 피카소적인가? 때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옆 사람에게 스무 번 이상 강권하는 피카소의 억지는 한편으로 과도하게 무례하고, 한편으로 징글맞을 정도로 정감 있게 느껴진다. 식탁이야말로 한 인간이 벌거벗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단 침대는 빼고! 그러나 침대에선 육체의 옷을 벗지만, 식탁에선 영혼의 옷을 벗는다. ‘벌거벗은, 감각하는 영혼’, 바로 피카소의 맛있는 식탁이 보여주는 성찬이다.
유경희(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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