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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이매진 Imagine
영화와 테크놀로지에 관한 인문학적 상상
진중권
씨네21북스 200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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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20 1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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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Chapter 1 영화의 죽음
고전주의 인식론과 바로크적 혼돈의 충돌,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21세기 디지털 영화 미학과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공통된 경험의 단절과 파편화, '필로우 북'

Chapter 2 복제에서 생성으로
현란한 디지털 영상의 미적 효과, '300'
쿨미디어의 뜨거운 하이퍼리얼 효과, '슈렉'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과도기적 거부감, '폴라 익스프레스'
제3의 장르에 성공했을까?, '베오울프'
사진의 존재론으로 구성된 디지털의 세계, '웨이킹 라이프'

Chapter 3 서사의 파괴
공간적으로 평행한 여섯 개의 가능태들, '나비효과'
영화·게임간의 상호침투, '파렌하이트'
뇌로 보는 신경영화와 관객에 따라 달라지는 양자영화, '매트릭스'

Chapter 4 기술과 신체
사이보그에서 심보그로, 사이보그 진화론 '스파이더맨'
진화하는 기계의 욕망, '터미네이터'
변형 디자인과 기계의 진화, '트랜스포머'
가상과 실제, 그 경계의 바다를 떠도는 디지털 유령선, '캐리비안의 해적'

Chapter 5 시각에서 촉각으로
몸으로 기억하는 영화의 촉각성,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상의 스티그마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UCC의 영화화?, 페이크 다큐멘터리 '클로버필드'

Chapter 6 미디어와 권력
형벌 시스템과 권력, '시계태엽 오렌지'
케네디 암살 의혹의 보드리야르적 재구성, 'JFK'
사이버 테러에서 ‘보기’와 ‘보여짐’의 권력관계, '다이하드 4.0'
포스트모던의 세계관, '블레이드 러너'
첨단세계와 고전적인 철학 논쟁, '마이너리티 리포트'

Chapter 7 이성과 광기
실재와 망상의 경계, '뷰티풀 마인드'
수학적 논리와 부조리한 세상, '큐브'
기억의 조각과 사건의 연속성, '메멘토'

Chapter 8 해석에 반대한다
상징, 지표, 도상기호에 의한 추리극, '조디악'
객관적인 절대진리의 혼란, '라쇼몽'
피상적인 평화와 기괴한 욕망의 세계, '블루 벨벳'
영화의 폭력과 새로운 신체의 체험, '이레이저 헤드'

Chapter 9 영원한 소년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헤매는 영원한 소년, '수면의 과학'
천재의 자폐적 세계, '피아니스트의 전설'
피괴적이고 창조적인 동화적 상상력, '가위손'
비행과 영화로 영원을 꿈꾸다, '에비에이터'

Chapter 10 기억으로서 역사
진실보다 드라마틱한 거짓 사진들, '아버지의 깃발'
과거를 현재화하는 문화적 기억, '화려한 휴가'
역사 밖에서 역사 속으로 역사의 천사, '베를린 천사의 시'

저자 소개 1

陳重權

전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비평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소련의 구조기호론적 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언어 구조주의 이론을 공부했다. 귀국 후 각종 토론과 방송에서 사회 비판 평론가로서 활동하면서 중앙대학교와 동양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 오딧세이』『춤추는 죽음』『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천천히 그림읽기』『시칠리아의 암소』『페니스 파시즘』『폭력과 상스러움』『앙겔루스 노부스』『레퀴엠』『빨간 바이러스』『조이한·진중권의 천천히 그림 읽기』『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춤추는 죽음』『놀이와 예술 그리
전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비평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소련의 구조기호론적 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언어 구조주의 이론을 공부했다. 귀국 후 각종 토론과 방송에서 사회 비판 평론가로서 활동하면서 중앙대학교와 동양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 오딧세이』『춤추는 죽음』『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천천히 그림읽기』『시칠리아의 암소』『페니스 파시즘』『폭력과 상스러움』『앙겔루스 노부스』『레퀴엠』『빨간 바이러스』『조이한·진중권의 천천히 그림 읽기』『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춤추는 죽음』『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첩첩상식』『호모 코레아니쿠스』『한국인 들여다보기』『서양미술사』『컴퓨터 예술의 탄생』『진중권의 이매진Imagine』『미디어아트』『교수대 위의 까치』『정재승+진중권 크로스(공저)』『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공저)』『진보는 어떻게 몰락했는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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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48g | 125*225*20mm
ISBN13
9788984315747

책 속으로

처음에는 로봇의 인간유사성(human likeness)이 친밀도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그것이 외려 혐오감을 준다. 그러다가 인간과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아지면, 친밀도가 회복되어 정상에 도달한다. 그래픽에서 가장 혐오감을 주는 계곡의 바닥은 외형의 경우엔 시체, 동작의 경우엔 좀비다. 한마디로 어설프게 인간을 닮은 로봇은 친밀도의 나락으로 떨어져 시체나 좀비처럼 느껴진다는 얘기.
이 섬뜩한 느낌은 어디서 올까? 어떤 가설에 따르면, 시체의 표정과 좀비의 동작을 닮은 휴머노이드가 불쑥 ‘죽음’을 연상시키기 때문(사망 돌각가설)이라고 한다. 다른 가설에 따르면 뭔가 결함이 있어 보이는 존재가 종족의 유전자 풀에 섞여 들어오는 것에 생명체가 본능적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진화 미학적 가설)이라고 한다. 아무튼 인간-기계의 관계는 원래 1인칭-3인칭의 관계이나 그것을 1인칭-2인칭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는 분명히 어떤 섬뜩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 p.53


배우들은 이제 카메라가 아니라 컴퓨터 앞에서 연기를 한다. 연기는 플롯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정보를 전송하는 작업이 된다. 또 촬영은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로 데이터(raw data)를 수집하는 작업이 된다 센서를 통해 전송된 추상적 정보를 구체적 이미지로 변성하는 것은 카메라맨이 아니라, 컴퓨터로 그래픽을 만드는 엔지니어들의 과제로 돌아간다.
전통적 의미의 미장센도 사라진다. 유일한 인덱스는 캡쳐한 모션뿐. 화면의 나머지는 현실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에서 나와야 한다. 감독은 화면의 거의 모두를 고해상의 영상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이는 물론 현상학적 구체화의 새로운 차원이다. 전통적 의미의 미장카드르도 사라진다. 컴퓨터는 해상도를 떨어뜨리지 않고도 무한 줌인과 무한 줌아웃을 할 수 있다. 디지털은 프레임의 제약을 알지 못한다. --- p.60

영화는 세계를 이제까지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게 해준다. 주인공이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는 급작스런 깨달음은 실제로 신의 출현을 보는 것만큼이나 소름이 끼친다. 하지만 계시는 정작 따로 있다. 관객은 ‘주인공이 이미 죽었는지’를 물을 게 아니라, ‘혹시 내가 이미 죽었는지’를 물어야 한다. 웨이킹 라이프. 깨어나야 할 것은 꿈이 아니라 삶이다. --- p.71


우리는 이미 망막에 비친 역상을 뒤집어 똑바로 보이게 하는 것이 뇌의 작용임을 안다. 만약 그렇다면 정작 속여야 할 것은 눈이 아니라 뇌가 아닐까? 여기서 뇌로 연결되는 신경들을 직접 자극하여 가상을 만든다는 발상이 등장한다. 이게 가능하다면, 그때 영화는 더 이상 ‘눈속임’이 아니라 ‘뇌속임’이 될 것이다.
‘예술과 미디어기술 센터’(ZKM)의 관장 페터 바이블은 여기서 영화의 미래를 본다. 미래의 영화는 뇌의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신경영화’(neurocinema)가 되리라는 것이다. --- p.90

유기체와 무기체가 결합한 ‘사이보그’는 오늘날 인간의 숙명이 되었다. 여기에 열광하는 것은 스텔락만이 아니다. 도나 해러웨이는 그 유명한 '사이보그 선언'에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연상시키는 어조로 사이보그 시대의 혁명적 잠재성에 주목한다. 사이보그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새로운 토대다. 즉 인간과 동물, 신체와 기계, 물질과 가상의 이항대립을 무너뜨리는 사이보그 혁명이 남성/여성의 차별과 그것의 재생산 역시 무력화시키리라는 것이다. --- p.100

합리주의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이성적 존재가 되려면 되도록 상상력을 멀리하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그의 믿음과 달리, 합리주의의 결정체인 수학에서조차 상상력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실재와 망상의 경계는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다. 우리가 실재라 굳게 믿는 물리학 이론조차 실은 모형에 불과하다. 그리고 모형을 구성하는 것 역시 상상력의 소관이 아닌가. 이른바 ‘실재’란 혹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합의한 허구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리하여 묻고 싶어진다. “무엇이 이성인지 누가 규정하지?”--- p.187

“당신도 꿈을 꿀 때 사물들의 자리가 뒤바뀌는 것을 많이 보잖아요. 두뇌는 정합성을 가진 수동적 세계지요. 하지만 두뇌가 엉뚱한 곳에서 뭔가 부적절한 것을 볼 때, 당신은 현실에 의문을 품게 됩니다. 바로 그때가 매우 창조적인 순간이죠.”
영화에서 스테판은 감독처럼 창의성에 넘치는 어떤 인간을 대표한다. “나는 언제나 열두 살이었다.” 그처럼 우리도 한번은 열두 살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슬프다. 어른이 된 피터팬을 다룬 어느 영화 속 대사만큼이나 무지 슬프다. “Peter, you've grown up"

--- p.240

출판사 리뷰

오늘날 이미지의 제작은 이미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의 방식으로 넘어갔다. 디지털은 이미 알게 모르게 영화의 내용과 형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영화는 새로운 미학적 선택 앞에 서게 된다. 또 내러티브의 구성, 다루어지는 제재와 소재가 달라지고, 제작의 방식과 수용의 모델이 달라지고, 나아가 해석과 비평의 준거까지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의 다양한 양상을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영화의 선별 역시 작품의 예술적 수준이 아니라 이론적 흥미라는 기준에 따랐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우연’이었다. ‘우연에게 용기를’

::영화의 죽음
디지털의 기술에서 영화의 거대한 형식적, 내용적 혁신을 기대한다. 카메라는 피사체를 요구하나, 디지털 기술은 카메라마저 가상화시킨다. 실사와 CG의 구별이 흐려지면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지표성이 없는 사진, 피사체가 없는 대상의 포토리얼한 재현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새로운 미학적 선택 앞에 서게 된다.

::복제에서 생성으로
고해상으로 현실을 방불케 하는 포토리얼리즘을 지향할 수도 있지만 외려 해상도를 떨어뜨려 디지털 고유의 미학을 추구할 수도 있다. 물론 포토리얼리즘을 지향할 때조차도 CG는 아날로그 사진이나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마노비치의 말대로 그것은 “우리 현실을 열등하게 재현한 것이 아니라 다른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서사의 파괴
대중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통해 이미 새로운 서사에 익숙하다. 다중 프레임, 여러 개의 플롯을 동시에 진행시키거나 시간을 두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등 선형적 서사를 피하려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적 서사를 대체하는 대안적 서사의 형태들을 살펴본다.

::해석에 반대한다
모든 이는 같은 영화를 보면서 각자 다른 영화를 보게 된다. 우리는 이미 최종적 의미를 확정할 수 없는 작품들에 익숙하다. 꿈의 해석학을 거부하고 꿈의 제작학이 되려 한다. 이는 영화를 해석하는 모델에 일어난 어떤 변화를 시사한다.

::시각적인 것에서 촉각적인 것으로
영화의 촉각성은 전장을 트라우마로 체험하게 하고, 현상학적 구체화를 극단으로 밀고 나가 주인공의 고통을 그대로 관객의 신체에 이식한다. 영화는 정신적 지각의 대상을 제작하는 행위에서 점차 신체적 체험을 연출하는 행위로 변해가고 있다.

::기술과 신체
신체와 기계의 결합(사이보그), 자기 안에서 이질적 존재와의 공존(심보그),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특이점의 문제 등 그 한심한 할리우드 오락영화의 스크립트조차도 실은 첨단기술에 관련된 최신의 담론을 토대로 한다.

::미디어와 권력
오늘날 우리는 도처에서 CCTV로 감시당하고, 어디를 가도 GPS로 추적당한다.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교통카드를 사용하거나, 심지어 핸드폰을 그저 들고 다니기만해도 디지털 흔적을 남기게 된다. 이른바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벤담의 ‘팝옵티콘’을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 거대한 건축학적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성과 광기
과거에 정신분석학에서 다루던 문제를 최근에는 뇌과학에서 연구하는 모양이다. 뇌기능의 일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창조성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최근 뇌과학에서는 심지어 다양한 종류의 독창적 예술표현을 뇌 기능의 장애와 연관시켜 설명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이성지배에 대한 후기구조주의의 낯익은 비판은 여기서 뇌과학과 합류한다.

::영원한 소년
영원한 소년은 매우 창조적이나, 동시에 피곤할 정도로 괴팍하다. 어떤 의미에서 사회성과 창조성은 서로 충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회성은 코드의 공통성을 요하나, 창조성은 코드의 색다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역사와 기억
영상문화가 대두하면서 문자문화의 산물인 역사주의는 사라지고 있다. ‘역사’란 본디 공동 체의 기억을 조직하는 활동. 하지만 역사가 종언을 고한 시대에 기억을 수집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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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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