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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와 한국경제
1. 미국 금융위기의 배경: 금융자유화 2.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 무분별한 경기부양과 도덕적 해이 3. 미국 금융위기의 파장과 영향 4. 미국 금융위기와 한국의 경제위기 5. 한국경제의 반성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1. 한국경제, 제2의 외환위기 닥쳐오나? 2. 경제위기의 원인 3. 경제위기와 이명박 정부의 대응 4.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뿌리 5. 이명박 경제, 어디로 가나? 경제민주화의 길 1. 민주적 시장경제 2. 경제민주화: 서구의 역사적 경험 3. 한국의 경제발전과 경제민주화의 좌절 4. 현 단계 경제민주화의 3대 핵심과제 5. 새로운 정책방향을 위한 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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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의 해법도 사실은 정치에 있다. 기술적으로 금융경색을 완화하고, 총수요 위축을 막아내고, 질서정연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 금융위기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신뢰가 증발해버린 상황에서 각자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금융경색 완화도, 질서정연한 구조조정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평하게 손실과 고통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손실과 고통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다. 그런데 서로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하다 보면 이게 안 된다. 공평이라는 게 주관적 판단이 게재되는 것이라서 신뢰와 협력의 정신이 없이는 합의하기가 어렵다. 신뢰회복과 합심협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역할이다. 각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그래, 이게 우리가 다함께 살아나는 길이지”하고 질서정연한 구조조정과 고통분담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끝까지 잘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IMF위기 당시에 노사정 합의를 출발점으로 해서 개혁을 추진한 것이 좋은 사례다.
--- '머리말: 문제는 정치야, 이 바보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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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속의 한국경제 과연 돌파구는 없는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1980년대 이후 경제학의 정통 자리에서 밀려나 있던 케인스 경제학이 복권되고 있다. 통화주의, 공급중시 경제학, 합리적 기대론, 새 고전파 경제학, 워싱턴 컨센서스 등 각종 이름으로 등장한 시장만능주의적 사조는 이제 퇴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시장자유화, 규제완화, 민영화 등을 과격하게 추진한 결과 많은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시장만능주의 혹은 신자유주의는 세계적으로 퇴조의 길을 걷고 있었다. 전 세계 자본주의는 2008년 가을은 중대한 고비를 맞이했다. 각국의 금융기관과 금융세계화의 현실 속에서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 세계의 경제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실물경제도 아마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경제도 풍전등화처럼 흔들리고 있다. 유종일은 먼저 명확하게 답을 알 수 없는 현재 자본주의체제와 세계질서의 변화양상에 대한 질문을 통하여 한국경제의 취약성과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모색의 기초를 놓고, 한국경제의 미래비전을 검토한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어쩌면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다. 탐욕의 문화가 지배하는 월가에서는 금융기관 내부의 통제시스템도 신용평가사들에 의한 견제시스템도 작동하지 않는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와 주주자본주의가 결합한 결과는 탐욕과 도덕적 해이뿐이다. 1980년 이후 미국에서 전개된 금융주도 자본주의는 앞뒤가 바뀌어 금융이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던 데서 오히려 실물부문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재테크와 투기열풍이 불고, 시가총액이나 소비자금융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파생상품 거래 및 국제금융거래는 가히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금융산업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는데, 그 엄청난 수익 뒤에는 막대한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1980년대 이후 경제학의 정통에서 밀려나 있던 케인스 경제학이 복권되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와 신자유주의는 세계적으로 퇴조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위기는 또한 미국 헤게모니의 종말을 재촉하고, 그 과정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가하고 있지만, 위기의 양상은 각국에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유종일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음과 같이 거론한다. ①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외부충격에 대한 내성이 매우 약하다는 사실. ② 한국경제의 양극화구조. ③ 한국경제를 금융위기에 노출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인 부채의존구조. 유종일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한국경제의 위기는 한국경제에서 경제정책의 미국추종주의와 성장주의적 정책 마인드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의 3대 목표는 성장, 분배, 안정인데, 성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배와 안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성장지상주의를 넘어서서 성장, 분배, 안정의 조화로운 발전을 필요성을 역설한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한계, 그리고 위기상황의 확산에 대한 진단 이명박 대통령은 작금의 위기가 전대미문의 위기라면서 전대미문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정작 내놓는 정책은 이와 같이 보수이념에 편향된 낡은 정책조합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경제상황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으니, 더 이상 ‘실용정부’니 ‘경제살리기’ 정권이니 하는 수식어가 민망한 상황이다. 전반적인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고 금융시장이 대단히 개방되어 있어서 해외로부터 비롯된 충격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환율상승으로, 나라경제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반영하는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환율상승은 외화유동성 부족과 우리 주식시장이 해외금융기관들의 자금회수에 적당한 시장으로 부각되어 막대한 외화가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고유가와 경상수지 적자까지 발생하여 외환보유고는 급격하게 감소해버렸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 초기 수출드라이브를 위한 고환율정책부터 시작해 이후 물가불안과 금융불안이 고조되자 하반기부터 환율안정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나 어설픈 시장 개입으로 외환만 낭비하면서 시장의 환율상승 기대심리를 오히려 강화시켰다. 작년 대통령선거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였으며, 그 결과로 현 정권이 출범했다. 그런데 어떻게 현재와 같은 위기국면에 빠져든 것일까? 유종일은 분명 금융위기라는 대외여건과 부동산 거품과 과대채무라는 대내여건의 문제가 현 정권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 두 정부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넘겨왔는데, 현 정부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무능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악화시킨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인데, 대외여건과 대내여건에서 안정 위주의 경제운용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747공약’에 입각한 고도성장정책이 화근이 되었다고 한다. 유종일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한다. 앞서 이야기된 수출 드라이브를 위한 고환율정책에서부터 외환시장 개입정책, 금융안정과 경기부양 등 위기에 대한 대응, 금산분리 완화와 재벌관련 규제완화와 같은 일련의 규제완화정책 등에서 문제를 찾으면서, ‘실용정부’니 ‘경제살리기’ 정권이라는 수식어가 민망한 상황이라 비판한다. 유종일은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가 경제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원인을 경제철학의 빈곤에서 찾는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살펴보면 두 가지 대조적인 경제발전 모델이 혼재되어 있다는 것인데, 하나는 과거 박정희 시대의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레이건과 부시가 취한 공급중시 성장정책 모델로 둘 다 유효성이 다했거나 실패한 과거의 모델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 상반된 두 가지 모델 사이에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은 분배는 생각하지 말거나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성장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유종일의 주장은 한마디로 박정희 시대의 관치-재벌-토건경제를 부활하고, 감세와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한 공급중시 성장정책이 서로 상충하면서 적당히 뒤섞인 것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다. 이러한 이명박의 정책은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 뻔해 산업구조는 더욱 대기업 위주로 왜곡될 것인데, 비정규직의 축소와 보호강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며, 복지지출의 축소, 양극화 심화로 인한 내수침체 등 일시적 부작용이 아닌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어서 장기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결국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위기타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선명하게 시사한다. “문제는 정치야, 이 바보야!” 경제민주주의를 통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방향과 틀을 제시한다 이제 신자유주의는 거의 숨을 거두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공황이 구자유주의에 종지부를 찍은 것처럼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인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자유주의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그리고 이 엄청난 사태의 책임을 묻고 새로운 경제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시 경제민주화를 한걸음 더 전진시키려는 움직임들이 구체화될 것이다. 유종일은 폴 크루그먼의 『진보주의자의 양심』을 읽고 “문제는 정치야, 이 바보야!”라는 슬로건을 떠올린다. 이는 클린턴이 내걸었던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를 뒤집은 것으로, 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정치가 바로서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유종일은 동반성장도, 완전고용도, 금융위기 극복도 정치를 잘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를 잘한다는 것으로, 여기에는 경제민주화도 포함된다.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잘 활용하면서도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인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이다. 유종일은 이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를 선진화하고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재차 주장한다. 유종일은 2008년에는 두 가지 큰 이슈가 우리에게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를 던졌다고 한다. 하나는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 협상과 관련된 촛불시위였다. 촛불시위는 이념적 문제제기가 아니라, 생활상의 문제제기로 민주화운동이 이룩한 대통령 직선제와 대의제 민주주의가 거듭 민심을 배신하는 지점에서 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을 마련한 사건이었다. 또 하나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불거진 경제위기였다. IMF에 이어 현재의 대형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그동안 금과옥조로 여겼던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한국경제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경제모델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유종일은 서구와 한국적 맥락에서 경제민주화 개념이 발전되는 과정을 되짚으면서, 경제민주화가 후퇴하고 신자유주의 흐름이 강화된 요인으로 세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경제자유화 과정에서 재벌을 중심으로 한 민간권력이 더욱 강화되어 경제민주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둘째, 민주화과정의 정치적 특징에서 귀결되는 한계가 있었다. 셋째, 다름아닌 외환위기였다. 유종일이 평가하기에 김대중, 노무현 정부 또한 여러모로 한계가 많았다. 보수세력들이 ‘잃어버린 10년’을 운운하면서, 좌파정권이 나라를 망쳤다는 주장은 가당치 않은 것이고, 오히려 지난 10년 동안의 개혁진보정권은 개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경제민주화를 이루어가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개혁진보정권은 경제민주화의 철학을 갖지 못했고, 그 결과 민주적 개혁은 퇴조하고, 개혁의 강조점은 신자유주의 쪽으로 옮겨갔다. 결국 유종일이 보기에 ‘잃어버린 10년’ 동안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성장이 아니라 경제민주화인 것이다. 유종일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3대 핵심과제로 ① 공정한 시장과 국가의 역할 재정립, ② 경제 거버넌스의 민주화, ③ 전략적 개방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3대 핵심과제를 위해서는 현 정부의 규제완화와 감세 등 ‘친기업정책’을 통해 747 고도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정책의 방향이 수정되어야 한다. 현 정부의 정책은 그 목표도 잘못되었지만, 수단도 그에 못지않게 잘못되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성장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제민주화가 더욱 필요한데, 기회의 평등을 심화시키고, 자원의 효과적으로 배분되게끔 재벌개혁, 금융개혁, 정부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또 규제완화가 아니라 필요한 규제는 하면서 규제의 투명성과 효율성, 일관성을 확보하는 규제개혁을 감행해야 한다. 성장을 위해 분배를 희생하고 안정을 해쳐서 위기를 재생산하는 일을 막기 위해 경제민주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민주화는 시장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독재를 거부하는 것으로, 오히려 공정한 시장이 가져오는 효율성과 정당성을 최대한 수용하는 것이다. 유종일은 경제민주화의 3대 핵심과제를 제안함으로써, 현 정부의 정책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