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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phine de Vi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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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방정식에서 미지수를 알아내는 법을 배우고, 등거리 직선을 긋는 법을 배우고, 공리를 증명하는 법을 배우지만 진짜 인생에서는 제출할 것도, 계산할 것도, 구해야 할 것도 없다. 아기들의 죽음이 그렇다. 너무너무 슬프지만 그다음은 그걸로 끝이다. 아주 큰 슬픔은 물에 녹지 않고 공기 중에 퍼지지도 않는다. 어떻게 해도 완강하게 변하지 않는 견고한 성분처럼.
--- p.117-118 노는 ‘네’ 혹은 ‘아니요’로만 대답하고, 무슨 제안을 하든지 거의 다 받아들이며, 내가 보고 있을 때가 아니면 항상 눈을 내리깐다. 한번은 그 애의 침대에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그 애가 문득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이제 우리 둘은 함께인 거야?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함께라는 것, 나는 노에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은 몰랐다. 노는 자주 나한테 물어본다. 루, 우리는 함께인 거지? 이제 나는 알겠다. 그건 이제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놓지 못한다는 뜻, 말이 필요치 않은 일종의 묵계다. --- p.141 난 이런 것이 ‘사정’이려니 생각했다. 우리가 아무 손도 쓰지 못하는 사정. 인간은 6백 미터 높이의 마천루를 세우고, 해저호텔을 짓고, 종려나무 모양의 인공섬을 만들 수 있다. 유기적, 비유기적 대기오염물질들을 알아서 흡착하는 ‘인공지능’ 건축 자재도 만들어낼 수 있고,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청소기나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저절로 켜지는 조명등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이 외곽순환고속도로 길가에서 살아가도록 내려버려둘 수도 있다. --- p.212 나는 엄마 옆에 앉았다. 더는 눈물이 안 났다. 아줌마는 다시 자기 자리로 갔다. 자기 벤치로 말이다. (…) 엄마가 일어나더니 가자고 했다. 우리 가자. 아줌마 앞을 지나가는데, 그 아줌마는 내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아줌마를 돌아보았다. 아줌마가 나에게 손짓을 해 보였다. 나는 그런 손짓이 무슨 뜻인지를 알았다. 텅 빈 공원에는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었다. 그건 강해져야 할 게다, 용기를 내야 할 게다, 용기를 갖고 성장해야 할 게다, 그런 뜻이었다. 혹은 용기 없이도 성장해야만 할 게다, 라는 뜻이었다. --- p.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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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영원히 꽂아두고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_[요크셔이브닝포스트]
너무나 특별하다. 이토록 부드러우면서도 울림이 큰 이야기는 처음이다._[선데이텔레그래프] 성별도 나이도 상관없다. 모든 이가 이 책에서 은은한 향기를 느낄 테니._[헤럴드] 탁월한 서사와 시적 여운을 모두 갖춘 작품!_[더타임스] 감동이 오래도록 남는다. 조금은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이야기._[브리기테] 가족, 친구, 사랑, 우정, 성장… 삶을 아우르는 완벽한 소설!_[인디펜던트] 3개 문학상 수상,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현대 프랑스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작가, 델핀 드 비강이 선보인 순수의 역작! 프랑스 서점 직원 2천 명이 뽑은 ‘프랑스 서점대상’과 국제연합단체 로터리인터내셔널재단에서 수여하는 ‘로터리상’을 모두 거머쥔 소설. 상호화합재단에서 휴머니티와 박애정신을 잘 드러낸 작품에 수여하는 ‘솔리다리테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과 ‘고교생이 뽑은 공쿠르상’도 주목한 작품. 『길 위의 소녀』는 지적 조숙아 소녀와 홈리스 소녀의 만남을 통해 ‘성장’의 이야기는 물론, ‘노숙자’라는 사회 문제까지도 다룬 작품이다. 델핀 드 비강은 2015년, 『델핀과 델핀(가제, 비채 근간)』를 통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과 ‘고교생이 뽑은 공쿠르상’을 동시 수상하는 등 내놓는 작품마다 문학상을 휩쓸며 젊은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독자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왜 현대 프랑스 문학계에서 델핀 드 비강에게 열광하는지 직접 느끼게 될 것이다. 천재 소녀와 홈리스 소녀의 우연 같은 만남, 운명 같은 시간 “우리는 함께인 거지? 그렇지?” 아이큐 160의 지적 조숙아 ‘루’는 발표 수업 주제로 노숙자를 택한 것을 계기로 파리 시내 기차역에서 노숙하는 소녀 ‘노’를 만난다. 더러운 옷을 입은 채 한 끼 식사를 위해 시내를 떠도는, 냉소로 가득한 소녀 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학교 생활,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 밤마다 몰래 혼자 우는 아버지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천재 소녀 루.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두 소녀의 공통분모는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이 내던져진 세상에 의문점이 많다는 것이다. 소녀들은 닮은 만큼 조금씩 서로 마음을 열고, 그만큼 점점 둘도 없는 사이가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소녀는 조금은 위험하고도 도발적인 실험을 시작하는데……. 성장소설의 강점과 사회문제를 융합시킨 놀라운 필력! “나는 알고 있다. 세상이 꼭 정상은 아니라는 걸.” 정신적으로 너무 빠르게 성장해버린 소녀는 홈리스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학교에서 계산, 공식, 증명하는 법을 배우지만 진짜 인생에서 제출할 것도, 계산할 것도, 구해야 할 것도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청소년기에는 자기만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세상을 향해 어른들이 하지 않는 일을 시도하다 결국 부딪히고 깨지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는 새 이뤄가는 성장의 걸음. 『길 위의 소녀』는 두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차곡차곡 담아, 성장소설 특유의 감동과 애틋함으로 가득 차 있다. 스무 살도 되지 않은 홈리스 여자아이라는 소재 또한 이목을 끈다. 자칫 신파나 지나친 감성으로 흐를 수 있는 이 소재를, 작가는 순수와 유머를 적절히 조화시켜 완성해냈다. 화자인 소녀 ‘루’의 눈을 통해 세상을 묘사하기에, 열세 살다운 순진한 동정심과 지적 조숙아다운 성숙한 연민이 융합되어 있다. 특히 작가는 비참한 현실을 직시할 뿐, 결코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편들지 않는다. 그저 현재의 문제를 깊게 들여다보고 짚어내는 데 중점을 두는데, 이 담담한 서술이 되레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2009년 동일한 제목으로 선보인 바 있는 『길 위의 소녀』는 개정판 출간을 맞아 최대한 원서의 색과 결을 살려 본문을 재정비했고, 새 옷을 입혔다. 델핀 드 비강은 2016년 10월 말,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고 격찬받은 이 책의 진가를, 작가 방한 이전에 미리 만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