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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벌 떨다가 죽은 장수_7
목숨 건 사랑의 탈주_21 목탁으로 시각 알리는 각시_35 윤관의 비석을 찾아라_51 술병을 깨트린 적군의 화살_65 만리변성일장검_80 음탕한 왕자_94 안평대군의 실연_108 비극의 씨앗_123 문자와의 전쟁_139 국토의 북쪽 끝에 가다_154 두만강은 말이 없다_174 하늘과 땅과 사람_194 ‘꼬끼오’를 한자로 쓰면_209 야비하고 상스러운 글자를 만들다니_223 노란 옷 입으면 잡혀간다_237 만고의 명품 훈민정음의 탄생_251 대자보와 동맹 휴학_264 송화강은 조선 땅이다_285 역사는 사실(事實)이 아니라 쓰는 자의 사실(史實)이다_306 조선왕실 가계도와 정부 조직도_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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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자격루와 앙부일구, 농사를 돕기 위한 혼천의와 측우기, 조선에 맞추어진 역법서 간행, 평등한 과세를 위한 연분구등법 연구……. 재위 중에 이루어진 일들은 모두 백성들의 삶을 위해서였다. 그중에서도 세종이 가장 힘을 기울인 것은 새로운 글자, 누구든지 자기 뜻을 쉽게 전하고 억울한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훈민정음 28자였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난 훈민정음은 보수 대신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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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의 업적 이면에 살아 숨 쉬는 인간 이도의 민낯
소설 속에서 다시 태어난 세종 이도는 눈물 많고 고민 많은 평범한 인간이다. 특히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정이 깊은 사람으로 그려진다. 정치 논리에 휘말려 부인의 친정이 희생되자 소리 내어 울고, 왕이 하는 일이 죄인 처형하고 유배 보내는 것밖에 없냐며 술에 취해 한탄한다. 형 양녕대군이나 아들 임영대군이 온갖 망나니짓을 하고 다녀도 싸고돌기 바쁘다. 일을 진행하는 것도 의외로 감정적이고 고집스럽다. 세상을 뜬 왕후를 위해 시작한 불당 건립에 대소 신료들은 물론 전국의 유생까지 반대해도 귀를 막고 듣지 않고, 지속적으로 금주령을 시행하면서도 왕 자신은 궁궐의 주연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 『삼강행실도』를 전국에 배포할 정도로 윤리 교육에 고심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그릇된 행실은 슬쩍 눈 감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 황희 등 아끼는 신하는 잘못을 저질러도 계속 중임을 맡긴다. 더구나 실제 세종의 치세는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아버지 태종이 살아서 상왕으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실권을 갖지 못한 채 왕위에 올랐고, 남에서는 왜구가, 북에서는 여진이 침범하며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 유학과 양천 신분제도는 장점만큼이나 부작용도 뚜렷했다. 왕은 그 틈바구니에서 아직은 신생 국가인 조선의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모든 일은 사람을 중심으로” 위대함을 낳은 평범한 생각 세종은 고민하고 한탄하고 정에 흔들리면서도, “모든 일은 사람을 중심으로”라는 말 한 마디를 가슴에 품고 자신의 고뇌를 하나하나 결실로 바꿔간다. 명재상 황희, 천민 출신 기술자 장영실, 천재 악사 박연 등 그가 반대를 무릅쓰고 기용했던 사람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강력한 군왕이었던 아버지 태종의 입김이 닿지 않는 분야를 찾다가 육성하게 된 집현전이 왕의 길을 든든하게 지원한다. 부인에게 마음을 쓰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생각하다 보니 궁에서 일하는 무수리들의 출산 휴가까지 챙기게 된다.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벌주어야 하는 입장이 고달파 평민이나 천민이 잘 모르고 죄를 짓거나 억울하게 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교육하고 서로 이해할 방도를 고민한다. 사람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여린 마음이 고통 받는 상민들과 천민들의 삶을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 깊고 외로운 고민은 “한글 창제”라는 당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 결과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읽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평등한 과세를 위한 세법 연구, 생활과 농사 편의를 위한 자격루와 측우기의 개발, 왜구 토벌과 북방 영토 개척, 세종의 업적은 한글창제 이외에도 읊기가 민망할 만큼 끝이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사람들을 다 같이 잘 살게 하고자 하는 마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 앞으로도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에 놀랍고 위대한 인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범상치 않은 행적의 시작에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세종대왕 이도』는 알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