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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세종 이도(李?)의 진솔한 인간적 생애 -5 두 개의 태양이 뜨다 -13 쑥대밭 되는 명문가 -29 강철의 제왕 -44 밀리고 밀려서 호랑이 등에 오르다 -57 아우만한 형이 없다 -73 이 불효를 어찌하오리까 -88 파발마는 급보를 안고 달린다 -100 생명은 가도 또 온다 -112 내가 정말 조선의 왕인가 -124 전문가가 아니면 나서지 말라 -136 군왕의 길과 민초의 길 -150 원수는 은혜로 갚는다 -164 부처가 죽어야 공자가 사는가 -177 남녀상열지사가 대전을 괴롭히다 -190 국모 딸과 종년 어머니, 눈물의 포옹 -203 뭇 대신의 무릎을 꿇게 한 여인 -218 화적 여장부의 한 -232 권부의 중심을 향해 칼을 겨누다 -247 천민은 하늘이 내린 굴레인가 -261 임금의 미친 며느리와 신백정 -276 조선왕실 가계도와 정부 조직도 -292 2권 양천 논쟁과 임금의 벌주 -7 한자는 백성의 문자가 아니다 -22 천민은 법을 몰라야 한다 -39 강상의 죄를 막아라 -54 파저강의 여간자(女間者) -67 오랑캐 문자를 연구하라 -82 오랑캐를 함부로 죽이지 말라 -95 혈로를 뚫는 여장수 -109 명신인가, 허명인가 -124 형제 중에 숨은 칼날이 있다 -138 세자빈 치마 속 뱀 두 마리 -153 생명과 바꾼 가문의 위기 -167 여악(女樂)은 음란의 근원인가 -182 나랏님도 못하는 음주 단속 -195 두만강을 건너는 위장 부부 -209 세자의 늦사랑 -226 두 번째 폐빈 -245 조선의 명궁은 누구냐 -259 임금과 천민의 토론 -276 조선왕실 가계도와 정부 조직도 -292 3권 벌벌 떨다가 죽은 장수 -7 목숨 건 사랑의 탈주 -21 목탁으로 시각 알리는 각시 -35 윤관의 비석을 찾아라 -51 술병을 깨트린 적군의 화살 -65 만리변성일장검 -80 음탕한 왕자 -94 안평대군의 실연 -108 비극의 씨앗 -123 문자와의 전쟁 -139 국토의 북쪽 끝에 가다 -154 두만강은 말이 없다 -174 하늘과 땅과 사람 -194 ‘꼬끼오’를 한자로 쓰면 -209 야비하고 상스러운 글자를 만들다니 -223 노란 옷 입으면 잡혀간다 -237 만고의 명품 훈민정음의 탄생 -251 대자보와 동맹 휴학 -264 송화강은 조선 땅이다 -285 역사는 사실(事實)이 아니라 쓰는 자의 사실(史實)이다 -306 조선왕실 가계도와 정부 조직도 -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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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 참으로 할 말이 없소. 내 명색이 나라의 만인지상(萬人之上) 금상이지만 속수무책이니 무슨 낯으로 중전을 보리오.”
임금이 다시 긴 한숨을 쉬었다. 중전의 수척하고 슬픔에 젖은 모습을 보는 눈에 한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 오늘밤 연화방 수강궁 상왕 전하 앞에서 술 마시고 춤추며 놀다가 이제야 오는 길이오. 상왕 전하는 ‘주상이 나를 위로하니 지극히 즐겁구나.’라 하셨소. 박은, 이원 양 정승, 그리고 형조 조말생, 맹사성까지 즐겁다고 춤추더군요, 무엇이 즐겁습니까? 중전의 친아버지요, 나의 장인을 날만 새면 황천길로 가게 만들어 놓고 무엇이 즐겁습니까?” 세종이 마침내 더 참지 못해 손으로 방바닥을 치며 울음을 삼켰다. 참으려고 애쓰던 중전이 통곡을 시작했다. “전하. 정녕 길이 없는 것인지요. 신첩 숙부의 목숨을 빼앗은 지 몇 달 되지도 않아 이번엔 아버님을……. 정말 못난 딸자식 때문에 집안이 이 무슨 날벼락이랍니까. 전하…….” 왕과 왕비가 넓디넓은 궁전 침실에서 목놓아 통곡하는 목소리는 밖에서 슬퍼하던 상궁들의 가슴을 쥐어짰다. --- p.14 이튿날 아침 해가 중천에 돋았을 때 세종은 급보를 받았다. “무엇이, 서울이 불바다가 되었다고? 누구의 짓이냐?” 세종은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이틀 뒤 의정부에서 한양 대화재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불이 나자 대신들의 노비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뛰어나와 난동을 일으키고 재산을 약탈했습니다. 불을 지르라고 지시한 자는 화적 강원만이라고 합니다. ” 한성부윤 김소가 보고했다. “강원만이 혼자 획책한 일이란 말이오?” “남자 전복을 입은 여자 두목이 말을 타고 지휘를 했다고 합니다. 그 여자는 불화살을 쏘는데 대낮에 명궁이 쏘는 것처럼 정확했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바로 홍득희로구나. 놀라운 일이야. 놀라운 일.” 세종이 착잡한 표정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말했다. “아마 합세한 노비들이 내통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방화에 가담한 자들은 엄중히 다스려야 합니다. 잡힌 자 중에 16세 이상은 모두 교형에 처하게 하옵소서.” 대사헌 김명성이 아뢰었다. “지금 벌주는 게 능사가 아니오. 비록 노비와 신백정과 평민이라고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불을 지르는 데 가담했는지 그것이 걱정이오.” 임금 세종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 p.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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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의 업적 이면에 살아 숨 쉬는 인간 이도의 민낯
소설 속에서 다시 태어난 세종 이도는 눈물 많고 고민 많은 평범한 인간이다. 특히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정이 깊은 사람으로 그려진다. 정치 논리에 휘말려 부인의 친정이 희생되자 소리 내어 울고, 왕이 하는 일이 죄인 처형하고 유배 보내는 것밖에 없냐며 술에 취해 한탄한다. 형 양녕대군이나 아들 임영대군이 온갖 망나니짓을 하고 다녀도 싸고돌기 바쁘다. 일을 진행하는 것도 의외로 감정적이고 고집스럽다. 세상을 뜬 왕후를 위해 시작한 불당 건립에 대소 신료들은 물론 전국의 유생까지 반대해도 귀를 막고 듣지 않고, 지속적으로 금주령을 시행하면서도 왕 자신은 궁궐의 주연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 『삼강행실도』를 전국에 배포할 정도로 윤리 교육에 고심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그릇된 행실은 슬쩍 눈 감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 황희 등 아끼는 신하는 잘못을 저질러도 계속 중임을 맡긴다. 더구나 실제 세종의 치세는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아버지 태종이 살아서 상왕으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실권을 갖지 못한 채 왕위에 올랐고, 남에서는 왜구가, 북에서는 여진이 침범하며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 유학과 양천 신분제도는 장점만큼이나 부작용도 뚜렷했다. 왕은 그 틈바구니에서 아직은 신생 국가인 조선의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모든 일은 사람을 중심으로” 위대함을 낳은 평범한 생각 세종은 고민하고 한탄하고 정에 흔들리면서도, “모든 일은 사람을 중심으로”라는 말 한 마디를 가슴에 품고 자신의 고뇌를 하나하나 결실로 바꿔간다. 명재상 황희, 천민 출신 기술자 장영실, 천재 악사 박연 등 그가 반대를 무릅쓰고 기용했던 사람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강력한 군왕이었던 아버지 태종의 입김이 닿지 않는 분야를 찾다가 육성하게 된 집현전이 왕의 길을 든든하게 지원한다. 부인에게 마음을 쓰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생각하다 보니 궁에서 일하는 무수리들의 출산 휴가까지 챙기게 된다.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벌주어야 하는 입장이 고달파 평민이나 천민이 잘 모르고 죄를 짓거나 억울하게 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교육하고 서로 이해할 방도를 고민한다 . 사람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여린 마음이 고통 받는 상민들과 천민들의 삶을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 깊고 외로운 고민은 “한글 창제”라는 당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 결과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읽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평등한 과세를 위한 세법 연구, 생활과 농사 편의를 위한 자격루와 측우기의 개발, 왜구 토벌과 북방 영토 개척, 세종의 업적은 한글창제 이외에도 읊기가 민망할 만큼 끝이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사람들을 다 같이 잘 살게 하고자 하는 마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 앞으로도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에 놀랍고 위대한 인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범상치 않은 행적의 시작에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세종대왕 이도』는 알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