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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개정판
세종서적 200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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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최고의 개

1부 말리라는 이름의 강아지

1. 개까지 합쳐 세 식구
2. ‘그로건 가문의 위대한 말리’
3. 강아지, 집으로 오다
4. 고삐 풀린 망아지
5. 예비 삼촌
6. 상심
7. 나는 주인, 너는 종
8. 애견학교 퇴학생
9. 수컷의 숙명

2부 완전한 가족

10. 아일랜드는 꿈처럼
11. 똥장군 아저씨
12. 첫 대면
13. 한밤의 투사
14. 여보, 애가 벌써 나오겠대!
15. 산후 통첩
16. 망나니 무비스타
17. 보카혼타스의 나라에서
18. 그래도 똥만은 안 먹는다
19. 남자 나이 사십이면
20. 개들도 해변이 필요하다
21. 북으로 가는 비행기

3부 마지막 시간들

22. 연필베이니아에 살다
23. 난청
24. 늙는다는 것의 의미
25. 확률 싸움
26. 덤으로 사는 시간
27. 그해 겨울
28. 체리나무 아래서
29. 나쁜개 클럽

감사의 말
옮긴이 말

저자 소개 2

존 그로건

관심작가 알림신청
 

John Grogan

영화 「말리와 나」의 원작자다. 『말리와 나』는 이제 막 결혼한 그로건 부부가 강아지 말리를 입양하면서 시작한다. 임신을 하지만 유산을 하고, 멀쩡한 직업 대신 왠지 허술한 유기농 잡지의 편집장이 되는 과정을 겪으며, 신혼부부의 행복한 꿈은 깨어지는 듯 하지만, 결국 다섯 식구의 행복한 꿈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로건 가족이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한 마리 개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고통을 겪는 가족을 다시 단단하게 묶어준 끈, 바로 강아지 말리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은 우리가 가족을 만들어간 이야기”라며 “우리가 가족이 되는데 큰 도움을 준 동물에
영화 「말리와 나」의 원작자다. 『말리와 나』는 이제 막 결혼한 그로건 부부가 강아지 말리를 입양하면서 시작한다. 임신을 하지만 유산을 하고, 멀쩡한 직업 대신 왠지 허술한 유기농 잡지의 편집장이 되는 과정을 겪으며, 신혼부부의 행복한 꿈은 깨어지는 듯 하지만, 결국 다섯 식구의 행복한 꿈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로건 가족이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한 마리 개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고통을 겪는 가족을 다시 단단하게 묶어준 끈, 바로 강아지 말리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은 우리가 가족을 만들어간 이야기”라며 “우리가 가족이 되는데 큰 도움을 준 동물에 관한 동물 이상의 이야기”라고 정리한다.

존 그로건은「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칼럼니스트이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로데일에서 발행되는 「유기농 정원가꾸기」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그 전에는 미시건과 플로리다에 있는 신문사에서 기자, 지국장,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그의 책은 내셔널 프레스클럽이 주는 ‘소비자 언론상’을 비롯한 많은 상을 받았다. 현재 존 그로건은 펜실베이니아 주의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 아내 제니와 세 아이들, 그리고 놀랍도록 얌전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그레이시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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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느 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통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 기술 등의 전문분야에서 1,200여 회의 통역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어휘 감각으로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사랑하라,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폭력없는 미래』,『아인슈타인도 몰랐던 과학이야기』, 『음악이 보인다, 클래식이 들린다』, 『21세기 신과 과학 그리고 인간』,『엔트로피』,『피자의 열역학』,『다음 50년』,『로봇의 부상』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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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57g | 153*224*30mm
ISBN13
9788984072992

책 속으로

‘산책’은 적절한 단어가 아닌 것 같다. 말리는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가 ‘산책’하듯 산책했다. 뭐든 보이기만 하면 목줄을 팽팽히 당기며 튀어나가는 바람에 목이 졸려 쉰 소리를 냈다. 사람은 개를 뒤로 당기고, 개는 사람을 앞으로 당겼다. 말리는 우체통이나 덤불이 보이기만 하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달려가서 킁킁거리거나 헐떡거리다가 미처 멈춰서기도 전에 오줌을 싸는 바람에 과녁보다 제 몸에 오줌을 더 많이 묻혔다. 우리 주변을 뱅뱅 돌아서 목줄을 발목에 감고 나서는 갑자기 튀어나가는 바람에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49쪽)

말리는 다른 것도 먹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것들도 뒤로 빠져나갔다. 매일 아침 삽으로 녀석의 똥더미를 뒤집을 때 보면 알 수 있었다. 장난감 군인도 나오고 고무밴드도 나왔다. 한 번은 찌그러진 콜라병 뚜껑이 나왔고, 볼펜 뚜껑이 짓씹힌 채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매끄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는 것은 아니었고 말리는 마치 중증 대식증 환자처럼 주기적으로 토했다. 옆방에서 웨에에엑― 하는 소리가 나서 달려가 보면 반쯤 소화된 망고와 개 사료범벅 속에 들어앉은 가정용품 하나가 눈에 들어오곤 했다. 말리는 자상하기까지 해서 나무로 된 바닥이나 부엌의 리놀륨으로 된 바닥에는 결코 토하지 않았으며 항상 페르시아 카펫을 조준했다. --- p.135

몇 달이 지나면서 말리는 패트릭을 가장 좋은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어느 날 밤 잠자리에 들려고 불을 끄다 보니 말리가 아무데도 없었다. 아기 방에 가보니 패트릭의 요람 옆에 말리가 길게 엎드려 있었고 두 녀석은 행복에 겨운 의좋은 형제들처럼 스테레오로 코를 골고 있었다. 거칠 것 없는 야생마 같은 말리도 패트릭이 옆에 있을 때는 달라졌다. 말리는 아마 패트릭이 연약하고 힘없고 조그만 인간이라는 것을 아는 듯했고, 그래서 아기가 옆에 있을 때는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으며 아기의 얼굴과 귀를 부드럽게 핥아주곤 했다. 말리는 패트릭 주변을 맴도는 마음 착한 거인이었으며 이제 2등으로 밀려난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 p.153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나는 울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해 나는 말리를 차 안에 둔 채 제니가 기다리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모두 자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내일 아침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제니와 나는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는 제니에게 죽음의 과정을 모두 이야기해주고 안심시키려고 했다. 죽을 때쯤엔 깊이 잠들어 있었고 마음의 상처도 고통도 없었다고. 그러나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우리는 그저 서로 껴안고 있을 뿐이었다. 나중에 제니와 나는 밖으로 나가 함께 무거운 검은 백을 차에서 끌어내려 정원용 카트에 옮겼고 백은 차고에서 그날 밤을 보냈다. --- p.362

우리 개처럼 멍청한 개에게서도 사람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말리는 매일 매일을 끝없는 즐거움으로 채우는 것도 가르쳐주었고, 순간을 즐기는 것도 가르쳐주었으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도 가르쳐주었다. 또한 일상의 단순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숲속의 산책, 첫눈 오는 날, 희미한 겨울 햇빛 속의 낮잠. 나이가 들고 쇠약해지는 과정에서 말리는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무엇보다도 말리는 우정과 헌신, 변함없는 충성심을 가르쳐주었다.

--- p.373

줄거리

존과 제니는 신혼부부이다. 젊고 서로 사랑하며 젊고 예쁜 집도 있고 세상에 걱정거리라고는 없다. 어느 날 그들은 곧 생겨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연습으로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기로 결정한다. 신문광고를 보고 강아지를 처음 만나던 날, 그들은 쉴새 없이 까부는 노란 털공 같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에게 한 눈에 반한다. 그리고 부부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말리라고 이름 지은 강아지가 순식간에 40킬로그램이 넘고 몸집은 술통 같은 천하무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말리는 그들이 생각하던 얌전하고 우직한 이상적인 래브라도 리트리버, 아니 그 어떤 개와도 달랐다.

말리는 방충망을 뚫고, 벽에 구멍을 내고, 손님들을 침으로 목욕시키는가 하면 여자 속옷을 훔쳐온다. 게다가 다른 강아지의 일주일분 식사량도 모자라 입에 닿는 것이면 소파, 목걸이, 월급 수표 할 것 없이 먹어댄다. 이런 녀석이 천둥이라도 치는 날이면 공포에 차서 차고를 부숴버리는 괴력을 발휘한다. 개 훈련소에서도 말리를 쫓아냈고, 수의사가 처방해준 안정제에는 “주저 말고 쓰세요”라는 설명이 써있다. 그러나 안정제에 굴복할 말리가 아니었다.

반면 말리의 영혼은 순수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녀석의 신바람만큼이나 사랑과 충성심에도 한계가 없었다. 첫 임신, 유산, 강도의 위협 때에도 곁을 지켜준 건 말리였다. 그로건 가족의 작고 연약한 아기를 돌볼 줄도 알았다. 촬영장을 아수라장을 만들면서도 영화에 출연하여 그로건 가족을 으쓱하게 만들어 준 것도 말리였다.

어느덧 늙고 병든 말리를 보며 그로건 가족은 가족을 떠나보내는 슬픔에 직면한다. 그러나 말리는 죽는 순간까지도 수없이 계단에서 구르면서 주인 곁에서 잠을 자기 위해 절어대는 다리로 힘겹게 계단을 오르곤 한다. 그러면서도 어디에 힘이 남았는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샌드위치를 훔쳐먹고, 집안을 여전히 난장판으로 만든다. 마지막 순간까지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 준 말리는 그로건 가족에게 가족의 의미, 조건 없는 사랑의 가치와 행복의 비결을 가르쳐 주고 그렇게 떠난다.

출판사 리뷰

“말리만 없으면 우리는 행복한 가족?”
순도 100퍼센트의 기쁨으로 살아간 말썽꾸러기 개, 그리고 한 부부의 사랑 이야기


말리라는 이름으로 하나 된 가족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할 때 흔히 ‘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가족으로서 함께 겪는 수많은 희로애락의 일상들은 그때그때 단편적인 듯 보이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분명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은 사진첩을 꺼내보며 그 끈을 새삼 느끼곤 한다. 하지만 그로건 가족에게 있어 그 ‘끈’은 말리라는 이름의 한 마리 말썽꾸러기 개였다.
이 책 『말리와 나』의 이야기는 신혼살림의 재미에 푹 빠진 저자 존 그로건과 아내 제니가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한참 동안 이름을 못 정하다가 라디오에서 문득 흘러나오는 밥 말리의 노래를 듣고 ‘말리’라고 지었다. 서로 사랑하는 젊은 부부인 그들은 꿈으로 부푼 미래를 그리며 산다. 하지만 임신을 하고, 유산(流産)을 하고, 그래서 ‘창자를 끊어내듯 격렬하고 멈출 수 없는 울음’(76쪽)을 울기도 한다. 또 멀쩡한 직업을 버리고 왠지 허술한 유기농 잡지의 편집장이 되고, 그 때문에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눈 내리는 펜실베이니아로 이사를 가지만, 그곳에서 결국 다섯 식구의 행복한 꿈을 이루게 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 속에서 말리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가족이 떠올리는 모든 추억의 스냅-샷 속에 말리가 들어있는 것이다.

“우여곡절로 가득 찬 긴 여정이었다. … 강아지 시절과 조금 컷을 때의 모습, 찢어진 소파와 매트리스의 모습, 물가에서 미친 듯 목줄을 당기며 나를 끌고 가던 모습, 오디오를 틀어 놀고 뒷발로 일어난 녀석과 껴안은 채 춤을 추던 광경 등이 차례로 스쳐갔다. 말리가 삼킨 무수한 물건, 떡이 된 월급수표, 인간과 개 사이의 따뜻한 교감이 이루어지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무엇보다도 말리가 얼마나 충성스럽고 훌륭한 동반자였는지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340쪽)

이처럼 『말리와 나』는 말리라는 끈으로 묶여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이 모여 가족을 이루고, 그들이 다시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한 마리 개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작가 존 그로건 역시 “이 책은 우리가 가족을 만들어간 이야기”라며 “우리가 가족이 되는데 큰 도움을 준 동물에 관한 동물 이상의 이야기”라고 정리한다. 영화화된 〈말리와 나〉에서도 말리는 자신의 끈으로 두 남녀 주인공을 꽁꽁 묶고 있다.

‘말리와 나’의 성공 스토리
영화 〈말리와 나〉는 2008년 크리스마스 시즌 미국에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흥행작이다. 유명배우 오웬 윌슨과 제니퍼 애니스톤이 각각 존 그로건과 제니 역을 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2월 개봉되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원작인 이 책의 성공 스토리는 더욱 놀랍다. 원작 『말리와 나』는 2005년 미국에서 처음 발간된 이래 무려 2년, 장장 120주가 넘는 기간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그 중 23주 동안은 1위를 했다고 한다.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어 2,300만 부 이상 팔렸다.
언론들도 서평을 통해 『말리와 나』를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로이터통신」은 “단순한 개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에 관한 감동적 가르침”이라고 평했으며, 「뉴욕타임스」는 “강아지 꼬리를 흔들듯 독자들을 열광시킬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도 “사랑스런 개, 말리의 이야기를 독자들은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한 영화전문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곧바로 달려가게 만드는 책”이라고 했다.
독자들의 호평도 끊이질 않는다. 아마존이나 반스앤노블과 같은 온라인 서점에는 “이 책을 놓치지 마세요. 이건 보석입니다!”와 같은 독자서평이 지금도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말리와 나’가 책과 영화 모두에 있어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일까?

깔깔 웃다가 펑펑 우는 책
이 책 『말리와 나』의 첫 번째 힘은 ‘재미’다. 이 책은 한번 손에 들면 절대로 내려놓을 수 없는 전형적인 ‘페이지 터너page turner’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가진 정신없는 개 말리는 항상 우당탕탕 사건을 만들어 낸다. 제니의 생일선물 목걸이를 삼켜버려 주인이 3일 동안 ‘똥 검사’를 하게 만들고, 컬러 팬티를 당당히 입에 물고 온 동네를 활보하는 등 황당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며 독자들의 배꼽을 뺀다.
그러나 『말리와 나』가 단순히 말썽꾸러기 개의 좌충우돌 코미디만은 아니다. 이 책의 두 번째 힘은 ‘감동’이다. 말리는 그로건 부부가 새 가족의 미래를 일구기 시작하려는 순간 그들의 삶에 뛰어들었다. 식구들이 말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만큼이나 말리도 그들을 단단한 가족으로 묶어주었다. 동네에 살인범이 돌아다니자 사고뭉치 말리도 어떻게 알았는지 눈을 부릅뜨고 주인을 지키는 충견이 됐다. 저자 그로건도 말리가 늙어 병에 걸리자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수술 대신 안락사를 선택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이 감동스러운 이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에 서주는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
“말리는 훌륭한 개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착한 개라는 말도 못 들었다. 내가 아는 한 개 훈련소에서 쫓겨난 유일한 개다. 말리는 소파를 질겅질겅 씹었고, 방충망을 찢었으며, 쓰레기통을 엎는 데는 선수였다. 지능으로 말하자면 죽는 날까지 제 꼬리를 물려고 뱅뱅 도는 수준이었다.”(372쪽) 말리라는 개는 천하의 말썽꾸러기이자 골칫덩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거의 ‘민폐’ 수준이다. ‘엄친아’가 키운다는 ‘엄친개’는 절대 될 수 없다. 그런데도 왜 그로건 가족은 이토록 말리를 사랑했을까? 왜냐하면 가족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리에게 들어간 비용과 말리가 망가뜨린 것을 복구하는 비용을 다 합치면 작은 요트라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간에서 하루 종일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요트가 과연 몇 척이나 되겠는가? 주인의 무릎 위로 올라가거나 주인의 얼굴을 핥는 요트가 몇 척이나 되겠는가? … 말리는 가족으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변덕스럽지만 사랑받는 아저씨처럼 말리는 그냥 말리였다. 말리는 결코 영화에 나오는 래시나 벤지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대회는커녕 동네 애완견 대회에도 나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들을 안다. 그러니 말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렇기 때문에 녀석을 더욱 사랑한 것이다.”(302쪽)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
반려동물이란 보통 주인보다 늦게 태어나 먼저 죽게 마련이다. 키우던 동물의 죽음과 관련된 아픈 기억을 마음 한켠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정 떼기 싫어 이제 개 안 기르련다”라는 억센 아줌마의 말이 퉁명스럽게 들리지 않는다. 말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인보다 먼저 늙고 먼저 죽었다. 저자 그로건도 말리를 통해 인생의 축소판을 보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말리를 보면 인생이 짧다는 것, 그리고 순간의 기쁨과 놓쳐 버린 기회로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전성기는 한 번뿐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은 꼭 갈매기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에 차서 바다 한 가운데를 향해 끝없이 헤엄쳐 가는 날이 지나면 물그릇의 물을 마시려고 몸을 굽히기조차 힘든 날도 온다.”(324쪽)
독자들 역시 죽음을 앞두고 ‘덤으로 사는 시간’을 사는 말리를 보며 삶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이 닥치기 전에 말리는 오로지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한 인생을 즐겼을 뿐이다. 우리들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닐까?

“얘는 사는 게 너무 즐거운가 봐요!”
정신없는 말리를 보고 한 동네사람이 던진 말이다. 하지만 인간인 우리의 삶은 얼마나 즐거울까? ‘사는 게 즐겁다’는 말이 얼마나 현실성 없으면 상대방을 비꼴 때 “넌 사는 게 즐거운가보다”라고까지 할까.
말리는 우리에게 삶의 기쁨을 가르쳐준다. 매일을 끝없는 즐거움으로 채우는 법, 마음 가는대로 사는 법, 삶의 단순한 행복을 누리는 법 등 “얘는 사는 게 너무 즐거운가 봐요!”라는 그로건 이웃의 말 한마디가 담고 있는 의미는 만만치 않다. 그러나 말리는 행복한 때에만 행복하게 살았던 것이 아니다. 말리는 삶의 모든 어려움에 낙관적으로 대처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지녔다. 늙고 지쳐 병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그로건 가족의 목소리에 눈빛이 살아나고,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를 치며 삶에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말리의 조건 없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변함없는 헌신은 바로 말리 자신의 행복이었고, 그로건 가족에게는 믿을 수 없는 선물이었다. 우리 모두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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