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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피고
양장
이병초
작가 200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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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제1부 봄 편지
개똥참외
전화
초생달
봄밤
제사
조각달
달빛 1
달빛 2
봄 편지
정짓간
미꾸라지

제2부 들길
골목

들길
새벽
고구마
잔물결들
추석

할매
눈 내리는 밤
들쥐
용천암
머슴새 2
물개똥과 자전거

제3부 살구꽃 편지
독감
문병
앞시암은 박적시암
싸락눈
살구꽃 편지
귀가
갈몰떡

씨고구마
마늘밭
고추잠자리

제4부 둥구나무
검객
토끼탕
풍덕새
상수리 줍기
둠벙 품기
곗날

둥구나무
꺼먹둥이 술집
명당明堂

겨울비
나락 말리기
이사
황방산의 달

■ 해설·유성호
‘몸의 기억’을 복원하는 구어口語의 활력

■ 시작노트 _ 개똥참외는 개똥이 아니다

저자 소개 1

시인. 1963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다. 1998년 문예계간지 [시안]에 연작시 「황방산의 달」이 당선되었고, 시집 『밤비』, 『살구꽃 피고』, 『까치독사』, 『우연히 마주친 한 편의 시』 등이 있다.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시세계는 근대화에 소외된 고향과 거기에 살았던 분들의 이력을 자양분으로 삼았는데 토속적 이미지를 현재로 재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에 표면화된 전북의 입말은 날것의 미학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웅지세무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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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0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14쪽 | 230g | 128*188*20mm
ISBN13
9788989251828

출판사 리뷰

‘몸의 기억’을 복원하는 구어口語의 활력

사물이나 시간이 가지는 미추美醜와 청탁淸濁을 가르지 않고 뭇 사물과 시간이 자신의 기억 속에서 동등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꿋꿋하게 펼치고 있는 이병초 시인이 첫 시집『밤비』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신작 시집 『살구꽃 피고』를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하였다.
시인은 1963년 전주 출생으로, 1998년 《시안》에 연작시 「황방산의 달」로 등단했으며 우석대 국문과와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수학했다. 첫 시집으로 『밤비』가 있으며, ‘제2회 불꽃문학상’을 받은 시인은 현재 웅지세무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에 펴낸 시집 『살구꽃 피고』는 따뜻하고도 화해로운 성격의 점증漸增과 변형을 동시에 견지하면서, 활력 있는 이병초 시학을 견고하고도 새롭게 구현하고 있다. 4부로 나누어져 총 51편의 신작시를 수록하고 있는 그의 시는 심미적 언어의 조탁 과정을 현저하게 피하면서, 그 대신 토속적 자연어 자체의 미감을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와 결속된 언어를 취택하면서, 추상어보다는 구체어, 문어文語보다는 구어, 표준어보다는 지역어를 지향한다. 그렇게 자신의 몸에 새겨진 기억을, 일관되게 구체성 있는 구어口語와 지역어를 통해 복원하면서, 그 ‘몸의 기억’을 시의 표면에 적극 물질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병초 시편들은 세계와 건실하게 밀착되어 있고, 고아古雅한 언어와 확연한 대극을 이루면서, 날것 그대로의 언어를 재현하고 있다. 이는 매우 자각적이며 의식적인 결과로서, 이번 시집을 구성해내는 작법作法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할 것이다.
최대한 ‘구어’를 활용하여 미세한 ‘몸의 기억’을 되살려내는 이병초 시편들의 미덕은, 확연한 언어적 의장意匠 속에 담겨 있는 다양한 활력과 따뜻함의 결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을 가능케 한 깊은 수원水源은, 말할 것도 없이, 그의 고향과 가족이다.
근대의 파시스트적 속도나 화려한 외관과는 상관없는, 오히려 그것들에 철저히 밀려난, 그래서 어쩌면 ‘몸의 기억’ 속에서 가장 선명한 형상을 얻고 있는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사라져가는 것들(“왼갖 허드렛것들”)을 아프고도 정답게 보듬는 이병초의 상상력은 매우 생활적 점착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가령 그것은 “소죽 쑤는 냄새 그시랑 찍어먹는/달구새끼들 냄새 들쩍지근한 외양간 냄새” 같은 후각이나 “그 냄새로 지붕을 인 똥깐 옆”에 늘어져 있는 “푸르딩딩한 개똥참외” 같은 시각이나 “삼베옷 짜대는 늦매미 울음소리” 같은 청각이 어우러져 구성되는 점착력이다.
“어칠비칠되비칠거리는 세상일”(「잔물결들」)을 넘어, 생생한 구어의 활력을 통해 ‘몸의 기억’을 완성하고 있는 이병초 시편에는, ‘비애’의 정서를 기본으로 하고는 있지만 그 안에 삶을 위안하고 치유하려는 ‘희망’의 흔적이 역력하게 배어 있다. 그래서 그를 일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오욕과 질척질척한 비린내를 잘 버무릴 줄 아는 시인”(안도현)이라는 평가가 있어왔던 것이다.
그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눈부심을 희원하는 시인이다. 물론 “참말로 봄이 오긴 올 건지” 하는 고민을 동반하고는 있다. 그리고 “밥 짓는 냄새에도 고개가 숙여지는 삶”이 그를 “논밭일에 치어 더 이상 하얀해질 가망이 없는/얼굴들처럼 내 소망 바깥에” 두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농민신문지로 도배한 벽에 손톱금 내어 새긴 백합 한 송이/쪽창 두드리던 그녀의 품속에/풍덩 뛰어들고 싶었던 날들” 때문에 잠시 환해지면서 “뒤안 대숲을 차오르는 참새떼 소리”를 가슴 안쪽에 담아두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그 ‘희망’의 속살이 비록 ‘슬픈’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슬픔’의 힘으로 그가 고향과 가족과 시간들을 품어안고 한 생애를 또 건너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처럼 구어의 생생한 활력을 통해 ‘몸의 기억’을 하나하나 복원하고 있는 이병초 시인의 새 시집『살구꽃 피고』는 요설과 해체 정신으로 미만彌滿한 우리 시단에서, 오히려 역설적 전위前衛로 솟구칠 것이다. “손끝으로 쓴 작위적인 시가 아니라 가슴에서 저절로 솟구치는 서글픈 정서”(오탁번)를 담아내고 있는 그의 시편들이, 그로 하여금 우리 시대를 역류逆流하는 ‘오래된 새로움’의 시인으로 각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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