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산벚나무
인연 인형의 집 밤은 가득하다 언젠가는 만나리...... 반딧불이의 늪 고헤이의 뒷모습 옮긴이의 말 |
Mariko Koike,こいけ まりこ,小池 眞理子
고이케 마리코의 다른 상품
|
산벚나무
한때 상사와 깊은 불륜에 빠졌지만, 모든 걸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온 지 벌써 1년. 그의 아내, 마야가 죽었다는 부고를 받고 도쿄를 찾았다. 비록 나는 마야를 배신했는지 모르지만, 마야는 끝까지 나를 의지했다. 마야가 남편의 바람기를 견디다 못하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을 때, 나에게만 그 사실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그런 그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상갓집에 가던 중, 우연히 그녀의 불륜 상대였던 남자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 남자, 그가 사랑했던 여자의 죽음을 앞에 두고 대체 왜 산벚나무 이야기만 꺼내는 걸까? 인연 지독한 감기에 걸려 벌써 한달째 집에서 쉬고 있다. 잠만 들면 어린 시절의 꿈을 연달아 꾸는 바람에, 같은 동네에 살았던 논짱이 기억났다. 논짱은 동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로, 그 집의 하숙생이었던 오카모토와 특히 사이가 좋았다. 다정했던 모습을 하나씩 떠올리다 보니, 유일하게 나를 여자로 봐주는 요시자키가 너무나 보고 싶어졌다. 나이 든 호스티스에 불과한 나에게 귀엽다고 말해준 사람. 앓는 동안 살이 너무 빠져서 몰골이 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오라고 하는데…… 인형의 집 언제부턴가 집 근처에서 자꾸만 기척이 느껴진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어 신경이 날카로워진 나는 어머니의 유품인 인형의 집을 꺼내놓고 고민에 빠졌다. 우울증에 시달렸던 어머니가 치료의 일환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미니어처였는데, 유품인 인형의 집은 우리집을 아주 놀라울 정도로 똑같이 축소해놓았다. 가끔씩 원고를 받으러 온다는 핑계를 대고 집에 놀러오곤 하는 다자와가 우연히 이 인형의 집을 보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는데…… 밤은 가득하다 우울증에 걸린 남편은 씻는 것을 거부하고 오로지 먹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나를 안아주지도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죽은 전처가 사용했다는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몰래 그 방을 엿보던 나는 그곳에서 남녀가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는데…… 언젠가는 만나리…… 새로운 여자와 사랑에 빠진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집을 얻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지금, 문득 과연 그 집과 여자가 어떻게 됐을까 궁금해졌다. 큰맘 먹고 그곳을 찾았더니 아직도 그녀 홀로 그 집을 지키고 있는 게 아닌가. 그녀는 자꾸만 사람들이 기다린다며 나를 잡아끄는데, 과연 누가 기다린다는 것일까? 반딧불이의 늪 시골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던 나는 여성지에서 주최한 각본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게이치를 알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오토바이를 타고 나를 만나러 온 게이치는 올 때마다 각본에 등장했던 반딧불이 늪을 찾겠다고 말하곤 했다. 그가 자살한 지금, 갑자기 그의 아내가 전화를 걸어 반딧불이 늪을 찾았다며 함께 가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고헤이의 뒷모습 미친 듯이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초로의 남자에게 초대를 받아 한 고급 음식점을 찾는다. 그는 나에게 청혼을 하지만,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건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고헤이의 뒷모습이다. 그런데 왜 그는 계속 뒷모습만 보이며 내게 고개를 돌리지 않는 것일까? |
|
‘연애 소설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으로 국내에 소개된 고이케 마리코의 단편집. 이 책에 소개된 7개의 단편들은 한마디로 사랑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지독한, 그러나 인정받을 수 없는 사랑에 빠져 있거나, 그런 사랑을 바로 옆에서 바라봐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랑은 죽음과 맞닿아 있고, 작가는 생(生)과 사(死)를 넘나드는 지독한 사랑을 펼쳐놓은 뒤, 평범한 일상에 매몰된 당신의 본능을 자극한다.
죽어도 좋을 만큼, 아니 죽어서도 찾아오는 사랑의 양날 연애의 끝은 어디인가? 고이케 마리코의 작품은 이런 화두를 던진다. 결혼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결말을 맞이하기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너무나 지독한 사랑의 양날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 그 때문에 죽어서도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를 찾아오는데, 작품 속에 드리워진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극적인 상황이 펼쳐지며 치명적인 연애의 끝을 보여준다. 고헤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돌려 내 쪽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를 좀 봐요.” 안타까운 마음에 나는 소리 내서 말했다. “부탁이에요. 내 쪽을 좀 봐줘요. 왜 그렇게 계속 뒷모습만 보이고 있는 거죠. 왜 내 얼굴을 봐주지 않는 거죠. 이렇게 보고 싶은데. 얼마나 그리웠는데.” 눈물이 흘렀다. 빗소리가 잦아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고 빗줄기가 너무 강해서 잠깐 소리가 끊어진 것 같았을 뿐이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아, 그랬지, 하고 나는 어떤 생각을 떠올렸다. 온몸의 모공이 열린 듯한 감각이 엄습했다. 고헤이의 몸은 앞부분이 엉망으로 뭉개져서 죽었던 것이다. 얼굴도 가슴도 배도, 어느 하나 생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부분이 없었고 대신 등과 엉덩이만이 살아있을 때처럼 생생한…, 그런 모습으로 죽었다고 했다. - 「고헤이의 뒷모습」 중에서 눈앞에서 또 다른 나를 보는 섬뜩함, 공포와 탐미의 미학 고이케 마리코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던 역자는 기존의 고이케 마리코의 작품이 불꽃같은 사랑에 집착하던 남녀가 결국은 부질없는 미련만 남기고 파국을 맞는 ‘관능과 탐미’였다면, 이번 작품들은 ‘공포와 탐미’의 미학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 공포를 두고 시인 고이케 마사요는 옷을 입을 때 소매에 끼워 넣은 자신의 손이 소매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7개의 단편을 하나씩 읽다 보면, 내가 또 다른 나를 보는 섬뜩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는 연애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실감나는 이야기를 전개해가다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단단한 바닥이 갑자기 사라지는 아득한 공포가 놀랍다. 자신의 정신 상태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할 때는 아마 누구라도 그런 상태가 될 것이다. 선명한 의식 속에 또 하나의 다른 의식이 뒤섞이면서 이윽고 현실과 허구의 구분이 가지 않게 될 때의, 그 참기 어려운 위화감……. 거울 속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 「밤은 가득하다」 중에서 지탄받는 사랑, 그 내면의 불안을 포착한 작가적 상상력 주인공들의 사랑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지탄받을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키워온 불안, 그 불안이 만들어내는 심리 상태가 이럴 것이라는 작가의 상상이 녹아든 작품이다. 그러한 작가의 상상력은 사람의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싸늘하고도 오싹한 결말로 이어진다. “남편도 이런 때 왔습니까?” 갑자기 허를 찌르는 질문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머릿속이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졌다. 역시, 하고 생각했다. 역시 미호는 알고 있었다. 게이치가 나한테 드나들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반딧불이의 늪」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