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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Mal Bong,金末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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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는 빈 잔 한 개를 진화 앞으로 내밀어 놓고 주전자를 들었다. 쪼르르 술이 흘러나오는 소리가 개울물 소리 같은 착각이 잠깐 동안 관우의 귓가에 스쳐 갔다. 길게 아래로 바른 관우의 속눈썹이 주전자를 내려놓는 것과 함께 슬쩍 위로 치켜졌다. 눈썹 속에서 환히 광채가 나는 두 개의 눈동자가 진화의 눈과 마주쳤다. 지극히 짧은 일순간이었으나 관우는 이미 진화와 무궁한 정화(情話)를 속삭인 듯 흐뭇이 마음이 즐거웠다. --- p.107
뱀의 주둥이 끝에는 굵은 바늘 같은 두 개의 혓바닥이 가위처럼 날름거리는 것이 보인 때문이다. 어찌 보면 뱀은 살아서 방금 진달래 덤불 속에서 나무 둥치를 감고 그리고 중의 가슴팍을 휘감아 턱 아래로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p.41 진화가 정열을 쏟아 그린 이 그림 한 폭은 관우의 평생을 지배하는 사랑의 약도라 해도 좋고 천애의 고아로 유리하는 관우 자신의 운명의 거울이라 해도 좋다. --- p.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