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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Chapter 1. 르와르 강가에 포도 나무를 심다. 나의 첫 도시 ㅣ 와인, 축제가 되다 ㅣ 절벽의 방 ㅣ 동화 속에서 로제 와인 한잔 ㅣ 천문학자? 동물농장? ㅣ 난 이성애자인데… Chapter 2. 소믈리에 사관학교 보르들레가 되다 ㅣ 눈으로 마시는 법 ㅣ 향기, 와인의 신비 ㅣ 입안에서 생명을 느끼다 ㅣ 저주받은 코 ㅣ 보르도, 다섯 친구를 만나다 ㅣ 최고의 청년 소믈리에를 찾아라! ㅣ 대가들의 거래 ㅣ 시음 노트 ㅣ 참나무의 비밀 ㅣ 곰팡이에도 고품격이 있다 ㅣ Merci, 동 페리뇽! ㅣ 와인 콩쿠르 ㅣ 결혼 ㅣ 부르주아들의 잔치 ㅣ 100년을 사는 와인 ㅣ 창고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가 ㅣ 포도들의 화음 ㅣ 옷을 입히다 Chapter 3. 도전의 시간 와인 리스트 ㅣ 마지막 연습 ㅣ 시험은 두렵다 ㅣ 블라인드 테이스팅 ㅣ '끝'을 달래는 담배연기 ㅣ 붉은 전쟁 ㅣ 일요일의 우연 ㅣ 작별인사 ㅣ 떠나는 자와 시작하는 자 Chapter 4. 프렌치 키스 합격통보 ㅣ 에펠탑, 불꽃, 그리고 샹그리아 ㅣ 사랑할 수 없는 '부쇼네' ㅣ 아름다운 약속 ㅣ 사과에 취한 도시 ㅣ 교황의 와인 ㅣ 와인을 함께 마신다는 것은 ㅣ 그녀의 콘서트 ㅣ 토끼 머리 내리친 날 ㅣ 랑그독에서 달려온 쪽지 ㅣ 빠리의 하얀 밤 ㅣ 초콜릿을 사랑한 와인 ㅣ 달팽이와 샤블리 ㅣ 황금언덕 ㅣ 지중해의 식탁 ㅣ 크리스마스의 사치 ㅣ 소믈리에로 살아보기ㅣ 와인의 길을 달리다 ㅣ 쇼꼴라 쇼, 와인 두 병 그리고, 13시간의 잠 에필로그 보너스 Tip 나만의 시음 노트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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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실린 사진에는 어제 뚜르 시내에서 있었던 동성애자들의 축제 행렬 맨 앞에 너무도 신난 표정으로 춤을 추고 있는 두 명의 한국 여성이 담겨 있었고, 그중 하나가 바로 나였다. 기사의 제목은 '축제를 즐기는 동성애자들'. 변명의 여지도 없이 순식간에 나는 동성애자가 되었다. 이런 것이 바로 프랑스의 좋았던 기억 중 하나다. 나는 그들의 거리 축제를 좋아했고,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그들 사이에 섞여 춤을 출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있다는 것이 묘한 해방감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 체면치레 따위는 필요 없었다. 이날도 바로 그런 날 중 하루였다. 100여 미터쯤 사람들과 섞여 춤을 추며 행렬을 따라가고 있을 때쯤, 누군가 사진을 찍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행렬으 선두에 서 계속 우리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러다 우리 신문에 나오는 거 아냐?" 친구가 춤을 추며 내 귀에 대고 소리쳤다. "괜찮아! 아는 사람들만 안 보면 돼!" "맞아! 난 한국에 있는 사람들만 안 보면 돼!" 우린 금세 다시 깔깔대며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설마'했던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행렬의 맨 앞에 선 동양인 여자 커플이 신기했는지 기자의 카메라는 정확하게 우릴 향해 포커스를 잡았다. 사진은 지역 신문에 실렸고, '아는 사람'인 마크의 눈에 포착되고 만 것이다. --- p.41 와인을 공부하면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곰팡이가 피어 썩은 포도로 만드는 와인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존재했다. 바로 쏘떼른 와인과 같은 스위트 와인이다. 쏘떼른 지역의 수위트 와인은 아주 특별한 기후에서 비롯된다. 늦여름, 쏘떼른으로 향하는 길을 차로 달리면 아침 나절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그러다가 한낮이 되면 뜨거운 태양이 내리쬔다. 이렇게 아침의 안개로 인한 습기와 한낮의 더위가 번갈아 연속되면서 쏘떼른의 포도에는 보트리티스 시네레아라는 곰팡이균이 생긴다. 이 곰팡이는 포도 알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당도는 높여 청포도 알을 마치 건포도처럼 갈색으로 변하게 하고, 꼬들꼬들하게 만든다. 또 그 맛은 꿀처럼 단맛이 된다. 이런 현상을 '뿌리뛰르 노블'이라고 하는데, 우리 말로 풀어 보자면, '귀족적인 부패' 즉, '귀부현상'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썩는 것에도 품격이 있다는 것이다. --- p.98 필기시험 과목은 와인 리스트 분석, 양조, 프랑스 지역별 와인, 서비스 기술 및 감각적 분석, 프랑스를 제외한 기타 외국 와인과 차, 커피, 물 등의 기타 음료 및 오드비 등 기타 주류, 음료 관련 법규 및 레스토랑 관리 행정 등으로 모두 네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와인 리스트 분석은 문제로 출제된 수십여 갱의 와인 리스트에서 잘못 표기딘 부분을 찾아 수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산지의 명칭이 잘못된 것, 등급 표기가 올바르지 못한 것, 하다못해 철자가 틀린 것까지도 골라내야 한다. 양조에 관한 문제는 말 그대로 포도 경작법부터 종류별 와인에 대한 각각의 양조법, 화학작용 등에 대한 내용으로 대부분 주관식으로 출제되었다. 프랑스 지역별 와인에 관해서는 부르고뉴 지역에 관한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사실 프랑스의 와인 산지 중 부르고뉴 지역을 공부할 때 가장 힘들었기 때문에 처음 시험지를 받아 들고는 아찔했던 기억이 난다. --- p.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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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어느 평범녀의 좌충우돌 프랑스 국가 공인 MC 소믈리에 도전기
"어느 날 문득, 내 인생이 지루하고 졸린 다큐 영화 같더라. 그래서 '단념'이라는 것을 수십 번 반복한 끝에, 결국 '꿈'이라는 것을 손에 한번 쥐어 보기로 했어." - 프롤로그 '생존'이 꿈이 되어버린 시대, '꿈'을 좇는 어리석은 탈주녀가 되다! 많은 현대인들이 안정적인 일상이 주는 달콤함과, 늘 유사한 패턴으로 흘러가는 일상이 주는 건조함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리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철 지난 꿈의 한 귀퉁이가 간질간질 마음을 심란케 한다. 하지만 이내 '철 지난 꿈'의 오색찬란한 생생함은 '철 든 어른'이란 현실 앞에 무기력한 나신을 드러내고 우리는 거짓말처럼 다시 바쁜 일상으로 잰 발걸음을 옮긴다. 밥벌이의 지엄함 앞에 던져진 꿈의 운명이란 대게 이렇게 볼 품 없고 위태롭지만 독한 생명력 탓에 얼마 후 우리는 마음속 한 귀퉁이가 또 간지러워진다. 여기 직장생활 8년 차가 된 한 사람이 있다. 그녀는 연례행사처럼 1년 한 번씩 다른 삶에 대한 갈망이 들끓어 고달팠노라 고백한다. 그리고 '단념'이라는 것을 수십 번 반복한 끝에, 결국 '꿈'이라는 것을 손에 한번 쥐어 보고자 안정적이지만 지루하고 졸린 다큐 영화 같은 일상으로부터의 과감한 탈주를 감행한다. 그녀를 서른세 살의 철 없는 탈주녀로 만든 것은 바로 '와인'과 '소믈리에'. 가족은 물론 주변 모두를 놀라게 한 과감한 선택과 도전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떠나는 순간까지 "왜 하필 와인이야?"라는 '철 든 어른'들의 질문에 답할 소위 대외적인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냥 단순히 와인이 좋아서도, 소믈리에가 되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것이 내 선택이었고, 운명처럼 서서히 다가왔다." 감춰 둔 꿈의 또다른 속성이 바로 모호함 아닐까. 모호하고 불확실하지 않았다면 누군들 그 꿈을 숨겨만 두겠는가. 이 책은 이처럼 불투명한 열정이 이끈 3년간 그녀의 프랑스 행 이후를 담고 있다. 프랑스에서의 낯선 삶을 통해 프랑스와 그들의 와인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방식으로 와인 전문가가 되어 가는 탈주녀의 도전과 함께 하다 보면, 프랑스 문화는 물론 와인 상식과 소믈리에의 기초 소양까지 얻게 되는 색다른 방식의 독서와 만날 수 있다. 탈주녀, 프랑스 국가 공인 MC 소믈리에가 되다! : '뚜르 → 보르도 → 파리'로 이어지는 1000일간의 프랑스 와인 대장정 의도하지 않았지만 서른세 번째 생일날 감행된 그녀의 탈주가 정한 첫 목적지는 프랑스의 뚜르. 파리가 수도로 정해지기 전까지 중세 프랑스의 수도였던 뚜르는 탈주녀에게 부족했던 프랑스어와 생소한 프랑스 문화를 몸에 익히게 해 주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르와르 강을 두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중세의 고성(古城)들과 그와 함께 역사를 이어온 포도밭이 이루는 파노라마를 통해 와인과 함께 살아온 프랑스 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면서 자신의 꿈을 한층 숙성시킨다. 뚜르에서 숙성된 꿈은 보르도에 있는 소믈리에 전문학교 '까파(CAFA)'에서 체계적인 수업과 생생한 현장 체험 등을 통해 살을 붙여 나가면서 와인과 소믈리에의 세계로 저자를 한 걸음씩 안내한다. 눈과 코를 거쳐 입안에 이르러서야 완성되는 테이스팅의 낯설음과,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를 짝지어 주기 위해 프랑스 요리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 등 와인과 소믈리에로 가는 길이 평탄하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깨우쳐 갈수록 와인이란 복잡한 녀석의 매력에 성큼 다가서는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와인은 자신의 매력적인 속살을 쉽게 드러내지 않기에 책으로만 배울 수 없는 복잡한 술이다. 그녀는 학교 수업뿐 아니라 포도가 재배되고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배우려 많은 곳을 돌아다닌다. 오메독의 '샤또 디옹'에서 블렌딩의 매력을, 오크통 제조 공장에서 와인의 맛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추인 '참나무의 비밀'을, 쏘떼른의 '샤또 라 뚜르 블랑쉬'에서 고품격 곰팡이의 신비로움을, 프랑스인 친구 장으로부터 마리아쥬에 대한 수업을 받기까지 그녀가 기록한 프랑스 생활은 그 자체로 아주 훌륭한 와인과 소믈리에 설명서가 되어준다. 긴 배움의 과정을 거쳐 드디어 맞닥뜨린 소믈리에 시험. 그녀는 외국인이라 더 힘겨운 필기시험을 거쳐 블라인드 테이스팅, 실기시험을 통과해 자신을 프랑스로 이끈 '국가 공인 MC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하는 데 성공해 낸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랜 도전이 빛을 발하는 순간 그녀는 다시 한번 스스로를 재촉한다.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와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 그녀는 파리로 향한다. 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와인과 어?리는 요리 또한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귀국을 늦춘 것이다. 그렇게 파리의 요리 전문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 입학하여 프랑스 요리의 복잡한 매력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고 나서야 그녀의 무모한 도전은 일단락 맺는다. 이 1000일여에 걸친 그녀의 도전 기록은 그 자체로서 와인과 소믈리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되어줄 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꿈꾸기만 할 뿐 머뭇거리는 우리들에게 도전의 매력을 일깨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