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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탄생의 드라마 봄날 들판에서 싹트는 것들 태양꽃, 민들레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식용꽃 벚꽃이 질 때 꽃보다 경단 죽순을 즐기다 아내와 남편을 위한 야채 과일과 치즈의 결혼 푸른 집에서 소중한 삶의 터전 [여름] 비올 때 숯과 물 빗속에서 자라는 작은 생명 손님상에 내놓는 야채요리 모리스의 정원에서 바다의 맛 바다에서 건져올린 싱싱한 먹을거리 행복한 토마토 빨강과 초록의 멋진 관계 물과자 이야기 식물의 역할 생명의 소중함 [가을] 가을 추수거리 열매, 몸을 만들다 신토불이 편안한 삶 가을이 주는 눈부신 선물 결실의 계절 가을 쌀에 찍힌 빨간 도장 내 마음의 찻집 여행 그리고 향수 신이 주신 선물, 당근 포도에서 와인으로 요리의 원칙 [겨울] 마음으로 담드는 저장식품 겨울 야채의 효과 구운 사과 겨울 야채가 맛있는 이유 겨울 손님에게 두부와의 묘한 인연 배추의 변신 가족이 그리울 때 시골생활의 즐거움 부록: 맛깔나는 우리식 장 담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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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식용꽃
유리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조금 있으면 봄이 오니까 다들 준비하라’는 바람의 메시지인 것일까. 필시 봄은 동쪽 저 멀리에서 제자리걸음을 치고 있을 것이다. 북풍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때 부는 바람에는 매서움이 있다. 그만큼 3월은 바람이 많은 달이다. … 3월, 무거운 겨울 코트와 가라앉은 기분을 벗어 던지고 가볍고 밝은 빛깔의 옷을 꺼내 몸과 마음에 입어보자. 그러면 분명 새로운 세포가 몸속을 돌아다니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대지에도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자 마른 잎을 들춰보니 놀랍게도 그 속에서도 제비꽃들이 갖가지 보랏빛 자태를 뽐내며 봄을 알려주었다. 보랏빛은 치유의 빛깔이다. 어쩌면 꽃가루 알레르기 같은 건 저 멀리 도망갈지도 모른다. 제비꽃 젤리는 내가 영국에 있을 때 배운 것으로 최근에는 허브를 이용해 꽃을 먹은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이것을 ‘에디블루 플라워’라고 한다. 유채꽃과 마찬가지로 장미꽃과 벚꽃, 국화와 제비꽃도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름] 바다의 맛 젊었을 때부터 파도타기가 취미였던 남편은 지금도 바다 가까이 사는 것을 굉장한 행복으로 안다. 찬거리 심부름이라도 시키면 어느 틈에 차에 타고는 “좀 늦을 거야.”라는 한마디면 그만이다. 이런 남편과 함께 사는 나는 산골에서 자랐지만 그래도 가까이에 바다가 있는 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남편이 파도타기 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애견과 함께 바닷가를 산책하며 가슴 가득 산소를 마시고 조개껍질을 줍기도 하고 바닷물에 떠밀려온 해초를 모아 오늘 저녁 찬거리가 생겼다며 즐거워한다. … 갯비린내가 강하게 코끝을 찔러오자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오늘은 무언가 입맛 깔끔한 것이 먹고 싶다. 이럴 때 항상 만드는 것이 샐러드처럼 만든 메밀국수이다. 신선한 야채를 듬뿍 넣어 좋아하는 드레싱을 뿌리고 여기에 두부와 발효시킨 콩과 유부, 바다 향기 그윽한 미역과 김을 살짝 올려내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바다가 가까운 산기슭에 사는 행복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를 것이다. 바다와 산이 주는 먹을거리에 둘러싸여 있어 바다 소년과 산골 처녀인 우리 부부는 행복하다. [가을] 결실의 계절 가을 황금빛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황금빛 바다를 가르는 배처럼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논으로 들어가자 순식간에 벼 베기가 끝나버렸다. 그 눈부신 젊음에, 잠시 휴식을 위하여 허브 차와 사과 케이크를 나르는 내 가슴도 덩달아 설레었다. 차 한 잔을 하는 동안에 나누는 그들의 이야기가 사뭇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올 봄에 모내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아직 햇병아리 같았는데 어느새 몸과 마음이 부쩍 성장해버렸다. … 햅쌀로 밥을 지어 소금으로만 간한 주먹밥을 만든다. 그 소박한 주먹밥의 달콤함이 온몸으로 전해져온다. 주먹밥에 이어 이번에는 막 캐낸 고구마를 씻어 삶는다. 이것도 달콤하다. 이 고구마와 주아를 섞어 익히면 동남아시아의 맛을 낼 수 있다. [겨울] 배추의 변신 배추포기가 질서정연하게 심어져 있는 밭은 아름답다. 배추포기가 통통해지도록 하나하나 몸통 한가운데를 끈으로 꼭꼭 묶어놓은 배추는 그 모습이 마치 배추라기보다는 사람 같다. 예를 들자면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 할머니와 어머니는 그 굵직한 허리로 너댓 명의 자식을 낳은 씩씩한 분들이셨다. 자식을 많이 낳은 옛 어머니들의 몸매와 같은 배추는 듬직하게 흙 위에 몸을 눕히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나의 상상력은 한국의 지붕 위로 날아갔다. … 커다란 배추포기는 정말 먹는 맛이 있다. 한 장씩 한 장씩 벗겨도 잎이 끝날 줄을 모르는 배추는 한 포기만 있으면 여러 가지 요리를 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이득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큼직한 야채는 넓은 땅에서 만들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배추 그 자체는 담백한 맛을 지녔기 때문에 어떤 양념을 해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역시 매운 고추 맛을 살린 배추 맛이 뭐니뭐니해도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가 재미있는 요리법으로 음식을 만들어주었다. 배추 잎을 한번 기름에 튀겼다가 찌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그만큼 맛이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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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차려주는 자연밥상이 전해주는
건강한 먹을거리, 그리고 따뜻한 삶의 메시지 수필가이자 채식문화연구가인 저자는 ‘몸이 건강해지는 자연 먹을거리’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삶’을 이야기 한다. 자연밥상은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의 일흔 일곱 가지 제철 자연 레서피를 담고 있다. 특히 사진작가이자 저자의 남편이 직접 촬영한 자연을 닮은 요리는 계절을 알려주는 바람과 빛, 흙내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준다. 자연을 담은 정성스러운 먹을거리는 몸 속 깊이 건강한 삶의 힘을 불러일으켜 줄 것이고, 요리와 관련된 아름다운 추억 에세이는 우리 삶의 기본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유난히도 다사다난했던 올해, 이 책을 통해 진정으로 편안하고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