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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서 외국전 해제
동이열전 남만서남이열전 서강전 서역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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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사기』에서부터 『청사고』에 이르는 전통시대 중국의 정사에서 외국이나 다른 종족과 관련된 열전을 추려 ‘외국전’으로 정의하고, 장기적으로 외국전 전체를 번역 주석하여 역주 중국 정사 외국전(譯註 中國 正史 外國傳)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중국 정사의 편찬 동기나 과정은 시대별로 편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가권력에 의한 통일적 역사인식의 확립에 있었다. 따라서 그 체제와 내용에 중국 왕조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되었고, 특히 외국이나 다른 종족과 관련된 부분은 철저하게 중국 왕조의 시각에서 정리되고 표현되었다. 이것은 ‘외국전’에 나타난 외국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당시의 실제적 상황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중심의 당위적 이념이 크게 반영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역대 중국의 왕조들이 정사에 대부분 ‘외국전’을 두어 상대적으로 풍부한 기록을 남긴 데 비해, 인접 국가나 종족들은 그들 스스로의 입장에서 정리한 고대사 기록을 충분히 남기지 못하여 중국 정사의 내용에 의존하여 역사를 복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외국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연구는 전근대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한중관계를 포함하여 다양한 층위의 동아시아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역주 중국 정사 외국전은 바로 ‘외국전’에 실려 있는 외국의 실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외국 인식의 이념적 원리와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통해 중국 중심의 역사인식, 변경인식, 세계인식의 실체를 밝히려는 목적에서 기획되었다. 아울러 다른 국가나 종족에 대한 서술을 통하여 중국 사서에 기록된 한중관계에 관한 내용이 어떠한 이념적 원리에 의해 서술되었는지 파악하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외국전’ 가운데 우리나라와 관련된 부분은 이미 『중국정사조선전역주(中國正史朝鮮傳譯註)』 전5책(국사편찬위원회, 1986-1990)으로 출간되어 있어 역주에서 제외하였다. ‘조선전’은 한국사 특히 한국 고대사와 한중관계 연구에 매우 중요한 사료이지만, ‘외국전’ 전체의 맥락 속에서 ‘조선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할 때 전근대 한국의 대외관계 및 한중관계의 실상을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중국 정사 ‘외국전’ 전체에 대한 체계적인 역주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일이다. 외국전 기사의 방대한 분량과 원문의 난해함으로 인해 일반인은 물론이고 전문 연구자라 할지라도 독해가 결코 용이하지 않다. 외국전 역주는 난해한 한문 원사료에 대한 가독성을 높여주고, 외국전 자체에 내포된 외국인식의 이념적 원리와 실체의 파악과 더불어 동아시아 여러 국가와 종족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제공하여, 전문 연구자에게는 연구 분야의 확대와 연구 수준의 심화를 가능하게 하고, 일반 시민에게는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문화 및 교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후한서』는 남조 유송(劉宋) 시기 범엽(范曄)이 찬술한 것으로, 이 안에 권85 「동이열전(東夷列傳)」, 권86 「남만서남이열전(南蠻西南夷列傳)」, 권87 「서강전(西羌傳)」, 권88 「서역전(西域傳)」, 권89 「남흉노열전(南匈奴列傳)」, 권90 「오환선비열전(烏桓鮮卑列傳)」의 외국전이 있다. 열전의 맨 마지막에 일괄적으로 편제된 이 외국전들은 해당 국가나 종족에 대한 기록으로서, 여타의 인물 중심의 열전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와 같은 체제는 『한서』를 계승한 것이다. 『후한서』 외국전의 편제와 서술에서 특징적인 것은 『사기』나 『한서』와는 달리 「서강전」, 「오환선비전」을 새로 만들고, 호남 · 호북 지역의 남만을 서남이 · 동월 · 남월과 함께 기술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똑같이 외국전이라고 하더라도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던 『사기』와는 달리, 외국과 그 종족에 대한 기술이라는 특성이 분명히 드러나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범엽이 살았던 위진남북조 시대는 민족문제가 가장 첨예하게 노출되어 이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컸던 것이 중요한 이유였다. 오환과 선비의 경우는 『후한서』에서 처음 편제되었다는 점만이 아니라, 종족의 기원과 조상에 대해 선진시대까지 소급하여 기술하고 종족들의 풍속, 사회조직, 중국과의 전통적인 관계 등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들 종족에 관한 정보로서 가장 이른 내용이 많아 그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과거 인물 중심의 외국전과 비교하여 하나의 민족지적 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흉노나 동이열전의 내용을 보면 범엽 이전 위대에 편찬된 『삼국지』나 『위략』과 비교하여, 오히려 『후한서』가 소략할 뿐 아니라 이를 참조하여 정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미 이전의 많은 사서가 현재 전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종족에 관한 한 『후한서』의 가치를 결코 경시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