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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로망/ 권혜수
그녀의 수난시대/ 이근미 곡예사의 첫사랑/ 송은일 봄밤, 도킹/ 장정옥 너를 접수한다, 오버!/ 한수경 아내를 버리다/ 유덕희 오렌지 스킨 혹은 진흙 쿠기/ 신현수 내 남자의 가벼움/ 김경해 고양이는 죄가 없지만/ 김비 작품 설명/ 고명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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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학교 로고만 보지 않았더라면, 그 놈이 선고를 내리듯 ‘살 빼!’라고 말하지만 않았다면, 경신이 ‘엄청난 다이어트 비법을 알아냈다.’라고 으스대지만 않았다면 내가 지금 팔에다 무통주사 바늘을 꽂고 엉거주춤 앉아 인상을 박박 쓰며 방 안에 처박혀 있진 않을 것이다. --- 이근미 「그녀의 수난시대」 중에서
“뚱뚱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 말에 충격을 먹을 거예요?” “아녀요. 진심을 누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이렇게 하면 내가 청혼을 받아 줄 줄 알고? 어떻게 의논 한마디 없이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를 수가 있어.” 멀쩡한 몸에 칼을 댔다고 원망을 하던 송이 아줌마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흑, 울음을 흐느끼고 말았다. --- 송은일 「봄밤, 도킹」 중에서 “루비, 은혜를 입었으면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하는 거야. 거울을 좀 봐. 넌 예뻐, 아닌 눈부셔. 이 가느다란 허리와 굴곡진 가슴 선, 길고 날씬한 다리……. 너처럼 완벽한 작품이 그냥 나오는 줄 아니? 내가 지난 5년간 쉬지 않고 일한 결과물이 바로 너야. 그런데 너는 은혜도 모르고……. 이건 분명히 계약 위반이야. 루비!” --- 한수경 「너를 접수한다, 오버!」 중에서 나는 냉장고 문을 열어 캔 맥주부터 꺼냈다. 내 허벅지에 있는 괴물의 정체와 그 처치법을 논의하기에 앞서, 갈증부터 해결해야 할 듯 싶었다. 싸한 맥주가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자, 메말랐던 몸에 비로소 촉촉한 물기가 보충되는 것 같았다. 반쯤 남은 캔 맥주를 들고 원탁 앞에 가 앉았다. 예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얘, 허벅지가 우둘투둘한 거뿐야? 아픈 데는 없어?” --- 신현수 「오렌지 스킨 혹은 진흙 쿠기」 중에서 “너무 한 거 아녜요? 여자보다 조금 먹는 거.” 식탐을 보여도 흉이 되지 않을 만큼 편한 사무실 여직원들은 눈을 흘긴다. 내가 내 한 몸 주체하기 위해서, 그래서 가뱌워지기 위해서 먹는 즐거움을 포기한 지 이미 오래됐다는 걸 그녀는 알기나 할까. --- 김경해 「내 남자의 가벼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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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로망/ 권혜수
초등학교 시절 꽃돼지로 불리던 재영은 164센티미터의 키에 체중은 45킬로그램으로 날씬하기보다는 마른 여성이다. 꽃돼지에서 남들의 시선을 한몸에 모으는 주인공이 되기까지 그녀의 다이어트는 눈물겨웠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의 수난시대/ 이근미 서른다섯 노처녀 예원. 2주에 8킬로그램을 빼준다는 다이어트 약품 광고에 걸려 무려 870만 원짜리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덜컥 구매한다. 그녀가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맘에 두고 있는 괜찮은 여행작가, 예원에게 좋은 친구로 지내자고는 하지만 더 이상 덤비지는 않는 그 남자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경신이 경이적으로 보일 만큼 살이 빠져서 예원 앞에 나타나는데... 곡예사의 첫사랑/ 송은일 초등학교 시절 빵빵돼지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지오는 1년 365일 다이어트 중이다. 먹는 음식의 칼로리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조금 과하다 싶으면 토해서라도 자신이 섭취해야하는 칼로리는 넘기는 법이 없다. 그리고 그런 지오에게 어느 날 작은 접촉 사고가 발생한다. 봄밤, 도킹/ 장정옥 ‘푸드 화이터 미숙이 1호점’을 운영하는 삼촌이 어느 날 나를 급히 찾았다. 그리고 먹는 것이 일생의 큰 즐거움이었던 삼촌은 다이어트를 위해 위절제술을 하겠다는 소식을 전하며 자신을 간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삼촌이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고, 그녀가 뚱뚱한 몸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해왔기 때문... 너를 접수한다, 오버!/ 한수경 어느 날 소고의 집으로 아름다운 가수 루비가 숨어 들어온다. 루비는 굶주린 듯 적지 않은 음식을 먹고 소고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루비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 사람은 연예계의 대부이며 다이어트의 황제로 알려진 샘물박사이지만 자신은 그에게서 도망쳐 나왔다고... 아내를 버리다/ 유덕희 나는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내 소개하는 프리랜서 작가이다. 어느 날 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멋진 아랫집 남자를 만나고, 그에게 맛집을 소개받는다. 그런데 동네에 숨겨져 있던 이 맛집은 실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남자의 전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식당주인은 남편이 뚱뚱한 자신을 인도네시아에 버렸다고 이야기를 전하는데... 오렌지 스킨 혹은 진흙 쿠키/ 신현수 사보 편집 대행사에 윤수지는 야무진 업무 능력만큼 쭉 뻗은 다리를 가졌다. 그런 그녀, 자신의 각선미를 남자 친구에게 유감없이 보여주기 위해 래프팅을 갔고 아찔한 핫팬츠를 입었는데, 허벅지에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생겨있었다. 그 길로 래프팅을 포기하고 서울로 돌아온 수지.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내 남자의 가벼움/김경해 대학 2년 휴학생인 여자는 설문지 작성 아르바이를 하고 있다. 여자의 건강한 다리에 유독 집착하는 남자는 건강한 다리를 가진 여자가 건넨 설문지를 받고 성실하게 작성한다. 남자의 설문지를 점검하던 여자는 남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남자를 다시 만난 여자는 남자에게 아르바이트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남자는 자신의 집 가사도우미를 제안한다. 고양이는 죄가 없지만/ 김비 명품 드라마를 만드는 그녀는 창작반 교수진 중 내 마음을 끈 한사람이다. 그녀가 내게 고기를 권한다. 그 고기의 정체는 고양이. 소설가를 꿈꾸던 나는 드라마를 쓰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작품을 미니 시리즈로 적극 추천하겠다는 드라마국 차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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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센티미터의 키에 45킬로그램의 체중
날씬한 몸을 통해 내가 꿈꾼 것이 또 하나 있다. 집안도 재능도 평범한 내가 그 평범을 수직으로 뛰어넘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날씬하고 세련된 몸이었다. 팔 없는 흰 쫄티에 몸에 꼭 끼는 청바지, 브라운 롱부츠를 신고 나설 수 있는 여름날은 나의 계절이었다. 무수한 시선이 한 줄에 꿰어 좍 딸려오는 쾌감을 느낀다. 물론 내 몸은 계절에 상관없이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다. 내 몸은 누구나 동경하는 로망을 연출하니까. --- 권혜수의 「나의 아름다운 로망」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입상한 작가 9명이 ‘다이어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문학이 갖는 진지성의 허울을 벗고 가볍고 경쾌하게 세상의 모든 다이어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중간소설로 명명한 『다이어트 홀릭』에 참여한 작가는 모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 입상, 등단한 작가들이다. 이들이 ‘여성동아 동인지’ 형태가 아닌 나름의 단편 소설집을 낸 것은 사실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이 이처럼 지금까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문학의 순수성과 진지성의 옷을 벗고 가벼운 필체의 소설을 쓰기까지는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언제나 ‘문학은 반드시 진지하고 무거워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그들은 ‘아니다. 문학은대중의 삶이 투영되고 그들과 같이 호흡할 때 더욱 빛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중간소설 동인’을 만들었다. 『다이어트 홀릭』은 그들의 첫 번째 성과이다. 『다이어트 홀릭』은 ‘다이어트’라는 주제를 가지고 9인의 작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작가들은 이번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는 동안 그동안 자신을 지배하고 있던 진지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무거운 문체에서 벗어나는 일, 사고를 가볍게 하는 법을 터득하는 일은 큰 어려움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런 자신을 탈피하는 작업을 한 후에는 의외의 즐거움이 있었고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9인의 작가는 다이어트를 통해 사랑, 인간의 욕망, 생존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그 형식도 칙릿, SF, 실존주의를 망라 다양한 독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재밌고 경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