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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질투와 시기가 역사를 바꾼다
질투는 여자의 특권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질투를 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남자의 질투와 시기는 나라를 멸망시키기도 한다. 일본 역사를 뒤바꾼 대사건들, 그 사건의 원인을 더듬어 가다 보면 억누를 길 없는 질투와 맞닥뜨리게 된다. 1 신하를 인정하지 않는 군주 우에스기 사다마사와 오타 도칸, 알렉산더 대왕, 도쿠가와 요시노부와 가쓰 가이슈, 나시르와 살라딘, 손권, 시마즈 히사미쓰와 사이고 다카모리. 상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것은 질투인가, 노회함인가, 의지인가, 아니면 현실적인 정치감각인가. 2 열녀의 집념, 남자를 죽이다 아들을 위해 명재상을 죽인 슐레이만 대제의 애첩 록셀라나는 제국을 서서히 망국의 길로 이끌었고, 권력욕에 눈이 멀어 공신들을 차례로 죽여 나간 유방의 조강지처 여후는 일족을 멸망으로 이끌었다. 때로는 남자보다 잔혹한 여자들의 집념. 3 맹렬한 라이벌 관계 군의관으로, 문인으로 자신을 향해 쏟아진 질투에 격렬하게 반응했던 모리 오가이는 평생 동안 온갖 수단을 사용한 방해공작의 한 가운데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일본 근대사의 중요인물이었던 곤도 이사미는 가장 가까웠던 동지를 질투심에 눈이 멀어 암살하기까지 한다. 4 주인의 은총이 초래하는 것 순사(殉死)를 허용하지 않았을 만큼 중용되었던 아베 일족은 결국 모두가 죽음에 이르게 되고, 히틀러와 롬멜의 밀월관계도 마침내 불행한 결말을 맞이한다. 오늘날의 회사 생활에서도 상사의 편애가 심하면 심할수록 질투로 인한 비극이 초래될 수 있다. 5 학자 세계의 우울 도시적 세련미를 갖춘 인격자로, 연구와 문필가, 그리고 사교에 있어 재능을 발휘했던 눈(雪)의 박사, 나카야 우키치로의 침묵. 초등학교 중퇴라는 초라한 학력에도 불구하고 자유분방했던 식물학자 마키노 도미타로의 화려한 언변. 질투에 대한 상반된 대응방식을 보여줬던 스타 학자 두 사람의 인생관. 6 천재의 어리석음, 수재의 용의주도함 희대의 전략가 이시하라 간지를 비롯해 야마시타 도모유키 같은 뛰어난 군인들을 모두 몰아낸 도조 히데키. 조직 운영의 실무에 익숙한 수재는 천재를 능가한다. 일개 ‘노력형 인간’이 어떻게 육군대신, 더 나아가 총리까지 올라갔는가. 7 독재자의 업보 공화제 로마의 독보적인 존재 카이사르가 어둠속에 묻힌 것과는 반대로 훗날의 독재자, 그 중에서도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질투심을 체제내부에서 교묘히 조화시켰다. 일찍이 스탈린은 투하체프스키를, 마오쩌둥은 류사오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8 형제라서 더욱 격렬한 질투 시마즈 요시히사와 요시히로, 나코에 황태자와 오아마 황태자,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와 요시쓰네, 나가오 하리카게와 우에스기 켄신, 도쿠가와 이에미쓰와 마사유키. 뛰어난 아우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형은 셀 수 없이 많다. 아주 드문 예외는 다케다 신겐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은 노부시게 정도뿐. 9 어울릴 수 없는 자들 모험심과 의협심에 사로잡혀 있는 스타 군인 고든과 투철하면서도 완고한, 그리고 유능한 관료 베어링. 아무리 그들 각자가 자신들의 임무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더라도 어차피 물과 기름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 최후에 남은 사람, 그리고 비참한 죽음을 택한 사람, 과연 영웅은 누구일 것인가. 종장 질투 받지 않았던 남자 결코 속마음을 보이지 않았던 아둔한 스기야마 하지메, 그리고 군인 같지 않게 권력욕이 없었던 데라우치 히사이치. 또한 나쁜 마음을 가지려 하지 않은 이에미쓰의 이복동생 호시나 마사유키의 인간 됨됨이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선정(善政)들. 역사속 인물들에게 배우는 처세의 지혜. 후기 옮긴이의 글 |
Masayuki Yamauchi,やまうち まさゆき,山內 昌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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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에서도 이아고의 처 에밀리아가 내뱉는 대사는 정작 신랄하지 않다. 대신 장군 오셀로의 무공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오셀로의 기수(騎手) 이아고가 극의 핵심적인 악역이다.
에밀리아는 남편의 애인을 둘러싸고 질투로 밤을 새우면서도 자신의 질투가 합당한 것인지 냉정하게 분석할 줄 아는 다음과 같은 솔직한 시선도 가지고 있다. “뭔가가 있기 때문에 질투하는 것이 아니고, 질투할 이유 없이 질투하는 것, 그 질투라는 것은 저절로 생기고 저절로 태어나는 괴물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반면 “내가 매일 밤 질투로 괴로워하며 살아야 하는가, 달도 차면 기우는데 내 의심의 구름은 더욱 짙어져만 가는가?”라고 뇌까리는 주인공 오셀로의 고백은 남자의 존재와 일을 통째로 부정하는 듯한 비장감마저 느끼게 한다. 비록 신이 자신에게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질투하도록 명했다고 둘러댔지만 말이다. --- p.16 전한의 창시자, 고조 유방이 기원전 195년에 죽었을 당시 애첩이던 척부인은 황태후 여후의 무시무시한 질투로 인해 ‘인체’가 되었다. 온몸이 손상된 ‘인간 돼지’라는 의미이다. 절세의 미녀는 그야말로 손발이 절단되는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눈알을 후벼 파이고 귀가 달궈지는 것으로도 모자라 발성 능력마저 빼앗긴 후 천장 낮은 ‘측중’(뒷간 속)에 버려졌다. 유방의 총애를 받아 아들을 생산한 벌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마음이 여렸던 여후의 친아들 혜제는 ‘인체’를 보고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다. 태후의 아들로서 더 이상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라고 한탄하고는 그 이후로 주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 p.52 1937년 6월 8인의 적군 최고 간부가 총살되었다. 혐의는 독일과 비밀리에 내통했다는 것인데, 사실은 스탈린의 의심과 질투심 많은 성격을 이용한 히틀러의 모략이었다는 설도 상당히 설득력 있게 퍼져 있다. 이 사건은 흡사 3세기 적벽대전을 앞두고 오나라의 최고 두뇌라 할 수 있는 주유가 위나라의 수군력을 저하시킨 정보전을 연상케 한다. 주유는 조조를 시기심이라는 함정에 가둬두기 위해 기밀정보를 고의로 유포, 수군의 리더인 채모와 장윤을 처형시키는 데 성공했다. 조조 또한 스탈린적인 요소가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붉은 군대를 숙청하는 과정 중에서도 미하일 투하체프스키 원수가 죽게 된 배경에는 스탈린의 무서운 질투심이 숨어 있었다. --- p.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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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양(止揚)’은 헤겔철학의 중요개념이다. 우리가 흔히 ‘무엇무엇을 지양하다’라고 말할 때의 그 지양은 적극적인 부정을 뜻하지만 헤겔의 변증법에서 그 말은 곧 발전의 의미와도 상통한다. 부정하고 대립함으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질투’의 속성은 분명 부정적이다. 내 마음을 갉아먹고, 틀림없이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나의 사회성을 혼란시키는 요인이 질투라는 것일 게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질투의 세계사》는 왜 질투의 흔적을 이토록 꼼꼼히 역사 속에서 들춰내려 했던 것일까. 혹시 질투의 긍정적인 힘, 발전적인 힘을 증명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증거로서 인류 가운데 몇몇 압도적인 힘을 가졌던 인간들을 거론했던 것은 아닐까. 그들을 인류의 자천타천의 증거로 내세운 근거가 바로 질투, 시기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귀에 익은, 그야말로 위인이라 생각했던 인물들의 질투심은 그들의 위대함에 대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만큼 큰 실망으로 다가온다. 알렉산드로스는 자신의 부하들에 대해 질투심(적개심)이 몹시 강해 어떤 인물에게든 좋게 말하는 경우가 없었지만 그 이유는 다양했다고 전해진다. 전술에 뛰어나다는 이유로 페르디카스를 미워했고, 통솔에 재능이 있다는 이유로 류시마코스를, 용기가 있다는 이유로 세레우코스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다. 또한 안티고노스의 야심만만한 성격도 그에게는 거슬렸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요령 좋은 성격에도 의심을 품었으며 아타리아스의 방종, 페이톤의 모반심을 두려워하기도 했다. 카이사르는 시오노 나나미의 교묘한 표현을 사용하면, 지위도 돈도 권력도 없어 술라 사후의 정세에 이렇다 할 대응도 하지 못하고 폼페이우스가 하는 대로 사태를 맡겨둘 만큼 미숙했다. 좋게 말하면 대기만성형, 나쁘게 말하면 플레이보이의 명성밖에 없었으므로 모두가 중요시하는 소중한 인재라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 만큼 카이사르는 남몰래 폼페이우스에게 질투를 품고 있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투하체프스키의 용병술이 성공, 붉은 군대가 역습을 가하는 한편 8월에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를 함락하기 직전까지 몰아붙였을 때 투하체프스키는 스탈린에게 남서부 방면 군대에 있는 기병군대를 바르샤바로 파견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스탈린은 교묘히 회피하며 거부했다. 이 배경에는 스탈린의 투하체프스키에 대한 깊은 적의가 숨어 있었다.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마오쩌둥은 류사오치에게 제8회 당대회에서 자신을 사임하도록 종용한 데 대한 책임 추궁을 잊지 않았다. 1968년 10월에 추방당한 류사오치는 당의 제명, 홍위병에 의한 학대를 받았으며 1969년 11월에 중병에 걸려 개봉 땅에서 병사했다. 마오는 류에 대한 질투와 증오를 보복으로 완결시킨 셈이다. 위의 인물들은 모두 격변하는 세계사 한복판에 있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질투심은 평범한 사람의 그것을 능가하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들이 현실세계에서 그만한 물리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와 함께 제국의 영토를 확장해 나갔던 모든 친구들을 질투했으며,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를, 스탈린은 투하체프스키 장군을, 그리고 마오쩌둥은 류사오치를 질투했다. 물론 질투의 결과는 흉악한 몰골로 나타났다. 알렉산더의 세계제국은 그가 죽고 나자 곧 사분오열되었으며, 카이사르 역시 자신이 질투한 폼페이우스처럼 똑같이 질투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스탈린이나 마오쩌둥은 또 어떤가. 자신들이 원하던 방식으로 자신들의 국가를 이끌어 나가긴 했지만, 그리하여 국민들 전체의 마음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은 그때뿐이었다. 공산주의 사회의 소위 ‘숙청’은 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질투의 세계사》에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니다. 원인이다. 동인(動因)이다. 세계사의 전환을 이룬 동인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질투가 아닐까,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그럴듯한 말이기도 하다. 롬멜이 그 당시 귀족 장교들의 질투를 받지 않았다면 과연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었을까. 우리에게는 전범으로 더 귀에 익은 도조 히데키가 이시하라 간지라는 천재를 질투하지 않았다면 일본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질투의 힘은 지양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마이너스적이고, 내거티브한 감정인 질투야말로 발전하기 위한 긍정적이고 포지티브한 힘이다. 역설적이게도 세계사의 사실(史實)들이 그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이 가진 미덕이라면 바로 그런 점일 것이다. 추신구라, 유방의 처 여후, 시미즈 히사미쓰와 사이고 다카모리, 히틀러와 롬멜 등 동서고금의 ?많은 사례를 인용해 ‘질투의 세계’를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다룬 역사서는 없다. ― 아마존저팬 독자 서평 ‘질투’라는 관점에서 세계사를 파헤친 전혀 색다른 느낌의 역사교양서!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에서 중국의 유방, 손권, 일본의 곤도 이사미, 2차 세계대전의 히틀러와 도조 히데키에 이르기까지 질투와 시기가 세계사를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저자의 다이내믹한 문장을 통해 독자들을 숨 돌릴 틈 없이 빠져들게 한다. ― 아마존저팬 독자 서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