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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 왕자
윤대녕
열림원 200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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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說-시적인 이야기

책소개

저자 소개 1

YOON DEA NYUNG,尹大寧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단국대 불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사상]에서 「어머니의 숲」으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4년 『은어낚시통신』을 발표하며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 대한 천착을 통해 우수와 허무가 짙게 깔린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며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단국대 불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사상]에서 「어머니의 숲」으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4년 『은어낚시통신』을 발표하며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 대한 천착을 통해 우수와 허무가 짙게 깔린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며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다. 오늘의 젊은예술가상(1994), 이상문학상(1996), 현대문학상(1998), 이효석문학상(2003), 김유정문학상(2007), 김준성문학상(2012)을 수상했다. 2019년 현재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여섯 살 이전의 기억은 전혀 뇌리에 남아 있지 않다는 그의 최초의 기억은 조모의 등에 업혀 천연두 예방 주사를 맞기 위해 초등학교에 가던 날이다. 주사 바늘이 몸에 박히는 순간 제대로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일곱 살 때 조부가 교장으로 있던 학교에 들어갔다. 입학도 안 하고 1학년 2학기에 학교 소사에게 끌려가 교실이라는 낯선 공간에 내던져진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에게 한자를 배웠다. 한자 공부가 끝나면 조부는 밤길에 막걸리 심부름이나 빈 대두병을 들려 석유를 받아 오게 했다. 오는 길이 무서워 주전가 꼭지에 입을 대고 찔끔찔끔 막걸리를 빨아먹거나 당근밭에 웅크리고 앉아 석유 냄새를 맡곤 했던 것이 서글프면서도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독서 취미가 다소 병적으로 변해,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우연히 '동맥'이라는 문학 동인회에 가입한다. 그때부터 치기와 겉멋이 무엇인지 알게 돼 선배들을 따라 술집을 전전하기도 하고 백일장이나 현상 문예에 투고하기도 했고 또 가끔 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거의 한 달에 한 편씩 소설을 써대며 찬바람이 불면 벌써부터 신춘 문예 병이 들어 방안에 처박히기도 했다.

대학에 가서는 자취방에 처박혀 롤랑 바르트나 바슐라르, 프레이저, 융 같은 이들의 저작을 교과서 대신 읽었고 어찌다 학교에 가도 뭘 얻어들을 게 없나 싶어 국문과나 기웃거렸다. 1학년 때부터 매년 신춘 문예에 응모했지만 계속 낙선이어서 3학년을 마치고 화천에 있는 7사단으로 입대한다. 군에 있을 때에는 밖에서 우편으로 부쳐 온 시집들을 성경처럼 읽으며 제대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때 군복을 입고 100권쯤 읽은 시집들이 훗날 글쓰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제대 후 1주일 만에 공주의 조그만 암자에 들어가 유예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투명하게 보려고 몸부림쳤다. 이듬해 봄이 왔을 때도 산에서 내려가는 일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뻔한 현실론에 떠밀려 다시 복학했고 한 순간 번뜩,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문학이라는 것을 아프게 깨닫는다.

데뷔 이래 줄곧 시적 감수성이 뚝뚝 묻어나는 글쓰기로 주목을 받은 윤대녕은 ‘시적인 문체’를 지녔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의 글에서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그만의 시적 색채가 느껴지는 문체가 있어서이다. 동시에 그의 글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일상을 마치 스냅사진을 찍듯 자연스럽게 포착하여 그려내는 뛰어난 서사의 힘이 느껴진다.

윤대녕은 고전적 감각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동시대적 삶과 문화에 대한 예리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들을 지향점을 잃어버린 시대에 삶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젊은 세대의 일상에 시적 묘사와 신화적 상징을 투사함으로서 삶의 근원적 비의를 탐색한다. 내성적 문체, 진지한 시선, 시적 상상력과 회화적인 감수성, 치밀한 이미지 구성으로 우리 소설의 새로운 표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으로『남쪽 계단을 보라』,『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대설주의보』를 비롯해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추억의 아주 먼 곳』,『달의 지평선』,『코카콜라 애인』, 『사슴벌레 여자』, 『미란』 등을 발표했다. 산문집 『그녀에게 얘기해 주고 싶은 것들』, 『누가 걸어간다』, 『어머니의 수저』,『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을 펴냈다.

윤대녕의 다른 상품

그림 : 하정민
1964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13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국내외 초대전에 참여했으며, 1996년 제1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33쪽 | 30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633312

책 속으로

그녀와 나는 강물 앞에 앉아 검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난생 처음 여자의 냄새를 가까이에서 맡고 있었다. 그 희고 부드러운 살의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야릇한 향기. 시시각각 미세하게 변하고 있는 그것의 분분한 움직임. 그녀가 숨을 참고 있다는 느낌. 낮게 불어가는 새벽바람에 원피스 자락이 그녀의 발목을 휘감고 있었다. 그때 내게는 에스키모 왕자가 찾아와 있었으므로 마음 한편이 몹시 든든했다. 별이 많은 밤이었다. 그런 밤에 여인과 앉아 있는 것이 내게는 생의 첫 번째 신화였다.

"저렇게 많은 별들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까닭 없이 무서워집니다. 저 자신이 오래전에 죽은 사람처럼 생각됩니다."
소리마저 맑디맑은 사람이었다.
"아마 아름다운 나이여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걸 겁니다."
사루비아처럼 그녀가 웃었다.
"남자가 못 하는 말이 없습니다. 때로 그것은 아주 무서운 말이 됩니다."
"......"
"저는 제 나이가 두렵습니다. 스무 살이 왠지 삶과 죽음의 경계로 생각됩니다."

--- pp. 58∼59

"그를 여기에 남겨두고 가는 것이라면 사실 떠날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그녀는 빈 커피잔만 둥그렇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옆모습이 내 눈에서 흐려졌다 뚜렷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언뜻 가깝기도 하고 실은 아직까지 먼 사람이기도 했다. 한참 만에 입을 연 그녀의 목소리는 소년의 음성으로 변해 있었다. 핀이 떨어진 것처럼 문득 머리칼이 풀려 내려와 그녀의 뺨을 가리고 있었다.
"사랑을 하면서 그 앞에서 너무 머뭇거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럼 상대도 점점 자신을 잃게 되죠. 무슨 말이 하고 싶냐면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한번 그렇게 해보는 게 좋겠다는 거예요. 그게 머뭇거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잖아요."

--- pp. 38∼39

출판사 리뷰

시처럼 압축적이고, 산문처럼 구조적인 전혀 새로운 장르
시설 시리즈는 한마디로 시와 소설이 어우러진 새로운 장르를 말한다. 즉, 시처럼 압축된 간결함과 언어의 밀도, 거기에다 산문의 구조적 완결성이 결합된 새로운 글쓰기이다. 일상적 현실의 무게를 직관과 상상력을 통하여 아름답게 포용해내는 장르로서, 프랑스 문학에서는 ‘레시 포에티크'라 불린다.

소설의 산뜻한 매혹 속으로 다시 독자들을 불러모으다
기존의 장편 소설이 그 긴 호흡으로 인해 어떤 독자들과는 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언어의 아취를 드러내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산뜻한 호흡의 글의 여정이 필요했다.
시설 시리즈는 시의 난해한 비의성이나 소설의 무게감으로 인해 기존의 장르에 등을 돌리고 있는 독자를 책의 매혹 속으로 다시 불러오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중단편 분량의 글(200자 원고지 250매 내외)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기존의 시와 소설로 이르는 소통를 발견하기를, 보다 더 친근하게 문학에 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상상의 여백을 더욱 넓힌다. 소설과 그림의 잘 섞인 아름다움
시설 시리즈에는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상급 화가의 그림이 한데 어우러지고 있다. 글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의 일러스트가 아닌, 글과 그림이 최대한 상승효과를 줄 수 있는 그림이다. 작가와 화가가 서로 작품에 관해 대화해가면서 작업하기도 하였다. 그림 작업의 비중이 컸던 만큼, 이 책에는 화가와 그림에 대한 짤막한 에세이 ‘이 화가의 빛깔'도 실려 있다. 소설에 일러스트가 들어간 책들이 더러 눈에 띄긴 하지만, 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시설 시리즈 한 권 한 권은, 소설가의 책이면서, 동시에 화가의 책이기도 하다.

책은 또 다른 회화 공간, 최고의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 읽기
《에스키모 왕자》의 화가 하정민은 이미 화가로서 누릴 수 있는 영예는 웬만큼 다 누린 작가이다. 그러나 그는 책이라는 새로운 회화 공간을 시도하고 싶어했다. 미술평론가 이경모는 그림이 글의 내용과 매우 부합되면서도 직설적이지 않은 은유를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공룡》의 화가 정정엽은 광주 비엔날레, 여성미술제 등에 초대되었던 작가로, 페미니스트 미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정정희가 묘사한 여성의 일상은 그의 손끝에서 그대로 살아났다. 주인공에게 감각된 인상은 바로 주인공의 감각의 매커니즘에 의존해 그려져 있다.
《붉은 꽃 이야기》의 화가 우승우처럼 한강의 소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화가는 드물 것이다. 그야말로 봄이 오면 새싹이 트고, 물 흘러 꽃 피는 자연의 법칙을 말하는 듯하다. 활발한 운필, 실경과 인물, 일상과 탈속을 헤집고 다니는 그의 그림을 보면, 한강이 읊은 탈속의 언어가 더욱 가슴 깊이 스며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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