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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서장 젠더사에서의 물음 1. 연구 과제와 젠더사의 방법론 2. 선행 연구와 이 책의 분석시각 제1장 식민지 조선의 초등교육과 새로운 시기구분론 1. 식민지 시기 초등교육기관의 특징 2. 보통학교 취학동향에 따른 남녀별 시기구분론 제2장 ‘교육의 학교화’와 취학구조의 젠더화 과정 1. 보통학교 취학을 둘러싼 상황과 젠더편차 2. 취학 규정 요인―민족·계급·젠더 제3장 ‘취학의 제도화’와 조선인 남성의 취학 요인 1. 제2차 보통학교 취학열과 ‘취학의 제도화’ 2. 보통학교를 둘러싼 계급·민족 요인의 변화 3. 보통학교를 둘러싼 동상이몽 제4장 조선인 여성의 보통학교 취학 1. 조선인 여성의 보통학교 취학열과 출신계급 2. 젠더 요인의 변화Ⅰ―학교교육을 둘러싼 젠더규범의 변용 3. 젠더 요인의 변화Ⅱ―결혼을 통한 계층 내 이동 4. 젠더 요인의 변화Ⅲ―총독부의 여성교육확충정책 5. 서당·사설학술강습회 취학과 젠더 [소괄] 제Ⅱ기 여성취학 급증에 관한 가설 제5장 조선인 여성의 보통학교 불취학 1. 조선인 여성의 보통학교 불취학 구축 2. 생애사에 나타나는 조선인 여성의 불취학 종장 식민지교육과 젠더 1. 결론 2. 이 책의 의의 참고문헌 부표 책을 마치며 옮긴이의 글 그림, 표 차례 찾아보기 |
金富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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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식민지배를 겪은 조선인들에게 조선총독부가 설립한 초등교육기관인 보통학교에 ‘취학’하는 것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획득’해야 하는 것이었다. 종주국 일본과 달리 식민지 교육정책 아래 놓여 있던 조선에서는 원칙적으로 보통학교 수업료를 징수하지 않는 의무교육제도가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취학의 가부는 조선인 내부의 계급, 젠더gender 등의 차이에 의해서도 좌우되었다. 이것을 전제로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식민지 시기 동안 보통학교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이른바 ‘불취학不就學’이 오히려 일반적이었다는 점이다. 식민지배 말기인 1942년 당시에도 조선인 남성 3명 중 1명, 여성 3명 중 2명이 불취학이었다. 취학이 식민지 교육기관으로의 ‘포섭’이라면 불취학은 ‘배제’를 의미했다. 포섭과 더불어 배제 역시 식민지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측면이었다. --- 「머리말」 중에서
젠더사 방법론의 핵심은 종래의 여성사와 같은 여성의 ‘실태 해명’이 아니라 ‘남성, 여성’이라는 성별 구분과 서열화, 여성 간 혹은 남성 간의 서열화, 또는 ‘여성이라는 젠더의 ’구축 과정 분석‘에 있으므로 젠더를 분석축의 중심에 두고 민족이나 계급과의 연관 속에서 연구 대상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이것이 이 글의 방법론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 글의 성격을 ‘젠더사 연구’라고 규정한다. 이 글의 지향점은 식민지 시기 보통학교 취학구조의 젠더화 과정을 분석하면서 동시에 젠더화된 취학구조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구축 과정의 역사성을 분석함으로써 그 가변성을 드러내는 것, 페미니즘 역사학의 입장에서 식민지교육사를 젠더화하고 ‘역사를 다시 쓰는’ 영위營爲에 미력하나마 공헌하는 데 있다. --- p.31 조선인들이 학교에 원한 여성교육이란 첫째, 조선인 남성과 다른 교육내용, 즉 “졸업 후 가정생활을 꾸리는” 것을 전제로 삼은 여성특성교육이었으며 둘째, 그것은 일본인 여성과 다른 교육내용으로 조선의 고유한 생활양식과 문화에 알맞은 가사 능력과 부도, 즉 기존의 젠더규범을 이어받는 여성의 육성이었다. 그렇지만 천황에게 헌신하는 요시다 쇼인의 어머니와 같은 일본인 여성을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상정하고 그것과 동화하기를 요구한 보통학교 여성교육의 내용은 조선민족이 이어받아온 (그렇게 상정된) 유교적 젠더규범과 전혀 다른 것으로 여겨졌다. 이처럼 여성교육을 둘러싸고 식민지권력과 조선사회?가정의 가부장권력은 각각의 민족주의를 배경으로 조선인 남성취학의 경우와 다른 규범(조선사회)과 정책이념(총독부)을 전개하였다. 이와 동시에 양쪽의 젠더규범이 서로 갈등하면서 조선인 여성의 취학에 대해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학교교육에서 여성을 배제하게 되면서 여성교육 부진 상황을 만들어냈다. 바꿔 말해 제Ⅰ기에는 식민지권력과 가부장권력의 의도하지 않은 공범관계가 조선인 여성들의 불취학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 p.128 보통학교 취학자 중 대부분이 농가 출신 자녀였는데 그 아동 중 4명 중 1명 이상이 늘 점심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사실은 농가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말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전라북도에서 보통학교 입학희망자는 1931년에 비교해 1932년에는 5%가 줄어들었고 대부분의 군에서 입학희망자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였다. “군, 면, 학교 직원 등이 각 가구를 돌아다니면서 입학을 장려”해도 모집인원이 부족한 지경이었다. 생활난과 수업료 부담은 취학자와 중퇴자의 증감에 직접 결부되었다. 또한 수업료 징수는 교원의 일이 되었기에 학교와 학부모, 교사와 아동 사이에서 수업료 미납과 체납으로 인한 분쟁이 1930년대에도 잇따랐다. 취학을 원하는 조선인에게 수업료 부담액이 취학과 학업유지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였던 것이다. --- pp.171-172 남성의 경우 식민지권력이 취한 보통학교 취학기회의 부분적 완화정책이라는 민족 요인과, 적자를 내면서도 취학시키는 조선인 가정의 계급 요인 쌍방의 완화가 남성우선적인 취학구조 구축에 직결되었다. 한편 여성의 경우 ‘한정된 취학기회’(민족요인)와 ‘한정된 경제력’(계급요인)이 남성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지고, 또한 여기에 조선총독부와 조선사회 쌍방의 젠더규범이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취학기회에서 소외되었다. 조선인 남성의 포섭과 조선인 여성의 배제는 식민지 취학구조에서 동전의 양면의 관계로 동시에 발생한 것이다. --- p.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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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섭과 배제, 식민지교육의 그늘에 가려진 조선여성들
“못 배운 한 푸니 세상이 보여요” 고졸학력 따낸 72세 000 씨 00군 할머니들 "까막눈 졸업했어유" 99%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문해율(국제연합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2007/2008년 리포트)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이지만 신문 사회면에서 이러한 제목의 기사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의무교육이 시행되는 한국에서 99%에 속하지 못한 1%는 글을 알지 못하는 이른바 “까막눈”인 것이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일제 강점기에 학령기를 보낸 할머니들이 차지하고 있다.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은 이 역설적인 “대한민국 1%”를 만들어낸 식민지 조선의 교육 실태를 분석하면서 젠더사의 관점에서, 가려져 있던 방대한 “학교 밖” 여성들에 주목한 연구서이다. 오늘날 식민지 시기 교육에 대한 평가는 일본이 조선에 근대학교제도를 도입하고 근대교육을 시행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일본이 시행한 교육은 조선인을 수탈의 도구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는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 책에서 1920~1930년대의 교육 실상을 각종 사료와 통계자료 등을 토대로 실증적으로 분석한 저자는 식민지 시기에 일본이 조선에 시행한 교육은 일본의 주장대로 의무교육도, 조선 민중을 위한 교육도 아닌 “포섭과 배제”의 과정이었다고 결론 내린다. 즉 학교는 일본어교육, 농업교육 등을 통해 조선인을 일본 신민으로 만드는 동시에 도구화하는 “동화”의 장이었으며 대다수의 조선인은 이 동화의 장에서조차 배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조선인인가 일본인인가?’,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는가 없는가?’, ‘남성인가, 여성인가?’ 하는 문제, 즉 민족, 계급, 젠더라는 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음을 밝혀낸다. 그간의 연구들이 주로 취학을 통한 ‘동화’의 과정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배제’의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점, 배제의 주요 대상이었던 조선여성의 존재를 취학률의 반대 개념인 ‘완전불취학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사용해 드러낸 것은 이 책의 독창적인 지점이자 성과이다. 재일조선인 2세인 저자는 1990년대부터 ‘우리여성네트워크’, ‘전쟁과 여성폭력 일본네트워크VAWW-NET' 등을 만들고 일본군성노예전범국제법정을 열어 일본 정부의 책임 판결을 받아내는 등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이 과정에서 만난 위안부제도 피해자들, 그리고 부모 세대인 재일조선인 1세대와의 만남이 이 책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제1회 일본 여성사학상을 수상하면서 “이 책은 식민지 시기를 살아간 조선인 여성들의 증언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한 보론”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많은 사료와 통계를 치밀하게 수집?분석하고 독자적인 방법론을 이끌어낸 치열함에서도 식민지 시기 학교 밖의 그늘에 남겨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여 “역사를 다시 쓰고자” 한 저자의 의도와 연구의 진정성이 드러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식민지교육 속에 감추어진 일제의 의도와 그 포섭의 장에서조차 배제된 조선민중들의 모습과 만나면서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