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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여행에서 배웠다
1부 꿈을 찾아 길 위를 걷는 사람들 내 친구들의 집은 어디인가?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한국사회에서 자유롭게 산다는 것 마음이 가는 대로 가는 거야 경계인을 꿈꾸는 친구이자 스승인 P 뜨거운 삶 생생한 언어 칼로 쓰는 시 가끔씩은 울어도 괜찮아 그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세요 2부 외로움은 외로움을 만나 서로를 위로한다 너에게 나의 에너지를 나눠줄게 서로의 슬픔이 되었던 그 밤 자발적 아웃사이더의 삶 꿈이라는 게 가끔은 가혹하기도 해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이 있을까 핏줄, 끈끈한 그 무엇세상과 나 사이를 채워준 그의 온기 우리는 궤도를 이탈한 별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으면…… 3부 여행을 하면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중요한 것은 영혼에 담긴다 물 한 방울의 힘 그와 주고받은 80통의 편지 친절한 이란인의 결정판 파키스탄에 울려 퍼진 「사공의 노래」 타인을 믿는다는 것 너무 힘들 땐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렴 우리를 두려워하지 말아요 우리가 사는 세상의 희망을 키우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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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외로움끼리 만나 서로를 위로한다.
그것은 따뜻한, 온기 나는 외로움이다!” 혼자 길 위를 걷는 김남희의 외로움을 이기는 법 ‘걷기 여행’의 붐을 일으키고, 산티아고를 소개해 새로운 여행 명소로 자리잡게 한 도보여행가 김남희. 사람들은 그녀에게 혼자 여행하는 것이 외롭지 않느냐고 묻곤 한다. 왜 외로운 때가 없었겠는가.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고맙고 어여쁜 인연들,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품고 있으면서도 타인의 아픔에 공명하며 따뜻한 체온을 나눠주었던 사람들, 그들이 있어 독한 외로움도, 고단한 잠자리도, 가난한 밥상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었다. 그 힘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걸어 다닌 지 어느새 7년이 되었다. “누나도 외롭고 나도 외롭잖아. 혼자만 외로운 게 아니라 외로운 사람이 두 사람이나 지구 위에 있다는 게 힘이 되지 않아?”라던 어떤 여행자의 위로를, 이제는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길 위에서 만나 길 위에서 마음을 열고 그녀를 꼭 안아주었던 사람들, 그들의 따뜻한 온기가 혼자 외롭게 지구를 여행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외로움이 외로움에게』에 담았다. 이 책은 외로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김남희의 따뜻한 메시지면서, 그녀가 길 위를 걷는 이유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애틋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가파른 삶의 길을 가는 순례자들이다. 혼자만 외롭다고 느껴질 때 타인의 상처를 안아주는 것, 그것은 자신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면서 타인의 외로움까지 달래주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섬나라에서 보낸 열흘의 시간 동안 Y는 많은 것을 함께 해주었다. 낯선 거리에서 나 대신 지도를 보고, 골목길을 기억하고, 길을 물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식탁 앞자리에 앉은 이가 있어 생선 살을 발라주고, 물 잔의 물을 채워주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내가 눈물을 쏟을 때 어깨를 빌려주고, 등을 토닥여주는 크고 따뜻한 손이 있다는 것. 세상과 나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일시에 날려버리는 타인의 존재. 한 인간의 온기, 그것이면 세상은 충분하다는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Y는 따뜻한 피난처였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의자였다. 나는 그 피난처에서 차갑게 굳은 몸을 데우고, 그 의자에 지친 몸을 누이고 쉬었다. 언젠가 Y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올까. 출구 없는 거대한 벽에 둘러싸인 것 같이 느껴지는 날, 겨우 버텨오던 삶에 손들고 항복하고 싶어지는 날, 지구 위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아 이곳이 아닌 어디로든 달아나고 싶은 그런 순간이 오면 Y도 나를 떠올릴 수 있을까. 그곳이 어디든, 검은 대륙의 대초원이든 안데스 산맥의 눈산 밑, 혹은 사막의 우물가나 콘크리트 숲 사이 모두가 외따로 선 도시든, 그 순간만큼은 세렝게티의 바오밥 나무처럼 한없이 크고 넓고 깊어진 내 품을 그에게 빌려줄 수 있을까. - 「세상과 나 사이를 채워준 그의 온기」 중에서 자신도 고단한 삶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으면서, 외로운 여행자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녀는 또다시 가방을 메고 신발 끈을 조인 후 길 위에 오른다. 그녀가 여행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것은 바로 고맙고 어여쁜 인연들이 그녀의 삶으로 들어와 그녀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며, 그녀의 꿈에 희망을 북돋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따뜻한 인연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려고 한다.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외로움이 외로움에게』에는 아프리카 여행 중에 사라진 남편 때문에 눈물로 삶을 견뎠다고 이야기하던 렌 아줌마,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자신에게 동성애자임을 털어놓으며 말하지 못한 사랑 때문에 오래 울어야 했다고 편지로 고백하던 D,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이제 와서 왜 만나야 하냐고 울먹이던 입양아 선미, 에이즈에 걸린 엄마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 바이러스를 가진 키아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등장한다. 배낭을 꾸려 길 위에 오른 지 7년, 김남희는 길 위에서 눈을 끄는 것은 더 이상 이국적인 풍경이나 색다른 풍물이 아니라, 골목 귀퉁이 작은 집에서 저마다의 일상을 꾸려가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한때는 꽃만 사랑하고 꽃핀 가지만을 바라보던 그녀도 크고 작은 실수를 거듭하고 인생을 배워가면서 꽃 아닌 것들도 어여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앓아본 사람만이 앓고 있는 이들의 아픔을 알아보게 되는 것일까.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사무치는 사람들, 그들에 대한 김남희의 애정이 책 곳곳에 배어나온다. D의 주변에는 커밍아웃을 한 탓에 정신병원 신세를 지거나 집에서 쫓겨나고, 감금을 당하고, 억지로 떠밀려 결혼을 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토록 어려운 현실을 잘 알고 있던 D는 왜 굳이 ‘커밍아웃’이라는 험한 길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D는 커밍아웃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풍성한 삶을 가꾸기 위한 작고 중요한 실천이라고 믿었다. 긴 편지의 끝에서 그는 고백하고 있었다. 삶을 긍정하기에 자신의 삶을 놓아버릴 수 없다고, 자신을 이해해줄 벗들과 함께 따뜻한 나눔의 삶을 살고 싶다고. 그 편지를 읽던 밤, 나는 조금 울었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벽이 너무나 높은 한국사회에서 D가 얼마나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비척대며 걸어왔을지 조금은 전해졌기에. (중략) D를 알고 난 후, 한 명의 동성애자 친구가 생긴 이후, 나는 그들의 문제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은 온기가 감도는 시선으로. (중략) 오랫동안 방황을 거치고 제자리에 선 D. 그가 소망하는 대로 멋진 의사가 되어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 「그와 주고받은 80통의 편지」 중에서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여행에서 배웠다 길 위의 스승들을 만나기 위해 길 위의 학교로 가는 김남희. 그녀가 길 위에서 배운 것은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 꽃 진 자리의 잎들도 아름답다는 것만이 아니다. 겁 많고 소심해서 의심 많던 그녀가 마음을 열고 사람을 믿어가는 법을 배웠고, 라다크의 미국인 할머니에게 버리고 나누며 사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가수 이문세에게 힘이 들 땐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된다는 것을 배웠고, ‘슬로 라이프’ 운동을 하는 신이치 선생님에게 물 한 방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손님은 알라가 보낸 선물’이라며 여행자를 가족처럼 대접하는 셰자드 아저씨, 이국의 소년원에서 자원 봉사하는 일본인 료,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티베트의 잠양과 빼마, 물집투성이 여행자의 더러운 발을 꼼꼼하게 씻어주던 파키스탄의 할머니 등 가진 것은 없어도 남과 나누려고 하는 이들을 통해 김남희는 사람 사이에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김남희는 “여행이 신비로운 것은 결국 우리에게 사랑하는 힘을 가르치기 때문이 아닐까. 낯설고 물설고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곳에 몸을 두고 마음을 섞어가며 사랑하는 힘 말이다”라며 여행을 예찬한다. 그리고 그 힘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는 힘일지도 모른다.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더 많이 가지려 할수록 공허해질 뿐이고, 비울수록 채워진다는 것을. 삶의 질은 많이 갖는 데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덜 갖되 더 충실한 삶’을 사는 데 있다는 것을. 세상을 바꾸는 일은 내 일상의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기쁘게 해나갈 때 내가 사는 세상의 희망도 커질 것임을 믿는다. 여행은 그렇게 삶과 세상을 향한 나의 믿음을 변화시켜주었다. - 「우리가 사는 세상의 희망을 키우는 법」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