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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곡 Overture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제1악장 Russian Rhapsody 여행자의 아침식사 보드카 소송 오, 캐비어! 미각에 대한 편견 감자가 뿌리를 내리기까지 진짜 할바를 찾아서 하루에 여섯 끼 휴식 Intermission ‘베어 먹기 시리즈’ 이해하기 제2악장 Andante Mangiabile 드라큘라의 식생활 하이디와 염소젖 예수의 피 금단의 사과 인도 핫케이크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 집 동그란 빵의 모험 커다란 순무 빵을 밟은 소녀 양배추 밭에서 태어난 아기 모모타로의 기장경단 너구리죽 주먹밥 타령 간주곡 Interlude 고베 식도락 여행 제3악장 Largo 어떤 이분법 미지의 음식과 성향 시베리아 초밥 구로카와 도시락 냉동생선의 대팻밥 부엌의 법칙 맛없는 음식을 인내한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고국 음식의 위력 먹보 댄서 며느릿감의 먹성 태생이냐 환경이냐 먹성도 한 재주 씹는 것은 껌뿐 삼촌의 유언 ‘먹는 이야기’를 묶어 내면서 에필로그 뜻밖의 음식사 해설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Yonehara Mari,よねはら まり,米原 万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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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09-07-01
이 책을 편집하기 시작했을 때, 든 첫 번째 감정은 '배고프다'였다. 가뜩이나 한 식탐하기로 유명해 '식탐대실'이라는 별명까지 얻어서 좀 자제하려 했지만,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아, 초밥 먹고 싶어' '아, 만주 먹고 싶어' 메뉴가 파노라마처럼 돌아가고, 눈동자가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대식가 집안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그 자신이 대식가이자 미식가이기도 한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글이니만큼, 이 책에는 엄청 다양한 음식들이 나온다. 당연히 묘사 또한 먹음직스럽고. 심지어 이 책을 보다 보면 마리 여사가 먹어봤다는 '곰의 왼발'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단순히 맛난 음식이 좌라락 나오기만 했다면 이 책은 여느 맛 기행 책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요네하라 여사가 매력적인 것은 자신이 먹어본 음식의 기원, 역사, 문화를 손수 추적하는 집요한 '인문정신'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사과를 이야기하면서 성서 속의 사과, 신화 속의 사과, 희곡 속의 사과 등을 파헤치고, 그래서 인류는 사과에 어떤 이야기와 의미를 담아왔는지 살피는 식이다. 거기에 곁다리로 들어간 본인과 가족의 식생활에 대한 내력은 배꼽을 잡게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구절에서 나는 쓰러졌다.
어느 날 쓰레기를 모아서 뜰의 구덩이에 쏟아 넣고 보니 쓰레기더미 속에 노란색 무언가가가 보일 듯 말듯 한다. 이상한 예감이 들어 쑤시개로 쓰레기 속을 헤집어 노란색 덩어리를 확인했다. 억울하고 비참해서 어느새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넘쳐 나온다. (...) “엄마, 너무해요! 왜 숨겼어요.” 그 다음은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 "아유, 들켰네. 미안 미안. 어젯밤에 손님에 사 오신 건 데 마리도 유리도 잠이 들어서 어른들끼리 먹어버렸어. 그렇게 울지 마라.” 내가 울고 있는 동안 동생도 옆에 와 그 이유를 알게 되자 분해서 같이 엉엉 울었다. (본문에서) 이 '노란 덩어리'는 바나나다ㅜ 마리 여사는 이 일화에서 시작해 '바나나 가격'과 '세계화'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나는 그녀가 이토록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시작해서 역사까지 훑을 수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 '인문정신'이라는 말이 거창할지라도 나는 이 말을 고집하련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이 인문주의자에게 많은 독자들이 반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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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는 사라지는 것이 구전문학의 이치다. (…) 재미없는 다음 작품은 웬일인지 내가 아는 러시아인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더구나 이미 내용을 알고 있을 텐데도 이 우스개만 나오면 졸도 직전까지 자지러진다.
남자가 숲 속에서 곰을 만났다. 곰은 당장 남자에게 물었다. “넌 뭐 하는 놈이냐?” “여행자인데요.” “아니, 여행자는 나다. 넌 여행자의 아침식사고.” --- p.30,「여행자의 아침식사」 중에서 “싫어, 싫어요! 정말 이런 데서 살기 싫어요” 하고 절망적으로 애원했더니 어머니는, “아니, 너도 잘 먹으면서 그래. 살라미 소시지는 거의 핏덩어리잖니” 하신다. 아, 무지로 인한 행복이여. 이런 인생의 가혹한 진실을 알게 된 것은 아마도 그때가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그날 이후 나는 살라미 소시지를 입에 댈 수 없게 되었다, 는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도 참 좋아한다. 그럼, 드라큘라가 될 소양이 충분하다는 말이네. --- pp.119~120, 「드라큘라의 식생활」 중에서 고베행이 알려지자 당장 친지들에게서 전화며 팩스가 쏟아져 들어왔다. 아무튼 엄청난 먹보가 많은 우리 친지들은 맛있는 음식을 발견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먹이고 싶어하는 습성이 있다. 또 그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그들이 권하는 가게를 다 찾아다녔다가는 한 달도 모자랄 판이다. 내 위는 하나요, 주어진 시간은 이틀밖에 없다. 아무리 열심히 먹는다 해도 점심 두 끼, 저녁 두 끼밖에 여유가 없다. 고베행 교통수단을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도 택한 것도 순전히 점심을 고베에서 먹기 위해서였다. --- p.174, 「고베 식도락 여행」 중에서 그러고 보니 러시아 주요 인사들의 통역으로 동행할 때 나도 모르게 관찰해온 것이 있다. 그 결과 먹는 법과 삶의 방식, 성격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략)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면서도 좌우 세력의 균형 잡기에 노심초사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초밥이며 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살짝 맛보는 일조차 없었다. 하지만 튀기거나 익힌 생선, 샤브샤브나 스키야키는 대단히 즐겼다. 개혁 면에서라면 극좌파를 넘어 아예 소련을 붕괴시키는 불도저 역할을 한 옐친은 어떠냐 하면, 나온 음식은 무엇이든 흥미를 보이며 맛있게 먹어치웠다. 회며 초밥이며 된장국이며 낫토에 참새구이는 물론, 재미로 점점 희한한 음식을 내오던 주최 측이 어이없어할 정도로 그는 어떤 음식이건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먹었다. 이들 세 사람의 경우는 낯선 음식을 받아들이는 정도와 정치에 대한 혁신성의 정도가 우스울 정도로 정비례했다. --- p.192, 「미지의 음식과 성향」 중에서 식도락으로 몸이 상하셨는지 삼촌은 만년에 당뇨병으로 고생하셨다. 대식가인 삼촌에게 맛있는 것을 못 먹는 건 참기 힘든 일이었으리라. 그래도 내가 찾아가면 삼촌은 정성을 다해 식사 계획을 짜주셨다. (중략) “삼촌이 위독하시단다. 앞으로 열흘이나 견딜 수 있으실지.” 숙모의 전화를 받고는 그날로 삼촌을 찾아 뵈러 오사카로 달려갔다. 이미 의식이 몽롱하신지 내가 병실에 들어가도 모르셨다. 두세 시간 동안 숙모를 위로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삼촌이 가늘게 눈을 뜨셨다. “마리가 왔니?” “비행기로 돌아갈 거니?” “아니오, 신칸센으로요.”“그러냐…….”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 삼촌은 눈을 감고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역 도시락은 팔각도시락으로 해라…….” 내게는 이 말이 그 일주일 뒤 세상을 뜨신 삼촌이 남긴 마지막 말씀이 되었다. --- p.243,「삼촌의 유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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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곱 권을 ‘읽어치운’ 독서가 요네하라 마리
평생 동안 ‘먹어치운’ 음식을 말하다! 저널리스트 고종석은 ‘나는 요네하라 마리의 충성스러운 독자다. 생전에 한번 만나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숭배자이기도 하다’라며 그에 대한 애정을 표한 적이 있다. 대체 요네하라 마리는 어떤 사람이기에 고종석이 ‘숭배자’임을 자처하는 것일까? 그의 이력은 이렇다. 「요미우리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에세이스트, 러시아 주요인사의 방일 때마다 수행 통역한 일류 동시통역사, 하루에 7권씩 읽어치운 책들을 기록한 서평집 『대단한 책』의 저자, 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올가의 반어법』을 쓴 소설가……. 게다가 어느 한 가지 정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방대한 이력에 독특함을 더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어린 시절의 경험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1960년대, 공산당 간부였던 아버지를 따라 프라하로 이주해 외국인 친구가 대다수인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이異문화를 접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적 차이를 깊이 있게 통찰한 글을 써왔다(이 내용은 『프라하의 소녀시대』 『마녀의 한 다스』 등에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책 『미식견문록』의 출간으로 저자는 ‘미식 에세이스트’라는 이력을 하나 더 보태게 되었다. 그는 ‘맛있는 것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고, ‘먹기 위해 사는’ 사람으로 대식가 가문에서 엄청난 먹성을 물려받은 ‘냠냠공주’(저자의 별명)다. 또 어린 시절부터 세계를 드나들었기에 개구리, 뱀, 곰의 발, 사슴 코 등등 먹어본 음식의 폭 또한 다양해 미식 에세이스트로서는 훌륭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미식견문록』은 음식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은 물론 음식에 관한 동서고금의 얘깃거리와 속담, 문화사까지 아우른 37편의 음식론이다. 책 곳곳에 스며든 저자 특유의 농담에 쿡쿡 웃음을 터트리다가도, 이 대단한 독서가가 꼼꼼히 안내하는 지식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읽어치우기’에 탐닉하던 지식여행자가 이번에는 ‘먹어치우기’를 주제로 인문학적인 지식을 곁들여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다. 모든 음식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음식 문화의 단면을 파헤치는 지적인 즐거움 음식은 역사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으며, 어느 음식에나 그에 관한 문화적 배경―식습관, 새로운 식품의 등장, 음식을 둘러싼 종교적 금기나 계급 차이, 문명 간 교류 등―이 들어 있다. 『미식견문록』 역시 이러한 음식사를 조목조목 소개한다. 코스로 나오는 프랑스 요리의 서비스 방식이 사실은 러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거나, 19세기만 하더라도 감자가 ‘악마의 열매’라는 종교적 믿음 탓에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는 언급이 대표적이다. 눈여겨볼 것은 요네하라 마리가 이 내용들을 추적하는 과정이다. 마리 여사에게 음식과 음식에 대한 공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먹어본 ‘할바’라는 러시아의 과자 맛을 몇십 년째 잊지 못해 ‘할바’와 비슷해 보이는 우즈베키스탄의 과자 ‘할바인타르’, 루마니아의 ‘Loukoum’, 스페인의 폴보론 등의 조리법과 어원을 추적하여 ‘할바의 모든 것’을 밝혀내는 식이다.(저자는 이 과정 끝에 이것들이 모두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목민이나 상인들의 교류에 의해 전파된 혈연관계에 있는 음식들’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렇듯 음식과 식생활을 살피는 과정에서 어원 조사뿐 아니라 관련 책자, 백과사전, 신문 기사, 인터넷 자료 등 찾아낼 수 있는 갖가지 자료를 풍부히 총망라했다. 자료만 총망라한 것이 아니다. 러일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상 러시아와 일본은 기본이고, 알바니아 등 유라시아 대륙까지 그가 가본 곳 어디에서나 음식에 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는다. 알다시피 양배추 밭에서 아기가 태어난다는 이야기는 따오기가 아기를 물어온다는 이야기와 함께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2대 아기 점지 전설이다. ‘양배추 밭’ 이야기는 중세 스코틀랜드가 기원이라고 백과사전에 나와 있다. 그 근거는 11월의 할로윈 축제 전야에 미혼 남녀들이 수확 후의 양배추 밭에 가서 눈을 가리고 닥치는 대로 양배추 뿌리를 뽑아와 사랑점을 쳐보거나, 양배추 심지를 잘라와 배우자를 고르는 점을 쳐보는 전통행사가 있다는 데서 그 근거를 찾는다. 예를 들면 뿌리점은 ‘뿌리에 흙이 묻어 있으면 반드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싱거운 것이다(대체 흙이 묻지 않은 뿌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 이렇듯 양배추는 세계에서 재배되어 식용되고 있는 채소요, 양배추 밭은 친근한 존재다. 둘째로, 양배추의 형태가 몇 겹이나 포대기를 싼 아기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고대 로마 시대에 양배추를 품종개량하여, 지금처럼 공 모양의 품종이 생겼다. 이것쳀 ‘양배추 밭 아기’ 전설의 설득력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닐까 싶다. -159쪽에서 또 저자는 어린 시절 읽은 동화책 가운데 음식에 관한 대목만은 비상히 기억하는 재주가 있는데, 이 음식들을 먹어보고는 ‘이야기 속 음식’과 ‘실제 음식’을 비교?분석하는 대목에서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오는 염소젖을 먹어본 뒤 강렬한 암내에 실망했다는 이야기며, 일본 민담 『모모타로의 기장경단』에 나오는 기장경단의 밍밍한 맛에 낙심했다는 이야기 등은 저자의 왕성한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다. ‘애걔. 이게 뭐야. 이까짓 경단 하나에 도깨비 섬까지 따라갔단 말이야? 목숨을 걸고?’ 마음속으로 투정하면서도 상자 속 기장경단은 위주머니 속으로 홀랑 다 들어갔다. 그로부터 20년 후, 나는 농산물 수출입에 관한 국제회의의 동시통역을 하러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가게 되었다. 회의의 틈을 타서 양돈장을 시찰할 때였다. 마침 먹이를 줄 시각이라 토실토실 살찐 돼지들이 무서운 속도로 먹어치우고 있다. “맛있어 보이네요. 먹이는 뭐죠?” 답은 ‘hog millet’, 즉 기장이다. 그래. 원숭이나 개, 꿩에게는 더없이 매력 있는 음식인지도 모르지, 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162쪽에서 가장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음식 아라비안나이트 식생활이라는 현미경으로 관찰한 삶의 서사, 시대의 풍경 『미식견문록』에서 요네하라 마리는 음식이라는 친근한 소재에 발을 담그고, 자신의 가장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미식가였던 삼촌의 마지막 유언은 저녁 메뉴에 관한 것이었다거나, 라식 수술 뒤 일시적 실명 상태가 된 일본 환자에게 우메보시 도시락을 먹여 눈을 밝혀주었다거나…… 음식에 관한 사연들은 끊임없이 솟아난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전하고 싶어하는 것은 에피소드를 넘어, 음식 한 그릇에 담긴 삶의 서사와 시대의 풍경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사람의 정치 성향에 따라 미지의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간파하며, 보드카가 러시아 문화에 가져온 변화를 관찰한다. 음식이야말로 사람과 시대를 이해하는 가장 재미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이 매력적인 저자는 유쾌하게 증명해낸다. *편집자 노트 마음산책은 꾸준히 요네하라 마리의 책들을 펴내왔습니다. 그의 책들은 주로 언어학, 문화인류학, 역사 등을 분야를 넘나든 ‘인문학 에세이’로, 저자의 독특한 경험에서 건져 올린 생생한 사례와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합니다. 프라하 소비에트 학교를 다닌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동유럽 현대사를 그린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스탈린 시대에 실존했던 무용 천재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 『올가의 반어법』은 역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며, 문화 마찰의 최전선 통역 현장의 이야기를 다룬 『미녀냐 추녀냐』는 언어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또 하루 7권씩 20년간 책을 읽어온 독서가로서의 기록이 담긴 『대단한 책』에서는 마리 여사 내공의 뿌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계정세와 문화에 대한 해석을 담은 『마녀의 한 다스』와 이 책 『미식견문록』에서는 저자의 폭넓은 사유가 살아 숨쉽니다. 특히 『미식견문록』은 저자의 기상천외한 경험과, 기발한 해석 면에서 다른 저서를 압도합니다. 음식에 관심 있는 분은 물론,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요네하라 마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를 특집으로 다룬 문예지를 비롯해 발표되지 않았던 원고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고, 2008년 9월에는 육필 원고와 저서, 사진 등을 전시한 「요네하라전展」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일상적인 소재에서 시작해 지식을 넓혀가는 자유로운 인문주의자 요네하라 마리가 한국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