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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n Koon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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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누구냐고!”
거구의 남자가 커다란 오른손으로 내 왼쪽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가 내 몸에 손을 댄 순간, 희한한 현상이 일어났다. 눈앞에 펼쳐진 바닷가 광경이 스르륵 사라지면서, 붉은 바다가 꿈틀거리며 나타났고 불길한 하늘 아래 펼쳐진 붉은 파도 아래에서 무시무시한 생명체가 지옥의 빛을 내며 용솟음치는 모습이 보였다. 꿈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다시 환영이 사라지고 현실이 돌아왔다. 거구의 남자는 흠칫 놀라며 내 어깨에서 손을 치웠다. --- p.27 ‥그러나 허둥지둥 달려가던 나는 두 집의 경계에 쳐진 높다란 울타리에 부딪히고 말았다. 철망은 심하게 짤랑거리며 “범인, 여기 있네.” “범인, 여기 있네.”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경찰에게 내 위치를 고자질했다. --- p.172 ‥그때 나를 사로잡은 비이성적인 공포의 근원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익사할 뻔한 아이 때문인지, 죽음의 위협이 항상 우리 삶과 가까운 곳에 상존한다는 깨달음 때문인지, 스토미와 내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게 운명의 손길을 거스르는 짓이라는 예감 때문인지. 이유야 어찌되었든 보트는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았고, 그와 함께 좌절감은 급속도로 공포감으로 변해갔다. 이상하게도, 보트를 잡아 그 위에 올라타지 않으면 스토미와 내가 꿈꾸었던 미래가 절대 현실로 되지 못할 것이라는, 그리고 물에 빠진 아이를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간 죽음이 우리 중 한 사람에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확신이 나를 사로잡았다. --- p.301 ‥절망이 밀려왔다. 얼굴을 양손에 묻고 몸을 최대한 웅크려 세상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게 작아지고 싶었다. 내 안의 모든 것들을 토해내고 싶었다. 안나 마리아는 운전하면서 이따금씩 핸들에서 한 손을 떼어 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의 말들을 건넸다. “별종, 당신의 마음속에선 빛이 나요.” “아닙니다. 당신은 내 마음 속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르잖아요.” “당신은 많은 도시를 구했어요.” “그래도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 p.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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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예언자 4편 드디어 국내 출간!
휴머니즘과 허무주의, 예지력으로 무장한 연쇄살인추격자, 오드 토머스가 돌아왔다. 오드 토머스는 여전하다. 전편에서 보여줬던 정의감과 사회비판 의식, 그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유머와 위기대처 능력을 갖추고서 약속이나 한 듯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절세미모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반듯한 외모도 그대로다. 물론 한 살 더 나이를 먹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운명과 그 수레바퀴에 자꾸만 끼어드는 악마적 살인자들과의 대결을 끝내지 않았다. 대량학살을 막아낸 영웅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사랑하는 여인은 지켜내지 못했다. 그 외에도 평범한 일상이나 청춘의 열정 등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선물을 매번 포기해야 하는 오드 토머스. 그는 그때마다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나인가? 왜 나여야만 했을까?” 그러나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결국 그는 스스로 이렇게 답한다. “그제 내 운명이니까. 그것이 신의 계획이니까.” 수시로 찾아오는 원한에 찬 영혼들, 꿈속을 헤집는 끔직한 예지몽, 눈앞에 버젓이 보이는 희생자들… 오드는 두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지만 결국 그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엄청난 능력일수록 좋은 쪽으로 쓰여야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그는 우리를 닮았다. 힘든 현실에 주저하고 머뭇거리면서도 사소한 것에 웃을 줄 안다. 동시에 우리가 동경하는 것도 지녔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잃어버리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항상 바라고 있는 것, 바로 정의로움과 휴머니즘. 가장 기괴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지만, 그가 누구보다도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까닭도 바로 그것에 있다. 짙은 안개가 마을을 덮칠 때, 사건의 서막이 오른다! 붉은 바다, 흰 옷의 소녀, 학살의 기운… 예지몽일 뿐인가,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인가. 수도원에서 사건을 해결한 오드는, 이상한 예감을 따라 캘리포니아의 한 해변마을로 흘러들어간다. 그곳에서 한물 간 영화배우의 비서 겸 요리사로서 생활하던 그는,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상한 꿈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음습한 하늘과 붉게 물결치는 파도, 그 바다에 떠 있는 흰 옷을 입은 소녀. 결국 두터운 안개가 마을을 잠식한 어느 날, 오드는 실제로 그 소녀를 만나게 되고 본능적으로 마을에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음을 예감한다.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드, 그는 과연 현실 속 악몽을 막아낼 수 있을까? “생생한 캐릭터들의 대향연” 이번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생명력을 획득한 각각의 캐릭터다. 책 속에서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한 독창적인 캐릭터들은 오드의 네 번째 모험을 한층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미스터리한 소녀 안나 마리아, 다섯 살 때 친아버지에 의해 불구덩이에 던져졌지만 끈질기게 살아남아 용서를 구현한 블로썸, 외로움을 잊기 위해 영화 속 세상으로 도피해버린 전직 영화배우 출신이자 세상에 마지막 남은 신사 허치슨. 적들도 매력적이긴 마찬가지다. 잔인하면서 어수룩하고, 냉정하면서 호기심에 이끌리고, 탐욕스러우면서 순수함에 감탄하는 그들은 소름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낸다. 오드 역시 전편의 음울함보다는 가벼운 유머를 내세워 이야기를 한층 흡입력 있게 이끌어간다. 이 생생한 캐릭터들 덕분에 환영처럼 모호하고, 세기말처럼 씁쓸한 이야기를 따라 가면서도 누구나 30초마다 낄낄거릴 수밖에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