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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Tyler
JANG YOUNG HEE,張英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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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시계』의 주인공 매기 모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줄곧 노인요양원에서 간호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중년 여인이다. 매기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수다스럽고 정이 헤프고 침착하지 못하며, 가족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일일이 간섭하고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까지 하여 결국은 일을 망쳐놓기 일쑤다. 남편 아이러는 여러모로 매기와는 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며, 냉혹할 정도로 분석적이고 사실에 집착한다. 그는 늙은 아버지와 정신박약자인 누나 도리, 심한 외출 공포증을 가진 주니를 부양해야 했기 때문에 등록까지 마친 의대를 포기하고 아버지가 꾸려가던 액자 가게를 물려받았다.
낭만적인 결혼 생활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는 매기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 때문에 슬프고, 말이 없고 혼자 카드놀이 하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는 아이러는 자신이 삶을 낭비해왔을지도 모른다는 회한에 외로움을 느낀다. 무명의 록 가수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한 소녀를 임신시켜 결혼하지만 아이가 돌도 채 되기 전에 이혼한 아들 제시와 장학금을 받고 명문대학에 가게 되지만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며 평범한 부모를 은근히 무시하는 딸 데이지도 이들 부부의 걱정거리다. 친구 남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집을 떠난 며느리 피오나와 손녀 리로이를 찾아보는 매기와 아이러를 그려내면서 저자는 이 부부의 과거를 현재와 정교하게 엮어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아침 8시경부터 부부가 잠자리에 들기까지 약 열네 시간이 흘렀을 뿐이지만 그들의 의식 속에서는 거의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셈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러가 하고 있는 카드 놀이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초기 단계를 지나 기교가 필요하고 재미있는 단계에 와 있다. 이는 그들의 결혼 생활을 상징한다.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분리되어 있는 개인이지만 외로움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아름다움을 추억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을 꿈꿀 수도 있는, 인생 여정에서 가장 풍성한 단계에 와 있는 매기와 아이러 부부는 제시와 피오나 부부와 대비되면서 오랜 시간과 경험을 거쳐 합일과 조화가 성취된 현실적 결혼의 모습을 보여준다. 옮긴이는 1년여에 걸쳐 이 책을 번역하면서 타일러 여사와 직접 10여 차례의 서신 교환을 했으며 원본의 분위기와 목소리를 가능한 한 그대로 살리면서 우리 말로 잘 읽히는 번역을 하고자 애썼다고 고백하고 있다. ‘숨쉬기 연습(Breathing Lesson)’이라는 원제가 자칫 건강법의 ‘호흡 연습’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저자로부터 제1부 마지막 매기가 결혼 1주년 때를 회상하는 데서 등장하는 ‘종이시계(Paper Clock)’를 한국어판을 위한 제목으로 추천받았다는 설명도 잊지 않는다. 앤 타일러가 제시한 제목‘숨쉬기 연습’과 ‘종이시계’는 둘 다 순환과 반복의 뜻을 내포하고 우리의 일상과 친밀한 이미지이면서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희비극을 상징하기도 한다. 보편적 세상을 상징하는 제목처럼 보편적 인간상을 표상하는 매기와 아이러, 또 그 주위 인물들, 그들이 일상적인 삶에서 위안과 의미를 찾으며 부대끼는 모습은 독자들 또한 삶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