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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왜 지금 68운동인가
2장 68운동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3장 68운동은 무엇을 남겼는가 4장 68운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5장 68운동과 한국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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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지금 68운동인가 ― 과거인 동시에 현재인 사건 68운동
‘모든 권력을 상상력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파괴의 열정은 창조적 희열이다’, ‘서른이 넘은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말라’,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지루함은 반혁명적이다’, ‘우리는 정체됨 없이 살고 무제한으로 즐기고 싶다’, ‘현실적이 되자, 비현실적인 것을 요구하자’. 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열쇠가 되는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개념사’ 시리즈의 열두 번째 권『68운동』은 1968년 유럽, 아메리카, 동유럽, 일본 등지에서 권위주의와 기성 가회의 가치에 대한 반대 그리고 창의성과 상상력 확대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개된 역사적 사건 ‘68운동’을 고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68운동의 원인, 과정, 결과를 통해 이 운동이 지닌 세계사적 의미를 짚어보며, 68운동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또한 68운동이 실현하고자 했던 가치가 프랑스와 전 세계에 미친 영향과 그것이 가져온 변화를 교육, 여성, 노동, 정치, 문화 각 부문에서 역사학자의 균형 있는 시각으로 짚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68운동의 핵심 정신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성 사회의 가치를 전복하는 것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인종 차별과 남녀 차별 등 모든 차별과 권위주의에 반대했으며, 소비 사회ㆍ베트남 전쟁ㆍ소련 공산주의를 비판했다. 그들은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성 해방을 외쳤고, 민주주의ㆍ자유로운 토론ㆍ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했다. 또한 이 책은 지향한 가치의 본질과 운동 방식의 유사성이라는 측면에서 68운동과 2008년 한국의 촛불 집회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한국 사회에서 68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묻고 있다. 2. 68운동은 무엇인가 ― 일상을 변화시키는 저항의 운동 68운동이란 1960년대 후반 기성 사회의 가치를 거부하고 권위주의 타파, 기성 질서에 대한 거부 그리고 새로운 창의성과 상상력 확대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 세계적으로 전개된 변혁 운동을 말한다. 196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는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불만이 팽배해갔다. 이 시기가 전반적으로 자본주의의 발전을 통한 경제 발전의 번영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노동, 정치 등 사회 곳곳에서 문제점들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1968년 프랑스 낭테르 대학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을 비판하며 시작된 운동의 불꽃은 다른 대학, 프랑스 전역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갔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와 영국에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과 사회의 권위주의에 저항했으며, 제3세계의 혁명가 체 게바라와 호치민은 그들의 정신적 지도자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 반대와 흑인 민권 운동이 운동의 핵심 주제였으며 체코, 유고, 폴란드에서는 스탈린의 권위주의적 체제와 이에 동조한 좌파 정권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전공투가 대학의 권리 회복, 즉 학비 인상 반대 투쟁과 학내 자치 활동을 위한 투쟁에서 점차 베트남 전쟁 반대 투쟁으로 노선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당시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기성 정치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68운동의 뿌리는 같았다. ‘정치는 거리에 있다. 바리케이드는 거리를 막지만 길을 열어준다’는 학생들의 구호는 40년 전에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68운동은 프랑스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서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다. 68운동에서 학생들은 기성의 권위주의에 저항했으며 전체주의와 전쟁에 반대했다. 또한 68운동은 소비 사회를 비판하고 욕망의 해방을 주장했으며 낡은 세계에서 소외되었던 흑인과 여성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제반 문제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었다. 이들의 말과 구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함으로써 이후 사회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68운동이 미완의 혁명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68운동은 당시 현실 정치 영역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으며, 68운동 이후 프랑스와 독일에서 집권한 세력은 비제도권 좌파의 요구를 기대만큼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68세대의 욕구는 사회 전반에 개혁적이고 민주적인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것은 시민 주도의 새로운 사회 운동이라는 형태로 나타나 가치관과 일상생활의 변화를 유도하고 풀뿌리 운동에 기초한 수평적 네트워크와 시민의 직접 행동을 강조했다. 즉 68운동은 단순한 정치적 운동이 아니라 문화와 일상을 변화시킨 운동인 것이다. 3. 68운동은 무엇을 말했는가 ― 권위에 반대하고 욕망과 상상력을 해방하라 이 책은 68운동을 새로운 개념과 상상력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생생하게 제시한, ‘말과 구호의 혁명’이었다고 평가한다. 68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은 기존 전통을 파괴하는 축제 속에서 해방감을 느꼈고, 자율과 자유를 강조하며 무정부주의적 가치를 드러냈다. 또 68운동은 기성의 권위와 소비주의에 저항했으며 욕망과 상상력의 해방을 외쳤다. 68운동은 말의 축제였다. 세계의 우애, 직접 민주주의, 계급 없는 사회, 상상력, 욕망, 행복 등의 말이 프랑스 전역에서 울려 퍼졌다. 68운동의 참가자들은 임금 생활과 일과 시간의 단조로움이 만연한 사회로부터의 탈출을 촉구하며 인생을 즐길 것을 강조했다. 이 축제는 축제가 끝난 후에도 서서히 일상의 삶을 변화시켜나갔다. 또 68운동은 무정부주의적이었다. 68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은 체계적으로 운동을 조직하지 않았으며 이를 위한 기구의 설립도 거부했다. 68운동의 대중은 중앙 집권적 조직을 거부했으며 그 때문에 일상으로 파고 들어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68운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사회 전역에 퍼진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위주의에는 구좌파의 권위를 포함해 학교에서의 교수의 권위,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권위, 국제 사회에서의 강대국의 권위, 여성에 대한 남성의 권위, 회사에서의 사장의 권위가 모두 속한다. 그리고 68운동은 성 본능을 정치적 무기로 변형시켰다. 당시의 구호들은 성 해방이 기존 사회의 권위를 파괴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표현하고 있었다. 68세대들의 요구에는 물질주의적 소비 사회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자본주의가 가져온 인간 소외를 반대했으며, 부와 소비의 증대라는 이상은 역사 진보와 인간 해방이라는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4. 68운동은 무엇을 남겼는가 ―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다 68운동은 대학의 위기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노동 부문, 여성의 권리 문제, 문화 영역 전체로 확대되었다. 이 책은 68운동이 프랑스와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을 교육, 노동, 정치, 여성, 문화 각 영역으로 나누어 정밀하게 분석한다. 운동의 결과 대학 시설이 개선되었고 대학이 평준화되었으며 대학 내 자율성과 평등한 문화가 자리 잡아갔다. 노동 부분에서도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노동자의 임금이 올랐고 이 덕분에 구매력도 크게 증가했다. 기업 내 노조의 활동도 보장되었고 노조 설립의 자율성도 증가했다. 68운동의 영향력은 이후 1969년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붉은 겨울, 1973년 영국 노동자 투쟁, 1974년 포르투갈 혁명, 1975년 스페인 파시스트 정권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68운동은 여성 해방 운동에도 영향을 주었다. 1970년에는 여성이 자녀를 자신의 이름으로 인정하는 부모 양육권이 인정되었고, 1972년에는 민법전에 있는 부권의 우세함, 남녀의 위계질서, 적출 친자 관계의 독점권 등 가부장제 원칙도 폐지되었다. 이제 부부간의 평등과 자녀에 대한 동등한 권리가 인정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해에 여성의 미혼과 기혼 호칭을 거부하는 잡지《미즈》가 창간되었다. 무엇보다 68운동 당시 학생들은 자신들의 혁명은 사회적이고 문화적 혁명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태도는 삶의 즐거움과 다양성의 확대, 개성에 대한 찬미로 이어졌으며 이후 반문화 혹은 대안 문화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68세대들은 비주류 음악이던 비트나 록 음악 그리고 아프리카 음악에 열광했고 쾌감을 만끽하고자 마약을 복용하며 새로운 현실을 꿈꾸기도 했다. 새로운 주거 공동체로서 코뮌을 조직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고 프리섹스주의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나타났다. 이 모든 것은 기성 질서에 대한 거부와 새로운 삶의 양식을 만들려는 시도였다. 5. 68운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새로운 사회의 출현 이 책에서 저자는 68운동이 마르크스, 마오쩌둥, 인터내셔널, 프롤레타리아의 전통 같은 사회주의 혁명의 성격 외에도 성의 혁명, 개인주의, 쾌락주의, 반권위주의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모든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으로만 구성된다는 푸리에주의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68운동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고 각각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규명한다. 68운동을 국가 전복의 음모로 보는 것은 보수파의 대표적 해석이다. 68운동이 ‘소수의 공상가들과 정치권력의 장악에 미친 사람들이 공화국을 전복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있지만 실제로 68운동에 참가한 학생들은 국가 권력을 장악하려는 구좌파의 전략에 반대했으며, 나아가 구좌파의 권위주의, 부패, 비효율성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따라서 저자는 구좌파의 음모라고 보는 이 설명은 당시의 상황을 매우 왜곡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편에서는 68운동을 전통적 계급 갈등이나 자본주의적 착취에 대한 항거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1960년대에 자본주의적 착취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기존의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공장 내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경영에 대한 참여 부족에 있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68운동을 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의 대립으로 해석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참여를 단순히 경제 투쟁으로만 해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68운동을 정신적 반란과 문명의 위기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이들은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사회에서 또는 모든 절대 가치가 무화된 진공 상태에서 젊은 세대가 살아야 할 이유와 의미를 찾기 위해 68운동을 전개했다고 해석했다. 한편 프랑스의 사회학자 알랭 투렌은 68운동이 문화적 차원의 사회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68운동이 통합과 근대화를 주장하는 기술 관료 지배층과 반권위주의, 해방, 참여를 주장하는 새로운 전문가들 사이의 대립에서 발생했다고 보았다. 이 새로운 전문가들은 1970년대 말부터 서구에서 활발히 전개된 환경 운동, 인권 운동, 반전?평화 운동, 대안적 생활 문화 운동 같은 신사회 운동에서 선구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저자가 보기에 68운동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 하나는 국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적으로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의 학생 봉기와 노동자 투쟁, 미국의 자유 언론 운동과 흑인 인권 운동, 이탈리아의 학생 운동 및 북부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 운동, 멕시코 대학생들의 올림픽 개최 반대 운동, 일본의 전공투 등은 이 시기의 역사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이는 미국의 사회학자 월러스틴이 68운동을 ‘미국의 헤게모니 상실과 소련의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탈위성국가화라는 조건이 동시에 맞물려 일어난 세계적인 사건’으로 해석하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 6. 68운동과 한국 사회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2008년의 촛불 집회를 68운동과 관련지어 바라보고 있다. 학생들로부터 운동이 시작됐다는 점, 기성 정당의 틀을 거부했다는 점, 거리 토론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확인했다는 점 그리고 시위가 축제와 결합했다는 점에서 촛불 집회는 68운동을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촛불 집회는 시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말의 성찬으로 분출했다는 점에서 1968년에 파리의 학생들이 거리를 점거한 채 토론했던 모습과 유사했다. 자유 발언대에서는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출했으며,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대자보와 팸플릿을 만들었다. 촛불 집회 도중에는 사람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광장은 본연의 정체성을 찾았다. 이처럼 시민들은 대화와 토론을 통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정부의 반민주주의적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 2008년 촛불 집회가 열리던 당시 대다수 시민은 기성 정당들과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들의 생각은 고루했으며 권위주의에 젖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68운동을 연상시키는데 당시 학생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권위주의 세력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촛불 집회에서 시민들은 어떤 정당과 조직에게도 운동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2008년 촛불 집회는 상상력과 자유의 힘으로 기존 권위에 몸담은 모든 조직을 거부했다. 촛불 집회에는 쇠고기 문제 이외에도 많은 주장이 있었는데, 시민들은 대운하 반대, 기성 언론의 왜곡 보도와 친미주의에 대한 비판,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 경쟁 위주의 교육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약자를 위한 사회,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이를 위해 권위주의, 시장 만능주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