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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거실
배수아
문학과지성사 200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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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목소리의 내부

제2장 목소리의 콜라주

제3장 목소리의 유령

제4장 부쪽 거실에서 온 여인

해설_꿈·김형중

저자 소개 1

裵琇亞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온하고 불순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늦된 아이들이며 주로 스무살 안팎의 주변적 존재이다. 이들은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화를 거부하는 인물이며 '스스로 선택한' 이상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신세대적 일상을 파고들며 신세대적 일상에 숨어 있는 존재의 어둠과 불안, 삶의 이중적 풍경에 대한 감각적 묘사로 일관하다.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배수아는 은폐된 존재의 어둠을 탐사하며 독특한 개성을 갖춘 신세대 작가로 성장해왔고, 이제는 미적 성숙의 단계를 완성해가고 있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이지적이면서 자기 주장이 강한 문체를 통해 남녀관계의 속물성을 파헤치고, 독신녀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경제ㆍ섹스ㆍ결혼관ㆍ자기세계에 대한 솔직하고 쿨한 느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사람의 첫사랑』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스스로 추락중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탈과 파격, 섬뜩한 비애가 차갑게 펼쳐져 있다. 세기말의 쓸쓸함과 밀봉된 희망, 피학적인 아픔이 한꺼번에 만져지는 작품이다.

『붉은 손 클럽』은 외형의 독특함을 넘어, 단자화된 관계에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또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인간의 심리, 사랑의 대상을 향한 비이성적 감성들, 일상에 물든 관계의 지리멸렬함을 포착해 내는 배수아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배수아의 감각적이고, 이미지적인 글쓰기가 잘 나타나 있다. 『심야통신』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녀 특유의 감각 더듬이로 포착하고 있는 창작집이다. 배수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감동하지 않는 일상인의 내부에 꿈틀거리는 목마름과 허기를 이야기한다. 그녀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련의 징후를 상징하고 허무주의적 인간형과 이미지와 기호로 점철된 우리 세대의 문제적인 서사 형식을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자리, 자기만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철수』는 인간 존재 안의 어둠과 생의 운명적인 폭력 속으로 더 한층 깊이 탐사해 들어가는 배수아 소설의 불온한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섬뜩한 생의 이면을 보아버린 자의 어둡고 서늘한 내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바나』는, 소설 속의 '나'가 외국 여행 중에 산 중고 자동차의 이름이다. 또, '그녀'로 불리는 이바나는 여행기를 편집하는 편집자에겐 신비의 여성이다. '이바나'는 어느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어느 지방에선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의 단편집 말미에, 배수아는 '나에게 제목이란 면상의 흉터와도 같아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이 치명적이다. ...... 지금 나는 왜 모든 소설은 예외 없이 제목을 필요로 하는가 회의스럽다.' 고 말했다. 가장 짧은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이라고도 했는데, 이 소설의 제목 '이바나'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이 '이바나'는 내내 소설 속 화제의 중심인데 비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뭉개져 있다. 나, K, B, 산나, Y...... '죽기 전까지는 대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견디는 불면의 밤을 섬뜩하게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뱀과 물』,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동물원 킨트』, 『이바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당나귀들』, 『독학자』, 『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올빼미의 없음』, 『서울의 낮은 언덕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등을 썼다.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창작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그 사람의 첫사랑』 등과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붉은손 클럽』 등이 있다. 또한 몸을 주제로 한 에세이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를 펴냈다.

역서로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의 골드문트』, 『데미안』 등으로 2003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과 『G. H. 에 따른 수난』 등이 있다.

전통 소설의 인물과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술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무종」을 통해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독특한 문체와 색깔로 열혈 독자군을 거느려 왔던 그녀는 이제 사유하는 문장의 힘으로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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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346g | 134*213*20mm
ISBN13
9788932019789

책 속으로

만약 네가 네 환상을 기록한다면, 네가 보고 들은 것이 아니라 네가 꿈으로 꾸는 묘사 불가능한 것들을 기록한다면, 그런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네 언어를 만들어낸다면, 하루하루 네 꿈을 기록한 노트를 당나귀처럼 어디든 짊어지고 다닌다면, 너는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 동시에 다른 모든 사물들과 안과 겉처럼 다를 수가 있지. 네 환상은 네가 기록하는 만큼 성장하고 우거질 것이며, 그래서 너만이 산책할 수 있는 검은 숲을 이루게 될 거야. 오, 나는 바란다. 네가 숲이 무엇인지 알기를…… --- p.119

어떤 문학평론가는 단호하게도 이런 말을 했다죠. 꿈이 자주 등장하는 작품치고 좋은 문학 작품은 없다구요. 그런데 말이죠, 난 꿈이 주인공이 되어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책이 아니라, 이 모든 내용은 결국 꿈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고 끝나는 책이 정말 싫었어요. 예를 들자면 카프카의 『변신』 같은 것 말인데요. 청취자의 머리를 혼미하게 만들어놓은 다음에 이건 그레고르 잠자의 악몽의 연속이었던 거야, 하는 결론으로 도피할 여지를 남겨두느냐, 아니면 작가가 그것을 사실의 사건으로, 아니면 적어도 현실적인 것으로 끝까지 밀고 가느냐 그 차이를 말하는 거예요. 비전문가일지라도 이제는 꿈 하면 자동적으로 가장 먼저 정신분석을 떠올려요. 하지만 그 이론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배제하고 본다면, 꿈은 어쩌면 문학일 거예요. 잣ㄴ이 낭독자이자 청자가 되는 오디오북 말이죠. 우리는 꿈을 해독할 필요가 없어요. 당신이 그 편지를 읽고 내가 곁에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읽고 그렇게 듣는 것으로 너무나 충분하겠죠. --- p.194

우리는 단지 앞뒤 설명도 없이 세계의 어느 한 부분을 떼어내어, 단순히 그것을 알 뿐이죠. 그들은 해변으로 가는구나, 희게 빛나는 모래를 밟고 키 큰 수풀을 지나. 8월의 서늘한 고장, 바람이 많은 북쪽 바닷가 작은 도시, 검소한 호텔과 관광객을 위한 새 박물관이 있는 곳. 그런 식으로 우리는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고, 이전에는 결코 만난 적이 없는 어떤 장소에 불현듯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무조건 아는 거예요. 그들은 해변으로 가는구나. 그것이 꿈의 전부이자 본질이죠. 그렇듯 꿈은 자체의 무한한 투명성으로 인해 불완전한 샤먼이랍니다. 우리는 꿈의 해안으로 흘러가는데, 꿈은 투명한 경계를 활짝 열고 우리를 타인의 꿈속으로, 꿈속의 상상으로, 타인이 꾸는 우리의 꿈속으로 인도해버리기도 한까요.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 다음에 발견하게 되는, 스스로를 설득할 만큼의 논리적인 근거란, 오직 우리의 몸을 휘감고 있는 무거운 이불자락뿐.

--- p.240

출판사 리뷰

“우리는 꿈을 해독할 필요가 없어요.
……그렇게 읽고 그렇게 듣는 것으로 너무나 충분하겠죠.”

투명한 경계를 활짝 열고
우리를 타인의 꿈속으로, 꿈속의 상상으로, 타인이 꾸는 우리의 꿈속으로 인도하는
배수아 신작 장편소설


1993년에 데뷔한 이후, 탁월한 심리 묘사와 개성 있는 문체로 기존의 전통적인 소설쓰기를 거부하며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해온, 그리하여 한국 현대문학에 큰 전환점을 가져온 작가 배수아. 그녀가 새 장편소설 『북쪽 거실』을 출간했다. 배수아는 소설집 『훌』이 출간되었던 2006년까지 한 해에 한두 권의 책을 내며 왕성한 활동을 해왔지만, 그 후 3년 동안 창작집을 출간하지 않아 독자들을 궁금하게 했다. 그렇기에 그간의 공백을 깨고, 장편소설로는 『당나귀들』 이후 4년 만에 독자들을 찾아온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사뭇 남다르다.
주지하다시피 배수아는 독자에게 그리 친절한 작가가 아니다. 때문에 독자층이 폭넓게 자리하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 세계를 일궈온 그녀는 ‘배수아’라는 이름만으로도 그녀의 작품에 무한한 신뢰를 가지는 마니아 독자층을 형성했다. 이것이 배수아 소설이 갖는 힘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소설이 닫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배수아의 작품은 형식에 얽매여 있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소설을 ‘발견’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북쪽 거실』은 배수아가 2008년 가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총 4회에 걸쳐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한 장편이다. 네 계절에 걸쳐 조금씩 그 이야기를 만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북쪽 거실』은 조금 더 난감하다.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 같은 부분은 과감하게 들어냈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한 에피소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욱 간결하고 단단해졌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북쪽 거실’로 향하는 여정에서 자주 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문단 나누기를 거의 하지 않아 지면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밀도 높은 문장들의 밀림 속으로 ‘서사’는 실종되고, 꿈이나 환각처럼 혼돈스럽고 모호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시간 역시 연대기적이고 인과적인 진행을 무시한 채 와해된다. 공간과 시점도 종잡을 수 없다. 때로는 극사실적으로, 때로는 세부적인 부분을 많이 생략한 채로 묘사되는 풍경들은 현실인지 꿈인지, 안인지 밖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하고, 서술자는 일인칭에서 삼인칭, 때론 전지적으로까지 별다른 안내나 표식 없이 둔갑한다. 또한 낯선 비유와 표현들도 독자로 하여금 이완 없는 긴장 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괴롭힌다. 외국어처럼 긴 관형절을 여럿 거느리고, 사유에 따라 술어를 바꾸고 중문에 복문을 더해 복잡하게 길어진 문장 구조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모호한 서사와 낯선 비유와 시공의 뒤틀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보면 마치 꿈속인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느낌이 아니다. 독자들이 길을 잃고 서 있는 그곳은 진짜 꿈속이니 말이다. ‘알고 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라는 식의 결말을 짓는 허탈한 이야기가 아닌, ‘꿈’ 그 자체. 그러니 줄거리가 없이 모호하고, 시간과 공간, 시점이 엉키고, 낯선 비유와 표현이 그 안에서 반짝이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북쪽 거실』에서 배수아는 바로 꿈 자체를 담아내고 것이다.

이 책은 ‘꿈’이다. 오로지, 우리의 경험이 허락하는 경계 안에서는 꿈만이, 그토록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혼란스럽고, 의미심장하면서도 줄거리로 요약되지 않으며, 낯설고 생경한 비유들로 가득 찬 말들을 마치 와해된 입술과도 같이, 늙은 동굴의 웅얼거림과도 같이 길고 줄기차게 쏟아놓을 수 있다.
_김형중, 해설 「꿈」에서

그렇다면 꿈이 되는 언어는 어떤 것일까. 배수아는 어떤 언어로 꿈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본문에서 빌리자면 그 언어는, “소리가 없는 꿈의 장면 하나하나를 묘사하고 수많은 내용이 서로 중첩된 꿈의 고통과 색채와 떨림을 현실에서 다시 불러일으키며 꿈을 지배하는 그리움, 다른 해안에 대한 그리움의 성질과 증상을 증폭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예술적으로 문명화되어 있”는 언어, “마침내 현실을 꿈으로 채색하고 현실이 꿈을 통해 호흡하도록 만”드는 언어, “그리하여 잠들지 않고도 꿈을 바라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으며, 마침내 잠 없이도 꿈의 상태에 머무는 그런 단계에 도달”한 언어이다.
『북쪽 거실』에서 이 언어는 목소리를 타고 온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줄거리를 요약할 수 없어도, 이 책이 오롯이 ‘꿈’이라면 그 꿈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혹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더라도, 몽환적인 어늶 느낌을 받았다면, 그리하여 꿈과 현실의 경계를 잊고 헤맸다면, 바로 그 언어를 들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수니’의 직업이 오디오북의 목소리 배우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 목소리는 “꿈을 통해 호흡하도록 만”드는 언어, “마침내 잠 없이도 꿈의 상태에 머무는 그런 단계에 도달”한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꿈을 해독할 필요가 없”다. 해몽은 현실에서나 필요할 뿐이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렇게 읽고 그렇게 듣는 것으로 너무나 충분하”다.

꿈에 ‘대해서’ 말한다거나, 꿈‘처럼’ 말한다거나 하는 것은 『북쪽 거실』과 거리가 멀다. 『북쪽 거실』이 꿈꾸는 것은 그 자체로 꿈이 ‘되는’ 것이다. 죽은 수니인 듯도 한, 혹은 순이이거나 배수아 자신인 듯도 한 a여인이 등장하는 소설 말미, 이제 더 이상 이성의 언어로는 분석 불가능한 지점까지 내려간(꿈과 무의식을 말하면서 ‘내려간다’는 지정학적 비유를 피할 길은 없다) 지점에서 구사되는 북쪽과 지하세계의 언어는 그러한 시도가 성공했음을 ‘원리적으로’ 입증한다. ‘원리적으로’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은, 그 지점은 사실 언어 너머의 영역이어서, 그것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의 여부조차 우리로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_김형중, 해설 「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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