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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인간
올리짱 오타쿠 삐딱한 외톨이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옮긴이의 말 |
Risa Wataya,わたや りさ,綿矢 り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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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아 헤매는 시선들이 뒤엉켜 조가 짜인다. 어느 시선끼리 묶이게 될지 나는 손바닥 보듯 환히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직 2개월밖에 되지 않은 6월의 이 시점에, 반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도표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은 기껏해야 나 정도일 것이다. 정작 나 자신은 도표의 틀 밖에 있으면서.
--- p.9 「나머지 인간」 그의 입에서 침이 튀어나와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는 “아! 미안!” 하며 당황해서 내 눈 밑에 묻은 침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 냈다. 얼굴의 솜털이 싹 하고 쓸리는 작은 소리가 귀를 울리고, 촉촉하고 따뜻한 손끝의 감촉이 피부 위에 전해져 왔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가 잽싸게 내 등 뒤로 돌아왔다. 어떡해! 브래지어를 벗길지도 몰라. --- p.27「나머지 인간」 가슴이 먹먹하다. 그리운 이 아픔. 내가 무지에서 만난 사람은 틀림없이 올리짱이다. 유치한 사람, 세련되게 유치한 사람. 그리고 그녀 앞에 서 있던 촌스럽게 유치한 나. 손이 떨릴 정도로 무거운 패션 잡지를 다시 책꽂이에 꽂았다. 니나가와는 이렇게 「올리짱으로부터 주어진 올리짱의 정보」만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올리짱의 실제 모습은 알지 못한 채. --- p.65「올리짱 오타쿠」 “너, 언제나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관찰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무것도 못 보는구나? 한 가지만 말해 둘게. 우린 선생님을 좋아해. 너보다, 훨씬.”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육상부원들과 선생님 사이에는, 거짓이 아닌, 진정한 정이 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라니,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방금 전 선배의 말은 단지 허세일 뿐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선배들의 방식에 물들지 않고 냉정한 시선으로 자신들을 보고 있는 내게 위협을 느껴서, 그 탓에 나온 허세다. --- p.90「삐딱한 외톨이」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다. 빗살 사이에 낀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걷어 내듯, 내 마음에 끼어 있는 검은 실오라기들을 누군가 손가락으로 집어내 쓰레기통에 버려 주었으면 좋겠다. …… 해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들뿐이구나. 남에게 해 주고 싶은 것 따위는, 무엇 하나 떠올리지도 못하는 주제에. --- p.92「삐딱한 외톨이」 아프게 하고 싶다. 발로 차 주고 싶다. 안쓰러움보다 더 강한 느낌. 발을 살짝 뻗어 발끝을 그의 등에 갖다 대자, 힘이 들어가면서, 엄지발가락 뼈가 가볍게 딱, 하는 소리를 냈다. “아퍼! 뭔가 딱딱한 게 등에 부딪쳤어.” 발가락 끝에 닿아 있는 니나가와의 등이 활처럼 휜다. --- p.14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청춘소설의 두 남녀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실망스러운 외모와 성격을 지닌 하츠와 니나가와. 때로는 너무 얄밉고 답답해서 콕 쥐어박고 싶기까지 하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 둘을 차마 미워할 수가 없다. 어딘가 모르게 안타깝고 사랑스럽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학창 시절의 내 모습, 그리고 지금도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모나고 지질한 내 일면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 p.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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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하츠는 성격이 좀 삐딱하고 모난 외톨이다.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가식이라고 믿는 그녀는 혼자가 될 것인지, 그룹의 일원이 될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전자를 택하자니 ‘소외’를 감당해야 하고, 후자를 택하자니 끊임없이 자신을 꾸며 대야 하기 때문에 썩 내키지 않는다. 사실 하츠는 키누요만 단짝친구로 남아 주면 바랄 게 없다. 그러면 굳이 무리에 속하지 않아도 되고, 외로울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츠의 유일한 친구였던 키누요도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가식적인 인간관계를 거부하고 개인 대 개인으로 우정을 쌓기를 바랐던 하츠는 반 아이들로부터 ‘나머지 인간’ 취급을 받는다.
하츠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무리에 흡수되지 못한 또 한 명의 나머지 인간인 니나가와에게 다가간다. 니나가와는 무겁고 까만 긴 앞머리와 시체처럼 공허한 눈을 가진 소년이다. 그는 패션모델 올리짱에게 푹 빠져 있는 광적인 오타쿠로, 학교, 공부, 친구, 부모는 물론 그 무엇에도 관심 없다. 그런데 하츠가 몇 년 전에 무지라는 잡화점에서 올리짱과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그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후 둘은 묘한 교류를 하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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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전면 개정,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으로 탄생
어설프고 부족한 ‘사춘기의 나’를 투영한 성장담 일본과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0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정유리 번역가는 번역 초고를 전면 수정했다. 무엇보다 와타야 리사의 재기발랄한 문체를 살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개성적인 문체는 등장인물, 서사와 더불어 작품에 리듬감과 현장감을 불어넣었다.『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소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무거운 주제를 풀어내는 두 주인공은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주변의 사춘기 소년 소녀다. 간장을 병째 뒤집어쓴 것 같은 앞머리로 이마를 가린 오타쿠 니나가와와 우엉 뿌리 같은 다리를 가진 육상부 하츠. 니나가와와 하츠는 왕따로, 작품에서는 ‘나머지 인간’으로 분류된다. 와타야 리사는 이 나머지 인간들의 다소 삐딱한 시선과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보여 주는데, 그 전개에서 필치가 빛을 발한다. 억지로 그룹의 일원이 되고 싶지 않아서 혼자가 됐지만, 진정한 친구를 갈구하는 하츠의 심리 상태와 니나가와를 향한 묘한 감정을 놀라울 정도로 리얼하게 포착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가까이에 있었던 친구 혹은 바로 나 자신은 분명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속 니나가와나 하츠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도 그때는 어딘가 어설프고 부족했다. 진정한 친구가 필요했고, 누군가를 남몰래 좋아하면서도 능숙하게 관계 맺는 방법을 몰라서 쭈뼛거렸던 사춘기 시절의 나를 하츠와 니나가와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소외받은 두 남녀 고등학생이 세상과 소통하는, 바로 내 이야기이자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성장담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을 만나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