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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과 궁녀
역사를 움직인 숨은 권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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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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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글 _ 왕과 궁궐의 그림자, 환관과 궁녀를 위하여

제1부 제왕의 그림자, 환관

제1장 환관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소멸
1 환관의 기원과 어원
궁궐 지킴이 환관의 탄생 ∥ 환관, 우리 역사로 찾아들다 ∥ 씨 없는 수박 엄환을 부르는 명칭들
2 궁형, 그 비인간적 형벌
궁형의 나라, 중국 ∥ 거세 전문가 엄공의 환관 만들기 ∥ 조선에서는 누가 거세 시술을 했을까?
3 궁궐의 기둥이 된 환관 조직
중국의 환관 조직 ∥ 고려 환관의 성장과 조직화 ∥ 가장 이상적인 환관 조직을 만들어낸 조선
4 환관의 외형과 성향
5 환관의 교육과 사생활
환관 학교 ∥ 환관 부부 ∥ 환관의 아내 ∥ 환관의 자식 ∥ 환관 족보 ∥ 가짜 환관
6 조선 왕들의 환관 정책 및 주요 환관
태조에서 성종까지
환관의 지나친 권력을 묵과한 태조 ∥ 환관에겐 호랑이처럼 굴었던 태종 ∥ 깐깐한 원칙으로 환관을 꼼짝 못하게 만든 세종 ∥ 혁명을 도운 측근 환관만 총애했던 세조 ∥ 환관의 위상을 지나치게 격상시킨 성종
연산군에서 현종까지
오직 복종만을 강요했던 연산군 ∥ 환관을 인간적으로 대우했던 중종 ∥ 환관의 발호를 묵과했던 명종 ∥ 많은 환관을 공신으로 삼은 선조와 광해군 ∥ 계속된 전란에 지쳐 자포자기한 인조 ∥ 환관의 기강을 다잡은 효종과 지나치게 너그러웠던 현종
숙종에서 순종까지
환국정치로 환관의 힘을 키워준 숙종 ∥ 환관을 제자리에 돌려놓은 영조 ∥ 정조 이후 환관의 호랑이로 등장한 외척

제2장 중국사를 뒤흔든 환관들
춘추시대 - 환관정치의 원조 수조 ∥ 진 황조 - 황제 위의 환관 조고 ∥ 한 황조 - 《사기》를 저술하여 중국사의 아버지가 된 사마천 ∥ 후한 황조 - 환관의 황금시대를 구가한 환관들 ∥ 당 황조 - 황제를 마음대로 갈아치우는 환관들 ∥ 송 황조 - 북송을 말아먹은 동관 ∥ 원 황조 - 고려인으로서 《원사》의 〈환관 열전〉에 실린 박불화 ∥ 명 황조 - ‘환관의 나라’ 대명제국

제3장 우리 역사를 풍미한 환관들
환관 정치의 대명사, 정함 ∥ 재상 위에 군림한 환관, 최세연 ∥ 왕을 갈아치우려 했던 이숙 ∥ 충선왕을 티베트로 유배시킨 환관, 임백안독고사 ∥ 고려의 국호를 지킨 방신우 ∥ 왕보다 높은 환관, 고용보 ∥ 조선의 환관 제도를 정착시킨 김사행 ∥ 까탈스러운 태종의 충복, 노희봉 ∥ 단종의 마지막 보루, 엄자치 ∥ 연산군의 학정을 꾸짖다 참혹하게 살해된 김처선 ∥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1품 공신, 박한종 ∥ 영조의 최대 정적, 박상검

제2부 살아있는 궁궐 귀신, 궁녀

제1장 궁녀, 그들은 누구인가?

1 고대 중국의 궁녀 조직과 규모
2 우리나라의 궁녀 조직과 규모
삼국시대의 궁녀 ∥ 고려, 조선시대의 궁녀
3 궁녀의 범주와 명칭
여관 ∥ 견습나인 ∥ 생각시 ∥ 정식나인 ∥ 본방나인 ∥ 상궁 ∥ 비자 ∥ 방자 ∥ 무수리
4 여관의 소임과 직분에 따른 호칭
여관의 조직과 소임 ∥ 여관의 직위 및 직분
5 여관의 선발과 교육
6 궁녀의 복장과 머리 모양
궁녀의 복장 ∥ 궁녀들의 머리 모양
7 궁녀의 근무, 월급, 휴가
8 궁녀의 출궁과 죽음

제2장 인물과 사건으로 본 궁녀 이야기
1 궁녀와 연관된 주요사건
전향과 수근비의 능지처참 ∥ 소현세자빈의 폐출과 전복구이 사건 ∥ 삼복 형제와 홍수의 변 ∥ 장희빈의 인현왕후 저주 사건
2 궁녀 간통 및 연애, 축첩 사건들
출궁 궁녀 간통 사건 ∥ 궁녀 연애 사건 ∥ 희귀한 간통 사건 ∥ 《경국대전》의 조문을 바꾼 이축 사건
3 왕의 어머니가 된 궁녀들
왕의 생모 후궁들의 사당, 칠궁 ∥ 저경궁 인빈 김씨 ∥ 육상궁 숙빈 최씨 ∥ 연우궁 정빈 이씨 ∥ 선희궁 영빈 이씨 ∥ 덕안궁 순헌황귀비 엄씨

제3장 의녀(醫女), 그들은 누구인가?
1 의녀의 탄생
2 조선의 의료 기관과 의녀 교육
조선의 의료 기관 ∥ 의녀 교육과 평가 및 직책
3 의녀의 임무와 역할
4 의녀의 가정생활과 결혼
5 의녀 간통 사건들
6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의녀들
중종의 주치의, 대장금 ∥ 충치 제거술의 달인, 장덕과 귀금 ∥ 분이와 애종

저자 소개 1

인문학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교육자다. 1996년에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밀리언셀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출간한 이후 20년 동안 《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등 한권으로 읽는 한국 통사 시리즈를 완성하여 역사서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따라 일본에서는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과 《한 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중국에서는 《한권으로 조선왕조실록》, 태국과
인문학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교육자다.
1996년에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밀리언셀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출간한 이후 20년 동안 《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등 한권으로 읽는 한국 통사 시리즈를 완성하여 역사서의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따라 일본에서는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과 《한 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중국에서는 《한권으로 조선왕조실록》, 태국과 대만에서는 《에로틱 조선》, 베트남에서는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인도네시아에서는 소설 《건청궁일기》가 번역 출간되었다.
최근에는 세계적 시각에서 새롭게 인문학을 정리하고 있는데, 《세계사 신박한 정리》, 《그리스로마신화 신박한 정리》, 《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한국사 신박한 정리》, 《세상의 모든 신화 신박한 정리》 등의 ‘신박한 정리’ 시리즈를 내놓고 있으며, 이 외에 150여 권의 어린이 책을 출간하였다. 또한 세종대왕의 뛰어난 리더십을 다룬 《국가경영은 세종처럼》을 통나무에서 펴냈다.
1999년에 참사람 배움집 ‘이산서당’을 설립하여 운영하였으며, 2006년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다산학교’를 세워 현재까지 교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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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779g | 153*224*30mm
ISBN13
9788901101156

책 속으로

사실 궁녀들이 왕의 총애를 받고자 하는 것은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함이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이 정말 얻고자 한 것은 권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들의 사랑 행각이 반드시 권력을 향해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환관의 경우는 어떤가? 궁녀처럼 왕과 함께 지내며 왕의 수족으로 살고 왕의 총애를 받길 원하지만, 그들은 궁녀들과 달리 왕과 육체적 사랑을 나눌 수 없는 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왕의 총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직 권력뿐이다. 따라서 환관은 기본적으로 권력 지향형일 수밖에 없다. 특히 스스로 고자가 된 자궁自宮 환관들의 목적은 오직 부귀와 권력밖에 없다. 하늘과 부모가 준 자신의 남성을 잘라내고, 그 고통과 분노와 모멸감을 참으며 궁궐로 들어온 유일한 희망은 바로 권력자가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환관들의 도道는 권력이었다. 권력을 얻는 길이면 가야 하고, 권력을 잃는 길이면 가지 말아야 했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 존재가 바로 그들이었다. --- pp.75-76

혁명이 일어나 왕조가 바뀌어도 환관과 궁녀는 그대로 궁궐을 지킨다. 궁궐을 장악한 새로운 왕은 그들에게서 궁궐의 법도와 예절을 배워 궁궐살이를 이어가고, 자신의 자식들을 그들에게 맡겨 키우며, 그들의 도움을 받아 의식주를 해결한다. 왕명을 조정에 전달하는 중요한 업무에서부터 왕의 밑을 닦아주는 더러운 일까지 그들의 손을 빌린다. 한마디로 그들은 왕의 수족이자 혓바닥인 셈이다. 그런 탓에 왕은 그들 없이는 무슨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존재다.
비록 역사에 거대한 발자국을 남긴 자들은 모두 왕이었으나, 그 발자국 뒤에는 환관과 궁녀들이 그림자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 없는 물체가 없듯이 그들 없는 왕은 없다. 그림자는 주인인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때론 그림자가 주인을 이끌기도 했던 것이 그들과 제왕의 관계였다. 이 책은 그들 그림자들의 생성과 성장, 소멸에 관한 이야기다. 따라서 그들 그림자들의 삶이 어떠했으며, 그들과 제왕, 그들과 국가, 그들과 백성이 어떤 관계 속에 있었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글이 될 것이다. 이는 왕조시대의 내밀하고 민감한 부분들을 이해함으로써 좀 더 섬세한 역사적 시각을 형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함이다. --- 〈머리글〉 중에서

“몇 명의 환관들이 나(연잉군, 훗날의 영조)를 제거하려고 했다. 이 때문에 대비께서 나를 불러다 물어보라고 청하셨다. 내가 대전에 불려가 울면서 나를 죽이려 한 환관들을 잡아다가 심문할 것을 청했더니 쾌히 허락해주시어 무척 기쁘고 다행스러웠다. 그런데 물러나 처소로 돌아와보니 앞에 내린 분부를 모두 환수하시고, 차마 들을 수 없는 하교를 하셨다. 내가 장차 합문에 나가 석고대죄하여 세제의 위를 내놓고자 하여 그대 시강하는 관리들로 하여금 나의 거취를 알게 하려는 것이다.” 다음 날 이 일이 신하들에게 알려지자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세제의 의외의 강수에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소론 대신들은 크게 당황하였고, 급기야 대신들이 경종이 누워 있던 진수당으로 몰려갔다. --- pp.266-267

세종 26년(1444년)에는 더욱 심각한 사건이 벌어졌다. 의금부에서 보고하길 궁녀 장미가 거짓으로 병들었다고 하여 집으로 휴가간 뒤에 남자들과 놀아났다는 것이었다. 장미가 놀아난 남자는 이인과 김경재였다. 이인은 장미를 불러다 함께 술을 마시고 연회를 벌였고, 잠을 잘 때 장미와 벽을 사이에 두고 잤으며, 장미를 불러다 주연을 베풀 때 거문고를 타게 했다. 거기다 장미의 집을 은밀히 왕래하면서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성관계를 맺지도 않았고 손조차 잡은 일이 없다고 한다. 말하자면 둘은 마음을 주고받는 연애를 한 셈인데, 이 또한 참형에 해당되는 죄였다. 이 사건에 대해 세종은 김경재의 동서 정철권과 처남들인 김유돈, 김유장에 대해서는 죄를 약하게 주고, 장미는 의금부가 올린 대로 참형에 처했다. 그리고 이인은 여연으로 귀양 보내고, 김경재는 무창의 관노로 예속시켰다. 궁녀하고 술 한잔 했다가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 p.374

출판사 리뷰

200만 베스트셀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박영규의 역작
왕 중심의 역사가 뒤집힌다!
주변의 시각으로 파헤친 새로운 권력의 세계


과거 공부를 하던 젊은이에게 편지가 한 통 날아들었다. “나이가 서른이 다 되었는데도 아직 음양의 이치를 모릅니다. 오늘 밤은 마침 조용하니 담을 넘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환관의 아내와 정을 통하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속설을 이용해 환관의 아내가 남자를 유혹하는 편지다.
조선시대에 남녀상열지사를 다룬 이런 이야기가 《기문총화》라는 책에 전하는 것도 놀랍지만, 남자 구실을 못하는 환관에게도 아내가 있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된다. 실제로 환관은 사택에서 출퇴근을 하며 부인과 아들 심지어는 사위까지 두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허리 굽은 내시이거나 한낱 몸종으로 치부하던 환관과 궁녀의 존재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아무리 임금과 친밀한 신하라 할지라도 그들보다 임금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신하는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왕조를 뒤엎으려는 자도, 왕의 눈에 들어 권력을 움켜쥐려는 자도 환관과 궁녀를 후대하게 마련이었다. 왕조차도 그들 없인 궁궐의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자신들의 의·식·주 모든 것을 그들에게 의존했으며, 자녀들 역시 그들에게 맡겨 키웠다.
〈한권으로 읽는 왕조실록〉 시리즈로 역사 대중화 작업을 선도했던 박영규가 이번엔 바로 그들에게 눈을 돌렸다. 단순히 환관과 궁녀의 일상사?미시사를 복원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주변인인 환관과 궁녀의 시각에서 역사를 새롭게 바라본다. 저자는 수많은 문헌과 자료를 뒤져 제왕의 최측근 비서인 환관과 왕조 유일의 여성 공무원인 궁녀의 은밀한 이야기들을 오롯이 되살려냈다. 거세 전문가 엄공의 환관 만들기, 궁형, 환관부부와 자식, 우리역사와 중국역사를 뒤흔든 환관들, 궁녀의 선발과 교육, 왕의 어머니가 된 궁녀들, 의녀의 탄생과 역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의녀들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움직인 숨은 권력자, 환관과 궁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왕조시대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는 왕과 집권층 귀족이라는 소수의 권력자들이 역사의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 주인공의 시각으로만 역사를 바라본다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영영 접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왕조시대의 주인공들과 그들을 움직인 숨은 권력자인 환관과 궁녀에 얽힌 생생한 역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환관의 무덤 안에는 자신의 ‘양물’이 들어 있다
환관이 되기 위해 거세를 하는 자들은 수술 전에 ‘여자가 되어 궁궐로 시집가겠다는 맹세’의 의미에서 혼서(婚書)를 작성했다. 그러고 난 후 목숨을 건 수술을 감행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잘려나간 음경과 음낭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당시 환관들은 그것을 방부 처리해서 상자 속에 넣어 밀봉한 후 대들보 위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중국의 경우 벼슬이 오를 때 이것을 제시하는 험보(驗寶) 관례 때문이었다.
환관이 자신의 양물을 아끼는 이유는 또 있었다.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의 일부를 떼내는 막중한 불효를 저지른 환관으로서는 죽은 뒤에 저승에서 부모를 만날 때는 반드시 양물을 다시 달고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승으로 떠날 때는 관 속에 반드시 자기 양물을 함께 넣게 하는 풍습이 생겨났고, 환관들은 그 풍습을 꼭 지켰다. 환관이 된 자들 중 대다수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궁으로 들어간 자들이었다. 또 이 경우 대개 그 부모가 어릴 때 거세시켜 자식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런 부모에게조차 효도를 하기 위해 관 속에 자신의 양물을 챙겨 넣었던 환관들의 풍습은 그야말로 정상적인 인간으로 살지 못한 자기 인생에 대한 회한과 눈물로 얼룩진 역사의 상징일 것이다.

상궁의 월봉은 쌀 6가마였다
궁녀도 다른 관리처럼 근무에 대한 보수를 받았는데, 일반 관리들은 녹봉을 받지만 이들은 월봉을 받았다. 고종의 궁녀들의 월급 명세표에는 상궁 196원~80원, 나인 40~50원, 비자 18원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를 당시의 쌀값인 20원에 적용해 계산해보면 나인은 쌀 2가마, 지밀의 상궁들은 적어도 쌀 6가마 이상이었다. 평생 궁궐 귀신으로 살 것 같은 이들은 휴가도 다녀올 수 있었다. 당시에는 여자들을 한곳에 가둬두면 여자들의 원망이 하늘에 닿아 큰 변란이 있거나 천재지변이 생긴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러한 풍습을 핑계로 궁녀들을 궁 밖으로 내보냈던 것이다. 그러다 세월이 좋아지면 다시 불러오기도 했다. 또 출궁한 궁녀들은 재가를 할 수 없었지만, 양반의 첩으로 들어간 궁녀들의 사례는 조선시대 내내 찾아볼 수 있다. 연산군은 아예 출궁 궁녀의 간통은 죄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종의 아들인 임영대군의 아들은 궁녀에게서 연애편?를 받아 곤혹스러운 일을 겪기도 했다.

양반과의 단골 스캔들 파트너, 의녀
약방 기생으로 취급받던 의녀들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스캔들에 단골로 등장한다. 관의 노비보다 더 천시받았던 의녀들은 어떻게 해서든 천비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는데, 그 유일한 방법이 양반의 첩으로 들어가는 일이었다. ‘백이’라는 의녀는 세종대왕의 아들 평원대군과 사랑을 나누었고, 나중에는 대마도 정벌의 주역 이종무의 아들의 첩이 되기도 했다. 양반의 첩이 된 뒤에도 대다수는 의녀의 직분을 그대로 유지했는데, 그러다 보니 남자들을 접하게 되고 그것이 사단을 일으키기도 했다. 성종 대에는 의학 교수였던 조평이 제자였던 의녀와 간통을 저질러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국권이 모두 고자에게 있구나”
궁녀처럼 왕과 함께 지내며 왕의 수족으로 살고 왕의 총애를 받길 원하지만, 환관은 궁녀들과 달리 왕과 육체적 사랑을 나눌 수 없는 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왕의 총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오직 권력뿐이다. 따라서 환관은 기본적으로 권력 지향형일 수밖에 없다.
고려 의종대와 원 간섭기는 ‘환관 정치의 시대’로 불릴 만큼 환관의 영향력이 컸던 시기다. 정함을 비롯해, 도성기, 최세연, 이숙 등 권력을 움켜쥐고 마음대로 휘둘렀던 환관들이 수두룩하다. 최세연은 대궐 바로 앞에 누각을 지어 권세를 과시하기도 했고, 충렬왕과 충선왕의 왕권 다툼기의 환관 이숙은 충렬왕 편에 서서 왕을 갈아치우려고 하기도 했다. 원 간섭기의 임백안독고사는 충선을 티베트로 유배시키는가 하면, 방신우는 고려를 없애려는 원 황조에 긴밀하게 대응해 고려의 국호를 지키기도 했다.

“희봉이(태조의 환관) 저 놈의 머리채를 잡고 중문 밖으로 끌어내라!”
고려와 달리 조선은 환관의 힘을 억누르면서 가장 이상적인 환관 조직을 만들어냈지만, 왕의 기질에 따라 환관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역성혁명을 통해 왕위에 오른 태조 이성계는 환관 김사행에게 궁궐의 법도를 배우며 그를 총애했다. 이들의 권세는 판서보다 높았고 재산은 도성의 갑부 못지않았으며 주변 세력 또한 웬만한 재상에 뒤지지 않았다. 성격이 불같았던 태종의 환관 노희봉은 수시로 죄 없는 감옥살이를 해야 했으며, 머리채를 잡혀 중문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세종대왕 대의 환관 엄자치는 수시로 변방을 드나들며 왕명을 전해야 했으며, 연산군 대의 환관 김처선은 왕의 학정을 꾸짖다 처참하게 살해되기도 했다.

한낱 몸종이자 권력의 그림자로 치부해버리고 마는 이들이 권력의 중심부에서 왕조의 성쇠와는 무관하게 생명력을 이어왔다면 그 속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봐야 옳다. 기존의 왕조사가 정(正), 명(明)의 영역이었다면 『환관과 궁녀』는 오히려 역(逆), 암(暗)의 역사에 가깝다. 그 대신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던 사람들과 그들에 얽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왕조사다.
이제까지 우리가 알았던 왕과 귀족 중심의 역사를 조금만 뒤집어보면 역사의 숨은 진실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자는 왕조시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존재할 수 있었던 이들, 그렇기에 권력의 중심에서 역사의 흥망성쇠를 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환관과 궁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 무대의 뒤편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치욕을 감내하면서 권력 획득에 몰두했던 환관, 왕의 여자로서 죽기 전에는 궁궐 담을 넘을 수 없었던 궁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 모두를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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