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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만화 속에서 숨 쉬는 나의 이웃, 혹은 또 다른 나 제1장 만화의 주인공, 네모 칸 안에서 기지개 켜다(1940~50년대) 김용환의 코주부 / 희망과 웃음을 주는 서민들의 다정한 이웃 김성환의 고바우 / 반골로 출발한 만화세계의 저명인사 김원빈의 주먹대장 / 질긴 생명력, 막강한 파워의 소년 장사 산호의 라이파이 / 본격 SF만화의 탄생 알린 한국형 슈퍼맨 제2장 만화 스타의 춘추전국시대를 맞다(1960~70년대) 임창의 땡이 / 밝고 건강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명랑만화의 모범소년 길창덕의 꺼벙이 / 과장된 포복절도, 재치 넘치는 ‘착한 악동’ 고우영의 일지매 / 권력의 천적, 혹은 민중의 영웅 박수동의 고인돌 / 문명의 환부에 들이댄 원시인의 청진기 신문수의 혁이 / 투명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환상 윤승운의 요철이 / 말썽꾸러기 소년의 엉뚱한 발명 소동 이상무의 독고탁 / 화해와 용서를 가르치는 휴머니스트 김민의 불나비 / 목탁 대신 검을 든 구도자의 삶 허영만의 이강토 / 어떤 상황에도 적응하는 카멜레온 방학기의 다모 / 관습의 굴레를 벗어던진 용기 있는 여인 김삼의 강가딘 / 인간성 회복의 기치를 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검둥이 박수동의 번데기 야구단 / 신바람 야구의 원조. 불패 야구단, 홈런 야구단 이두호의 독대 / 반골과 뚝심, 민초의 한과 울분 제3장 획일화된 영웅 이미지는 싫다!(1980년대) 김수정의 고도리 / 우리 시대 모든 샐러리맨을 위한 헌사 김수정의 둘리 / 만화의 위상을 높여준 영악한 초록 공룡 이현세의 오혜성 / 맹목적 사랑에 감염된 영웅의 광기 박봉성의 최강타 / 해피엔딩을 기다리는 복수의 화신 고행석의 구영탄 / 희생과 봉사의 전도사, ‘바른생활 사나이’ 한희작의 여자 / 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미녀군단 제4장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에르메스의 후예들!(1990년대) 배금택의 변금련 / 남성 중심의 가치관에 희생당한 여자의 초상 김진태의 황대장 / 슈퍼맨 증후군에 시달리는 고독한 중년 이명진의 남궁건 / 10대 독자들과 완벽한 정서공감대 이룬 10대의 분신 김동화의 이화 /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누이의 초상 백성민의 토끼 / 투철한 역사의식이 빚어낸 시대 극화의 정점 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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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도 피하는 귀신같은 사나이, 자유와 평화의 수호신, 초인이며 영웅인 한국판 슈퍼맨. ‘ㄹ’자가 새겨진 두건과 선글라스, 빛보다 빠른 제비기를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우주 악당을 무찌르는 정의의 용사 라이파이는 현실이 아닌 만화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영웅적 면모를 가진 캐릭터였다.
22세기 아득한 미래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라이파이의 박력 넘치는 액션과 활약상은 그동안 슬프고 감상적인 내용의 만화에 젖어 있던 청소년 독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 p.59 반쯤 감긴 눈에 머리엔 땜통자국, 얼른 보기에도 꺼벙하기 때문에 이름도 꺼벙이. 꺼벙이는 엄연히 한 작품의 주인공이지만 땡이나 훈이, 두통이처럼 이상형의 조건을 갖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보통보다 훨씬 못해 보인다. 앞의 주인공들이 독자들을 다소 주눅 들게 하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것과는 달리 꺼벙이는 만만하고 어리숙해서 오히려 동정이 가는 캐릭터이다. 지독한 장난꾸러기인데다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고 엉뚱하기 짝이 없다. 한편으론 뒤늦게 등장한 동생 꺼실이에게도 오빠로서의 권리행사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순둥이다. --- p.83 허영만이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줄 수 있었던 데는 카멜레온 같은 변신이 가능했던 ‘이강토’라는 캐릭터가 큰 몫을 차지했다. ‘이강토’는 허영만이 산고를 치르며 탄생시킨 분신이었지만 허영만은 스스로 그 캐릭터에 구속되거나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그 분신을 적재적소에 투입하여 작품의 의도를 살리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도록 조정했다. --- p.156 〈검둥이 강가딘〉에서는 강가딘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이 인간과 똑같은 언어행위를 하며 인간의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 비록 사람과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진 않지만 인간과 동등한 품격을 지닌 인격체로 묘사되어 있다. 동물이 의인화되어 사람과 함께 같은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것은 만화에선 흔치 않은 경우였고 특히 동물이 사람과 한 집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설정은 오히려 〈아기 공룡 둘리〉보다 앞선 편이었다. --- p.184 둘리는 얹혀산다는 약점에다가 자신이 끌어들인 친구들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까지 더해져 고길동으로부터 인격적 모욕과 물리적 억압을 받지만 꼼짝하지 못한다. 늘 구박받는 친구들을 대신해서 때로 호기있게 덤벼들기도 하지만 고길동의 만만찮은 반격에 이내 꼬리를 내리고 마는 나약하고 배짱 없는 친구다. 도우너가 길동에게 반말을 하며 분별없이 달려들 때도 둘리는 도우너의 입을 틀어막으며 길동의 비위 맞추기에 바쁘다. 또 뜻하지 않은 삼불의 등장에 위압감을 느끼고 위축될 만큼 소심하기도 하다. --- p.237 구영탄은 일반 만화 주인공의 특성인 영웅적 성향보다는 오히려 현실적인 성향이 강한 캐릭터지만 의외의 행동을 통해 그런 현실감이 약화된다. 그 의외의 행동은 희생과 봉사라는 구영탄의 인생철학에서 비롯된다. 그런 의미에서 구영탄은 살신성인의 경지에 이른 인물이다. 더러 구영탄이 건달이나 해결사 같은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있지만 구영탄의 내면세계에는 의도적이건 아니건 남을 위한 희생과 봉사가 항상 충만해 있으며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며 이타적이다. --- p.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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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속에서 빛난 멋진 영웅들, 귀여운 동물들, 엉뚱한 친구들. 그 시절 우리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 쉬던 주인공들을 만난다!
최신 만화가 배본되는 토요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끼리 떼 지어 몰려갔던 서점에서 학교 수업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던 나의 영웅들을 만날 수 있었다. 꿈속에서조차 등장해 아침이 되면 아쉬움을 남겼던 그들. 바로 어린 시절을 꽉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우리가 좋아했던 만화책의 주인공들이다. 우리를 설레게 했던 한국 만화책의 역사가 올해로 100년을 맞았다. 수많은 기쁨과 즐거움, 질곡의 세월을 살아온 한국의 만화책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이 100년을 맞아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성인이 되어 잊고 있었던 나만의 영웅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가슴 뛰는 기회가 찾아왔으니 놓치지 말자. 4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를 모은 ≪내 인생의 만화책≫이 출간됐다. 저자 황민호는 “이 책은 아직 인생의 희망이 남아 있던 시절 장차 영웅의 모습으로 살고 싶었던 우리를, 우리가 꿈꾸던 세계로 이끌었던 만화주인공들에 대한 비망록이다”라고 말한다. 책은 총 4장으로 각 장은 1940~50년대, 60~70년대, 80년대, 90년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만화의 주인공, 네모 칸 안에서 기지개 켜다(1940~50년대)’에서는 1940년대 한국만화의 시작을 알린 김용환의 코주부를 필두로 막강한 파워의 소년 장사 주먹대장, 한국 SF만화의 장을 연 한국형 슈퍼맨 산호의 라이파이 등 조금 촌스럽지만 정감가는 고전적인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제2장 ‘만화 스타의 춘추전국시대를 맞다(1960~70년대)’에서는 명랑만화의 모범소년 땡이, 민중의 영웅 일지매, 원시인의 청진기 고인돌, 엉뚱한 발명왕 요철이, 검을 든 구도자 불나비, 카멜레온 같은 이강토, 반골과 뚝심을 지닌 독대 등 귀엽고 재밌는 주인공들을 다시 되새겨본다. 제3장 ‘획일화된 영웅 이미지는 싫다!(1980년대)’에서는 우리 시대 샐러리맨 고도리, 영악한 초록 공룡 둘리, 영웅의 광기를 지닌 오혜성, 복수의 화신 최강타, 바른생활 사나이 구영탄 등 한때 만화세계가 주름을 잡던 시절의 반가운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제4장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에르메스의 후예들!(1990년대)’에서는 고독한 중년 황대장, 10대들의 분신 남궁건, 우리 누이의 초상 이화, 역사의식이 돋보이는 토끼 등 쉽게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들을 다시 되살렸다. 이 책을 집필하는 내내 만화팬으로서 행복감을 느꼈다는 저자 황민호는 집필에 대한 소회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막연하지만 아름답고 행복할 거라고 믿었던 미래에 대한 환상과 함께 만화의 영웅들은 나를, 우리를 지탱시켜준 희망이었다. 오늘 비록 영웅의 모습으로 살고 있지 못할지라도, 만화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마음속에 영웅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들과 함께했던 시절의 추억이 오롯이 남아 있기에 나는 존재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