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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다빈치 게임 역자의 말 |
Guillaume Prev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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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시무시한 범죄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내가 이런 의문을 갖는 까닭은 그 범죄의 독한 뿌리가 실은 매우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비교적 나중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평범한 로마 청년이었고, 모든 로마 시민들이 그랬듯이 1514년 12월 20일 아침 벼락 치는 소리처럼 하늘을 찢는 최초의 불안한 조짐을 느꼈다. --- p.11
나는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았고,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잿빛 돌기둥에 새겨진 긴 소용돌이 문양이 게르만족을 물리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승리를 상징하고 있었고, 거기서 27미터 더 높은 기둥 꼭대기에는 말을 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조각상이 있었다. 놀라운 것은 평소처럼 황제 혼자 말을 탄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누군가가 황제의 뒤에 올라타 황제의 목 너머로 두 팔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는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시체였다. 정확히 말하면 끔찍하게 목이 잘린 채 붉은 피로 범벅된 벌거벗은 시체였다. 시체의 등에는 과녁 한가운데 화살이 꽂히듯 단검 하나가 박혀 있었다. --- p.13 “치안국장님, 그 뒤쪽 벽 좀 보세요. 벽에 뭔가 그려져 있는 것 같아요……” 치안국장은 빛이 들어오도록 문을 열었다. 벽에 그려진 것은 갓 흘린 피에 손가락을 적셔서 쓴 듯한 글귀였다. EUM QUI PECCAT…… (죄지은 자는……) “이 글귀 속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없구나. 그래,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전혀 없어.” 바르베리 치안국장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는 그 글귀를 다시 읽어 보았다. 짤막한 그 글은 단숨에 읽혔고, 그다지 불쾌한 내용은 아니었다. 우리는 그런 급작스러운 방식으로 악마의 피비린내 나는 출현을 처음으로 접했다. --- p.17 그가 걸음을 멈추었고, 그제야 나는 가까이서 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굉장히 잘생긴 노인이었다. 나이 탓에 조금 둔해지기는 했겠지만 이목구비가 상당히 섬세했다. 입의 생김새가 뚜렷했고, 코 또한 우뚝하고 의지가 굳어 보였으며, 파란 눈은 강렬하고 활기차게 번득였다. 파란 두 눈이 짙은 눈썹 밑에서 나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 두 눈은 내 마음과 영혼 저 깊숙한 곳을 보고 있었다. 수많은 경이로움을 담고 있는 이마는 높고 반들반들 윤이 났으며 관자놀이 주변에는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그 하얀 머리카락이 물결치는 턱수염과 한데 뒤섞였다. 그의 모습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족장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그는 등을 꼿꼿이 편 채 서 있었는데, 키가 거의 나와 비슷했다. 사프란색의 우아한 외투 속에 털로 안을 댄 저고리를 여유롭게 껴입은 모습이었다. 풍채가 당당했으며 내가 생각한 천재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의 모습에서 너무 깊은 인상을 받은 나머지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 p.29 “아! 귀도! 이리 오려무나. 이것 좀 보아라. 오늘 아침에 입수한 것이다.” 치안국장이 나에게 종이 조각을 내밀었다. 종이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인쇄되어 있었다. 죄인은 머리를 잃었다. 결백한 자는 목숨을 잃었다. 교황은 체면을 잃었다. 그리고 오디새는 하늘로 날아갔다. ―반 아에켄 그림 “오디새!” 내가 외쳤다. “그래, 바로 그것 때문에 이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암시들에는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어.” 치안국장이 말했다. “이 종이 조각을 어디서 발견했어요?” “파스퀴노(*로마에 있는 조각상. 교황 통치하의 로마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사람들은 시사에 대한 풍자적인 내용을 적어 이 조각상에 붙여 두었다)에 붙어 있었다.” “파스퀴노요!” --- p.203 보슈…… 히에로니무스 보슈……. 아까 도서관에서 본 화가들의 복제화 중에서 그 이름을 틀림없이 본 것 같았다. 나는 그리스홀로 돌아가 복제화들이 보관된 서고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보슈라는 이름이 적힌 일련의 그림들이 실제로 있었다. 그 그림들의 제목은 「분노」 「탐심」 「음란」 「나태」였다. 표현 기법이 퍽이나 훌륭했다. 인간의 일곱 가지 주된 죄악에 관한 한 벌의 그림 중 발췌된 것들 같았다. 하지만 그 그림들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특성은 없었다. 평상복을 입은 인물들, 개들, 집들, 평범한 물건들이 그림 속에 묘사되어 있었지만 특이한 사항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탐심」만 나로 하여금 잠시 몽상에 잠기게 했다. 두 연인이 부모들 몰래 꽃을 주고받는 그림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그 복제화들은 내가 수사하는 사건과 관련성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보슈는 인간의 주된 죄악을 그림으로 표현한 유일한 화가도 아니었다. --- p.211 “과거에 어떤 사람들은 주님께서 혈우병 걸린 여자에게 그 면포를 주셨다고 주장했지. 그 여자는 피가 멎지 않는 병을 앓았고,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댄 뒤 병이 나았어. 우리는 그 기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네. 기적은 성 베로니카에게도 일어났지. 그녀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가실 때 예수님 옆에 있었네. 그녀는 하느님의 아들을 가엾게 여기고 면포로 그의 얼굴을 닦아 주었어. 그러자 그리스도의 얼굴이 그 면포에 뚜렷이 찍혔네. 믿지 못하는 자들에게 구세주의 얼굴을 보여 주게 된 것이지. 시간이 흐른 뒤, 티베리우스 황제가 볼루사니우스를 예루살렘에 보냈네. 볼루사니우스는 그리스도의 마지막 고난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고 그 면포의 존재를 알게 되었네. 그는 베로니카의 집으로 찾아가 로마까지 그를 따라와도 된다는 조건으로 그 성스러운 면포를 건네받았네. 그 여행이 끝날 때쯤 티베리우스 황제도 그 기적에 대해 알았어. 티베리우스 황제는 그리스도의 얼굴 앞에 꿇어 엎드렸고, 자신의 병이 모두 나은 것을 깨달았네. 베로니카는 그 면포를 교회에 맡기기로 약속했고, 그때부터 그 면포는 다른 어떤 성유물보다 우리 로마를 영예롭게 해주었지. 베로니카가 무엇인지 이제 이해하겠나?” --- p.265 불꽃이 그리스도의 턱수염을 핥기 시작했다. 나는 급한 대로 손에 들고 있던 돌멩이를 힘껏 던졌다. 돌멩이가 면포를 쥔 가에타노의 팔에 맞았고, 가에타노는 움찔하며 면포를 손에서 놓쳤다. 그가 단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베로니카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이런 멍텅구리 같으니!” 가에타노 포를라리가 포효했다. 그가 나를 향해 훌쩍 몸을 날렸고, 우리는 한데 뒤엉켜 먼지 구덩이 속에 나뒹굴었다. 나는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그가 나보다 더 무겁고 힘도 셌다. 그의 단검이 내 어깨와 목에 여러 번 상처를 냈다. 그가 두 다리로 나를 바닥에 힘껏 내리눌렀다. 그렇게 잠시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했지만, 그가 다시 내 몸을 타고 올라와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옆에서는 베로니카가 계속 불타고 있었다. 가에타노가 단검을 높이 쳐들었고, 우리의 눈이 허공에서 서로 얽혔다. 한순간 그의 눈에 주저하는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내 아버지가 그의 목숨을 구해 준 일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순간에 그는 고마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증오도. 그의 팔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놀랍게도 그는 나를 공격하는 대신 곡선을 그리며 내 옆으로 몸을 굴렸다. 가에타노는 무엇엔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그가 미심쩍은 얼굴로 내 위에서 몸을 조금 흔들었다. 그러더니 앞으로 몸이 기울어지며 탑처럼 무너져 내렸다. 그의 등에 칼이 박혀 있었다. 그가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엘…… 엘라…….” --- p.3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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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문명도시 로마에서 벌어지는
그로테스크한 일곱 살인! 마키아벨리적이고 아카데믹한 추리소설! 바티칸 도서관과 고대 로마의 유적 속에서 전개되는 무시무시한 미스터리!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잔인하고 교활한 범인이 함께 벌이는 고도의 심리 게임이 숨 가쁘게 펼쳐진다! 전격 투입된 세기의 천재 다 빈치가 펼치는 치밀한 두뇌 게임! 치밀한 플롯, 속도감 넘치는 전개, 해박한 지식, 뛰어난 역사적 상상력! 탁월한 역사추리소설의 요소를 모두 갖춘 프랑스 인기 작가 기욤 프레보의 걸작! 그의 손끝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가 찬란하게 복원된다! 중세 유럽의 중심 도시 로마에서 발생한 기괴한 살인의 현장! 전격 투입된 해부학 교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펼치는 치밀한 두뇌 게임! 고도의 지능을 소유한 살인마는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지옥도」를 모방해 7명의 목숨을 차례차례 난도질하는데…… 16세기 로마에서 잔혹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당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재기 발랄한 의과 대학생 귀도 시나발디가 연쇄 살인마를 뒤쫓는다! 1514년 12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날, 목이 잘린 한 청년의 시체가 로마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념탑 위에서 발견된다. 살인자는 시신의 피로 쓴 메시지를 남겼다. ‘Eum qui peccat……(죄지은 자는……)’ 며칠 후, 포카스 기념탑에서 한 노인의 벌거벗은 시체가 사다리에 매달린 모습으로 발견된다. 이어서 살인자가 남긴 메시지의 나머지 부분도 발견된다. ‘……Deus castigat(……신의 징벌을 받는다)’ 피가 낭자한 이 비극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얼마 전부터 바티칸에 살면서 그림, 해부학, 광학 연구에 몰두하던 르네상스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사건 수사에 관여한다. 이 음산하고 끔찍한 사건들 속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을까? 범인은 교황과 기독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인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젊은 의과 대학생 귀도 시니발디의 도움을 받아 교활한 살인자의 정체를 밝혀낸다. 정력과 활기 넘치는 행동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고풍스러운 16세기 로마를 재발견하게 해주는 흥미로운 작품! 《다 빈치 게임》은 플롯이 잘 짜이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역사추리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 다 빈치와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古都) 로마를 재발견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매력을 발휘한다. 전직 역사 교사였고 TV 역사 채널에서 기고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저자 기욤 프레보는 해박한 역사 지식을 바탕으로 16세기 이탈리아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매우 정확하게 그려낸 것은 물론, 로마의 기념물과 유적 등 지형지물을 손에 잡힐 듯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실존했던 역사상의 인물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도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가 재창조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머릿속으로만 모든 것을 통찰하고 계산하는 소심한 천재가 아니다. 물결치는 백발에 눈빛이 형형하게 반짝이는, 시의 적절하게 유머와 위트를 발휘하는, 망토 자락을 휘날리며 로마 시내를 활보하는, 청년 못지않은 활동가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청년 귀도 시니발디와 함께 사건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을 보면서 독자는 르네상스 시대의 로마에서 흥미로운 한때를 보내게 되며, 유명한 역사적 기념물에서 사건의 단서가 발견될 때마다 천년 고도 로마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되살리는 기회도 가진다. 로마에 가 보지 않은 독자들은 이 소설에 묘사된 르네상스 시대 로마의 모습을 통해 로마와 첫 만남을 갖게 되고, 이미 로마에 다녀온 독자들은 로마의 숨겨진 구석구석을 재발견하게 된다. 책 소개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중심지 로마에서 잔혹하고 끔찍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희생자의 시체가 발견된 곳은 모두 옛 로마 황제를 기리는 기념물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념탑과 포카스 기념탑이다. 로마 황제를 기리는 기념탑은 모두 3개. 마지막 하나 남은 트라야누스 기념탑에서는 희생자들의 잘린 머리가 발견된다. 비비에나 추기경은 이 사건에서 기독교 세계의 중심지인 로마의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려는 모종의 음모를 간파한다. 때마침 로마의 소중한 성유물 ‘베로니카(*성안포聖顔布,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갈 때 성녀 베로니카가 예수의 땀을 닦아준 면포. 예수의 얼굴이 비쳐 보인다고 한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도난을 당한 것이다. 비비에나 추기경은 이 도난 사건과 살인 사건 사이에 뭔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당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옛 바르젤로(경찰서장)의 아들인 패기 넘치는 의과 대학생 귀도 시니발?에게 사건 수사를 의뢰한다. 살인자에 대한 단서는 마르치알리 궁전에서 축제에서 무어인 의상에 오디새 가면을 썼던 남자라는 것뿐…… 자신의 자취를 쫓는 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살인자는 연거푸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며 수사의 초점을 흐려 놓는다. 한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귀도 시니발디를 바티칸 도서관으로 이끌고, 귀도는 그곳에서 앞으로 사건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열쇠를 발견하게 된다. 범인은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지옥도」를 그대로 본떠 연쇄 살인을 저질렀다. 범인은 누구이며 범행의 동기는 과연 무엇일까? 숨 돌릴 틈 없이 새로운 사건이 전개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한 번 손에 들면 마지막 페이지에 이를 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역사 추리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