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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16장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부록] - 사실에 관한 원주 - 용어 설명 - 디스크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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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라우라 수녀님께서 저를 그분 앞에 데리고 갔던 날을 기억해요. 안토니오 선생님께서는 성구실에 앉아 계셨지요. 가발을 쓰지 않으신 그분의 머리카락은 이곳에 내버려진 아이들을 표시하는 데 사용되는 낙인처럼 붉었어요. 바로 제 발 한쪽에 피에타의 아이를 나타내는 작은 장식체의 P자가 찍혀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무슨 일이오?” 안토니오 선생님께서 물으셨지요.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종이와 깃펜으로부터 고개를 들면서 그분께서는 자기가 고용된 것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지 피콜라(여자 어린이―옮긴이)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돌아서서 달려 나가고 싶었지만 라우라 수녀님께서 저를 앞으로 떠미셨지요. 그분의 머리카락이 마치 지옥의 불길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여간 무섭지 않았어요. 그리고 성마른 목소리는 어린이에 대한 애정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었어요. 라우라 수녀님께서는 제 연주를 들어보라고 그분께 간청하셨어요. 연주가 끝나자 그분께서는 제 손에 들려 있던 악기를 한쪽으로 치우시고는 제 손을 그분의 손 위에 올려놓고 살펴보셨지요. 그리고 고개를 들게 하여 제 눈을 쳐다보셨어요. 그제야 제 연주가 그분께 행복감을 자아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어요. 그분께서는 제 이름을 물으셨지요. “바이올린의 안나 마리아라고 해요.” --- 1장, pp. 13~14 우리는 비발디를 좋아했다. 그는 항상 우리 마음에 드는 선생이었다. 어느 누구보다 그의 사랑이나 칭찬을 받으려고 했다. 아마도 그가 그것을 가볍게 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곳의 교사로 여러 해를 지내면서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비발디는 다른 누구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우리는 그가 우리의 훌륭함을 믿었기 때문에 기꺼이 그처럼 열심히―다른 어느 교사를 위해서보다 훨씬 더―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바로 그의 천사들이었고, 그의 음악을 세상에 전하는 천국의 전령들이었다. --- 2장, p.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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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를 배경로 한 성장소설이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안나 마리아’는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 고아원 안에 조직된 악단의 단원으로 선발돼 마에스트로 ‘안토니오 비발디’의 가르침을 받는다.
‘안나 마리아’는 출신 신분 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한다. ‘안나 마리아’는 그런 성장 과정에서 고아원 담장을 넘어 베네치아 사회 속으로 나아간다. 유대인 게토의 골목길, 국왕과 동행하는 가면무도회, 지휘자의 호감을 사기 위한 소녀들의 노력과 시샘, 사춘기 소녀들의 열정적 집단생활이 ‘안나 마리아’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한편 ‘안나 마리아’는 어머니가 누군지도, 살아 계신지도 돌아가신지도 모른 채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다. ‘안나 마리아’는 여러 차례 규정을 어겨 밀실에 갇힌다. 그곳에서 ‘안나 마리아’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가고 폐쇄적인 고아원 생활에 대해 점점 회의를 느낀다. 그러면서 ‘안나 마리아’는 고아원 밖을 향한 호기심,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 바이올린에 대한 사랑을 지니고 살아간다. ‘안나 마리아’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으로 보살펴주던 ‘라우나’ 수녀는 ‘안나 마리아’의 연주를 들으며 죽어간다. ‘라우나’ 수녀는 ‘안나 마리아’의 생모다. ‘라우나’ 수녀는 숨을 거둘 때가지 이 사실을 전하지 않는다. ‘안나 마리아’는 죽기 전 ‘라우나’ 수녀가 쓴 편지를 읽고, ‘라우나’ 수녀가 그동안 만나고 싶어 했던 어머니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의 가족관계도 알게 되면서 소설이 끝난다. ‘안나 마리아’의 내면과 더불어 예술적으로 성숙해지는 ‘안나 마리아’를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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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당대에 인기 있던 문학 형식을 차용하여 그려낸 성장소설인 『비발디의 처녀들』은 바이올린 연주자인 화자를 통해 오늘날의 청중들에게는 차단된 측면으로 비발디의 음악이 지닌 풍요로움을 체험하게 해준다.
바버라 퀵은 안나 마리아라는 화자의 눈과 그녀의 삶을 통해 18세기 베네치아와 비발디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에서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는 고아 안나 마리아는 어릴 때부터 고아원 안에 조직된 악단의 단원으로 선발돼 비발디의 가르침을 받는다.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하지만,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통해, 그리고 호기심 많은 소녀들의 외출이나 탈출을 통해 독자들은 당시의 베네치아를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은 문학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 비발디와 클래식 음악의 애호가, 당대를 살았으면서도 역사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여성들의 눈을 통해 역사를 추체험하고자 하는 여성들, 비교적 덜 알려진 베네치아나 음악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 등 광범위한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또한 매우 환상적인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어느 뛰어난 젊은 여성이 성숙해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곁들여, 비발디의 음악적 유산의 기원을 엿보게 한다. 괴짜 성직자 안토니오 비발디, 진정한 마에스트로로 다시 태어나다! 비발디의 음악은 그가 죽은 후 약 200여 년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혀졌었다. 1930년대 이전에 출판된 베네치아에 관한 책이나 베네치아의 음악사 관련 서적에서 안토니오 비발디가 언급될 경우, 작곡가라기보다는 ‘괴상한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괴짜 성직자’로 기록되었다. 비발디의 작품들이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학자들이 인정하면서 비로소 그의 음악도 서서히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붉은 사제’라는 다소 선정적인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방대하고도 세속적이며 종교적인 음악이 다시 생명을 얻고 있다. 우리는 비발디를 좋아했다. 그는 항상 우리 마음에 드는 선생이었다. 어느 누구보다 그의 사랑이나 칭찬을 받으려고 했다. 아마도 그가 그것을 가볍게 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 음악과 예술의 도시 베네치아, 그 속에서 고아원에 버려진 안나 마리아가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작가만의 강렬한 문체로 표현해낸다. 그러나 이런 강한 문체 속에는 음악, 남녀 간의 로맨스, 미스터리까지 가미된 부드럽고 잔잔한 문체가 녹아들어 있다. 또한 사춘기 여자아이들의 공동체 생활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기자기한 재미를 자아내게 한다. 부드러운 감성과 차가운 이성의 적절한 조화는 베네치아라는 감성적인 도시의 모습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세계를 접하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