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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코드 현대 미술
문화사가 정장진의 현대 미술 감상법
정장진
동녘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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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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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현대 미술에서 에피소드란 무엇인가?

이젠 그림도 변화해야만 한다
오르낭의 묘지에 고전주의를 묻은 귀스타브 쿠르베
낙선전에서마저 관람객의 분노를 산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
자다가 깨어나 붓이 아닌 빗자루로 그린 그림들, 인상주의
자연을 증오했던 화가, 몬드리안
정신박약자 판정을 받은 앙리 루소
거꾸로 걸린 그림에서 태어난 추상화, 칸딘스키

제목 덕에 명작이 되다
마주 보고 있는 두 손, 〈대성당〉이 되다
남자 소변기에 〈샘〉이라는 이름을 붙인 마르셀 뒤샹
친구들이 몰려 와 제목을 붙인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

역사는 미술을 만들고 미술은 역사를 만든다
대중 조작의 총 연출가, 자크 루이 다비드
가슴을 풀어 헤친 자유의 여신, 역사의 광풍을 말하다, 으젠 들라크루아
전쟁의 배후에 있는 인간의 파괴 본능을 표현한 파블로 피카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스탕달, 피렌체에서 쓰러지다
육체의 관능미를 표현하고자 한 앵그르
〈만종〉의 유명세 덕에 진가가 가리워진 화가, 밀레
빈센트 반 고흐는 세 명이었다
‘주방 및 의료 기기’로 분류된 현대 조각, 브랑쿠시의 〈공간 속의 새〉
독일 제국의회 건물을 포장지로 감싼 크리스토 자바체프

저자 소개 1

1956년에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국제 로타리 장학금을 받아 파리 제8대학에서 20세기 소설과 현대 문학 비평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문학 평론가와 미술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루브르 조각전」 학술 고문으로 전시를 기획하며 도록을 집필했다. 2000년에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겸임 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광고로 읽는 미술사』, 『문학과 방법』, 『두 개의 소설, 두 개의 거짓말』, 『영화가 사랑한 미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카타리나 잉엘만순
1956년에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국제 로타리 장학금을 받아 파리 제8대학에서 20세기 소설과 현대 문학 비평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문학 평론가와 미술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루브르 조각전」 학술 고문으로 전시를 기획하며 도록을 집필했다. 2000년에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겸임 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광고로 읽는 미술사』, 『문학과 방법』, 『두 개의 소설, 두 개의 거짓말』, 『영화가 사랑한 미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에브 드 카스트로의 『난쟁이 백작 주주』, 다니엘 라구트의 『예술사란 무엇인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예술, 문학, 정신분석』, 마리 다리외세크의 『암퇘지』, 장자크 상페의 『뉴욕 스케치』 등이 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장기 인문학 명저 번역 프로젝트를 수행해 『사랑과 서구 문명』을 번역한 바 있으며, 2011년 고려대 안암 캠퍼스의 최우수 강의에 수여되는 석탑강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는 서울시 노인 영화제 집행위원 및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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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640g | 153*224*30mm
ISBN13
9788972976066

책 속으로

현대 미술이라는 말 앞에는 늘 난해하다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것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미술이 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과 감동의 의미가 바뀐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것들을 빈정대고 조롱하며 때론 파괴하려는 것이 현대 미술의 본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벽에다 한 낙서도 미술이며, 폐품도 조각으로 다시 태어나고, 붓 대신 대걸레로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그림과 조각들이 작품 앞에 선 이들에게 당혹감을 종주먹처럼 내민다. 당혹감, 충격, 혼란……. --- p.5

에피소드는 그러므로 비범한 순간의 기록이다. 예외적인 각별한 경험이며 편린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다. 잊을 수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기억이며 주위를 맴돌며 정신이 떠나고 돌아오기를 멈추지 않는 원의 중심 같은 어떤 것이다. --- p.13

마그리트처럼 처음부터 제목 없이 그림을 그린 다음 제목 회의까지 열어가며 제목을 선택한 예는 미술사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나아가 작품 제목에 이토록 큰 중요성을 부여한 화가도 일찍이 없었다. 마그리트의 작품이 난해한 이유는 바로 이 제목에 있다. 이는 역으로 그의 그림에서 언어인 제목이 이미지인 그림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갖고 있음을 알려 준다. 그러니까 마그리트는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며, 이미지와 언어의 충돌 혹은 괴리를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나아가서 양자를 초월하는 제3의 지대를 표현하려고 한 것인지도 모른다. --- p.157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들라크루아의 그림에서 나온 소설이다. 특히 꼬마 가브로슈는 자유
의 여신 곁에서 권총을 흔들던 그림 속의 소년 그대로이다. 이제 소설이 그림을 따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 p.199

스탕달은 이탈리아 회화사를 썼고 ≪살롱≫에 미술 평론을 했으며, 보들레르는 당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최고의 미술 평론가로 거론되는 시인이었다. 보들레르만이 아니라 당시 대부분의 시인, 작가들은 모두 미술에 일가견을 갖고 있었다. --- p.202

앵그르가 무려 50여 년 가까이 매만지며 완성시켜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인 황후에게 주었다가 퇴짜를 맞은 〈터키탕〉과 램피카의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보면, 나이 85세가 넘은 노화가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붓을 놓지 못했던 징그럽게 엉켜 있는 여인들의 육체가 새로운 해석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p.283

출판사 리뷰

에피소드로 보는 전방위적 현대 미술
그림, 미술관 밖으로 나가 이야기와 만나다


하나, 빈센트 반 고흐는 세 명이었다!
둘, 앙리 루소는 그림 덕분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셋, 피카소는 밀레의 그림을 따라 그렸다!
넷, 인상주의의 그림은 임산부에게 해롭다며 보여주지 않았다!
다섯, 칸딘스키는 거꾸로 걸린 자신의 그림에 반했다!

일단, 짚고 넘어가자. 위에 열거한 것들은 모두 실화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명화도 알고 보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저 미술관에 걸린 액자 속 그림만 보아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갖가지 사연과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걸작들의 사생활, 이제 속 시원히 말 좀 해 보자!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 미술을 이해하자
현대 미술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제 곧 서울에서 전시회가 시작하는 앤디 워홀 정도의 최신 작가들의 작품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아무리 양보해도 피카소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는 힘들다. 그만큼 현대 미술은 우리에게 난해하고 특이한 것, 즉 대상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은 것이라는 인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19세기 이후의 미술을 ‘현대 미술’의 범주에 넣었다. 좀더 명확히 말하면 프랑스 대혁명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낯설게 생각해 온 ‘현대 미술’이라는 제목과 표지의 고흐 그림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의 생각으로 고흐나 마네, 밀레, 들라크루아 등을 현대 미술의 작가로 치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 미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었고, 우리는 앞서 말한 그들까지 현대 미술의 범주에 넣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현대 미술은 이렇듯 쓰레기를 활용하고, 화장실에 있어야 하는 소변기를 받침대에 올려 놓기도 하며, 대상을 부정하는 제목을 통해 일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단순하지 않은 현대 미술을 이러한 에피소드를 통해 이해해 보려는 시도는 참신하면서도 또 의미 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최근 들어, 미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물급 화가의 전시회가 한국을 찾아오는 횟수가 늘었고 그마저도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만큼 사람들이 몰린다. 이런 관심은 작품들이 우리가 그간 교과서에서 많이 보아 온 눈에 익숙한 그림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대형 전시회에 가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왔는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저 밀레, 고흐, 보테로의 그림을 직접 보았다는 것 자체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고 문화 생활을 즐긴다는 자랑거리로 삼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이 책 속에 단순한 미술 감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풍부하게 담긴 문화사적인 이야기가 앞으로의 미술관 나들이에 한층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문화사가 정장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
서점에 나가 보면 최근 독자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미술 코너에는 이미 많은 종류의 미술책들이 출간되어 있다. 기존의 책들은 미술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그림의 기법이나 색채, 그리고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의 설명에 머물러 있다. 즉, 기존의 책들이 그림 자체의 보이는 부분만을 읽어 주는 ‘보여주기’ 식 위주라면, 이 책은 그림 너머의 다양한 에피소드(이야기)와 문화사 전반을 함께 아우르며 ‘들려주기’ 식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이 책은 미술사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좀 더 폭넓은 그림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이러한 지은이의 시각은 시대를 종횡무진 넘나든다. 앵그르의 에로시티즘을 이야기하다가 램피카의 누드화에 다다르고, 피카소의 전쟁화 〈게르니카〉를 이야기하다가 같은 주제로 그린 앙리 루소와 피터 소울의 이야기에 도착한다. 미술계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고 있지 않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지은이가 주목한 것은 피카소가 입체파 화가였다는 사실이 아니라, 인류사의 비극인 전쟁을 그림으로써 바로 인간의 파괴 본능을 표현했다는 점이었다.

지은이는 미술 전공자들의 비슷비슷한 그림 읽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문화사의 흐름을 읽어내며 그림의 미학을 읽고 있다. 여기에 지은이의 본래 전공, 프랑스 문학 이야기를 곁들임으로 해서 문학 장면과 그림의 연계가 이루어져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잘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세계사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의 그림에서 나온 것이라는 대목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속의 꼬마 주인공이 그림 속 자유의 여신 옆의 권총을 흔들던 소년이라고 하니, 정말 흥미롭다. 단순한 ‘미술 평론가’가 아닌 ‘문화사?’의 눈으로 보는 미술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현대 미술의 유쾌한 뒷담화
이 책의 제목 ‘오프 더 레코드’. 즉, 기록에 남기지 않는 비공식적 발언을 말하는 이 단어가 왜 여기에 쓰인 걸까? 사실, 기자와 취재원 사이에서 쓰이는 이 단어는, ‘이건 진짜 비밀인데, 너만 알고 있어’라고 말하는 가까운 친구들의 대화에서도 같은 맥락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르지만 그들만이 알고 있다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알려져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여기서는 그 이야기들이 현대 미술에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계에는, 특히 현대 미술에 관련해서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다. 뒤샹의 〈샘〉에 바지를 내려 오줌을 누고 망치로 내려 친 노인 이야기, 빈센트 반 고흐의 형과 조카의 이름도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이야기, 밀레의 그림 〈낮잠〉을 고흐와 피카소가 그대로 모사했다는 이야기, 칸딘스키가 거꾸로 걸려 있는 자신이 그린 그림에 반해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그림 이면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이야기들을 이제는 하나씩 꺼내어 보려 한다.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르네 마그리트는 왜 의미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돌의자를 해변가에 그렸을까? 왜 파이프를 그려놓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글귀를 썼을까?
그것은 마그리트가 작품의 제목을 ‘제목 회의’를 열었다는 에피소드를 보면 조금 이해가 간다. 마그리트는 작품을 먼저 그린 후 언제나 친구들을 불러 제목 회의를 열어 그 결과에 따라 작품의 제목을 붙이고는 했는데, 그것은 난해한 그의 작품에서 이미지를 뛰어 넘어 언어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그림을 볼 때,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와 맥락을 통해 읽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대부분 현대 미술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한다. 에피소드는 단순히 잘 알려지지 않은 미술계의 비화나 화가의 이야기, 그림과 조각에 얽힌 그저 우스운 흥미 위주의 가십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현대 미술을 감상하는 데 작품과 작가의 생각을 좀더 면밀히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하나의 장치가 되어 주는 것이다.
리뷰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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