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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시작하며
첫 번째 강의: 시는 문학의 꽃인가 두 번째 강의: 시는 존재의 꽃이다 세 번째 강의: 시는 정신의 꽃이다 네 번째 강의: 시는 악의 꽃이다 다섯 번째 강의: 잔 들어 밝은 달 모셔오니 여섯 번째 강의: 어둠 속 저 불빛 일곱 번째 강의: 벗이여 나의 벗이여 여덟 번째 강의: 그들은 가장 춥고 뜨겁다 아홉 번째 강의: 해방, 그 슬픈 노래 열 번째 강의: 낮엔 태극기 밤엔 인공기 열한 번째 강의: 1903~? 혹은 1912~? 열두 번째 강의: 꽃처럼 붉은 울음 열세 번째 강의: 나즈막이 흐르는 노래 열네 번째 강의: 뉘라, 색동눈물 밖으로 쏟았으랴 열다섯 번째 강의: 내 안에서 죽어간 아기들 열여섯 번째 강의: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열일곱 번째 강의: 찾아라, 네 자유를 열여덟 번째 강의: 저 침묵이 나를 부른다 열아홉 번째 강의: 한(恨)을 퍼 올리는 언어 스무 번째 강의: 이곳에 살기 위하여 스물한 번째 강의: 아, 깨진 꿈이여 스물두 번째 강의: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마지막 강의: 서정시가 어려운 시대 |
박영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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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 가족이 된다는 세계화 속에 어찌된 영문인지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유한 사람과 빈곤한 사람들의 삶의 차이는 천당과 지옥으로 갈리는 판국이다. 이러한 시대를 살면서 문학의 위기를 말한다는 것이 부끄럽다. 시인이 아픔과 고통이 있는 것을 외면해 버리는 마당에 무엇을 탓하고 누구를 탓하랴. 약자 편에 서서 시를 쓰고 내 몫과 소임에서 변함없이 투쟁할 것을 요구하는 나의 분노를 나는 사랑한다.” -7쪽
입이 있어 말을 하고 펜이 있어 몇 자 써 내린 것이 시가 된다면 독자들은 서점을 찾는 대신 장신구점을 찾게 될 것입니다. 문학의 도태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이처럼 자유로우나 책임감 앞에서는 메스를 들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곪은 환부를 터트려 제거해야 합니다. 언어는 곧 칼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칼이 무기인 무관처럼 문관 또한 언어와 그 정신을 예리하게 벼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97~98쪽 노예가 노예임을 알지 못할 때 그는 여전히 노예가 되고, 노예가 노예임을 깨쳤을 때 그 노예는 이미 노예가 아니라고 했던가요. 그래서 시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요, 심장으로 쓰는 것도 아니요,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그것이라고 했던가요. -281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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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래된 시집을 읽다』는 2002년 한 해 동안 인터넷 한미르에서 민족시를 강의한 것을 수정,보완한 책이다.
박영희 시인은 시를 말할 때는 ‘시’와 함께, ‘시인’과 그 시가 쓰인 ‘시대’가 함께 지적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란 결국 시인과 그 시대, 그리고 정신이 피워낸 바로 그 결과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박영희는 이처럼 시의 ‘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신과의 대결이든 사회와의 대결이든 시대와의 대결이든 시인에게 대결이란 피할 수 없 요소인데, 시인은 그 대결을 통해 번뜩이는 정신의 칼날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식민지시대에서 유신시대에 쓰인 시에서 시대를 뒤편에 내팽개치지 않은 시, 시대정신이 느껴지는 시를 다시 읽고 있다. 시인은 암흑의 일제강점기, 아쉬움 많은 3?1운동, ‘한밤중 도적처럼 찾아온’ 8?15해방, 살아남은 자들이 벌인 해방공간의 좌우파 대립, ‘낮엔 태극기, 밤에 인공기’가 걸리던 6?25전쟁, 죽어서(死) 하나(一)를 구(求)하고자 했던 4?19(死一求), 그리고 ‘타는 목마름’만 있던 유신시대에 쓰인 시를 읽고 있다. 결국 시인이 읽는 시, 시인이 우리에게 읽어주는 시에서 독자들은 근현대문학사뿐만 아니라 우리의 근현대사와 만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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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스물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그 전반부는 철학(가)과 시(인)의 관계, 시와 시대의 관계를 통해 시의 개론 혹은 일반론에 대한 강의쯤에 해당한다. 후반부는 ‘가장 춥고 가장 뜨거운 존재’인 시인들이 일제강점기에서 유신시대까지 시대의 고개고개를 어떻게 넘었는지 들려주고 있는 시 평론집쯤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은 게 이 책이 미덕이기도 하다. 시인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거나 들어봤음직한 시들을 인용하면서 시가 쓰인 시대 상황을 소개하는 것을 빠트리지 않는다. 또한 시인의 생활사와 시인에 얽힌 일화를 예로 들어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박영희 시인은 주요한, 한용운에서 김남주와 고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문학사에서 빠트려서는 안 될 시인들을 다루고 있다. 시인은 시대에 맞서거나 시대를 등졌던 시인들을 다루면서 시를 시행(詩行) 그 자체가 아니라 시 속에 녹아들어 있는 시(시인, 시대)의 정신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인이 강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시적(詩的)으로 표현해 보자면 “시는 시대를 낳고, 시대는 시를 낳고”가 될 듯하다. ‘진실이 살아 숨쉬고 시와 그 시인의 발자취가 살아 숨쉬는 시’를 쓰기 위해서 ‘칼이 무기인 무관처럼’ 시인 또한 ‘언어와 그 정신을 예리하게 벼려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희 시인은 시대와 더불어 맞서온 시인들을 통해 (민족)문학의 갈길을 찾고 있다. 이하석 시인은 그를 가리켜 “늘 걷는 사람”이라며, 그 말은 곧 “그가 세상일을 온몸으로 따지는 사람이며, 그만큼 열심히 세상일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민족문학에 대한 박영희 시인의 시선은 그만큼 건강하고 떳떳한 것이 된다. 시인은 (민족)문학을 말할 때는 그 작가의 양심과 실천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시인의 그 믿음은 바로 우리 민족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