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판 위에서
저녁에 시인은 무엇을 보았는가 붓꽃 사랑 내 나이 열여섯이었을 때 그 여름날 저녁에 아틀리에의 여인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회상 한스 디어람의 수업 시대 게르트루트 부인에게 픽토르의 변화 사랑 모험가의 기대 이것을 이해하나요? 두 명의 바이올리니스트 사랑 후가 가家 소년의 초상 내 사랑하는 형제로서의 포도주 사이클론 헤르만 헤세의 문학과 생애 헤르만 헤세 연보 |
Hermann Hesse
헤르만 헤세의 다른 상품
|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고운 손으로 내 두 손을 잡았다. 그 손의 따스함이 장갑을 통해서 내 온몸으로 전해져왔다. 나는 그녀와 함께 나아갔다. 이상야릇한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행복, 부끄러움, 따스함, 쾌감, 당혹스러움 때문에 나는 거의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한 15분쯤 우리는 함께 달렸다. 그러고 나서 잠시 쉬게 되자,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있던 작은 손을 천천히 놓으며 “고마워”라는 말을 남기고는 서서히 멀어져갔다.
---「빙판 위에서」중에서 그가 잠들 수 없었던 그날 밤, 그는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 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반복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고, 몇 년간 나의 눈과 손은 밝고 부드러울 것이며, 뭇 여성은 나의 키스를 아주 사랑할 것이다. 그러고는 또 이별을 하겠지. ---「저녁에 시인은 무엇을 보았는가」중에서 이 세상에는 사랑에 대한 믿음이 거의 없고 여기저기에서 사랑이 불신과 마주치기 때문에 사랑의 길은 이토록 가기가 힘들다. 이 세상은 부정(不正)이란 병을 앓고 있다. 또한 사랑과 인도주의와 형제 의식의 결핍으로 훨씬 더 병들어 있다. 무기를 지니고 몇천 명씩 같이 행진을 함으로써 고취되는 형제 의식은 군사적 형식이건 혁명적이건 간에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중에서 여러분은 혹시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습니까? 물론 있겠지요. 그러나 여러분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여전히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여러분이 그것을 모를 수도 있다는 말을 내가 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은 언젠가 밤새도록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습니까? 그리고 한 달 내내 잠 못 이룬 적도 있습니까? 시를 짓거나 잠시나마 비통한 마음으로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예, 나는 이미 예전에 이러한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사랑은 아닙니다. 사랑은 이것들과는 다른 무엇입니다. ---「이것을 이해하나요」중에서 우리 각자는 매일의 개인적인 체념에서 오래된 경험을 한다. 어떤 관계도, 우정도, 느낌도 우리에게 진실하게 남아 있는 것은 없다. 확실하지 않다는 그 느낌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피를 바치지 않았고 사랑과 공생, 제물과 싸움도 제공하지 않았다. 각자는 서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쉬우며, 또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아름다운지를 체험한다. 사랑은 다른 모든 일상의 가치처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들일 수 있는 기쁨은 있지만 살 수 있는 사랑은 없다. ---「사랑」중에서 예전에는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받는 것이 특별한 즐거움이라고 믿었다. 나는 이제 아무 반응이 없는, 혼자서만 가슴 졸이는 사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경험했다. 그렇지만 나는 낯선 여인이 나를 사랑하고 남편으로 맞기를 원하는 것에 대해 조금도 자부심을 갖지 않는다. 행운은 소망 이외의 것을 충만케 하는 데 전혀 관계가 없으며, 사랑에 빠진 청년들이 비록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그들의 괴로움에는 어떠한 비극도 없다는 것을 나는 차차 이해하게 되었다. ---「사이클론」중에서 |
|
헤세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읽는 다채로운 사랑의 색채들… -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헤세의 수채화 18점 수록 누구에게나 첫사랑의 기억을 가슴 한구석에 가지고 있다. 행복한 기억일 수도 있고, 가슴 아픈 상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부정하기 힘든 것은 이런 첫사랑의 기억이 우리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수많은 작가들이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으로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헤세의 작품은 특별하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에서》와 같은 작품에서 사회와의 불화로 방황하는 청춘의 자화상을 섬세하게 그려내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처럼 섬세하고 구도자적인 감수성을 가진 헤세는 사랑의 다채로운 모습을 다룬 작품에서도 그 진가를 드러낸다. 헤세의 자전적 체험이 담긴, 인생을 그린 열여덟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은 사랑에 대한 헤세의 소설과 에세이 열여덟 편을 모은 책이다. 어린 시절 스쳐지나간 첫사랑의 아련함을 다룬 소설에서부터 사랑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이 담긴 에세이까지, 한 편 한 편이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짝사랑하던 여자아이 앞에서 제대로 말을 걸지 못하고 얼굴만 빨개졌던 소년의 이야기(〈빙판 위에서〉)에서 우리가 몰랐던 헤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한 편, 한 편 헤세의 내면을 보여주는 자화상과도 같다. 냉혹한 사회의 방식을 배워가는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한스 디어람의 수업 시대〉, 사랑에 대한 헤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짧은 에세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사랑에 대해 우화 형식으로 쓴 〈픽토르의 변화〉 등 다양한 스타일의 글에서 사랑에 대한 헤세의 다채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부드러움은 딱딱함보다 강하다. 물은 바위보다 강하다. 사랑은 폭력보다 더 강하다. 사랑이 풍부하지 못한 곳에서는 언제나 의심이 싹튼다. 환상과 감정이입 능력은 다름 아닌 사랑의 형식들이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