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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의 봄
영하 5도 태풍, 그 후 새벽 2시의 남자 젖니 녀석들 오사카 호노카 24 Pieces 등대 캔슬된 거리의 안내 옮긴이의 말 |
Shuichi Yoshida,よしだ しゅういち,吉田 修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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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아무런 까닭도 없이 울고 말았다. 이유 같은 건 없었다. 굳이 찾으려 든다면 체크인한 호텔 방에 재떨이가 없어서 공항에서부터 줄곧 참아온 담배를 피울 수 없었다는 것, 아니면 작은 여행 가방에 틀림없이 넣은 줄만 알았던 장갑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 --- 〈영하5도〉 중에서
서울 거리는 그 추위 때문에 강렬한 색조를 자아냈다. 그렇다고 원색에서 빚어내는 선명함은 아니고, 거대한 얼음 덩어리 속에 이 대도시가 들어 있는 듯한 맑고 찬 인상이었다. 투명한 얼음의 아름다움. 멀리 바라다보이는 산들까지도 얼어붙은 맑고 찬 풍경. 난생처음으로 나는 추위가 아름답다고 느꼈다. --- 〈영하5도〉 중에서 집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이 호텔에 이따금 이렇게 묵으러 오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쯤부터다. 그 무렵 한 여자친구에게 “왜 그런지 요즘 계속 안 좋은 일만 생겨”라고 술자리에서 푸념을 쏟아놓았는데, 그녀가 “그럼 절대로 안 좋은 기분이 안 드는 장소를 가르쳐 줄까” 라고 말했고, 그것이 바로 이 호텔이었다. 그날 밤 그녀를 따라 호텔 52층에 있는 바에 왔다. “도쿄 밤하늘에 의자를 늘어놓은 것 같은 바야.” --- 〈태풍, 그 후〉 중에서 눈을 감자 내가 지상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데 있다는 실감이 났다. 떠 있는 게 아니라 뭔가에 떠받들린 듯한 느낌. --- 〈태풍, 그 후〉 중에서 그녀가 사는 동네까지 가는 전철 경로를 머릿속에 줄곧 떠올린다. 도쿄에 오직 그녀만 존재하는 느낌. 도쿄에 오직 나만 존재하지 않는 느낌. --- 〈24 Pieces〉 중에서 이 시간, 세상 속을 걷고 있는 사람이 나 하나뿐인 것처럼 느껴졌다. 만일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걷고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좋으니 만나고 싶었다. --- 〈등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