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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복 차림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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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나는 하나님을 찾았다. 아니, 하나님께서 나를 찾으셨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둘은 영원히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게 되었다. (...) 그래서 하나님을 내 호주머니 속에 잘 넣어두었다. 리바이스 마크가 새겨진 단추가 달린 내 청바지 오른쪽 앞 주머니 속에 깊숙이 넣어두었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그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거기 계신 하나님을 확인했다.
하나님을 거기 두는 게 아주 좋았다. 가까운 친구로 바로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전화를 걸 필요도 없을 만큼 가까이 계셨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고 안전하게 느껴졌다.(...) 이삼 년 지난 후 나는 결혼을 했고 아이가 생겼다. 집을 샀고, 알다시피 미국인들을 꿈꾸는 그런 생활을 시작했다. 사업은 점점 더 활기를 띄었다. 청구서의 금액도 점점 더 커졌다. 어느 날 내 오른쪽 주머니가 지폐, 신용카드, 열쇠 등등으로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을 왼쪽 주머니로 옮기기로 했다. 그래도 하나님은 여전히 바로 거기 계셨다. 여전히 손에 넣기 쉬웠다. 그리고 여전히 내 친구였다. 돈을 꺼내기도 훨씬 쉬워졌다. 손을 넣기만 하면 바로 꺼낼 수 있었다. 아무 장애물도 없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 돈을 꺼내기 위해 하나님 주변을 빙빙 돌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기도 했다. 어차피 내 돈이었다. 그러니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생활은 계속되었다. 아이가 태어났다. 예쁜 여자 아이였고 베일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세상에 어떤 것보다 딸아이를 사랑했다. 좀 더 큰집이 필요했다. 방도 더 있어야 했고 가구도 좀 더 있어야 했고 더 좋은 것이어야 했다. 보트도 한 척 구했다. 보트를 탈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그냥 가지고 있었다. 그 할부금을 다 갚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했다. 내 일정은 점점 더 분주해졌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은 끝이 없었고 그 명세서를 쑤셔 넣은 내 왼쪽 주머니는 꽉 차서 터질 정도였다. 내 모든 일정들과 하나님을 모두 다 담고 있기에 그 주머니는 너무 비좁아졌다. 뭔가 달라져야 했다. 어차피 하루가 24시간 이상이 될 수는 없었다. 일을 줄일 수는 없었다. 지불해야 할 청구서들이 있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더 이상은 줄일 수 없었다. 가족들은 이미 불이익을 당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내 오른쪽 뒷주머니에서도 편안하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하나님도 별 불평 없이 뒷주머니로 옮겨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시는 듯 했다. 왜 불평하시겠는가? 하나님께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지 않는가? 여전히 가까운 곳이었다. (...) 세월은 계속 흘러갔다. 베일리는 계속해서 내 마음 속으로 아장아장 걸어 들어왔다. 날 아빠라고 불러싿.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그 아이의 엄마와 나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작은 장애물들이 단단한 벽을 쌓아올렸다. 무관심이 앙심으로 변했다. 미지근하던 것이 아주 냉랭해졌다. 외로움은 내 오른쪽 뒷주머니 속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 들어갔다. 나는 다른 여자에게서 따뜻함을 다시 찾았다고 생각했다. 같은 직장의 동료. 내 외로움을 달래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열을 뿜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따뜻함? 그것은 아니었다. 퓨즈는 금방 녹아 없어졌고 잠자는 베일리에게 뽀뽀해주기 위해 집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 그 온기는 다 사라졌다. 나는 그녀가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있어주기를 바라며 내가 벌인 이 가벼운 정사를 가능한 한 내 오른쪽 뒷주머니 가장 깊은 곳에 쑤셔 넣었다. 둘만 아는 작은 비밀로 간직하려 했다. 그러나 주머니에서 손을 빼는 순간 내 손등으로 그만 하나님의 얼굴을 스치고 말았다. 팔에 소름이 쫙 돋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어떻게 이렇게 멍청할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과 내 가벼운 불륜을 같은 주머니에 넣어둘 수 없었다. 하나님의 순결 바로 옆에 내 환상을 같이 가두어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재빨리 다시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기가 창피해서 쳐다보지도 않고 하나님을 낚아챈 다음 단숨에 오른쪽 뒷주무니에서 외쪽 뒷주머니로 홱 옮겨 버렸다. 자, 됐다. 이렇게 옮긴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항의하실 것이라는 예측을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번에도 잠잠하셨다. 물론 나도 하나님을 꺼내 이 일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하자면 하나님과 눈을 마주쳐야 하는데 감히 그럴 수가 없었다. (...) 생활은 그렇게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 바지를 하나 샀는데 헌 바지 주머니에 있는 하나님을 새 바지 주머니로 옮기는 일을 깜빡 잊었다. 하나님을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강타를 얻어맞았다. 내 귀여운 딸 베일리가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아마도 공이 차도로 굴러 나갔거나 그랬던 모양이다. 베이리는 그저 공을 잡으려고 달려나갔을 것이다. 의사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수술이 잘 끝났다고 말했다. 베일리가 수술실에 누워 있는 동안 나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하나님이 필요했다. 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분이 필요했다. 곧 바로 나는 바지 오른쪽 뒷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거기 안 계셨다. 다른 주머니에도 손을 넣어 보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없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뒷주머니로 손이 갔다. 두 개의 뒷주머니로, 그러나 하나님은 거기도 안 계셨다. 방을 둘러보았다. 사방이 내게로 조여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나는 소리를 질렀다. "하나님, 지금 어디 계신 거예요? 언제나 절 떠나지 않고 제 곁에 계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관심도 없으신 건가요? 제가 하나님을 가장 필요로 할 때 그렇게 사라지시면 하나님이 제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말씀 좀 하세요, 하나님!" 그러나 침묵만이 흘렀다. 실연 깊은 곳으로부터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내 주머니가 모두 텅 비어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 없이는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돈,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생명, 활력을 잃었다. 베일리의 병실로 들어갔다.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무력함 때문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 베일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베일리의 작은 옷이 내 옆에 있는 작은 탁자 위에 접혀 있었다. 피로 얼룩져 사고의 참사을 증명해주었다. 생명력을 느끼고 싶은 기대감으로 베일리의 옷에 달린 작은 주머니 위를 쓸어 내렸다. 이 운명적인 날, 내 어린 딸은 어떤 소중한 보물을 모아두었는지를 알고 싶은 호기심에 작은 오른쪽 앞 주머니에 손을 밀어 넣었다. 순간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거기 그 주머니에 하나님이 계셨다. 베일리의 하나님과 나의 하나님이었다. --- pp 1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