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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 경계태세!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
후회가 시작된 것은 올라오던 사천군과 천검성군, 벽월동맹군이 길안에 도착하면서부터였다. 적잖은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천만뜻밖에도 삼군(三軍)이 본성을 스쳐간 것도 아니라 조가장이 있는 청원산 앞, 청원평으로 와 진을 쳤던 것이다. 그것도 머물기 위한 진영이 아니라 말을 탄 그대로 대치진을 쳤다는 것! 당연히 조가장의 분위기는 죽음일 수밖에 없었다. 무림의 상황이 흉흉해 조장준 역시 전력을 운집시켜 청원평에는 삼군 외에도 조가동맹의 강서군이 진을 치고 있었던 터인데, 수효는 십만 가량이었다. 사천군이 십오만, 천검성군 및 벽월동맹군이 십이만, 삼십칠만의 대군이 새카맣게 벌판을 뒤덮고 대치하는 상태처럼 되어버린 것이었다. 십만이 작은 군력은 아니지만 삼십만에 가까운 대군이 전투진형을 치니 얼굴이 고드름이 될 수밖에. “대체 뭐지……?” “왜 여기서 이렇게……!” 그러나 대치진을 친 천검, 사천, 벽월군들의 표정들도 장난은 아니었다. 압도적인 수효인 만큼 강서군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화무공이 조장준에게 도움을 청해 힘을 합치려고 온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조가장으로 와 대치진을 치라고 하니……! 쌍방의 거리가 이백 장, 분명히 이건 전투전의 진형인 것이다. 무사들은 물론 맹방주들 및 봉공들까지 당혹한 심정인 상태였다. 그래도 뭐 표정들은 밝았다. “맹주님.” “결국 다시 만났군. 반갑네! 이젠 대사마라 불러야 하는가?” 수만 리 장도를 거쳐 마침내 우군들을 만난 만큼 도착하자 바로 밝은 웃음을 보이며 수장들은 화무공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희한한 것은 죽는다고 엄살을 부리며 내내 마차를 타고 이동해왔던 목무위, 모용도까지 언제 다치기라도 했냐는 듯 자리를 털고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평안하셨사온지?” “히히히……! 죄인 모용도, 대맹주님을 뵙습니다.” 터무니없다할 노릇. 그러나 화무공은 의아해 하지도 않고 두 사람을 맞이했다. “반갑네, 목패주. 늘 소식 듣고 있었네만 건강해 보이는군. 모용맹주도. 내가 좀 더 오래 살았으니 그냥 자네라고 하겠네. 하도 말썽을 부려 어떻게 생긴 인물인가 했더니 아주 훌륭한 모습 아닌가? 자네에겐 유감이 많아.” “히히히…… 송구스럽습니다. 너무 나무라지 말아 주십시오. 그게 다 먹고 살려다 보니……!” “통합 축하하네. 사천의 의지에 탄복하고 있어. 그 정도로 소동이 일어난 다음에야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지.” “헛헛……! 우리 사천사람들의 기질이 원래 그렇습니다. 용기를 낼 때는 낼 줄 알지요.”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