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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01 미래와 관련한 몇 가지 단상 《토정비결》이 미래를 말하는 방식 / 부정적인 전망의 사례 / 미래연구는 여전히 오리무중 02 주가를 알아맞힐 수 있을까 “주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게 아닙니다” / 주가는 신도 알지 못한다 / 우리를 뒤흔드는 편향 / 워런 버핏은 투자보다는 IR의 대가 / 떠날 때를 잘 택한 피터 린치 / 짐 로저스가 서울 강북 땅을 샀더라면 03 미네르바를 둘러싼 오해와 경제학의 한계 미네르바 현상 / 경제전망이나 《토정비결》이나 / 심리는 중요하지만 독립변수는 아니다 04 미래를 가로막는 장하준의 잘못된 관념 악한 사마리아인? 약한 사마리아인! / 사실에 눈 감은 장하준 교수의 관념 / 내적 정합성마저 갖추지 못한 논리 / 전략적 무역정책이 효력 내는 기간 줄어 / 세계무역 질서는 자유무역 쪽으로 05 자산버블 억제장치와 출구전략 중앙은행이 버블 파이터로 변신한 까닭 / 그린스펀 “버블을 예측하는 일은 …” / 금리를 확 내린 뒤 늑장 인상 / 일본의 버블에 놀란 한국의 과민반응 / 때 이른 출구전략, 무성한 논의 06 경제학의 몰락과 새로운 기회 화려한 비상, 끝 모를 추락 / 경제학에 대한 비판과 반성 / 기존 경제학의 순진한 낙관주의 / 경제학은 수치를 맞히는 게 아니다 /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측의 특이성 07 패러다임 측면에서 본 경제학 경제 전문기자는 가능한가 / 과학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 / 패러다임 이론으로 본 경제학 08 행태경제이론은 한가한 경제학이다 행태경제이론과 케인스 / 행태경제이론이 경제학을 구할까 / “연구의 중심 주제가 뭔가?” 09 미래를 향한 상상 미래를 읽고 말하는 방법 / 미래학에는 미래가 없다 / 최상의 미래예측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 / 미래를 만드는 방법 몇 가지 / 경제발전의 관건은 리더십 에필로그: 노트북을 닫으며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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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사회구성원들이 만들어 가는 영역인 동시에 상당부분 운에 좌우된다. 경제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가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의 부를 키우는 방도를 찾기 위한 수단이다. 경제학자의 역할은 경제의 바깥에서 팔짱을 낀 채 경제를 관찰하고 앞으로 그것이 어찌 될 지를 예측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p.9
미국 경제가 5년째 호황을 이어가던 1996년 말에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경제실적과 함께 상승하는 주가도 자랑하고 싶어 했다. 그러자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그에게 이렇게 진언한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건 충분히 자랑할 만합니다. 그러나 주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게 아닙니다. 시장에서 주가는 오를 때도 있지만 내릴 때도 있는 겁니다.”---p.32 그해 10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단 하루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508포인트(22.6%)가 날아갔다. 이름 하여 블랙 먼데이. 1987년 10월 19일이었다. 이런 사태를 이미 오래전에 예견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다. 트웨인이 말하길 “주식투자하는 데 유난히 위험한 달 가운데 하나가 10월”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위험한 다른 달은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마지막으로 2월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주식투자는 언제나 위험으로 가득 찬 게임이다.---p.42 일기예보가 번번이 틀린다지만 경제예측에 비하면 매우 정확하다. 기상예보관은 먼 미래는 맞히지 못하지만 날씨가 지금 어떠한데 오늘이나 내일 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맞힌다. 현재의 상황과 가까운 미래의 변화방향은 비교적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다. 기상학자가 아닌 보통사람도 누구나 지금 날씨가 어떠한지는 알 수 있다. 지금 눈이 오는지 비가 내리는지, 따뜻한지 추운지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경제학자는 현재의 상황을 모른다. 지금 경기가 어디쯤인지, 정점을 지났는지, 아니면 바닥을 쳤는지를 모른다. 다만 추측할 뿐이다. 그래서 경제통계를 다루는 기관에서는 항상 사후적으로만 과거의 어느 시점이 저점이었느니 고점이었느니 하고 말한다.---p.74 그린스펀의 명성은 최근 미국에서 전개된 부동산버블 붕괴와 이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과정에서 한없이 추락했다. 미국 경제를 장기번영으로 이끌었다고 해서 신처럼 떠받들어지던 그가 이제는 닷컴버블과 부동산버블 등 두 차례의 버블을 일으킨 ‘버블 맨’으로 전락했다. 그린스펀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듣기 어려워졌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우리의 기억 속에 계속 남겨둬야 한다. 그는 중앙은행이 물가뿐 아니라 자산 가치도 급등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함을 가르쳐주는 반면교사이기 때문이다.---pp.143-144 “경제학자는 어제 예측한 일이 오늘 왜 일어나지 않았는지를 내일 알게 되는 전문가다.” “경제학자는 경제에 대해 틀리게 추측하면서도 돈을 받도록 훈련받은 전문가다.” “계량경제학자는 컴퓨터를 활용해 틀리게 예측하고 대가를 받도록 훈련받은 전문가다.” “신이 경제학자를 창조한 까닭은? 일기예보관을 격려하려고.”---p.145 누군가가 “세계경제가 지금은 회복되는 듯하지만 다시 침체되는 더블 딥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만 했다면, 그것은 2%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98% 부족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경제주체는 그런 경고만 듣고서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 그런 예언을 내놓으려면 ‘어떤 경로로’, 그리고 ‘무엇 때문에’를 꼭 넣어야 한다. 아울러 그 경로를 피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적시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경고가 미래와 관련해 의미를 갖게 된다.---p.178 스티브 잡스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잡스 같은 거장이 한국에 여럿 등장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하지만 잡스는 창의성을 인정하고 북돋워주는 미국 사회에서도 별종 중의 별종이다. 미국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그처럼 미래를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미래를 적절히 예측하는 일은 경제주체 누구에게나 절실하다. 미래는 오기를 기다렸다가 앞에서 잡을 때에만 기회가 된다. 미래가 옆으로 지나가는 순간에야 보게 되면 그것이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한다. 기회를 먼저 포착한 경쟁자들에게 이미 수십 걸음 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pp.237-238 전체는 부분의 합이 아니다. 전체를 부분의 단순 합보다 크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전체 역량의 상한은 리더에 의해 그어진다. 리더가 시원찮으면 구성원이 아무리 훌륭해도 조직이 리더의 수준을 넘어 성장하지 못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은 위로부터 관철된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부리는 ?부진을 뛰어난 인재로 채우거나 그런 인재로 키운다. 반면에 아닌 사람은 아닌 간부를 앉히고, 아닌 간부는 아닌 직원을 선발한다. 아닌 조직에서는 리더 밑의 간부진에서부터 아래로 ‘양화’가 차례로 쫓겨난다. 간부진이 ‘악화’로 채워지고 나면 그 아래 계층의 ‘양화’는 제 발로 나간다.---p.256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가 일 년 뒤에 얼마나 악화될지에 관한 몇 가지 수치를 내놓으라고 한 뒤에 일 년 뒤에 가서 그 수치가 맞았는지를 기준으로 의사의 실력을 따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훌륭한 의사라면 “이 환자가 지금 다른 노력을 기울이지도 치료를 받지도 않는다면 상태가 어떻게 악화된다”고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훌륭한 의사라면 “이 환자가 앞으로 이렇게 될 수 있지만, 이런 노력을 하고 저런 치료를 받으면 얼마만큼 좋아진다”는 조언도 해야 한다. 경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수치를 예측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더 좋아지게 하는 방안, 덜 악화되게 하는 방안, 호전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일 것이다. ---p.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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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전문 저널리스트가 쓴 책답다. 책의 주제와 내용에 앞서 우선 글을 읽는 맛이 난다. 상아탑의 학자가 쓴 책과 달리 간결하고 경쾌한 문체로 모든 사람의 일차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미래예측이라는 주제를 요모조모 다룬다.
미래예측에 대한 지은이의 관점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미래를 미리 알고자 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위험을 피하거나 미래의 기회를 선취해서 성공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미래를 이야기해주는 것이 경제학자나 경제전문가가 해야 할 역할이다.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가 되고 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것은 그들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는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기회를 포착하거나 만들어내고 위험을 피한다는 관점에서 실용적 탐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235쪽) 그리고 ‘완성된 미래에 적응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것이 분명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지은이는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창조력과 우리나라 개발연대를 주도한 두 기업인, 즉 현대의 창업주 정주영과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의 리더십을 재평가한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이 수미일관한 체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지은이가 서술한 순서대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읽는 것 자체가 흥미로우면서도 흐릿한 시야가 맑게 터지는 듯한 각성의 느낌도 여러 군데서 갖게 된다. 특히 앞부분에 나오는 몇 가지 소주제에 대한 분석, 즉 △《토정비결》이 미래를 말하는 방식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짐 로저스와 같은 투자세계 거장들의 투자기법 △2008년에 일어난 미네르바 열풍 등에 대한 분석이 그렇다. 이어 지은이는 국제 무역질서의 변화도 적극적인 미래개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론에 내재된 논리적인 결함을 지적하며 비판하고, 자산거품 현상에 대한 정책당국과 중앙은행의 대응태도를 따져보고, 미래예측과 관련된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의 오류를 진단한다. 이 책을 통한 지은이의 이러한 작업은 경제학 내지 경제학적 사고에서 상식을 거스르는 인식의 장애물이나 비실용적인 사고 틀을 걷어내고, 그 대신 경제주체의 의지와 창조적 행위가 제 역할을 다 하는 경제학적 상상력을 복원시키려는 노력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