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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우리에게도 사랑했던 날들이 있었네
부처의 아내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결혼이 곧 수행’이라는 것을 부처 남편과 함께 살면서 깨달았다고요. 모든 사람이 결혼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면 여성이 가정의 평화에 좀 더 기여해야 할 거라고요. 억울하지만, 생명을 잉태한 자로서의 여성이 지닌 영성(靈性)이 남성의 그것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렇다고 버지니아 울프가 비판한 ‘집안의 천사’가 되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작고 사사로운 일은 남편 마음대로 하게 두고, 크고 중요한 일에서는 기필코 나의 의지를 관철시킬 것”, “싸우지 않되 포기하지 않는 것”이 부처의 아내가 제시한 ‘병법’이었습니다. --- p.47 이제 죽는 일만 남은 건가, 하고 참담해하고 있을 때 저를 흔들어 깨운 것은 두 딸들이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말했습니다.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엄마였어. 하지만 가장 바보 같은 여자야. 이제 엄마 인생을 살아봐. 족쇄가 저절로 사라졌는데 뭐가 두려운 거야. 엄마는 이제 자유인이라고. 그 빌어먹을 사랑의 사슬에서 벗어나라고, 제발!” --- pp.73-74 살아보니 사랑보다는 믿음, 그리고 연민이더라. 가부장제 전통 강한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나 ‘사내답게’, ‘건아답게’, ‘대장부답게’ 살아야 했고, 힘들어서 다 떨쳐버리고 싶어도 ‘가장’이란 책임감에 속 시원히 울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아야 하는 남자들. (…) 삶의 연륜과 지혜 속에서 우러나오는 이런 연민은 대한민국 남편들도 그들의 아내에 대해 똑같이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이다. 늦은 밤 퇴근해서도 아이의 실내화를 빨아 널어야 하고, 아이의 수학 점수가 떨어질까, 뚱뚱하다고 왕따당할까 전전긍긍하며, 담임선생님께 선물을 사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밤새 고민하며 뒤척이는 사람이 바로 당신의 아내다. (…) 그런 아내가 사랑스럽고 고맙다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이다. 진짜 어른, 진짜 사나이가 된 것이다. 인생 후반전, 진국이 우러나는 또 한 번의 로맨스를 엮어갈 능력과 자격이 있는 것이다. --- pp.94-95 2장 행복은 비싸지 않다 ‘내가 내 아이를 가장 잘 안다’고 확신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착각이자 비극이란 거 알아? 자식은 나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인격체이더라고.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듯하지만, 실제는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건성건성 골라 듣는 것인지도 몰라. 수진이에게 한번 물어봐. 너는 언제가 가장 행복하고, 언제가 가장 속상한지. ‘내 딸은 이럴 것이다’ 미뤄 짐작하지 말고 확인해보라는 뜻이야. 착실하고 반듯했던 수진이가 돌연 자퇴를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 윽박지르지만 말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보자구. 한국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서 자퇴는 새로운 출발일 수도 있으니까. 동시에 아이에 대한 욕심을 우리 함께 한 줌씩 내려놓는 건 어때? 내려놓는 만큼 아이는 날개를 달게 될 테니……. --- p.118 “개그우먼 대신 엄마가 되기로 한 것 또한 나의 선택이었으니까요. 결국 나를 믿고 사랑하는 게 중요한 거였어요. 일이 있든 없든, 능력이 있든 없든 내 안에 내가 확고히 들어 있어야 하는 거였어요.” --- p.133쪽 “어떤 이가 기차를 타고 가는데 한 꼬마가 열차 안을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더래요. 급기야 그 사람 바지에 음료수를 쏟았죠. 그런데도 아버지란 사람은 창밖만 바라보더래요. 버럭 화를 내니 그제야 놀란 아버지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사과를 했다지요. 방금 아이 엄마를 땅에 묻고 돌아오는 길이라 정신을 놓고 있었노라며. 그 말에 불같던 화가 사라졌지요. 상황은 변한 게 없는데 왜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까요? 생각을 바꿨기 때문이래요.” --- pp.145-146 친정집에만 가면 긴장이 탁 풀리는 게 엄마가 해주는 밥 염치없이 받아먹으면서도 왜 그리 마음이 편안한지, 친정집에서의 잠은 왜 그리 달고 맛있는지, 엄마는 주름살에 검버섯이 덮여 나날이 늙어가는데 나는 왜 이토록 철이 안 드는 건지, 하는 식의 푸념들이 이어진다.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고, 우리는 백발 할머니 되어 죽는 순간까지 철부지 딸일 것만 같은 거다. (…) 한 가짜엄마는 “친정엘 갔더니 엄마가 ‘나도 이제 늙었다, 너무 자주 오는 것도 반갑지 않으니 올 거면 니들 먹을 건 알아서 만들어 오라’고 해서 화장실에 가서 꺼이꺼이 울었다”고 했다. --- pp.150-151 3장 나는 엄마가 둘이다 고부 관계, 부부 관계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은 ‘나’를 먼저 내세우며 위하는 태도에서 발생한다. ‘나만 알아달라’는 식이다. 하지만 역지사지로 상대의 처지와 입장을 배려하면 갈?은 줄어들고 문제는 훨씬 빨리 해결된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여 양보하는 것은 꽤나 쉬워 보이면서도 어렵다. 자존심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 굳건한 자존심, 자만심이란 것도 ‘버리고 낮추기’ 연습을 몇 번씩 하다 보면 몸에 곧 익숙해진다는 사실이다. 한번 배우면 평생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자전거 타기처럼, 헤엄치기처럼. --- p.213 4장 우리는 모두 같은 힘으로 살아간다 하도 빨아 색이 바랜 티셔츠에 올이 다 풀린 후줄그레한 반바지를 입고 잠든 아내를 바라보며 문득 “내 발칙했던 연인은 어디 갔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잇살만 먹었지 아이처럼 불평 많은 남편, 한시도 조용할 날 없는 두 아이 등쌀에 예뻤던 내 아내는 개성도, 패션도 없는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 여인에게 다시 찬란했던 젊음을 되찾아줄 수 있을까요? 꼭 그렇게 해주고 싶습니다. --- p.229 “저 양반이 늙어서 철이 든다. 아이들 한창 자랄 때, 아버지 사랑, 손길 절대 필요하던 시절엔 밖으로만 나돌더니 이제 와 가족 소중한 걸 느낀다. 애들 바쁜데 왜 자꾸 전화질이냐 해도 말을 안 듣는다.” 차 시간이 다 돼 고향 내려가는 버스에 두 분이 올라타셨다. 자리를 잡고 앉으시더니 창 밖에 서 있는 자식들을 향해 손을 흔드신다. 엄마보다 아버지가 더 열렬히 흔드신다. 옛날 같으면 민망해 반대쪽 차창을 내다보셨을 아버지가 다 큰 자식들에게 손을 흔드신다. 앞니야 벌어졌든 말든 헤벌쭉 웃으시면서. 늦사랑인들 어떠랴. 돌아가시기 전, 젊은 날 못다 쏟아부은 자식 사랑 실컷 하시면 되지. 아버지, 오래오래 사세요. --- pp.254-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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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랑했던 날들은 사라지지 않았다당신이 쌓아온 지혜, 당신이 꾸려온 가정그 모든 것이 감동이다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이자 딸,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고군분투 살아가는 여성들, 그리고 그들의 영원한 반쪽인 남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한 필치로 그려낸 에세이 〈우리는 모두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산다〉가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만난 대한민국 여성들의 생생한 오늘, 기쁨과 눈물과 감격의 하루가 오롯하게 배어 있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호방한 격려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오랜 세월을 살아낸 이들이 주는 인생의 지혜와 묵직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이 책은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으로 아이와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아등바등 살다가 어느 순간 덜컥, 자신의 인생은 어디로 간 걸까, 반문하는 이 시대 여성들에게 활력과 위안, 격려를 쏟아붓는 한 편의 씩씩한 응원가다. 책의 모태가 된 칼럼 ‘줌마병법’은 2007년 3월 조선일보에 첫 선을 보인 후, 기혼 여성들은 물론 남성 독자들의 열띤 지지와 사랑 속에 2년 4개월간 장기 연재되었다. 힘든 현실에 지지 않고 유쾌하게 일상을 건너는 ‘통 큰 여자’들의 삶의 비법을 맛깔스럽게 풀어낸 이번 책에는 신문에는 연재되지 않은, 저자가 스웨덴에서 1년간 연수하면서 만난 현지 여성들의 이야기도 함께 묶여 있다. 저자인 김윤덕 기자는 이 칼럼으로 조선일보 우수칼럼상을 받았고, 2008년 여성신문사가 선정한 ‘미래를 이끄는 여성 지도자 상’을 수상했다. 남녀의 결혼을 굴러가게 하는 힘은 대단한 열정이나 사랑, 헌신이 아니라, 오히려 연민, 오히려 자질구레한 일상의 진정성, 거기서 하나둘 싹튼 작은 믿음들의 축적이라고…….이 책은, 생각보다 환상적이지 않고, 아름답지 않으며, 그저 고단하게만 느껴지는 결혼이라는 깊고 넓은 강을 지혜와 유머, 배짱과 오기로 유쾌하게 건너간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그녀들은 말했다. 지식보다는 지혜, 사랑보다는 믿음, 정의보다는 연민이 우리 인생에서는 더없이 소중한 가치이더라고. 사랑하며 살날이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으며, 살아가는 데는 차가운 냉소보다 따뜻한 눈물, 따뜻한 포옹이 정말 필요하더라고. 결혼은 분명 고행이지만, 여장부로 태어나 한번은 해볼 만한 수행이라고. _프롤로그에서고민을 나누고 맞장구치며, 현실을 건너는 아름다운 그녀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함을 일깨워주는 유쾌한 ‘이야기 치료제’ “맞아, 맞아”, “그래, 그래” 하는 아줌마 특유의 맞장구는 인간상호 작용의 본질이기도 하다. 김윤덕 기자의 글은 아줌마들의 수다가 어떻게 ‘이야기 치료’의 차원으로 승화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냥 재미있는 책이 아니다. 행복해지고 착해지는 책이다. 갈수록 온통 못마땅한 것투성이인 아저씨들도 무조건 읽어야 한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저자 2020년에는 우울증이 인간을 위협하는 세계 2위 질병이 될 거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이 있었다. 우리나라 전 국민 8%인 320만 명이 매년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발병률은 남성이 5~12%, 여성은 10~25%로 여성이 걸릴 확률이 1.5~2.5배 높다고 한다. 우울증의 남녀 차이는 여성의 가임기인 20~50세에 그 격차가 두드러진다는 통계는 의미심장하다. 여성 우울증이 임신과 출산, 육아, 부부 문제, 고부 갈등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육아 스트레스와 어머니가 되면서 겪는 부담감,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는가’ 하는 비관으로 인해 여성은 산후우울증, 폐경기우울증, 빈둥지증후근 등 다양한 우울 증세를 겪게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확인하는 경향이 심한데, 타인과의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가 우울증 발병률을 급속히 높이는 것이다.이 책에는 전문가들이 만든 거창한 우울증 치료법은 없다. 대신 더 오랫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검증해온 생활 속 우울증 치료법이 듬뿍 담겨 있다. 그래서 남편, 시부모, 아이 등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힘겨워하는 이 시대 여성들에게 ‘유쾌하고 호방하게 현실을 건너가는’ 힘을 공급해준다. 저자 역시 이 책을 쓰면서 “그녀들의 시시콜콜한 조언과 응원은 역사 속 어떤 위대한 사상가들의 가르침에 못지않아서, 누구보다 나 자신이 치유되고 성장하는 은덕을 입었다”고 밝힌 것처럼,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치며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세워주는 여자들 특유의 수다가 지닌 힘은 무궁무진하다. 더 나아가 이 책에는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며 힘들어하던 중년 여성들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특별함’을 긍정하게 하는 힘, ‘남편과의 로맨스’를 누릴 자격을 확인시켜주는 특별한 비법들이 다채롭게 담겨 있다. “현실을 박차고 떠나라”며 도발하는 책들은 많지만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삶의 지혜를 소개한 책은 드물다. 이는 저자 본인의 제한된 경험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취재를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녀 모두의 이야기를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평범함 속에서 건져 올린 ‘지금 여기의 생생한 이야기’는 저자의 맛깔 나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빌려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을 그 어떤 인생보다 빛나게 긍정해주었다. 이 책은 칼럼 연재 당시 기혼 여성뿐 아니라 수많은 남성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당신이 사랑했던 찬란한 여인은 어디 있습니까? 읽고 나서 곁에 있는 가족을 안아주게 하는 책 이 책에는 너무 많이 사랑해서 상처받았고 너무 많이 의지해서 외로웠던 아내들과, 가정을 위해 묵묵히 가장의 책임을 짊어지느라 탈진 직전에 있는 남편들이 신혼 초의 열정을 잃고 힘들어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소개된다. 결혼 전에 꿈꾸던 생활은 온데간데없는 현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한쪽에만 해당되는,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 대신 이 책에 등장하는 인생 선배들이 들려주는 지혜는 한 가지다. 아내의 관점, 남편의 관점, 엄마의 관점, 아이의 관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점으로 들어가 그들을 이해하고 나면 신혼 초 전부라고 생각했던 열정 대신 새로운 동력이 찾아온다고, 그것은 믿음과 연민이라고. 결국 결혼이란 모든 걸 희생하며 지켜가야 할 그 무엇이라기보다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개개인이 한 공간에 들어와 안식을 찾고, 가끔은 양보하기도 하고 상대의 잘못을 눈감아주기도 하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관계라고.그렇게 부부는 성장하고 변화해간다. “당신은 항상 이 모양이야. 단 한 번도 우리 집에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걸 못 봤어”, “내가 애초에 당신 같은 남자한테 시집을 오는 게 아니었어” 하며 악다구니를 쓰던 아내는 “남편이 검사고 대통령이라고 해서 우리 김정미가 최정미 되냐? 세상 다 변해도 내겐 김정미 하나뿐이다”라는 말 한마디에 자신의 삶에서 장미꽃을 피운다.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소파에 잠들어 있는, 하도 빨아 색 바랜 티셔츠와 올 풀린 후줄그레한 반바지 차림의 아내를 보며, 남편은 아내의 찬란했던 젊음을 되찾아주리라 결심한다. 이 책에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정형화된 부부의 모습이 아니라,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만이 오롯이 이해할 수 있는 애틋한 장면들이 한 아름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아내인 당신, 남편인 당신, 엄마이자 딸이자 며느리인 당신은 평범한 일상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곁에 있는 가족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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