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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시작’ : 시간, 공간, 에너지의 기원 2장 대칭붕괴 : 질량의 기원 3장 최후산란면 : 빛의 기원 4장 하늘의 빛 : 별과 은하의 기원 5장 합성 : 화학원소의 기원 6장 솔(SOL) : 태양과 행성의 기원 7장 육지 : 지구의 기원 8장 생명 - 범우주적 칙령 : 생명의 기원 9장 공생 : 복합세포와 다세포생물의 기원 10장 얼음과 불의 노래 : 종(種)의 기원 11장 인간의 과오 : 인류의 기원 12장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 인간 의식의 기원 에필로그 감사의 글 부록 후주 참고문헌 사진출처 찾아보기 |
Jim Bagg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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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질문의 답을 엮어서 ‘창조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이 이야기는 모든 문명의 기반이 되었다. 우주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만물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천성이자 가장 큰 욕망인 듯하다. 물론 욕망의 일부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지만, 가장 큰 동기는 바깥세상과 ‘나’ 사이에서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감정의 발로였을 것이다.
--- p.9 이제 두 번째 질문을 던져보자. 우주배경복사에 남아있는 양자적 요동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는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우주배경복사의 비등방성은 원인에 따라 세밀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비등방성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그중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태초의 양자적 요동에 의한 비등방성으로, 지금도 물질의 분포상태에 희미하게 남아있다(따라서 우주배경복사의 온도에도 남아있다). --- p.130 태양계성운원반모형(Solar Nebular Disk Model)은 천체물리학계에 널리 수용되고 있는 이론이다. 그러나 학자들 중에는 다른 주장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납작한 회전원반에서 미행성체가 탄생했다고 가정하면 행성의 자전과 공전방향이 모두 똑같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만, 최근(2012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차가운 3차원 구형의 구름에 열역학법칙을 적용해도 동일한 결과가 얻어진다. --- p.265 한편 마이클 러셀(Michael Russell, 현재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교수이자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연구원이다)을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은 1989년에 “평균보다 온도가 낮고 알칼리성이 강한 ‘생명친화적’ 열수분출공이 존재할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이런 분출공이 발견된 사례가 없어서 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2000년 12월에 실제로 발견되면서 유력한 이론으로 떠올랐다. --- p.331 고비를 넘기 전, 또는 넘는 동안이나 넘긴 직후에 또 다른 ‘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진핵세포의 진화과정은 매우 따분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발명품으로는 ‘다세포체계(multicellularity)’를 들 수 있다(다른 발명품은 잠시 후에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세포란, 단세포생물 여럿이 모여서 만들어진 복잡한 생명체를 의미한다. 사실 ‘다세포’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박테리아와 고세균이 모여서 커다란 집단을 이룬 채 공생하는 시스템도 다세포생명체로 간주된다. --- p.393 과학적 우주창조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과거에 있었던 일련의 특별한 환경과 엄청나게 큰 행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원한다면 생명의 의미와 목적을 계속 탐구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물리적 세계에는 목적이라는 것이 없다. 우리는 우주가 진화하면서 곁다리로 탄생한 부산물일 뿐, 우리 때문에 우주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 p.5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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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우주론과 입자물리학에 입각한
138억 년 우주와 생명의 역사 『기원의 탐구』는 약 138억 년에 이르는 우주와 생명의 역사를 12장에 걸쳐 연대순으로 조명한다. 처음 세 개의 장(章)에서는 빅뱅과 우주의 팽창, 그리고 빅뱅 후 38만 년에 찾아온 재결합기(recombination)를 주로 다룬다. 재결합기는 처음으로 하전입자들이 결합하여 원자가 생성된 시기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빛과 물질이 바로 이 시기 이후에 생성된 것이다. 4, 5장에서는 최초의 별과 은하가 형성되던 시기의 이야기로, 별의 내부에서 진행되는 핵융합반응과 별의 진화과정을 다룬다. 6장에서는 빠르게 회전하는 분자구름으로부터 태양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본다. 7장부터 10장까지는 지구로 관심을 돌려, 원시지구의 지질학적인 변천과정과 생명의 탄생을 주요 테마로 다룬다.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다세포 생물로 진화해갔는지 살펴보고, 혹독한 지구 환경에서 살아남은 지구생명체의 계보를 그린다. 마지막 두 개의 장에서는 지금도 진행 중인 영장류로부터 인류에 이르는 진화의 과정과 다른 동물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인간 의식의 기원을 푼다. 짐 배것은 현대우주론과 입자물리학에 입각하여 과학적인 우주창조이론을 펼쳐나간다. 표준이론으로 인정되는 몇 개의 이론을 바탕으로 뼈대를 세우고 비어있는 부분은 여러 가설 중에서 가장 신빙성 높은 이론을 선택해 연결고리를 채운다. 대표적으로 우주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팽창했다는‘인플레이션이론(inflation theory)’과 입자물리학의 금자탑으로 불리는‘표준모형(standard model)’에 기대어 빅뱅 직후의 우주 생성 과정을 설명한다. 생명의 진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유전정보가 DNA, RNA, 단백질 순서로 전달된다는 분자생물학의 ‘중심원리(central dogma)’가 큰 줄기를 이룬다 .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역사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우주의 기원은 빅뱅 후 1조 분의 1초 이후이다. 빅뱅이 일어난 순간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으며, 우주 질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암흑물질(dark matter)’도 마찬가지다. 은하나 은하단 같은 천문학적 스케일의 구조물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암흑물질이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생명의 기원 또한 아직까지 누구나 인정하는 표준이론이 없다. 원시지구의 대기와 바다에서 물리화학적 과정을 거쳐 최초의 유기체가 탄생했다는 ‘원시스프 가설’ 등이 있지만, 생명 자체는 아직도 범접할 수 없는 미스터리다. 저자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 천체물리학에서 인류학에 이르는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며 찾아낸 실마리를 바탕으로 아직까지 해명이 되지 않는 부분들까지 조화롭게 설명하고 있다. 그 부분 역시 머지않아 명확한 증거들로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이 예측했던 ‘힉스입자(Higgs boson)’가 2012년에 발견됨으로써 우주의 기원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처럼 말이다. 세상의 기원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빚어낸 이야기 『기원의 탐구』는 우주와 생명의 기원뿐만 아니라 그것을 찾기 위한 과학자들의 고투가 담긴 책이기도 하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에너지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전자와 같은 입자도 파동처럼 행동할 것이라는 드브로이의 파격적인 아이디어는 훗날 ‘양자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책 속에는 많은 과학자들이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풀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며 때로는 동료 과학자들과 경쟁하면서 진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1977년 우주 밖에서 우주배경복사를 직접 관측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COBE 위성이 관측한 우주배경복사지도가 1992년에 처음 공개됐을 때, 흥분한 한 과학자는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면 신의 얼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겁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였기 때문이다. 생명의 진화를 규명하는 연구 영역에서는 과학자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1986년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월리엄 스코프는 와라우나(Warrawoona) 층군에서 채취한 화석에서 지구 최초의 생명체로 추정되는 박테리아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옥스퍼드대학교의 고생물학자 마틴 브레이저는 화석 샘플의 분석이 잘못 됐다면서 자신의 논문에 “우리는 샘플을 분석하면서 ‘이 구조는 무엇인가?’라는 의문보다 ‘이 구조는 어떤 생명체인가’라는 의문을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적기도 했다. 이처럼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와 생명을 해명하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들의 면면 또한 유쾌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이들의 연구 경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138억 년에 걸친 기원의 탐구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우주의 중심인가? 과학적 엄밀함으로 파헤친 세상의 근원 우리 입장에서는 인간이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인간 특유의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공정한 눈으로 우주를 바라보면 인간은 전혀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우주는 인간의 입맛에 맞게 설계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이 장대한 우주의 이야기가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생명의 탄생 및 진화에 관한 이야기며, 과학적 탐구를 가능하게 했던 의식과 지성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과학의 생명은 엄밀함이다. 게다가 과학을 통해 찾은 답은 향후 더 많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분적으로 수정되거나 완전히 다른 답으로 대치될 수도 있다. 지금 수용되고 있는 지식도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완전히 달라지거나 부분적으로 수정될 것이다. 그리고 장담하건대, 새로운 버전의 이론은 기존의 이론보다 월등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하루로 계산하면 인류는 밤 11시 59분 59초에 등장하여 남은 1초 사이에 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인류가 대약진을 이룩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300밀리초(0.3초, 1ms=1/1,000초) 전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지막 0.3초가 얼마나 바쁜 세월이었는지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