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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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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첫번째 그 많던 언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살해인가, 자살인가 사멸의 길 위에 선 언어들 왜 언어의 죽음을 막아야 하는가? 언어도 자원이다 두번째 언어의 다양성과 생물의 다양성 언어는 몇 종류가 있을까? 한 언어의 확산은 다른 언어를 위축시킨다 위기에 처한 언어 다양성 언어와 생물계의 공통점들 세번째 잃어버린 언어, 잃어버린 세계 급진적인 사멸 점진적인 사멸 우월한 언어란 없다 "내 돼지"가 담고 있는 세 가지 의미 디르발어의 독특한 명사 분류법 사라진 언어, 사라진 지식 네번째 "언어의 생태학" 천국의 바벨탑, 파푸아뉴기니 "평등한" 이중 언어 국가 언어 소멸의 세 가지 유형 언어를 위험에 빠뜨린 변화들 다섯번째 확산과 정복의 물결 구석기 시대의 언어 상황 신석기 혁명과 언어의 확산 인구 증가의 불균형이 끼친 영향 신세계의 언어를 정복하다 손 닿지 않은 세계 여섯번째 자발적 강제와 경제 발전의 유혹 언어의 사회적 계급 경제 발전의 두 얼굴 첫번째 희상자, 켈트어 밀려나는 토착어들 이중의 위험 일곱번째 왜 언어를 보존해야만 할까? "소극적 방임"이라는 서구의 이기주의 강제된 선택 개발, 생물다양성, 그리고 언어가 말해 주는 것 생태계 보존의 열쇠는 언어 속에 있다 언어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 여덟번째 살아 있는 미래를 위하여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기 국가적 지원의 한계 언어 없는 땅, 심장 없는 땅 누가 다양성을 두려워하나? 천연 자원으로서의 언어 언어를 보전하기 위한 위로부터의 전략 옮긴이의 글 도움받은 책들과 더 읽을거리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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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7년, 최후의 콘월어 원어민으로 알려진 돌리 펜드리드의
죽음과 함께 콘월어가 사라졌다. 1972년,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북부에서 아서 베넷의 죽음과 함께 음바바람어가 사라졌다. 1974년, 영국령 맨 섬에서 네드 매드럴의 죽음과 함께 맹크스어가 사라졌다. 1970년대 후반, 타이의 우공족 마을이 댐 건설로 침수되면서 주민들은 흩어져 버렸고, 그 과정에서 우공어도 사라졌다. 1992년, 테비크 에센크라는 농부의 죽음과 함께 우비크어가 사라졌다. 1996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아메리카 원주민 붉은천둥구름의 죽음과 함께 카토바족 수어가 사라졌다. 1987년, 캘리포니아 주 팔라에서 로신다 놀라스케스의 죽음과 함께 쿠페뇨어가 사라졌다. 1990년, 로라 소머설의 죽음과 함께 와포어가 사라졌다. 2백 년 전, 쿡 선장이 최초로 오스트레일리아에 발을 디딘 이후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250개의 토착어가 대부분 사라졌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사용되던 1백여 종의 토착어는 모두 사라졌다. 알래스카 코르도바 지역에 사는 에야크족 인디언인 마리 스미스는 에야크어의 마지막 사용자이자, 마지막 추장이다. 언어학자들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대략 5천에서 6천 7백 개의 언어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 가운데 절반, 혹은 그 이상의 언어가 21세기를 지나는 동안 사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과 환경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지만, 인종이나 민족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 판다나 얼룩올빼미가 처한 곤경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을 하면서도 언어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 책의 목적은 학계와 대중들에게 세계의 언어와 문화들이 직면한 위협을 알리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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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들고 나서
이 책이 비록 언어와 환경의 관계와 그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편집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한국어의 위치였다. 한국어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어는 물론, 안전하다. 사용자 수가 7천만 명으로 사용자 수 면에서 세계 15대 언어 안에 속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책에서 말하듯, 사용자 수가 많다는 것이 반드시 언어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최근의 영어 조기 교육 풍조나 일부에서 주장하는 영어 공용화론을 보면 한국어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가 우리말보다 영어를 배우고 익히는 데 더 몰두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거창하게 세계화니 뭐니 하는 것을 떠나서 한국 땅에서라도 대접받고 남들보다 더 잘 살려면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 한국어는 한국에서조차 영어보다 사회적 계급이 낮은 언어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갈파하고 있듯이 이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자발적 강제”에 의한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스크린쿼터처럼 한국어 사용 의무화를 하는 제도를 따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한국어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는 한반도의 사회, 지리적 조건에 적합한 생태적 지식, 환경과의 유기적인 관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만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한 아메리카 원주민 여인의 말이 생각난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백인들의 말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영원히 살아남으려면 우리 말을 알아야 한다.” 한 가지 더. 저자들의 말처럼 사라져 가는 언어들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다소 우울한 부분들이 여러 곳 있지만 마지막 에야크어의 사용자 마리 스미스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 아픈 부분이었다. “당신이 당신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라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어를 쓰는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내가 공부하고,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규정하고, 내 감정을 표현하던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 나만 남는다면? 에야크족 인디언의 마지막 추장이기도 한 마리 스미스의 말은 단순히 한국어를 아끼고 사랑하자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언어와 “나”라는 것이, 언어와 내 삶이라는 것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가슴으로 어렴풋이 느낄 수 있게 했다. 알려져 있지 않은 소수 언어들의 이름을 찾고, 정치, 경제, 역사, 문화, 생태학 등 넓은 분야를 포괄하는 책의 내용 또한 만만치 않아 번역 일정이 많이 늦어졌고, 편집부도 그만큼 힘들고 바쁘게 움직여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체크에 있는 역자는 연락조차 쉽지 않았다. 작업 막바지에는 일곱 시간의 시차가 나는 프라하의 역자와 전화로 마지막 원고 내용들을 점검하고 확인했기 때문에, 국제 전화비도 만만치 않게 들었다. 책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이 수월치 않긴 했지만, 4백 쪽 가까운 책을 네 번, 다섯 번씩 교정을 보고, 보도자료를 쓰고, 거기다 만든 사람의 후기까지 덧붙일 만큼 이 책에 대한 역자와 편집부의 애정은 각별했다. (출판사가 언어를 다루는 곳인 까닭에 직원들 모두가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때문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소 제작비가 올라가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실로 묶는 정통 양장 제본 방식인 사철 양장을 했다. (사철 양장은 견고해서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책이 두꺼워도 잘 펼쳐진다.) 사라져 가는 언어들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