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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놀라운 이야기의 탄생
2. 스칸디나비아의 이름으로 3. 인생, 가장 아름다운 동화 안데르센 연보 옮긴이의 말/ 가장 크고 위대한 축복 |
Hans Christian Ander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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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건강하지 못한 기질이 내 글쓰기 속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삶의 우울한 부분을 찾아 나서고 사물의 어두운 부분에 집착했다. 예민해졌고, 내게 쏟아지던 칭찬보다 비난에 더 많이 마음이 쏠렸다. 적지 않은 나이에 떠밀리다시피 학생이 된 나는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지식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작가가 되고 싶은 충동 때문에 첫 작품<도보 여행기>를 발표했었다. 당연한 결과지만, <도보 여행기>에는 문법적인 오류가 수없이 많았다. 출판하기 전에 돈을 들여 교정 작업을 거쳤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일엔 익숙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가 한 실수들을 찾아내 비웃으며,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엔 일부러 눈을 감았다. 오로지 오류를 찾아 내기 위해 내 책을 읽었던 사람들이 누군지 난 알고 있다. 그들은 내가 '아름다운' 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사용했는지 꼼꼼히 세고 따지는 성가신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희가극 작가였고 비평가였던 어떤 신사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 자리에는 나도 있었다. 몇 번이고 이런 식으로 내 작품을 찢어발겼다. 모든 게 다 엉터리이고 틀렸다는 그의 얘기를 듣고 있던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책을 집어 들고 접속사 '그리고'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 p.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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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방은 구두를 만드는 작업대와 어른 침대와 내가 쓰는 아기 침대만으로도 가득 찼다. 그 작은 방에서 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벽에는 그림들이 붙어 있었고, 아버지의 작업대는 책이며 악보들이 수북하게 놓였고, 작은 부엌은 반짝거리는 접시와 냄비들로 가득했다.
pp.2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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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존재였다. 아버지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했다. 일요일이면 나를 위해 만화경을 만들었고, 또 인형을 만들어 인형극을 펼쳐 보였다. 아버지는 내게 홀베르크의 희곡과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어주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아버지는 오직 이럴 때만 정말이지 쾌활해 보였다. 아버지는 일생을 사는 동안 구두 수선공으로서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사람이다.
--- p.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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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백작이 되면 내 성에서 일하게 해줄게!”
여자아이는 깔깔거리며 웃고는 가난한 꼬마 주제에 어떻게 백작이 되느냐고 했다. 어느 날 나는 성을 하나 그려서 보여주며 내 성이라고 말했다. 태어날 때 가난한 집 아이와 실수로 뒤바뀌는 바람에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살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리고 또, 이런 사실은 하나님이 아무도 모르게 천사들을 내게만 살짝 보내 가르쳐줘서 알았다는 말도 했다. 여자아이는 나를 보고 이상하다는 듯 웃더니 옆에 있던 다른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쟤도 자기 할아버지처럼 바본가 봐.” --- pp.36-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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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서양 문학사가들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괴테의 '시와진실', 루소의 '고백록', 프로포트킨의 '크로포트킨 자서전'과 더불어 세계 5대 자서전의 하나로 평가받는 안데르센의 최초 한국어판 자서전으로 1971년 출간된 영국어판을 저본으로 한 것이다.
안데르센은 세 시기에 걸쳐 자서전을 집필했다. 마흔한 살 때인 1846년에 독일어판 작품 전집에 부치기 위해 첫 번째 자서전을 집필했고(이 책의1부), 이후 쉰 번째 생일인 1855년 4월 2일까지의 삶(2부)을 다시 증보했다. 1867년까지의 이야기(3부)를 담고 있는 세 번째 자서전은 뉴욕에서 출간된 작품집을 위해 쓰여졌다. 이 책은 세 시기에 걸친 자서전 모두를 한데 모은 것으로 일반 단행본 두세 권 분량의 방대한 양이다. 안데르센은 자서전이 자기 작품에 대한 주석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굳이 그렇게 말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안데르센의 행보를 조금만 살펴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 그의 작품들이 주변 여러 나라에서는 높게 평가되고 찬사를 받았던 데 반해, 유독 덴마크의 비평가들은 안데르센과 그의 작품에 대해 아주 냉담했다. 그런 상황에서 안데르센에게 자서전은 자기 작품을 옹호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였던 셈이다. 안데르센의 자서전에는 수많은 작품들이 태어나게 된 배경과 동기, 그 작품들에 대한 각양각색의 평가들가지 낱낱이 드러나 있어 '주석'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론적 관점에서 안데르센의 작품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이보다 훌륭한 자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