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n Ol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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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린지와 함께 옛날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섹스를 했을 때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는 사실이 아주 슬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난 첫 번째 섹스조차 해 보지 못했으니 딱히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인생에서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 키스, 마지막 웃음, 마지막 커피 한 잔, 마지막 일몰, 마지막으로 스프링클러 사이를 뛰어다닌 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 혀를 내밀고 눈송이를 받아먹은 것.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절대로 모를 것이다.
하지만 실은 그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이라는 걸 알면 절대로 그냥 포기할 수 없을 테니까.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안다는 건 절벽에서 뛰어내리라는 명령을 받는 것과 같다. 그럴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릎을 꿇고서 단단한 땅바닥에 키스하고, 냄새를 맡고, 그저 붙잡는 것뿐이겠지. 작별인사라는 건 항상 그런 것 같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 최악의 부분은 뛰어내리려고 결심하는 부분이다. 한번 허공으로 발을 내딛으면 그 다음에는 되돌릴 수 없으니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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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영원하다면 후회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후회하고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친구들과 소리 내어 웃기, 사랑하는 사람과의 입맞춤……, 만약 이것들이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라면 그 느낌은 전혀 다르게 다가오리라. 꽤 많은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엄마 얼굴을 다신 볼 수 없다니. 그걸 미리 알았더라면, 알기만 했으면 신경질 같은 건 절대 내지 않았을 텐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7번째 내가 죽던 날>의 사만사야말로 가장 죽음과 먼 사람이었다. 매일 재미만을 좇으며 위험한 일탈을 벌이고, 졸졸 따라다니는 동생을 귀찮아하며 떨쳐내고, ‘찌질한’ 옛 친구들을 철저히 외면하거나 괴롭혔다. 타인에게 잔인하게 구는 건 자신처럼 인기 있고 매력적인 사람이 당연히 누려야 할 특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평범한 날 일어난 사고로 모든 것은 영원히 바뀌어 버렸다. 이상하게도 ‘죽음의 날’은 그녀에게 계속 다시 찾아온다. 눈을 뜨면 그날, 다시 또 그날. 사만사가 느끼는 감정을 독자들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분노하다가, 다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후 망가지고. 결국은 무너지는 슬픔 속에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그러자 비로소 주변이, 타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 말이나 행동이 가져오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들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죽음에 대비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쓸쓸하고 때로 아름답게 보여 준다. 적잖은 관객들은 명장면이 셀 수 없는 이 영화에서도 특히 주인공이 늙은 아버지에게 비디오 조작법을 가르쳐 주는 부분을 최고로 꼽는다. 체념과 남겨질 사람에 대한 그리움, 한없는 사랑과 배려. 그 담담한 납득은 감정의 폭발보다 훨씬 슬프고 아름답다. <7번째 내가 죽던 날>의 사만사 역시 그런 식으로 죽음을 납득한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우리의 주인공은 그저 후회하는 사람으로만 남지 않는다. 책의 결말부에서 사만사가 보여 주는 용기 있는 선택을 조우하며 눈물짓지 않기란 어려운 일일 것.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7번째 내가 죽던 날>을 “가슴을 찢는 결말이 인상적인 용기 있는 책.”이라고 평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아침에 떠오르는 해도, 대지를 적시는 비도, 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더는 당연하지 않다. <7번째 내가 죽는 날>을 읽는 것은 바로 그런 경험이다. 삶을 사랑하는, 혹은 사랑하고 싶은, 그래서 후회하고 있는 당신에게 주저 없이 추천한다. ■ 책 속에서 예전에 린지와 함께 옛날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섹스를 했을 때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는 사실이 아주 슬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난 첫 번째 섹스조차 해 보지 못했으니 딱히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인생에서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 키스, 마지막 웃음, 마지막 커피 한 잔, 마지막 일몰, 마지막으로 스프링클러 사이를 뛰어다닌 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 혀를 내밀고 눈송이를 받아먹은 것.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절대로 모를 것이다. 하지만 실은 그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이라는 걸 알면 절대로 그냥 포기할 수 없을 테니까.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안다는 건 절벽에서 뛰어내리라는 명령을 받는 것과 같다. 그럴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릎을 꿇고서 단단한 땅바닥에 키스하고, 냄새를 맡고, 그저 붙잡는 것뿐이겠지. 작별인사라는 건 항상 그런 것 같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 최악의 부분은 뛰어내리려고 결심하는 부분이다. 한번 허공으로 발을 내딛으면 그 다음에는 되돌릴 수 없으니까. - <7번째 내가 죽던 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