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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 없는 연애의 환상을 깨고 연애의 본질에 접근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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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희망은 있는가
“그래도 나는 행복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결혼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여자 ‘왜 그를 좋아하는가’에 대답할 수 있는가 자신을 비싸게 팔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애의 리스크와 코스트, 그리고 이익 기생독신에게 연애는 가능한가 섹스, 동거, 그리고 불륜…… 그 윤리와 현실 ‘선택된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인가 과연 연애에 희망은 있는가 자신을 속이는 연애의 결과 연애에 참을성과 인내는 어울리지 않는다 변하기 시작한 ‘좋은 여자’와 ‘보통 여자’ 상상력 없는 연애는 그만두자 보통의 결혼을 바란다, 그 보통은? 혼자서 살 수 있는 시대에 둘이서 생활하는 이유 개성을 잃은 남자들의 행방 무료한 인생보다 확실한 실연의 상처 타인을 흉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사랑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이상한 사태 자신을 잃어버린 남자와의 연애를 동경하고 있는 여자 집안에 틀어박혔던 사람의 연애 형태 상상력 없는 연애는 이제 그만두자 사람이 집을 나가게 되는 진짜 이유 프리타의 미래와 연애의 위험 당신의 남자는 ‘창피하지 않은’ 존재인가 변하지 않는 연애의 조건 연애에 이기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 연애가 가능한 사람의 자격은? ‘이런 세상’이기 때문에 ‘이런 연애’ 제대로 ‘자립한다’는 것은 힘들다 당신밖에 팔 수 없는 것이 있다 그의 ‘진실’을 아는 유일한 방법 이 사람의 신뢰만은 잃고 싶지 않다 연애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남자 터프한 남자는 어디 있는가 불행의 원인은 자신 안에 있다 |
Ryu Murakami,むらかみ りゅう,村上 龍,무라카미 류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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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큼은 ‘열심히 한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린다. 그건, 연애에는 참을성이나 인내나 무리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연애라는 것은 자신이 상대를 필요로 하고 있고, 그 상대도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며 만나는 일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서로에게 요구하거나 의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한다. 따라서 연애를 할 때 열심히 할 필요 같은 것은 없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시간을 충실한 것으로 하기 위해 대수롭지 않은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다.
---p.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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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통해 삶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아주 특별한 발견
무라카미 류의 <연애의 격차>라는 에세이가 일본에서 화제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가 쓴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소설이 보여준 세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미롭고 달콤한 연애’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연애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연애 밖의 연애’가 아닐까? 혹은 기존의 연애를 무자비하게 짓뭉개면서 전혀 엉뚱하게 새로운 연애의 철학을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궁금증이 그가 쓴 원고의 내용을 검토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원고 앞부분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역시!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상투성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연애의 본질과 핵심을 세밀하게 잘 포착해내고, 그것이 우리 현실과 어떤 형태로 맞물려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연애를 무조건 옹호하지 않는 현실적인 발언 연애를 다룬 대부분의 에세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현실감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무조건적으로 연애를 찬양하고, 연애에서 생겨나는 갖가지 현상을 어설프게 옹호하는 데서 생겨난 부작용이다. 때문에 그런 책들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뚜렷이 드러나 있지 않다. 그저 안개 속을 헤매는 것처럼 모호한 표현만 나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래, 연애가 마지막 희망이다』는 그런 책들에서 보이는 거품을 완전히 걷어낸 책이다. 저자는 첫 페이지에서부터 냉엄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각각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연애가 다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그 사람의 연애 수준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연애의 수준을 보고 삶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하루 벌어 하루의 생계를 근근이 꾸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톡옵션으로 엄청난 돈을 번 사람도 있다. 이 두 사람의 연애를 같은 잣대로 잴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 그들이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가 하는 것도 연애의 질을 결정짓는다.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회사에서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샐러리맨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전문직 종사자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연애의 차이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모든 연애는 아름답다’라는 식의 감상적인 옹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자신의 연애에 박수를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듣기 싫은 말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 본다면, 자기도 속이고 상대방도 속이는 어설픈 연애 감정과 진정한 연애의 실체와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달라지는 결혼 풍속도에 대한 냉정한 제안 이 책에서 저자는 연애의 결실이 결혼으로 나타나는 것을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결혼을 위한 연애’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 역시 맹목적으로 ‘아름다운 연애와 행복한 결혼’을 외치는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다. 저자에 의하면, 시대가 바뀜에 따라 연애의 양상이 달라졌듯이 결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를 하자면, 결혼이 연애보다 더 현실적인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이것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서, 저자는 시대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대에 여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결혼을 선택했는지를 설명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기 일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염두에 두고 결혼 상대자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시에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한다. 그런데 여성에게도 얼마든지 일할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에서는 결혼의 형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심지어는 여성들이 굳이 결혼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는 말까지 한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딸을 결혼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저자의 이같은 주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에게는 껄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지적은 막연한 자기만의 생각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이미 달라지고 있는 사회현상을 직시하고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막연한 설명이 아니라 비유를 통한 구체적인 제안 『그래, 연애가 마지막 희망이다』에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각각 다른 형태의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구체적인 제안을 한다. 어떤 여성은 친구의 애인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저자에게 고백해 왔다. 그 여성의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는 연애의 리스크와 코스트에 대해 말한다. 친구의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은 리스크가 큰 만큼 그만한 코스트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의 코스트를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 이런 태도는 위험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아주 합리적인 처신이다. 어설픈 도덕군자 노릇을 하는 것보다는 당사자가 확실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수입이 남자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커플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자는 ‘그래도 사랑을 지켜야 한다’는 식의 고리타분한 조언을 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가 좋다면 수입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슬쩍 질문을 던질 뿐이다. 마지막 결정은 당사자가 할 것이기 때문에 한번 더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부남과 섹스를 원하는 미혼 여성, 외국 여자로부터 실연당한 친구, 일정한 직업도 없고 비전도 없는 젊은이, 연애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남자 등등 여러 인물이 나온다. 저자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애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연애에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연애관 『그래, 연애가 마지막 희망이다』는 무라카미 류의 연애관을 잘 정리해 놓은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주장하는 연애는 솔직하고 당당한 연애이다. 그런 연애에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이런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 저자는 자신을 속이는 연애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타인을 흉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연애에 대해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또 연애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기도 하고, 연애가 가능한 사람의 자격을 논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상상력 없는 연애는 제발 그만두자고 외치기까지 한다. 이 모든 것이 연애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장치이다. 저자가 설치해 놓은 장치를 따라가다 보면, 연애가 왜 희망이 되는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조금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정말로 연애가 마지막 희망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