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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琸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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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홍 씨는 ‘먹’이란 글자를 아느냐고 물은 후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물론 나는 ‘먹’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수중 30미터 내외 심해를 설명하는 단어로 만날 줄은 몰랐다. ‘먹’과 관련된 김관홍 씨의 설명은 그 자체로 훌륭했다. 기억나는 대로 대충 옮겨 보자면 아래와 같다.
“어둠도 여러 가지 어둠이 있잖아요? 랜턴으로 비추면 사라지는 어둠도 있긴 하죠. 먹이라는 말 아시죠? 그 안에 들어가면 랜턴조차도 통과를 못해 10센티미터밖에 안 보이는 거예요. 빛도 투과되지 않는 뻘이 물살에 날리는 거죠. 그걸 모르는 이들은 이렇게 묻기도 해요. 불을 켜고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고. 그건 단순한 어둠이 아니에요. 저희가 현장에서 절단이나 용접을 한단 말입니다. 그때도 먹에 들면 희한한 경험을 하게 돼요. 용접이나 절단을 하면 빛이 보이잖아요? 아주 밝잖아요? 그런데 소리만 들으며 해요. 빛조차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작업을 하는 거거든요. 그게 먹이에요. 무시무시하죠.” --- p.12 첫 번째 이야기에선 맹골수도로 내려가기 전까지의 상황을 그렸다. ‘왜 하필 그게 저여야만 했을까요?’ 이 질문으로 모이도록! 두 번째 이야기는 민간 잠수사들이 돈 벌려고 내려갔다고 믿는 대리운전 기사 공환승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틀 정도 걸릴 거라고 여겼는데, 하루 만에 쭉 나가서 글을 마쳤다. 대리운전 기사의 애환에 대해서는 관홍이의 경험담을 충분히 담을 것. 관홍이의 설명에 따르자면, 낮보다 밤, 맑은 날보다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심한 날이 더 힘들다. 침몰한 세월호 선내와 비슷한 분위기가 되면 갑자기 의욕이 없고 우울해진다. 죽고 싶단 생각이 지렁이처럼 기어 나온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을 것만 같아서 무작정 밖으로 나간다. 지인이나 친구 들에게 연락해서 만나 술을 마신다. 새벽까지 같이 있고 싶지만 대부분 직장과 가정이 있으니 그들과는 자정 전후로 헤어진다. 혼자 남아 밤거리를 서성인 적도 많다. 겨우 새벽이 되면 집으로 들어간다. 지인이나 친구 들과 어울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택한 직업이 야간 대리 운전이다. 밤에 깨어 돌아다니면서 용돈 벌이라도 되는 일은 이것뿐이다. --- p.65~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