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선택」으로 한국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작품으로는 변호사 고진이 등장하는 『붉은 집 살인사건』,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정신자살』, 진구를 주인공으로 한 『순서의 문제』, 『나를 아는 남자』가 있으며, 네 작품이 중국에 수출되었다. 기발한 트릭과 지적 게임이 돋보이는 본격 미스터리로 추리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등의 교양서를 통해 법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
도진기의 다른 상품
|
“피고인, 검찰에서 다 자백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는 것입니까?” “네, 수사기관에서 자백은 했지만 그건 본의 아니게 거짓말한 것입니다. 피고인의 범행이 아닙니다. 피고인은 당일 사건현장에 가지도 않았습니다.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일찍 잤다고 합니다.” --- p.22 “서울로 급히 돌아간다고 빗길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그만 절벽 아래로 추락해버린 거예요. 근데 사고경위에 관해 경찰이 하는 말이 그래요. 해령이가 운전 중에 외과용 메스로 자기 손목을 그었다는 거예요.” --- p.80 옆에는 커다란 양동이가 놓여 있었다. 시선이 그 안으로 향했다. 아! 안에 놓인 ‘물건’을 보고 말았다. 그건 사람의 팔다리였다. 마치 모아놓은 장작처럼, 통 안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었다. 네 개의 절단면에서 피가 배어났다. --- p.137 법정에서 오가는 말 한마디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건 관계자의 눈도 아니었고, 호기심에 구경 나온 관객의 눈도 아니었다. 깊이를 알 수 없게 가라앉은, 흔들림 없는 지혜를 간직한 눈이었다. 성호는 꿰뚫리는 느낌을 찰나에 받았다. 그 탓인지 오늘 공판정에서도 방청석에 앉은 그 할머니를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 p.148 “같은 인생을 수십, 수백 번 산 사람이 있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수십, 수백 번? 부러운데요. 어쨌든 길게 사는 거잖아요.” “그렇기도 하겠군요. 하지만 실제로 같은 인생을 반복하게 된다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실까요?” “선생님이 그렇게 살아보기라도 하셨나요? 마치 단정하시는 것 같네요.” “맞습니다. 제가 그 장본인입니다.” --- p.187 예전에 무슨 책에서 읽은 이야기인데, 사람이 목을 잘리면 금방 죽는 게 아니랍니다. 혈액 공급이 중단된 뇌는 10여 초 후에 의식을 잃는데, 그 전까지는 살아 있다고 합니다. 목이 허파로부터 분리되기 때문에 성대로 공기를 끌어들일 수 없어 말은 할 수 없지만, 얼굴을 찡그리거나 이를 갈기도 한다더군요. 예전 프랑스대혁명 무렵 기요틴의 칼날에 목이 떨어진 사람들의 눈꺼풀과 입술이 몇 초 동안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문희도, 문희의 목도 금방 죽지는 않았던 것 아닐까요. --- p.343 |
|
치밀한 트릭, 리얼리티 넘치는 에피소드…
영리하고 잔혹한 여덟 번의 ‘증명’이 시작된다. 2010년 데뷔해 주중에는 판사로, 주말에는 작가로 살면서 특유의 리얼리티 넘치는 에피소드와 영리한 트릭을 선보여온 도진기. 그의 첫 소설집 《악마의 증명》에는 작가의 장기가 고스란히 담긴 추리소설 네 편과 스스로 즐겨 읽고 써온, 다소 기괴하지만 흥미로운 환상소설 네 편이 실려 있다. 권말에 실린 ‘작가의 말’에는 각 단편을 쓸 때의 상황과 모티프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작가 도진기는 《악마의 증명》을 출간하며 그동안의 작가 생활을 한 차례 정리하는 기분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01 악마의 증명: 법대생인 박철은 자신이 일란성 쌍둥이인 점을 이용하여 치밀한 범죄를 계획한다. 먼저 범행을 저지르고 시인한 후 법정에서 전면 부정하는 것. 모든 것이 그의 계획대로 진행되는 와중에 검사 호연정은 박철의 알리바이를 부정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내릴 수 있을까. 02 정글의 꿈: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노인 ‘광수’는 한 병실을 쓰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노인 ‘태봉’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시절 좋아했던 조각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의 삶에 활기가 찾아온다. 그가 조각한 조형물들은 점차 생명력을 갖고 그가 꿈꾸던 정글로 그를 안내하는데…. 03 선택: 검사 일을 그만두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연정은 어느 날, 교통사고를 둘러싼 보험금 소송 건을 맡는다. 자동차가 절벽에서 추락해 운전자인 엄마와 딸이 숨진 안타까운 사건. 이상한 점은 운전자가 추락 직전 자신의 손목을 칼로 그었다는 것이다. 04 외딴집에서: 탐정을 자처하는 ‘나’는 요즘 악명을 떨치고 있는 연쇄살인마 사건을 조사한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나는 용의자로 보이는 남자를 미행한 끝에 그의 집까지 잠입한다. 그러다 머리를 맞아 기절하고 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낯선 방 안에서 정신을 차린 나의 눈에 비친 광경은 차라리 지옥에 가까웠다. 05 구석의 노인: ‘안락의자 탐정’ 중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탐정인 ‘구석의 노인(The Old Man in the Corner)’ 시리즈에서 제목을 가져온 소설. 젊고 유능한 변호사 성호는 소일 삼아 재판을 방청하러 오는 김옥선 할머니와 대화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06 시간의 뫼비우스: 민경은 기차 여행을 하던 중 옆자리에 앉은 중년의 남자에게서 기이한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은 어느 역에서도 내리지 않고, 터널의 어둠 속에서 사라져버릴 거라는 이야기. 그리고 남자는 자신이 같은 인생을 수십 번째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07 킬러퀸의 킬러: 추리소설 작가인 지원은 신문사 기자로 일하던 남편이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서를 찾는다. 그리고 남편을 협박했다는 용의자 ‘피터 최’의 존재와 그가 사귀었다는 여자에 대해 알게 된다. 소심한 기자인 남편의 행각과 밤의 도시를 누비며 향락을 일삼던 피터 최 사이에 대체 어떤 접점이 있는 것일까. 08 죽음이 갈라놓을 때: 부장판사 김지환은 편지를 한 통 받는다. 절친한 친구와 그의 여자친구를 무자비하게 죽인 끔찍한 사건의 범인으로, 이미 사형이 선고된 유홍석에게서 온 것. 그는 자신과 자신이 죽인 것으로 알려진 ‘상표’,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 ‘문희’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이야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