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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의 여름
이마리 최윤지 그림
나무와숲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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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코나 할머니
덤으로 미국인
단발머리 소녀
씨앗 세 알
김로건 가족표
펠레 여신
불 카누
죽음의 분화구
알로하오에
악당 루나
미도리의 게다짝
사진 신부
편지가 구려
의 혹
사총사
내 사랑 코나

작가의 말

저자 소개

글 : 이마리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한 후 학생들 을 가르치며 번역하는 일을 하다 지금은 동화 쓰기에 푹 빠져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시민평론단으로 영화 후기도 쓰고 있답니다. 부산가톨 릭문학상, 목포문학상, 한우리문학상 대상을 받았으며, 《버니입 호주 원정대》와 《구다이 코돌이》는 세종도서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되어 여러분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코나의 여름》은 제3회 아르코 해외레지던트쉽에 선정되어 호주 시드니대학에 머물며 완성한 작품이 랍니다. 앞으로도 세계 여러 곳의 가슴 설레는 이야기로 여러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림 : 최윤지
그림책뿐만 아니라 잡지와 사보, 벽화나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보지 못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작업이라 좀 어려웠지만, 주인공들과 함께 모험을 한 듯 즐거웠습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327g | 152*221*20mm
ISBN13
978899363266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얼마 후 할머니가 전화통을 붙잡았다. 가족 모두 스피커폰에 귀를 기울였다. 왕수박만 한 할머니 가슴과 배가 들썩거리는 게 모두를 불안하게 했다. 할머니는 하와이 한국영사관 직원과 통화를 시작했다. 할머니의 호통에 영사관 직원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하와이는 특수한 지역입니다. 하와이 인구의 4분의 1이 일본계거든요!” “그걸 누가 모른답니까?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공동 표기를 하는 판에 하와이 주는 뭐 합니까? 펀치볼 국립묘지 지도에 한국 바다가 온통 일본해로 되어 있어요. 동해는 어디 갔어요? 영사관에서 신경을 좀 써야지요!” --- p.17

“헉헉, 내가 봐준 거라고. 2학기에 다시 겨루자. 조그만 동양족 주제에 남의 나라에 와서…… 잘난 척 하지 마.” 제이슨의 주먹이 왕수박만 하게 어른거렸다. “넌 백인 주제에 왜 하와이에 와서 사냐? 하와이야말로 동양족의 천국인데.” 로건이 주먹을 들어 제이슨을 내려치려는 찰나, “잠깐” 하는 소리가 들렸다. “먼저 폭력을 가하는 사람이 지는 법!” 그 소리에 놀라 로건의 움켜쥔 주먹이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다. --- pp.25-26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겁이 났다. 같은 비행기를 타다니! 그림자처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검은 단발머리다. 로건은 할머니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마중 나온 사람들이 하나 둘 짝을 지어 공항을 떠났다. 로건은 혼자만 남자, 괜히 쑥스러웠다. 누가 보는 듯해 머리를 흔들어 앞머리를 넘기기를 두 차례나 했다. --- p.37

팔라니는 쳐진 뱃살을 두드리며 제자리를 빙빙 돌았다. 웃통을 벗은 채 지푸라기 치마만 걸친 꼬락서니가 틀림없는 원시인이었다. 미도리도 어쩔 수 없이 게다짝에 발가락을 구겨 넣으며 울상을 지었다. “이거 웬 게다짝? 펑퍼짐한 멜빵바지는 또 웬일?” 박물관에서도 찾기 힘들 만큼 낡고 바랜 의상들이었다. 팔라니는 나무 치마를 펄럭이고 로건은 자꾸 자기 댕기머리를 잡아당겼다. --- p.87

루나가 철수 아버지의 등을 내려치며 한 손으로 목덜미를 잡아 올렸다. 갑작스런 공격에 철수 아버지가 비틀거렸다. 목덜미에는 붉은 핏자국이 그어졌다. 루나가 다시 채찍을 내려치려는 찰나, 덕수가 달려들어 채찍 끝을 휘어잡고 뒹굴었다. --- p.100

루나의 거친 숨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순간 미도리는 얼굴을 옆으로 홱 돌렸다. “제법 표독을 떠는 게 매력이 있구마는.” 루나가 다시 미도리 턱을 잡아 자기 얼굴 아래로 잡아당겼다.
잡아먹을 듯한 눈길로 동물 같은 입김을 품어냈다. 미도리는 눈을 꼭 감은 채 뒤로 젖힌 손아귀에 게다짝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때는 이때다!’ 싶어 그것으로 루나의 면상을 내려쳤다.

--- p.112

출판사 리뷰

미국 여권을 쓰고 미국 국가를 부르지만, 집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
“너는 미국인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이다”


로건은 희고 늘씬한 다리를 갖고 있는 제이슨이 부럽다. 여행할 때도 미국 여권을 쓰고 학교에서도 미국 국가를 부르지만, 집에만 오면 김치에 된장국을 며칠 거리로 먹는 한국인이다. 그런 자신이 싫어 머리카락을 노랗게 물들여도 보지만, 할머니는 그런 로건에게 “너는 미국인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이다”라고 말한다. 할머니는 펀치볼 국립묘지에 갔다가 6·25 전쟁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돼 있는 걸 보고는 분개해 바로 한국영사관에 항의 전화를 걸 정도로 다혈질이고 조국애가 강한 분이다. 사회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로건이 한국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핏대를 세우는 건 그런 할머니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로건이 얼마 전부터 검은 단발머리 소녀에게 자꾸 마음이 빼앗기고 있다. 할머니와 펀치볼 국립묘지를 갔을 때, 일본계 아이들과 언쟁이 벌어졌을 때, 그리고 방학을 앞두고 임시 편성된 역사특별반에서 또다시 보게 된 소녀에게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담임이기도 한 다나까 선생님은 ‘자신의 뿌리 찾기’를 방학숙제로 내주었는데, 그 자리에서 여름방학 때 미도리도 자신처럼 코나에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사탕수수 농장에서 피땀 흘려
일하면서도 독립운동기금 모아 임시정부로 보낸 숨은 애국자들


여름방학을 맞아 할머니가 사는 코나로 간 로건은 행복하다. 찬란한 햇살과 달콤한 바람, 언제든 보드를 신나게 탈 수 있는 파란 바다…. 거기에 형 같은 친구 팔라니와 가슴 설레게 하는 미도리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던 펠레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화산박물관에 간 세 아이는 그곳에서 놀랍게도 펠레 여신을 만나게 된다. 이마에 불꽃송이 화환을 얹고 눈알은 불타는 석탄을 집어넣은 듯 광채가 나고, 머리 뒤로는 붉은 용암이 허리까지 흘러내려 벌건 불꽃치마를 입은 것 같은 ‘불의 여신’, 펠레. 더욱이 펠레 여신의 도움을 받아 불 카누를 타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저녁 8시까지는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하와이의 마지막 여왕 릴리오우쿨라니의 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으로 날아간 세 아이가 처음 만난 사람은 팔라니의 조상. 마차를 타고 가는 여왕의 후계자였던 소년이 바로 팔라니의 할아버지다. 왕족을 납치하는 줄 알고 뒤쫓아오는 하올리군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동굴 속으로 도망친 아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불 카누를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한국 최초의 미국 이민자들이 일꾼으로 일하고 있는 ‘올라야 사탕수수 농장’. 한국인 일꾼들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 ‘루나’로 불리는 악독한 일본인 작업반장의 채찍질을 견뎌 가며 번 돈을 독립운동기금으로 모아 상해 임시정부로 보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루나가 조선총독부에 고발하고 한국인 모임을 방해하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철수를 포함한 사총사가 작전을 세워 루나를 골탕 먹이고 계획을 수포로 만든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과거 청산이
왜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동화


이처럼 『코나의 여름』은 우리가 잘 모르는, 일제강점기 하와이로 건너간 한국 최초의 미국 이민자들의 삶을 슬프지만 재치 있게 녹여낸 동화다. 나아가 하와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계와 동해/일본해 병기나 독도 문제, 평화의 소녀상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을 예리하게 그리고 있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과거 청산이 왜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동화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소년이 사랑에 눈뜨는 과정과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이 읽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코나의 여름』은 작가가 제3회 아르코 해외레지던트쉽에 선정되어 호주 시드니대학에 머물면 완성한 동화이기도 하다. 작가는 “앞으로도 세계 여러 곳의 가슴 설레는 이야기”로 독자들과 만나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추천평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어떻게 한 나라에 녹아들고 조율되는지, 그래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삶을 만들어내는지, 우리는 어쩌면 이민자들의 삶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와이 코나에서 만난 세 친구 이야기가 햇살과 파도와 모래 위를 뒹굴며 우리에게 질문한다.

권윤덕(그림책 작가)

리뷰/한줄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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