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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신화의 생성과 전승
제2장 우주의 기원과 신들의 전쟁 1__우주의 기원 2__신들의 전쟁 : 티탄에서 올림포스로 제3장 올림포스 신족 I―제우스의 형제 자매 1__제우스 : 바람둥이 제왕 2__헤라 : 추락하는 여왕 3__포세이돈 : 폭풍노도의 바다 4__데메테르 : 땅의 어머니 제4장 올림포스 신족 II―올림포스의 라이벌 1__아폴론 : 이성의 빛, 만능의 황태자 2__디오니소스 : 도취와 광기의 나그네 3__아테나 : 똑똑하고 차가운 커리어 우먼 4__아프로디테 : 성의 해방을 부르짖는 자유 부인 제5장 올림포스 신족 III―올림포스의 개성파들 1__헤르메스 : 잽싸고 간교한 심부름꾼 2__아르테미스 : 무한 자유를 꿈꾸는 자연주의자 3__헤파이스토스 : 불구의 마이스터 4__아레스 : 증오와 파괴의 싸움꾼 제6장 인류의 기원과 심판 1__프로메테우스와 제우스의 대립 2__판도라 이야기 3__인류의 다섯 시대와 대홍수 제7장 인간의 탐욕과 오만 1__미다스의 탐욕 2__니오베의 오만 제8장 신화와 인간 심리 1__오이디푸스 콤플렉스 2__나르시시즘 3__피그말리온 효과 제9장 사랑 이야기 1__에로스와 프시케 2__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제10장 여성 이야기 1__악녀 메데이아 2__독부 클리타임네스트라 3__정의의 화신 안티고네 4__고결한 여인 이피게네이아 제11장 영웅 이야기 1__페르세우스 2__헤라클레스 3__테세우스 4__오디세우스 5__영웅과 여성들 제12장 트로이 전쟁 1__파리스의 심판 2__그리스 군과 트로이 군 3__전쟁의 양상 4__트로이 전쟁과 여성들 제13장 지하 세계 1__지하 세계의 모습 2__지하 세계의 강들 3__지하 감옥 타르타로스 4__플라톤의 ?에르?와 윤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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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연일 신화를 다룬 책들이 쏟아진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것이 주종을 이룬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나 동화 형식으로 쉽게 풀어낸 것에서부터 원전에 충실한 전문 해설서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종류의 출판물들이 선보이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라고 생각하면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이나 마냥 흐뭇해하기에는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 아이들이 <황금 박쥐>나 <포켓 몬스터>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대하듯이 신화를 읽고 있지는 않는가. 청소년들이 환타지 소설에 빠져드는 기분으로 신화를 탐독하지는 않는가.
인류학적?문화사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야기에만 열중하면 신화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신화는 그 어떤 읽을거리에도 뒤지지 않는 폭력성과 선정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한계를 가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접근법을 넘어서서 서양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신화의 세계를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조화된 시선으로 해부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풍부한 내용과 뛰어난 예술성 때문이다. 이러한 예술적 자산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시인과 예술가들의 손길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화의 이면에는 그리스와 로마는 물론 근?현대 서양의 수많은 지성들과 소통하면서 형성된 문화의 퇴적층이 켜켜이 쌓여 있다. 저자들이 생소한 문명권의 신화에 각별히 주목하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서양 문화의 이해를 돕는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를 위해 먼저 다양한 문헌들을 토대로 냉정하게 신화를 바라보고, 어문학, 예술, 철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신화와 소통하면서 남긴 서구 지성들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인간?과 ?약자?를 화두로 삼고 있는 저자들은 <올림포스의 라이벌>, <올림포스의 개성파들> 등에서는 올림포스 12신의 면면을 인간의 다양한 모습으로 풀어내며, <인간의 탐욕과 오만>, <신화와 인간 심리> 등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한계를 다룬다. 또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듯 신화 역시 이러한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신화 속에 숨겨진, 힘을 가진 승자의 일방적인 목소리를 찾아내고 약자, 특히 여성의 시각에서 신화를 바라보았을 때 어떤 새로운 논리를 얻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신화는 지식과 논리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고대인들의 순진무구한 감각으로 받아들인 세상 체험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은 지식과 논리로 해석되거나 여과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세계상(像)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문명의 옷을 입기 이전의 순수하고 싱싱한 생명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 그런가 하면 신화는 지식과 논리의 결여로 인해 무지와 편견과 왜곡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폭력성과 영웅주의에 물든 강자의 이데올로기에 현혹될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과학과 문명으로 정제된 수돗물과는 달리 신화의 세계는 싱싱한 에너지와 불순물이 함께 녹아 있는 자연수와 같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순물은 걸러내고 자연의 싱싱한 에너지만을 섭취하는 분별력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단순히 재미있는 옛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기독교(헤브라이즘)와 함께 서양 문화의 양대 뿌리로 평가되는 그리스 로마 문명(헬레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자료다. 성격이 뚜렷이 대비되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은 상호 대립과 보완 과정을 거치면서 서양 문화 형성에 자양분을 제공해왔다. 헤브라이즘이 절대자이자 창조주인 신에 대한 믿음과 헌신을 통하여 내세의 구원을 열망했다면, 헬레니즘은 유한하고 허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성찰을 통하여 현실의 복락을 탐미했다. 성모 마리아의 단아하고 자애로운 미소가 헤브라이즘으로 인도한다면, 아프로디테의 요염하고 뇌쇄적인 눈빛은 헬레니즘으로 유혹한다. 인간의 이성을 짓누르는 무겁고 어두운 중세의 기독교적 질서 속에서 암울함에 빠져 있던 예술가 보티첼리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지며 르네상스 운동의 깃발을 들려준 것은 헬레니즘이며, ?폭풍과 노도?처럼 밀려오는 청춘의 격정과 충동을 억제할 길 없어 ?슈투름 운트 드랑? 운동에 온몸을 내던졌던 시인 괴테에게 절제된 아름다움과 완성미의 모범을 보여주며 고전주의로 향하는 성숙의 길을 열어준 것도 헬레니즘이다. 또한 근대 기독교와 시민 사회 윤리의 편협함과 고루함에 질식할 것 같았던 생(生)의 철학자 니체에게 산소 같은 바람을 불어준 것도 헬레니즘이며, 인간의 숨겨진 충동과 욕망의 근원을 파헤치려는 정신분석가 프로이트에게 미로 속의 탈출구처럼 다가온 것도 헬레니즘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은 절대자도 아니고 창조주도 아니다. 거룩하거나 도덕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인간의 모습과 본성을 그대로 닮은 신들이다. 인간들과 다름없이 사랑하고, 증오하고, 바람피우고, 질투한다. 때로는 깡패와 도둑과 사기꾼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스인들은 이러한 ?인간적인? 신들 앞에서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았다. 그들은 솟구치는 감정을 숨기거나 억압하지도 않았다. 감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려 했다. 그런가 하면 그들은 끝없는 욕망이 초래할 비극과 파멸을 경계하기도 했다. 탐욕과 오만에 빠진 신화 속의 인물들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스스로의 거울로 삼았다. 재미삼아 읽는 신화 지식 뽐내기용으로 읽는 신화가 아니라 절제와 중용, 조화와 균형 같은 그리스인들이 으뜸으로 꼽는 덕목을 현대의 독자들도 신화 속에서 찾아내야 한다고 저자들은 이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강조하고 있다. |